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오랜만이군요.

이사를 9월 11일에 했고, 이 미국넘들이 인터넷 설치를 9월 27일까지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엄청 늦죠?- 근데 그 날이 되어도 안 되어서 신랑이 다시 전화했더니 자기들은 연결해줬다고 한답니다. 그래서 모뎀에 이상이 있나 바꿔보고 -이거 사서 배송을 기다려서 다시 설치하는데 또 며칠 소요-  그래도 안되어서 사람을 부를까 하다가 출장비가 100달러 이상 나온다기에 망설이다가 며칠, 결국  서비스센터같은데 전화해서 뭘 어떻게 연결하라는 얘기를 듣고 다시 해봐서 성공한 것이 어제입니다. 그래서 오늘에야 들어오게 되었네요. 이 미국넘들이 2주 넘게 지체했고, 저와 신랑의 무지가 다시 10일을 지체했네요. 여러분들의 소식이 어찌나 궁금하던지... 밥을 먹으면서 이 느려터진 미국놈들 하면서 욕했더니 옆에 있던 딸이 "엄마, 한국사람은 빠른데 미국놈들은 느려?" 하고 묻기에 다시 미국사람으로 정정해줬지만 여하간 느린 놈들이죠. 물론 우리의 무지로 10일이 다시 늦춰졌으니 별 할 말은 없지만...

이사하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큰 짐은 2주전부터 싸기 시작했는데, 애들 볼 책과 장난감은 놔두었다가 이틀전에야 싸는데 싸도 싸도 무슨 자그마한 장난감들이 끊임없이 나오는지, 부엌 짐도 이틀전부터 싸는데 정말 끝이 없는거 있죠. 욕을 하면서 -미국와서 사는걸, 비싼 인건비를, 그냥 눌러앉을걸 겨우 10개월의 월세를 조금 아끼자고 이사를 결심한 나의 생각을- 겨우겨우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어른 책을 버리고 온다고 왔는데도 와서 다시 한국서 주문한 책들과 애들책이 많아 이삿짐센터의 아저씨들도 무거워하면서 신랑의 직업이 뭐냐고 하더군요. 우리책은 없고 애들책이라고 했지만 별로 새겨듣지는 않고 말입니다. 포장이사가 없냐고 미국사람에게 물으니 그런 개념을 모르더군요. 그리고 미국 사람들은 자기 짐을 남이 싸는걸 별로 안 좋아한다나요? 하지만 짐이 많은 사람은 사람을 사서 짐을 싼다고는 하네요. 그러니까 짐 싸는 사람 따로 부르고, 옮기는 사람 따로이고, 짐 풀어주는 사람 따로인 시스템인 것이죠. 한국은 심지어 책장 사진 찍어서 책의 위치까지도 처음처럼 꽂아주는 이사 서비스도 있다고, 청소도 다 해준다고 -바닥, 가구, 냉장고, 심지어 쓰레기통까지도- 했더니 매우 놀라더군요. 물론 그런 서비스는 좀 비싸긴 하지만... 내년에 다시 이사할 생각 하면 엄청 갑갑하네요. 그걸로 이사는 끝을 내야지 하고 벼르고 있답니다.

딸이 이제 드디어 유치원에 가고 -여기 와서 6개월간 유치원에 빈 자리가 없어서 집에서 놀았지요- 아들만 오전에 음악이나 놀이를 데리고 다니니 정말 훨씬 한가하고 -그래도 바쁘긴 하지만 나가 다니고 하니 낫네요- 스트레스도 덜해졌습니다. 맘에 맞는 사람이 없어도 제 스케줄이 이제 좀 생기고 하니 한결 낫네요. 여기도 신학기를 맞이해 사람들도 좀 물갈이도 되었고요. 어떤 사람들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요. 어쨌건 셜록홈즈는 아니지만 귀환소식을 알려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다시 서재질의 바쁜 생활이 돌아왔네요. 이 전 집을 열나 청소하고 왔는데 -벽과 타일 등 시간당 청소요금이 나열된 퇴거수칙을 보고 청소약 3통을 다 써가면서 청소했지요. 남들이 보통 물어내는 돈의 평균은 400달러정도더라고요. 다 깨끗하다고 자신하는데 카펫에는 초코 아이스크림 흘린 자국과 물감 자국이 두어군데 있어서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어요- 느린 미국분들이시라 아직 얼마를 내야하는지에 대한 연락이 없네요. 여하튼! 다시 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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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1 05: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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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1 07: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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