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난 제주올레 트레킹
심산 지음, 김진석 사진 / 바다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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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에 대한 관심은 많아도 학창시절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게 전부이다. 신혼여행, 가족여행 등의 물망에 올랐었지만 언제나 선택되지 못한 섬이었다. 그럼에도 제주도에 대한 책만 보면 자꾸 욕심이 난다. 갖고 있는 책도 제대로 읽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러나『첫 비행기 타고 훌쩍 떠난 제주올레 트레킹』은 정말 잘 읽었다고 생각할 만큼 괜찮았다.

 

 저자는 삼 년을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많은 시간을 올레길과 함께했다. 물론 길뿐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욱 의미 있었다. 평일에 출근 시간을 피하면 4만 원이면 왕복비행기 티켓을 구할 수 있다니 이거 참 놀랍다. 그러나 그보다 놀라운 건 제주 올레길이다. 아직도 미완의 이 길은 사람을 끊임없이 부른다.

 

 빠른 일상에서 잠시나마 느리게 걷는 시간은 잃었던 여유를 돌려준다. 그 시간의 소중함이 가끔 그립다. 걷다 보면 생각조차도 사라지고 오로지 길과 풍경 속에 하나 된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풍경 좋기로 유명한 제주도 올레길이니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저자의 말처럼 길에서 만나는 이들, 그들과 함께여서 이미 그 길은 여러 번 걸었어도 그때마다 다른 길이 될 것이다. 총 23개의 코스를 모두 걸어보지 못해도 단 하나의 길만이라도 발을 디디고 싶어졌다. 아마도 내가 그 길에 서 있을 때면 올레길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으로 오랜만에 행복에 부풀었다. 비록 당장 제주올레길로 나서지 못하지만 가까운 길이라도 조만간 나서야겠다. 아, 우리 꼬맹이는 어쩌나. 유모차를 끌고 가야겠다.

 

 책의 감성적인 내용도 좋지만 정보적인 면도 소책자가 있어서 괜찮다. 제주 올레길 지도를 펴들고 쳐다만 보아도 즐겁기 때문이다. 일면적인 정보전달 책이 아닌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올레길의 여러 모습을 계절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들려줘서 편안했다.

 

 싱그럽고도 더운 여름 속에서 제주도의 공기는 어떨지 상상하며 느리게 걷는 모습을 상상한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 제주의 바람이 식혀줄 것이고 동행하는 길 위의 친구가 살포시 웃어줄 것만 같다. 가고 싶은 데가 많기는 하지만 당분간은 제주올레길이 일 순위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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