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챈, 커튼 뒤의 비밀 세계추리베스트 19
얼 데어 비거스 지음, 김문유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도 다 끝나가네요...5월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 제 마음은 신산스럽기만 하네요. 내일이 예비군 소집이라..-T.T 졸업하고 굳세게 3달간 놀다 보니 귀차니즘이 저를 아주 지배합니다. 왜 이렇게 예비군가기가 귀찮은건지... 전 요즘 추리 소설 대신 생일 선물로 받은 일반 서적들을 읽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소설가의 각오>,<화성에서 온 남자,금성에서 온 여자>같은 책들 말이죠... 최근에 읽은 것은 카뜨리느 아를레이의 <이에는 이>밖에 없네요. 동서의 <지푸라기 여자> 뒤에 실려 있더라고요. 아주 좋습니다. <지푸라기 여자>만큼 재미있더군요...

오늘 올릴 작품은 그 유명한 찰리 챈의 제 3작 <커튼 뒤의 비밀>입니다. 개인적으로 <열쇠없는 집>,<중국앵무새>를  다 읽었는데 찰리 챈을 읽는 건 언제나 만족입니다. 작가인 얼 데어 비거즈는 확실히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추리'소설가라기 보다는 추리'소설가'라고나 할까요. 저는 전작들을 트릭이나 추리적 재미는 생각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쉽게 잼있게 읽은 바 있습니다. 아주 긴 분량의 책들이었는데도 말이죠... 그의 처녀작은 일반 소설로 아주 명성을 떨쳤다고 하던데, 찰리 챈 시리즈에서도 느낀건데 확실히 글을 잘 씁니다.

첫 작품인 <열쇠없는 집>에서는 모두 다 흥청망청하는 대표적 관광지인 하와이에 숨어 있는 쓸쓸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미묘하게 잡아냅니다. 유명한 <알로하>가 사실 슬픈 이별을 노래한 것이라는 걸 사람들이 모르고 가볍고 경쾌한 마음으로 부르듯이, 모두들 즐기고 노는 데 여념없는 아름다운 하와이의  쓸쓸함을 아련하게 그려냅니다. 추리적 재미를 떠나서 그 하와이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저는 이 책이 좋았습니다. 신혼여행지로 하와이 갈겁니다...^^; 두 번째 작품인 <중국앵무새>는 미국의 사막 도시의 황량하고 황폐한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확실히 소설이 존재하는 배경 묘사에는 일가견이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외에 그의 작품이 자주 다루고 있는 로맨틱 플롯을 봐도 등장 인물들의 관계가 발전해가는 과정이 아주 그럴듯해 비약이 거의 없고, 심리 묘사도 그럴싸하며 대화도 경쾌합니다.  일급의 대중 소설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 3작인 <커튼 뒤의 비밀>은 홍보 문구를 보니 찰리 챈 시리즈중  최고의 걸작이라고 하던데, 뒤의 작품들을 못 봐서 단정하긴 힘드나 현재까지는 최고의 작품이더군요... 이번에는 배경이 샌프란시스코인데 역시 비거즈답게 도회지만이 줄 수 있는 경쾌한 느낌을 잘 살렸더라구요... 작품중에 언제나 등장하는 로맨스는 역시 읽는 맛을 돋구구요...

영국의 명형사가 미국에서 피살됩니다. 그는 16년전에 벌어졌던 살인 사건과 15년에 벌어졌던 미모의 여인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던 중 진실을 거의 앞에 두고 살해된 겁니다. 살해 현장에 같이 있었던 찰리 챈은 여검사 모로우 양과 재벌 후계자(에릭이 생각나는군요...) 커크 씨와 같이 수사에 나섭니다.  과거의 범죄와 현재의 범죄가 어우러져 독자들의 호기심은 더욱 커집니다. 도대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하는 심정이라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는거죠...(540쪽짜리 책을 하루만에 다 읽었습니다.)

역시 작품의 핵심 포인트는 모로우 양과 커크 씨의 로맨스를 들 수 있겠네요...머니머니해도 사랑 이야기가 젤 잼있는 거 아니겠습니까...특히 작업을 거는 커크 씨의 재치있는 대사들과 그를 받아치는 모로우 양의 물방울 튀기듯 경쾌한 대사가 압권입니다.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수다를 떠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저리 가라입니다.

확실히 재미있는 책입니다. 마지막에 사건이 진상이 드러나는 부분은 생각보다는 약한 트릭이 쓰였지만(그래도 이게 뭐야! 확 깬다! 이런 수준은 아닙니다...) 그래도 긴 페이지 내내 끝까지 독자의 흥미와 관심을 유지시키는 놀랍도록 재미있는 책이라는 걸 보증합니다.

추리 소설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중의 하나가 몇 일이라는 데드라인을 설정해 놓고 그 안에 해결을 보지 않으면 주인공이 사형당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많은데 이 작품에도 그런 설정이 나옵니다. 우리의 찰리 챈 아저씨는 11번째 아들을 봅니다. 일주일 안에 사건을 해결하고 아들을 보러 가고 싶은 챈은 분투합니다. 결국 3주가 걸리지만요..^^; 찰리 챈의 흐뭇한 부정이 나를 미소짓게 하네요...글구 커크 씨와 모로우 양의 로맨스가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맺게 될까 관심깊게 보았습니다. 결과는 여러분이 확인하시길...

몇 년전에 헐리웃에서 주윤발 주연으로 찰리 챈을 리메이크 한다는 기획이 나온 적 있는데 감감무소속이네요...찰리 챈을 하기엔 넘 잘 생긴 점을 제외하곤 나무랄 데 없는 기획으로 올드 영화팬들이 아주 좋아할 거 같은데 소식이 없네요...꼭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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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0-29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열쇠없는 집>,<중국앵무새>만 읽고 찰리 챈 시리즈를 접었는데, 제다이님 리뷰 보니 이 책도 읽고 싶어지는군요.

jedai2000 2005-10-2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이 책은 진짜 재미있어요. 추리소설 떠나서 로맨스로 보셔도 재미있어요. 남녀의 수작이 무슨 스크루볼 코미디 같이 유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