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돈을 위해 산다 현대세계추리소설선집 5
자넷 에바노비치 지음, 한기찬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2월
평점 :
절판


출근한지 한달이 딱 됐는데, 확실히 직장에 나가다 보니 책 볼 시간이 줄어 드네요. 헌책, 새책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데 읽을 시간이 별로 없어서 가슴이 아픕니다. 작년, 재작년 일년에 200여권씩은 읽었던 거 같은데 말예요. 지금은 그 재미있는 <맥널리의 비밀>을 읽다가도 쓰러지듯 잠든다니까요..^^;;



제가 근무하는 출판사에서는 전문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스릴러가 주로 출판되기 때문에 원고 검토를 할 때도 집중하고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읽을 때는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에 손이 가게 되더라구요.

<맥널리의 비밀>과 <터프 쿠키>등의 작품이 준비되어 있지요. 혹시 경쾌하고 웃기는 유머 스릴러, 미스터리 계열의 작품이 있음 소개 좀 해주세요...



오늘 소개드릴 책도 유머가 아주 풍부한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작가인 자넷 이바노비치는 처음 들어봤는데 아주 재미있게 쓰더군요. 원래는 로맨스 소설을 썼다고 하던데 유쾌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도 재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작품에도 로맨스 터치가 녹아들어가 있는데 아주 말랑말랑 읽기 좋더군요. 원제는 <One for the Money>더군요...두 번째 작품은 <Two for the Dough>구요. 숫자 시리즈로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스테파니 플럼. 주인공의 처지부터가 웃깁니다. 실직을 하는 바람에 알거지 신세가 된 스테파니, 그녀는 집기,가구, 전자제품 등을 모두 팔며 근근히 버티지만 결국 키우던 햄스터 먹이만 남게 됩니다. 그녀의 사촌이 보석금을 떼먹고 도주한 범인들을 잡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걸 보고, 그녀는 그 회사에 도주한 범인 체포인으로 취직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자 속옷을 팔던 스테파니가 무엇을 알겠습니까? 그녀의 좌충우돌 탐정으로의 성장기가 펼쳐 지는데 쿡쿡거리는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됩니다. 그녀가 잡아야 할 사람은 그녀의 처녀성을 훔쳐갔던 악연으로 얽혀 있는 조셉 모렐리.

그는 경찰인데 시민 1명을 사살했다는 죄목으로 추적을 당하고 있습니다. 스테파니는 과거의 복수를 위해, 하지만 무엇보다도 현상금 1만달러를 위해 그를 뒤쫓습니다. 하지만 조셉은 경찰이고 스테파니는 풋내기 탐정인데 상대가 될까요. 조셉에게 가볍게 농락당하는 스테파니의 모습이 또한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지요.



조사중 스테파니는 뉴저지 주의 잠재되어 있는 악의 존재를 깨닫게 됩니다. 마약과 창녀, 새디스트인 권투선수 등 심각한 사회 병리에 속속 부딛치면서 점점 성장해 나가지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회 문제들은 거의 로렌스 블록의 작품을 방불케 하지요.

하지만 로렌스 블록의 작품이 스트레이트 강펀치라면, 자넷 이바노비치는 가볍게 잽을 툭툭 던지듯 이런 문제들을 건드립니다. 로렌스 블록처럼 한 방에 골이 띵하진 않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도시의 병폐들을 툭툭 건드리는 자넷의 작품도 그리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하여튼 스테파니는 바쁩니다. 푼돈 벌어서 시리얼이라도 사먹어 생계 유지도 해야 하고, 조셉 모렐리에게 매번 당하면서도 그를 뒤쫓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하고, 진정한 도시의 악과도 맞서 싸워야 합니다. 스테파니가 바빠질수록 독자는 즐거워집니다. 이 시리즈를 더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끝으로 본문 중에서 한 장면 소개해 보겠습니다..

<나는 용기를 내기 위해 립스틱을 새로 발랐다. 그것으로 별 효과가 없자이번에는 청색 라이너를 한번 더 그리고 마스카라를 칠했으며 볼에 분을 바르기까지 했다. 그런 다음 백미러에 비친 내 모습을 들여다 보았다. 그것은 영락없이 슬픔에 잠긴 원더우먼의 모습이었다..ㅋㅋㅋ>





p.s/ 주의!!!!!!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이 책의 겉날개 등장 인물 소개는 절대로 읽으시면 안됩니다. 친절하게도 살인자의 정체와  범인이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 하는 이유가 자세히 제시됩니다. 이렇게 어이없는 경우는 보다 보다 처음 봅니다. 다행히 전 읽지 않았지만요. 앞으로 읽으실 분은 명심! 또 명심하길!!!!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10-27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nda78 2005-10-2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오옷! 반가운 소식이네요- ^^

jedai2000 2005-10-27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위 답변은 지우겠습니다. 생각해 보니 아직 그곳에서도 정식으로 공표를 안 했어요..제 멋대로 공표할 수는 없는 일이죠..^^;;

coolcat75 2006-04-09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겉날개에 등장인물 소개를 저는 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긴장감이나 이미 범인을 알고 읽었으니 이 책이 그저 로맨틱 소설일 수밖에 없었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