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흉흉한 이 와중에 모처럼 종이책을 한 권 냈다. 제목은 <상처>. 좀 멜로틱한 제목이긴 하지만 확실히 추리소설이다. 그것도 하드보일드 풍이 가득한. 존경하는 로스 맥도널드와 챈들러, 해밋, 로렌스 블록 등의 흉내를 냈는데 확실히 대가가 왜 대가인가를 배웠을 따름이었다. 


사실 종이책이 워낙 안 팔려서 막상 책을 내봐야 투자한 출판사에게 면이 안 서는 결과만 낳기 마련이라 출판에 흥미가 좀 떨어졌는데 3년 만에 한 권 내고 보니 기분이 좀 업되는 건 있더라. 한두 명이라도 신작을 기다렸다는 덧글을 보고 많이 흐뭇하기도 했고, 그만큼 반성하는 기회가 됐다. 기다리는 독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작가는 글쓰기를 멈추면 안 되는 것인데 그간 너무 무성의하게 살았던 것 같다. 간만에 신작이 나왔으니 앞으로는 적어도 1년에 한 권 정도는 신간으로 인사드릴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려면 얼른 넷플릭스 끊고 게임도 끊어야 하는데...(먼 산). 


요즘은 SF나 추리, 공포, 좀비 등 한국 장르소설의 출간도 활발한 것 같고 괜찮은 성과를 거둔 분도 계시다는 얘기도 들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꾸준히 한국 장르소설을 아껴주시고 돌봐주시고 사랑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칭찬해주시고 챙겨주시고 도와주시고 구매해주시고 적선해주시고 서평써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부족한 한국 장르소설가 중 한 명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 부디 <상처>도 기억해주시고 기회가 닿으면 꼭 한 번 읽어봐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