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엄기용 지음 / 아임스토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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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가난했다. 가난은 전염병처럼 쉽게도 옮기기도 했다.

 

우리집도 옆집도 뒷집도 가난을 짊어지고 살았다. 우리에게 가난은 버짐처럼 온 생에 피어있는 피부병 같았다.

 

그 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참 악착같이 살았다.

 

아낄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끼며, 조금씩 돈을 모아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노력만큼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가난이었다.

 

저자의 어린시절 처럼 모두가 가난했던 거리에는 거리를 채우던 밥 짓는 냄새가 풍길 때만이

 

가장 부유한 시간이 된다.

 

 

 

#포토에세이, 유년시절의 회고록

 

열심히 살았다고 했다. 술에 취하면 엄마와 싸우는 아버지와 싸울 때마다 집을 나가는 엄마

 

어린 두 여동생에 대한 기억은 어느 드라마의 장면처럼 익숙하지만 씁쓸한 맛이 났다.

 

모든 이야기에는 그의 가난이 얼마나 처절했으며 절박했는지 느껴졌다. 술이 취하면 자신의 과거를

 

풀어내던 아버지처럼 누구나 갖고 있는 고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지며

 

1부는 유년의 집, 2부는 집을 떠나다, 3부는 집으로가는길로 구성되었다.

 

유년의 집에서는 원망과 슬픔, 그 기저에 깔려있는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고

 

2부에서는 여행을 통해 경험한 작가의 경험이 기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집으로 가는 길'을 통해 작가는 어린시절 그 곳으로 돌아가는 길이 결국에는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시간임을 글을 통해 깨닫는다.

 

 

사람은 엄마의 탯줄에서 떨어져 나가는 순간부터 고독한 존재가 된다. 성장하여 스스로 사고할 능력과 대상을 지각할 수 있는 감각이 생긴 후부터 우리는 고독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고독을 느끼는 순간엔 스스로에게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럴 때 비로소 나와의 대화가 시작된다.

 

집으로 가는 길 P183

 

저자의 이야기는 참 담백하다. 자신의 성공을 내세우지도 않고, 자신의 고생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저 사진과 만난 피사체와의 교감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깨다는 인생의 단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느낄 수 있는데, 글을 통해 만난 저자는 말로 자신을 내세우기 보다

 

깊은 생각으로 자신을 표현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에 담겨 있는 철학들이 사진에도 잘 표현되어, 멋지게 나이 먹는 게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책을 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지금을 정리하고 미래를 다시 그려보기 위한 작업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

 

회사의 대표로 일을 병행하며 한 권의 책을 출간 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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