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딸이 겨우 유치원에 다니는 저로서는 미국의 교육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을 둔 엄마로 부터 들은 얘기를 종합하자면, 미국도 선행학습이 있습니다. 여기는 만 5세의 9월에 킨더를 가게 되는데 그게 의무교육의 시작입니다. 만 3, 4세에 가는 프리스쿨은 의무교육이 아니라 부모의 부담입니다. 그리고 퍼블릭에서도 프리스쿨을 운영하는데 공짜거나 매우 싼 대신 하루에 유치원에 머무는 시간이 2시간 남짓에 불과합니다. 킨더를 가면 보통 3시까지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일찍 끝나는 곳도 있고요. 더 오래 있으려면 돈을 내야합니다.

제가 있는 곳에는 사립 프리스쿨이 3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그 150만원짜리이고 -오후 3시에 끝납니다-  또 하나는 가격을 잘 모르나 100만원은 할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오전만 봐주는 대신 50만원입니다. 보통 학기는 9월에 시작해 6월초에 끝나고  여름에는 써머캠프라고 해서 주로 놀이 위주로 진행되는 캠프를 갑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그런 곳이 아니고 여태까지 다니던 유치원이나 인근 다른 유치원의 프로그램에 가는 것입니다. 오후 3시경에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 시기에는 주로 수영장 가거나 밖에서 주로 놉니다. 미술수업 같은것  하고요.  

만 5세가 되어 킨더를 가고 일년후에는 초등학교에 갑니다. 공립 초등학교는 2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 한국식의 학군따라 가는 초등학교가 있고, 학군에 상관없이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첨(?) 하여 가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추첨하는 곳이 당연 주로 인기 있지요. 그래서 부지런한 엄마들은 집에서 멀더라도 여러군데 원서를 넣어서 되는 곳에 가기도 한답니다. -대신 먼 곳까지 운전해야지요- 여기서 떨어지거나 하면 학군따라 가는데 잘 사는 동네는 퍼블릭 학교들이 좋지만 지금 제가 거주하는 곳 같이 흑인 밀집도가 높도 사는 수준이 보통이거나 그 이하면 퍼블릭 학교들의 수준이 엄청 떨어진다는군요. 그럼 사립에 보내야 합니다. 

여기서 집을 샀다는 사람의 아들이 이번 9월에 초등학교를 가는데 사립을 갑니다. 제가 있는 동네의 퍼블릭은 수준이 좀 떨어지거든요. 돈이 되면 다 사립을 보내지요. 그런데 이 초등학교를 마치면 다른 퍼블릭보다 2년 정도 진도가 앞선다는군요. 여긴 좋은 대학을 가려면 고등학교때 대학교 과목을 몇개 들어야 된답니다. 그러니 선행학습이 여기서도 사립학교에서는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어떤 사립은 3년 정도 선행학습이 된다고 합니다. 사립은 학비가 엄청 비쌉니다. 유치원도 150만원이니까요. 그렇다고 초등학교라고 2배씩 되지는 않고 이 동네 사립 초등학교는 180만원정도 하더군요. 제가 사는 시카고 남부에 제일 유명한 사립학교는 랩스쿨이라고 시카고 대학부설 학교입니다. -최근 한국의 해오름 싸이트에도 소개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써머하러 온 한국 엄마들이 많습니다-  여긴 우선권을 교수나 직원자녀에게 줍니다. 그래서 들어가기도 매우 힘들어요. 여긴 학비가 월 200만원이 넘습니다. 그래도 좋다고 소문이 나서 흑인동네인 이 동네에 백인 교수들이 오로지 자녀를 랩스쿨에 보내려고 거주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 랩스쿨이 3년을 진도 앞서나간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여기 학부모들은 대체로 학교 교수이거나 학교 병원 의사들이 대부분이어서 과외도 엄청 시킨대요. 그래서 학교 수준이 더 높아지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결국 한국이나 미국이나 선행학습은 다 있습니다. 다만 한국은 선행학습을 고교과정까지만 하는데 비해 여기서는 좋은 대학 가려면 고등학교때 이미 대학 과목도 들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사교육? 여기도 만만찮습니다. 저는 예체능이나 시키겠지 했는데 랩스쿨정도 보내는 학부모들은 다른 일반 교과도 자기가 시키거나 -학부모들의 수준이 대부분 교수, 의사이니 매우 높지요- 과외선생 다 구해서 시킨다는군요. 한국처럼 사교육이 매우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뿐이지, 여기서도 먹고 사는 사람들, 자기 자식 좋은 대학 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다 사교육을 시킵니다. 다만 여긴 고등학교만 나와도 다 먹고 살 수는 있으니까 그렇게 시키는 사람이 적을뿐이지 높은 수준의 삶과 교육을 원하는 사람은 여기서도 다 시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가는 그 엄마도 학교는 3시에 끝나지만 그 이후에 학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과외활동에 아들을 참여시키려 하더군요. 물론 돈을 더 내야지요. 체스, 피아노, 체육과목등 거의 모든 종류가 다 있더군요. 그럼 집에 오는 시간은 5~6시 되는 것도 한국과 마찬가지입니다. 예체능만 있지 않냐고요? 아니요. 읽기와 쓰기도 다 있습니다. 결국 어디나 사람 사는데는 다 마찬가지예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한국은 정말 누구나 다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고, 여기서는 돈 많거나 교육에 특별한 관심 있는 사람만 시키는 것이지요. 왜냐면 여긴 고등학교만 나와도 다 먹고 살 수 있으니까요. 인건비가 비싸니 그냥 육체노동해도 다 왠만큼은 먹고 살거든요. 한국은 육체노동의 임금이 워낙 싸니 다 공부시키려고 하는 것이고요.

