'나를 가장 나답게'라는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왜 우리는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한 에세이이다.
저자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학을 전공했고, 출판사에서 출판인을 하며 책과 가장 가까운 삶을 살았었다.
그녀의 삶 속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과정은 당연한 일이었고, 책 쓰기 강의를 시작하며
작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글쓰기가 줄 수 있는 힘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일 년의 과정과 에피소드들을
단정하게 묶어서 한 보따리 안에 담은 책, '나를 가장 나답게'
예전에는 책은 등단을 한 사람이나 교수들 등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 출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글을 전공했던 시기에는 신춘문예나 잡지다 등단이 아닌 작가들에 대한 차별도 남아있던 시기였다.
지금처럼 다양한 플랫폼으로 책을 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시기에
저 높은 등단이란 벽을 넘기 못해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 사람이 많았다. 그중에 나도 하나였다.
만약 그때가 다양한 방법으로 출판이 가능해지며 유명 작가가 아니라도 충분히 베스트셀러가 될 수도 있다면
좀 더 글을 더 쓰면서 기다렸을까?
책쓰기가 유행인 시대가 되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글을 쓰는 루틴이
마치 "성공을 위한 방정식"처럼 복음이 되어 널리 널리 퍼지고 있다.
책 쓰기의 문턱이 낮아졌고 개인 출판, 독립출판, 전자출판까지 조금만 수고로움을 견딜 수 있으면
한 두 달 안에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다.
책을 쓰는 갖가지 장점을 설명하는 책들이 하루에도 수십 권씩 나오고,
온라인 독서 모임, 쓰기 모임에 가입하는 신자들의 간증은 SNS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간다.
그 복음이, 간증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해진다.
나에게 책 쓰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등단도 해야 하고, 사람들에게 내가 책을 쓸 만한
사람인지 증명도 해야 하고 이왕 내 이름으로 책을 낼 것이면 후회하지 않을 만큼 퇴고와 퇴고를 견디어야 하는 일.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20년쯤 퇴고했듯이, 적어도 몇 년 동안 쓰고 지우는 고통쯤을 참아야 한다고
믿었었다.
그런데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서평 활동으로 만나는 책들은 다양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한 문장 한 문장 골라내어 잘 담아낸 음식 같은 책도 있고
패스트푸드처럼 쉽게 만들어서 가볍게 읽기 좋은 책들도 있다.
책을 찾는 이유가 다양해지자 덩달아 저자도 다양해지고 책의 스펙트럼도 넓어진 것이다.
어느 날은 진득하게 어려운 인문학 책을 읽기도 하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는
가볍게 쓴 책들을 읽는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에서, 그 누구 나가 되지 못하는 나는 '나를 가장 나답게'를 읽고 글쓰기 대한
본질을 다시 한번 고민해 보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글을 쓰고 싶어 할까?
쓰는 게 좋기도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고, 혹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이다.
지금도 각자의 나름대로의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문학보다 비문학 책들이 활발히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의 윗자리를 당당히 차지한다.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본인의 통찰을 글로 표현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한다.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삶을 정리해 보기도 하고, 자산의 능력을 드러내려 노력한다.
책을 쓴다는 행동은 직업인으로서 더 나아갈 수 있는 성장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의 글쓰기는 나를 만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의 글쓰기 강의를 함께 한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마주치고 치료하는
사례를 들려준다.
글쓰기 강의를 듣기만 하고 쓰지는 않는 노인 P부터, 취준생으로 강의에 참여한 사람
평생 문학을 동경했던 주부들까지 글을 쓰겠다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연은 모두 다르지만
그 열정은 많이도 닮아있다.
저자도 결국은 꾸준히 쓰기와 매일 쓰기에 대해 강조한다.
매 챕터마다 쓰기 노하우를 통해 쓰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글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만들어준 계기였다.
목적 없이 토로하는 글은 나중에 보면 낙서가 된다. 지금도 자판을 두드리며 내가 왜 글을 쓰고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본다. (모르겠으니, 앞으로 더 많이 읽어야겠고 써야겠다.)
블로그 대문명을 정할 때 고민하다 "찾으려고 읽고 씁니다"로 결정했다.
나의 읽고 쓰는 행동은 해야 할 일 찾고, 더 나은 방법을 찾고, 미래를 찾는 과정이다.
그리고 정말로 모르는 나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평생 기형도 시인의 질투의 나의 힘을 읽으며, 힘없는 책갈피를 많이도 세우고
질투로 가득한 글을 쓰며 사랑을 헤맬지도 모른다.
그 과정을 위해 지금도 이렇게 짧은 글을 마무리한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