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집을 산 사람이 있다고 일전에 말씀드렸는데, 그 집을 갔었습니다. 3층의 타운하우스인데 -똑같이 생긴 여러 집이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빌라단지 같다고 할까요? - 1층에는 서재와 차고, 창고가 있고 2층은 거실과 부엌, 3층에 부부방과 아들방이 있습니다. 총 면적은 -차고빼고- 한국의 38평 정도 아파트? 아님 43평정도?  많아야 43평정도 입니다. 그 집을 50만불주고 샀다는군요. 4억 5천만원 조금 넘지요? 비싼지, 싼지는 모르겠습니다. 왜냐면 여기가 한국으로 치면 어느정도 수준의 동네인지 잘 모르니까요. 한국이야 워낙 좁으니 내가 안 사는 동네도 대충 알지만, 미국은 워낙 넓으니 알게 뭡니까? 다운타운은 더 비싸겠지요. 아는 사람 하나가 다운타운에 아파트에 사는데 방 한개의 월세가 이 동네 방 2개 월세보다 비싸다니까요.

시댁쪽으로 신랑의 사촌형은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방 4개짜리 집인데 18억한다는군요. 닷컴 열풍과 실리콘밸리가 인접한 곳이라 그동네는 엄청 집값이 비싸답니다. 미국내 살기좋은 곳 뽑으면 항상 그 동네가 다 차지하니까요.

집을 산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복비가 여기는 어떻게 되냐고. 제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30년전에 지어진 37층짜리 아파트 2동인데 한국식으로 집주인이 다 다른게 아니고 한명입니다. 그 한명이 이 아파트 2개동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는 것이지요. 이런 아파트는 관리실같은데 가서 계약하니까 중개인이 필요없고 복비가 없습니다. 하지만 집을 사는 경우에는 당연 중개인이 있으니 복비가 있지요. 살 때 500만원 줬고 -1% 정도 되겠네요- 팔 때는 6% 즉 지금 시세대로라면 3000만원 줘야한답니다. 허걱!!!  부동산 중개인의 천국이군요. 여기서 부동산 중개인은 그래서 잘 사는 편이랍니다. 다만 자기 시간이 별로 없다는군요. 아무때나, 주말이라도 나와서 일하고, 밤늦게라도 집 보여주고 해야하니까요.  재산세는 일년에 한 400만원 낸다네요. 그 외 캡스 경비시설비와 관리비, 소방보험료 내는 것이고요. 그런 집을 임대하려면 월 250~280만원정도라네요. 그래도 그렇지, 제가 알기로는 우선 취업을 2년 계약하고 했고 2년후에 다른 동네로 갈 확률이 매우 높은데-90%이상- 그 복비 줄 생각하고 집을 사다니요!!! 친하지 않은 사이니 더 캐묻는 것은 곤란했지만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갑니다. 시부모님이 사업한다니 돈이 많아서 그런걸까요?

임대료가 궁금하시다고요? 그거야 정말 동네마다, 집마다 달라서 일률적이지 않지요. 제가 있는 시카고는 대도시라 임대료가 물론 시골동네보다 비쌉니다. 하지만 시카고 중에서는 위험한 흑인동네라 좀 싸겠지요. 근데 이 동네 내에서도 더 위험한 곳, 좀 안전한 곳이 있어서 집값이 또 달라집니다. 제가 있는 곳은 좀 안전한 곳이예요. 그래서 방 2개짜리 25평정도 아파트는 월세가 100만원정도이고, 방2개인데 33평정도 되는 곳은 월세가 150만원입니다. 학교 아파트는 더 싸지요. 학교가 아파트를 몇개동 사서 학생들에게 임대를 놓는 형태인데 학생만 들어갈 수 있는 대신 일반 아파트보다는 좀 더 싸지요. 방 2개 33평정도 넓이가 월세 110만원정도입니다. 이게 일반적인 것은 아니겠지요. 전적으로 제가 있는 곳의 얘기입니다. 한국 학생들이 유학 많이 가는 대학이라도 좀 한적한 시골 동네에 있으면 월세는 이보다 많이 싸지요. 방2개 33평정도 넓이가 월 80만원인 학교도 여기서 한 2~3시간 거리에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는 대도시라... 보증금은 별로 없습니다. 시설파손에 대비해 약 30만원정도?

물가도 비싼데 왜 일부 사람들이 미국에 남고 싶어하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물가는 높은 대신 임금도 높기 때문이겠지요. 아는 사람 하나는 건축과 졸업했는데 한국과 임금차이가 너무 나서 여기서 영주권 신청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그 사람도 말합니다. 결국 여기 남는 한국 사람이 나중에 하는 것은 다 한국 사람 상대로 하는 장사밖에 없다고요. 정년도 없고 고용보장도 없는 이곳에서 언제까지 일하겠어요? 한국에서 뭘했건, 어느 학교를 나왔건 의사나 교수가 되지 않는 이상 거의 나중에는 세탁소나 정수기판매, 기타 자영업을 한다고 하네요. 왠만큼 전문적인 직업이 아닌 이상 나중에는 장사밖엔 할 일이 없다는 것이지요. 하긴 한국도 별로 다를 바는 없네요.

어쨌거나 엄청난 복비입니다. 한국의 부동산업자분들이 들으시면 눈이 번쩍 뜨이시겠어요.

-이미용 비용도 비쌉니다. 어제 여기 온지 4달만에 미장원 처음 가서 컷트했는데 컷트비용만 30불 받더군요. 팁이 의무라 팁을 15% 정도 줘야 합니다. 그것까지 합하면 거의 한국 싼 미용실에서 파마 하는 값이네요. 컷트 비용이 신랑은 20불, 아들은 15불이었어요. 정말 인건비 비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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