제가 전에 150만원씩 하는유치원 보내면서 돈 없다고 징징대는 엄마들 흉을 봤지만 사실 그 엄마들도 거기 좋아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것이지요. 비싸도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요. 동네가 좋아야 퍼블릭을 보내지요. 다만 제가 흉본 것은 그 정도 보낼 여유가 있으면 한국에서 잘 사는 사람에 끼는데 더 잘 사는 강남엄마 운운하며 자기들이 별로 돈 없는양 말하는 것이 보기 싫어서였지요.

퍼블릭을 좋은 곳에 보내면 되지 않냐고요? 다 유학생 가족이니 우선 학교 가까이 살아야지요. 그리고 퍼블릭이 좋은 곳은 당연 집값이 비쌉니다. 월세도 비싸고요. 그리고 그런 동네는 정말 주택가라 월세도 거의 없습니다. 여기서 아파트 사는것이 빈민이라고 전에 말했는데 왜냐면 아파트는 돈 없는 사람들이 월세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한국식의 아파트는 뭐냐고요? 여기서는 그런 집을 콘도라고 부르더군요. 그건 자가 소유의 아파트입니다. 거기 살면 좀 낫지요. 그래도 대세는 주택이예요. 물론 다운타운은 콘도도 많습니다. 고층건물이 주가 되니까요. 하지만 콘도는 주택보다는 아무래도 면적이 작으니까요. 주택은 3층집이면 보통 방도 3~4개는 최소 나오잖아요. 하지만 콘도는 보통 2개 방이 기본입니다. 3개이상의 방이면 펜트하우스라 방 2개짜리보다 값이 2배는 비싸진다는군요. 그리고 퍼블릭이 좋은 곳은 동네 사람들의 기부가 많답니다. 부자들이니 기부를 많이 하지요. 그래서 퍼블릭인데도 학교에 수영장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시설이 좋답니다.

기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여기서는 기부가 아주 흔하다고 합니다. 그 150만원짜리 유치원도 매달 기부하라고 전화가 오거나 우편이 온답니다. 여기 사람들은 기부도 학비의 일종으로 생각한다는군요. 그리고 학교가 만족스러우면 기부도 즐겁게 한답니다. 제 생각엔 학비도 비싼데 기부를 어떻게! 이지만 여기 사람들은 그 정도 보내면서 기부도 안해? 그럴거면 그런 비싼데를 왜 보내? 랍니다.

교육비, 정말 비싸지요? -좋은 동네의 제일 싼 집으로 가서 기부 안하고 버티는 것이 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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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이 2007-08-02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휴... 난 이런 글만 보면 점점 더 애 낳기 싫어져... =_=;;;

미즈행복 2007-08-04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다들 아이가 주는 기쁨 -재롱?- 때문에 낳는게 아닐까?
돈이야 있는만큼 교육시키는 것이고 -그래서 여기서 보통 사람들은 사립명문대보다
등록금 싼 주립대를 선호한다는군- 또 부모가 관심가지고 학교 교과를 살펴봐줘도
되고 말야.
하나 확실한건 애 낳으면 지금의 네 널널한 시간은 끝이라는 거지.
날 봐라. 얼마나 바쁘냐. 그래도 그것도 또 행복의 일종이니까. 종류가 다를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