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 창조와 욕망의 역사
토머스 휴즈 지음, 김정미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테크놀로지 세계를 창조하고 또한 거기서 살지만 정작 그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는
데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하여도 내가 속한 세계이니 진지하게 고찰해볼 일이다. 과연 테크롤로지란 무
엇인지 그 정의부터 차근하게 되돌아 보았다.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던 책인데 시작부터 가볍게 읽히지는 않았다. 개념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너무나
도 폭넓게 다루는 저자의 말에 정신이 없었다.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테크놀로지와 인간의 관계는 한마
디로 긴밀했다.

 과거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의 선인들은 테크놀로지를 거시적으로 바라보았으나 더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는 천재들이 드문 이유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거시적이기는 커
녕 그런데 관심 없이 사는 사람이 많을 테니까. 그보다 중요한 문제가 많은 세상이라고 어림 반 푼 어치
도 없는 소리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목에 창조와 욕망의 역사가 붙은 이유를 이 책을 통해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된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날 도시들은 종종 자연과 상호작용하고 그것에 적응하기보다는 그것을 압도하기 위해 테크놀로지
를 사용한다. 과거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개발되던 도시가 이제는 단순히 인공계로만 변해가고 있
다. 예를 들어, 개발업자들은 강바닥을 메우거나 흐름을 바꿔버리고 언덕을 깎아내고 계곡을 메워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물이 스며들지 않는 포장도로, 주차장, 지붕들은 폭풍우로 인한
빗물을 너무 빨리 흐르게 하고 아주 심각한 토양 침식을 야기한다. (이하생략)

ㅡ 212쪽. 5장, 생태환경의 창조 中



 산업혁명 그리고 미국의 테코놀로지 역사를 따라가면서 동양인인 내 관점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우리 선조는 무조건 테크놀로지를 숭배하고 따라가지는 않았다고 그렇게 반박하고 싶었지만
결국,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고 그럴 수 없음을 깨달았다. 조화롭던 한옥을 떠나, 갈수록 느는 지금의 아
파트만 보아도 우리 또한 선진국을 부단히 따라가는 중이니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테크놀로지의 역기
능만을 강조하지 않고 순기능과 폭넓게 봐야 한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각성해야 한다.

 대운하 건설 이야기로 많은 이들이 노심초사한다. 이제 아예 노래까지 나왔던데 이 책에서 말하듯 테크
놀로지를 적용하는 단계가 아니라 아예 아름다운 금수강산이라 명명되는 이곳을 뒤집어엎을 계획인가
보다. 생태환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사실을 제발 명심했으면 좋겠다. 인간이 건설하는 세계에서 중요
한 것은 과연 창조일까? 욕망일까? 그 두 가지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꽤 진지한 책이었다. 앞으로도 테크놀로지 문화에서 살아갈 테니 계속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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