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플란넬의 수의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2
헨리 슬래서 지음, 강성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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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권 단편 추리 소설집을 보면 반드시 안 빠지고 등장하는 두 작가가 있습니다. 빌 프론지니와 헨리 슬레셔가 그 들인데, 단편의 대가인 슬레셔의 거의 유일한 장편이랍니다. 별 생각없이 봤는데, 아주 잼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일종의 서스펜스 물인데, 평범한 광고맨이었던 주인공이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리다, 목숨의 위협까지 받게 되고, 총까지 맞는 일이 벌어집니다. 과연 주인공에게는 무슨 일이??? 책을 읽고 확인해 보시길...-_-;

서스펜스 물은 독자들이 가장 감정이입하기 쉬운 장르라는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서스펜스 물의 주인공은 평범한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성실하고 아무 것도 모르면서 자기 주이전 일만 하는 인물이거든요...그러다 갑자기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고, 이제 그는 자기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나를 죽여야 하는지 밝혀야 하는거죠...한 마디로 진리가 그를 자유케 한다 이 말입니다. ^^;

이 작품은 그런 구도에 충실합니다. 일 잘하는 평범한 주인공, 아무 것도 모르는 주인공을 왜 죽이려 할까? 주인공도 궁금하고 독자도 궁금합니다. 죽지 않기 위해 진상을 밝혀야지! 주인공이 결심하고 독자도 따라 결심합니다. 책 속의 인물과 현실의 인물이 이인 삼각으로 협동하는 겁니다. 서스펜스물의 맛은 이런 거 같아여..^^; 완벽한 감정이입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유쾌한 독서를 보장하는 작품입니다. 연애 플롯도 상큼하고요. 등장하는 농담들은 정말 유쾌합니다. 슬레셔의 재치는 정말 대단합니다.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아이러니도 제법입니다. <전쟁에 참전하면서도 상처 하나 입지 않은 내가 회색 플란넬 양복을 입고 총에 맞을 줄이야...> 전쟁처럼 휙휙 돌아가는 셀러리맨 세계의 난폭함, 야수성을 풍자하는 멋진 장면인거죠...

가볍게 읽을만한 책이지만, 날선 풍자가 매콤한 멋진 작품입니다. 기계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셀러리맨 생활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이라면 더욱 몰입이 잘 되실 듯...글구 단조로운 직장 생활에 염증을 내시는 분들이라면 여러분들과 똑같이 양복 입고 출근해 총까지 맞게 되는 주인공의 모험에 감정이입 제대로 한 번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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