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정용주는 집에 돌아왔다. 마침 아버지 정운산이 계시길래 그는 오늘 있었던 이상한 일들을 이야기했다. 정운산은 한참 듣더니 갑자기 안색이 확 변했다.

"이 녀석아. 너도 경찰이면서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냐! 당장 가보자."

"아니, 왜요?"

"윤제가 위험해!"

 

8. 정운산 부자는 날듯이 조윤제의 집으로 향했다. 정용주는 아버지가 왜 이리 성화실까 하는 생각만 가득했다. 마침내 조윤제 집 문 앞에 도착하자 정운산은 대뜸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갔다.

"용주야. 네가 너에게 말하지 않았니. 모든 가능성들을 고려한 후 남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사실이라는 것을 말이다."

"네. 그러셨죠."

"자, 생각해 봐라. 아까 처음 집에 왔을 때와 지금 무엇이 틀려졌는지를..."

정용주는 한참 생각했다.

"아! 소리!"

"그렇지."

"개소리가 안나는군요."

정용주는 개집을 바라봤다. 과연 개는 없고 개집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정운산은 입을 열었다.

"네가 처음 집에 왔을 때, 그 개는 낯선 너를 보고 엄청 짖어댔지. 하지만 너는 윤제를 찾을 때는, 분명 적막했다고 했다. 개가 사라진 거지. 그렇다면 사라진 것은 두 가지. 개와 윤제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라진 것이 또 하나 있단다."

정용주는 한참 생각한 끝에 마침내 그것이 떠올랐다.

"개밥그릇!"

"자, 그것들이 왜 없어졌을까 추론을 해보렴. 윤제는 찢어지게 가난해 밥 먹기도 힘들었어. 윤제는 화장실을 가다 개밥그릇에 있는 무언가를 본거야. 분명 개밥그릇에 있는 어떤 것은 윤제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이었을 거다. 그래서 윤제는 개줄을 푼 다음 개를 쫓아버리고 개밥그릇에 있는 것을 먹으려 한거야. 그러나 너나 주인 노파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안전한 곳에서 그것을 먹기로 했지."

"그곳은?"

"바로 저기!"

정운산은 검지손가락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트릭은 전부 완전히 몽땅 에브리타임 에브리띵 풀렸다!"

 

9. 정운산이 가리킨 곳은 바로 개집이었다.

"그...그럼 저 안에 지금 윤제가..."

"그래. 어서 구해야 해. 네가 도사견이라 했을 때, 나는 대충 알 수 있었지. 도사견은 몸집이 크니까 개집도 크고, 얼추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수도 있어 보이지. 그래서 그만 들어갔는데 그만 몸이 끼어버린거야. 윤제는 네가 찾아도 부끄러워서 나올 수 없었던 거지. 개밥을 훔쳐 먹으려 개집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친구에게 하겠니."

"그..그렇군요."

"어서 구하자. 숨이 막혀 죽을 수도 있어."

 

10. 정운산 부자는 개집을 부숴 조윤제를 꺼냈다. 조윤제의 손에 든 개밥그릇에는 잡채 부스러기가 있었다. 세 사람은 얼싸안고 울어 버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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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17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황당해서 울고 싶습니다..ㅜㅜ;;

jedai2000 2005-12-18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제가 심심할 때마다 <패러디극장>을 연재하는데 뭐 이런 내용들이라지요.

oldhand 2005-12-2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드디어 <부활한 사나이>가 패러디 극장에 등장.. ^-^

jedai2000 2005-12-21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채찍을 든 오른손>과 <흥분>만 등장시키면 됩니다..ㅋㄴㅋ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