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4. <엉클 애브너의 지혜>...

 

 

 홈즈의 라이벌들은 홈즈의 고향인 영국에서 주로 출몰(?)했지만 추리 소설의 종주국 미국 작가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이 시기 미국 작가들 중 가장 특출난 작가가 멜빌 데이비슨 포스트인데, 그는 여기 소개하는 <엉클 애브너>시리즈로 뛰어난 실력을 입증했다. 탐정격인 엉클 애브너는 미국의 개척 초기의 이주민인데, 그 당시 신대륙을 찾아왔던 대다수 사람들처럼 엄격한 청교도인이고 개척 정신과 정의감이 투철한 인물이다. 미국인들은 초기 개척 시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이제는 지나가 버린 유산이 되버린 프런티어 정신을 가진 주인공 엉클 애브너를 좋아했다. 엄격하지만 정의감과 신앙심을 갖춘 엉클 애브너의 매력이 인기 요인이겠지만, 이 단편집 <엉클 애브너의 지혜>는 추리 소설 본연의 재미 또한 뛰어난 단편들로 가득찬 작품이다.  밀실 살인을 다룬 <둠도프 살인사건>은 어느덧 고전이 되어 있고, <나보테의 포도원>, <양녀>같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다소 딱딱한 문체가 부담스럽지만 초기 추리 소설의 정수를 담았다고 평한다.

 

추리 소설의 제 1 전성기는 역시 도일의 홈즈와 그의 다수의 라이벌들로 화려하게 수놓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 신사 뤼팽>같은 뤼팽을 다룬 작품들은 프랑스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으며 지금도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독자들에게 영국의 홈즈, 프랑스의 뤼팽이라는 추리 소설의 공식을 잊지 못하게 했다. 한편 신문 기자 출신 가스통 르루의 <노란 방의 비밀>도 뛰어난 수작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었다. 마지막으로 영국 작가 오스틴 프리맨의 <손다이크 박사>시리즈도 주목해야 한다. 최초로 범인이 도입부에 나오고 탐정이 범인의 음모를 밝혀내는(독자는 범인을 이미 알고 있는...따라서 범인과 탐정의 두뇌싸움을 제 3자 입장에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도서 추리> 형식을 최초로 구사했기 때문이다. 한편 <손다이크 박사>는 현미경등을 이용하는 과학 수사를 하는 최초의 탐정이기도 하다...(CSI의 선조라고나 할까..)  

 

<3> 추리 소설의 리얼리즘 시대

 

제 1전성기 시절의 작품들이 인기를 많이 모았지만, 어느 덧 사람들은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신기한 트릭 위주의 작품들만 쏟아지다 보니 어느 덧 물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 일군의 작가들이 매너리즘에 빠진 추리 소설을 혁신하게 된다. 트릭과 탐정의 개성에만 집중하던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문체를 일신하고 심각한 주제를 가미하는 등 문학성을 높였던 것이다. 또한 기성 작품들이 종종 사용하곤 했던 비밀 통로나, 변장, 맹독, 등의 허황된 트릭에서 벗어나 좀 더 현실감있는 내용으로 사실성을 높였다. 또한 <누가 누구를 어떻게 죽였는가?>에만 집중하던 종래의 방법을 버리고 <누가 누구를 어떻게 죽였는가? + 그런데 그는 왜 죽였는가?>에도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의 심리에도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작가는 새로운 추리 소설을 써냈다는 평가를 받는 E.C 벤틀리의 <트렌트 최후의 사건>, 알프레드 메이슨 <독화살의 집>, 이든 필포츠의 <어둠의 소리>,<빨강머리 레드메인즈>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 5. <>...

 

 

 이런 추리 소설의 리얼리즘 흐름에 대표적인 작가가 F.W 크로프츠라는 영국 작가다. 이 사람은 중년 넘어서까지 철도 회사에 근무했는데 퇴직을 몇 년 앞두고 경력을 살려 철도에 얽힌 추리 소설을 쓰게 된다. 그 데뷔작이 바로 <>인데, 고전 추리 소설의 최대 걸작 중 한 편이다. <>은 커다란 술통 속에 들어 있는 여자 시체의 비밀을 밝혀내는 내용인데, 영국과 프랑스의 철도를 넘나 들며 일체의 감상없이, 밝혀지는 사실들만 가지고 냉정하게 조사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크로프츠는 향후에도 추리 소설을 많이 썼는데, 거의 다 철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철도의 시간차를 교묘히 이용해 알리바이 조작을 하는 범인을 역시 끈질긴 탐정이 철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밝혀낸다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 작품 <>은 언급한대로 추리 소설에 강한 리얼리티를 부여함으로써 추리 소설이 아이들이나 보는 허황된 모험담이 아닌, 어른들이나 따지기 좋아하는 머리 좋은 지식인들이 보기에도 흥미로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큰 의의가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추리 소설 입문자에겐 권하고 싶지 않으나(너무 딱딱해서...) 추리 소설사적 의의가 너무 큰 책이라 선정함을 밝혀둔다...(<기암성>과 경합을 벌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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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1-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은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봐서 그런가, 쬐끔 재미없었어요. ^^; 담에 다시 보려구요. [엉클 애브너의 지혜]도 나오자마자 샀는데 번역이 좀.. 잘 읽히는 문체는 아니더군요. 둠도프는 다른 선집에서 몇 번 봤던 이야기라 즐겁게 읽었지만.. 음..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봐야겠어요. ^^
제다이님 리스트 보고 나니, 다시 읽어야겠다 싶은 책들이 꽤 눈에 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