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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탐신 머레이 지음, 민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3월
평점 :
3월 말이 되어서야, 봄이 오고 있다.
아침 산책 시간에 마주한 개나리를 보며 겨울 끝에는 결국 봄이 맞닿아 있구나 하고 생각한다.
산책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공원에 앉아 #너와마주할수있다면을 펼쳤다.
오전 공원은 운동을 나온 사람들과 한가로이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꽤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든다.
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의 작가의 말을 읽었을 때만 해도 이 책은 장기기증에 관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장기기증에 대한 중요함이나 생명의 위대함을 다룬 책이겠지?라고 여기며
책장을 넘겼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며,
특히 우리 모두에게 있을 첫사랑에 대한 글이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평소 로맨스 영화나 소설을 좋아하지 않아 찾아 있은 적이 거의 없는데
#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은 몰입감이 높아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던 글이었다.
이 책은 심장 기증을 통해 만난 상처 많은 두 아이의 이야기이다.
사고로 인해 자신의 쌍둥이 오빠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니브와
선천적 심장 문제로 베를린이라 인공 심장을 달고 사는 조지.
누군가의 죽음이 누군가의 삶이 될 수 있는 장기기증이란 아이러니한 상황을
소설 도입부 잘 보여준다.
이제 죽음의 문턱에서 그 끝과 마주하고 있던 조지는 갑작스러운 레오의 죽음으로
삶의 유턴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필연적으로 갖게 된 의문 '과연 심장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완벽한 아들, 엄친아의 레오의 등 뒤에 가려 삐뚤어진 채 살아가는 리브는
딱 한 번 오빠를 이겨보겠다는 생각으로 한 내기에서 오빠를 잃게 된다.
레오의 죽음은 바로 타인의 삶으로 이어지는데,
만약 내가 소설 속 상황이라면 나의 아이의 장기 기증이 받아들 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고개를 여러 번 가로질러야 했다.
가끔 뉴스에서 나온 장기기증을 하고 떠난 아이들 기사를 보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었는데, 내 일이라고 생각해 보니 정말로 어렵고 대단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무리한 내기를 받아들였다는 죄책감에 리브의 더 마음을 굳게 닫고
리브네 가족은 각자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픔을 숨긴 채 살아간다.
그런 리브 앞에 수상한 조지가 나타난다.
#준비하지 못한 새로운 삶 앞에서 헤매는 조지
늘 죽음만 생각하고 준비하던 조지에게 새로운 삶은 기적이었다.
하지만 어린 조지에게 기적은 준비가 필요한 일이었다.
한 번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아본 적이 없는 조지는, 평범했던 자신에게
심장의 준 기증자가 궁금해진다.
-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조지는 기증자의 생을 통해서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고 했던 것일까?
기증자를 찾던 아이는 레오의 쌍둥이 동생 리브와 연락을 하게 되고
결국 그 둘은 만나게 된다.
#첫사랑은 누구나 서툴다.
메신저를 통해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사랑하게 된 조지와 리브
내 첫사랑은 어떻게 시작했을까? 메신저가 없던 시절 어떤 방법으로 연락을 했었지?
참 기억이란 주관적이어서 내 첫사랑도 소설처럼 절절했고 아팠으며, 참 예뻤었던 것 같다.
이제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있는 대한민국 흔한 아줌마이지만 그땐, 세상의 주인공이 나였던 것 같은
온 마음 전체를 사랑 하나에 몰두했던 에너지가 있었었다.
어찌 첫사랑이 순탄할 수 있을까?
오해와 서투름, 가려진 진실 속에 힘들어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피식하고 한 번씩 웃을 수 있었던 건,
두 아이의 사랑이 귀엽다고 느껴져서 였을까?
가족의 잃고 각자의 방법대로 아픔을 숨기다 결국 니브의 문제로
터져버린 가족의 슬픔이 자연스럽게 소설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힌다.
장기기증 이야기와 첫사랑.
오빠의 심장을 가진 아이와 운명적 사랑을 이어가는 니브.
아,
모든 첫사랑은 운명적이다.
그렇기에 조지의 심장은 더 이상 레오의 것이 아니라 조지 본인의 것이다.
탐신 머레이가 아동문학을 가르치는 작가여서 그런가 청소년 로맨스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조건이나 배경 따위를 보지 않고 사랑 하나면 보던 그 어린아이들의
사랑을 말이다.
참 첫사랑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어떤 이는 첫사랑과 결실을 맺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징크스처럼 첫사랑과 사랑이 이어지지 않은 채 산다.
문득, 첫사랑의 나는 어땠을까라는 말랑말랑한 궁금함이 생긴다면
이 소설이 그때의 시절로 돌아가는 기차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