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대한민국 인구보고서 : 시한부 지방 인구
계봉오 외 지음 /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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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충남 금산에서 대전으로 출근한다. 내가 향하는 차선은 비교적 여유롭지만, 반대편 도로는 대전에서 금산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붐빈다. 매일 반복되는 이 장면은 인접한 두 지역이 사람들의 이동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람들은 왜 특정 지역으로 모이고 어떤 지역을 떠나는가? 《2026 대한민국 인구보고서》는 이 질문을 인구 데이터로 풀어낸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6명, 전남은 1.1명이다. 두 배 가까운 출산율 격차에도 불구하고 향후 30년간 두 지역의 인구 감소 속도는 같다. 전국 단위의 평균 수치 뒤에 가려져 있던 이 역설이 책의 출발점이다. 국내 인구 전문가 14인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 인구의 미래를 결정하는 진짜 요인이 출산율이 아닌 '청년의 이동'임을 증명한다.

 

지방에서 태어난 아이가 중추도시를 거쳐 수도권으로 유입되던 ‘인구 공급망’이 출발점부터 끊기고 있다. 청년이 몰리는 수도권은 아이를 낳기 힘든 인구 블랙홀이 되었고, 출산율이 높은 지방은 청년을 붙잡지 못해 고사한다. 2050년 인구 비례 지도(카토그램) 속에서 국토의 절반 이상을 수도권이 독점하고 영호남과 강원이 실선처럼 축소되는 풍경은,지방 소멸이 결국 수도권의 고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직관적으로 경고한다.

 

책은 단순히 출산율 숫자를 올리는 정책만으로는 위기를 막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수도권의 과밀과 주거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지방에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일자리와 정주 여건을 만드는 구조적 개입이 병행되어야 한다. 부풀려진 계획인구의 거품을 걷어내고, 정주 외국인 통합과 AI·로봇을 활용한 노동력 보완 등 축소 사회를 질서 있게 통과할 현실적 재설계가 시급하다. 물론 기술과 이민 정책이 근본 처방이 될지, 유예를 위한 보완재에 불과할지에 대한 비평적 성찰도 수반되어야 한다.

 

사회과 교사로서 이 책이 던지는 과제는 교실 안의 실제적 딜레마와 직결된다. 수도권 중심의 입시 지형 속에서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계(수도권)로 나아가라'고 격려해야 할지, '지역에 남아 삶의 터전을 지키라'고 해야 할지 가르는 구조적 충돌이기 때문이다.

 

‘시한부 지방 인구’라는 표현은 절망의 선언이 아니라 남은 골든타임을 자각하라는 경고다.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을 부정하거나 과거의 성장을 복원하겠다는 헛된 환상에 매달릴 여유가 없다. 소멸을 막겠다는 슬로건보다 중요한 것은,남은 시간 동안 인구 축소 사회에 맞춰 정주 체계를 담담히 재설계해 나가는 현실적 용기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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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LIT, 완전한 몰입 - 성공의 불을 밝히는 하버드 몰입 혁명
제프 카프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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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퇴학 위기까지 몰렸던 학습 부진 학생이 하버드 의대와 MIT 생의학공학 교수가 되었다. 저자 제프 카프는 수십 년의 경험과 성취자 탐구를 바탕으로 12가지 몰입 도구를 체계화했다. 이를 LIT(Life Ignition Tools)라 부른다. 고도의 몰입 시 fMRI 상에서 뉴런이 활성화되며 뇌에 실제 불이 켜지듯 밝게 빛나는 이 '릿' 상태를, 저자는 타고난 재능이 아닌 의식적인 환경 재배선으로 만들어가는 실천적 기술로 정의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12가지 도구는 질문하기, 장애물에서 성장의 실마리 찾기, 새로움 추구, 실패를 성찰의 자산으로 바꾸기, 멈춤과 휴식, 자연과의 교감 등이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익숙한 사고 틀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서로 관계없는 것들을 새로 결합하는 능력과 공감은 혁신의 출발점이다. 몰입은 혼자만의 집중에 머물지 않고 사람과 경험을 연결하며 확장되는데, 이는 《집단 본능》에서 읽은 협력과 연대의 힘과도 맞닿아 있다.

 

주의력을 훈련하고 잠시 멈추어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일도 중요하다. 성과 압박 속에서 우리는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기 쉽지만, 이 책은 더 열심히 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움직이고, 반복 연습하며, 고독과 침묵 속에서 회복하는 과정도 몰입의 필수 조건이다.

 

이러한 도구는 교실에서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교사가 정답을 먼저 주기보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실패한 답에서도 배울 점을 찾도록 돕는 것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연결하고 토론하는 경험은 창의성과 공감 능력을 함께 기른다. 배움은 자연 관찰과 타인과의 대화 등 교실 밖에서도 이어져야 한다. 교사의 역할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이 스스로 호기심을 발견하고 배움을 이어갈 조건을 마련하는 데 있다.

 

《집중의 뇌과학》이 집중력의 작동 원리를 다룬다면, 《릿LIT, 완전한 몰입》은 그 가능성을 일상에서 깨울 실천법을 제안한다. 몰입을 의지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환경과 경험을 바꾸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산만한 자신을 탓하기 전에 무엇이 내 호기심을 깨우는지 살펴보자. 몰입은 단순한 성과를 위한 기술을 넘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가는 가장 단단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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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항상 옳고 너는 그른가 - 갈등, 변절, 내로남불의 시대를 이해하는 도덕심리학
오둔 달 지음, 배동근 옮김 / 북트리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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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인 사람과 집단의 심리를 이해하고 싶어 이 책을 펼쳤다. 그러나 저자 오둔 달이 던지는 질문은 더 깊었다. 왜 우리는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면서 타인의 잘못에는 엄격한가? 내가 옳다고 믿는 도덕적 판단은 어디에서 비롯되며, 왜 달라지는가?

 

저자는 도덕적 판단의 변화를 변덕이나 오류로 단정하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도덕을 고정된 진리로 보거나 감정과 사익에 휘둘리는 것으로 설명해서는 인간의 도덕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도덕적 판단을 세 가지 개념으로 풀어낸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도덕적 관심), 누구를 도덕적 고려의 대상으로 삼는가(도덕적 연결), 충돌하는 가치 중 무엇을 우선하는가(도덕적 조정). 나아가 본성과 양육, 감정과 이성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실험과 설문, 관찰을 통해 도덕적 판단이 달라지는 이유를 탐구한다.

 

도덕적 판단은 개인의 성장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역사 속에서도 변화한다. 노예제와 여성의 권리, 인권과 기후 정의를 둘러싼 인식의 변화는 도덕적 관심의 대상과 범위가 시대에 따라 달라져 왔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이익 추구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과 이유를 통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도덕적 고려의 범위를 바꾸기도 한다. 따라서 판단이 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변덕이나 오류라고 단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어떤 이유로 판단을 바꾸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오랫동안 학교와 사회 현장에서 수많은 갈등과 가치관의 충돌을 목도해 온 나에게도 이 지점은 깊은 울림을 준다. 그렇다고 모든 도덕적 변화가 성장이라는 뜻은 아니며, 타인의 판단 맥락을 이해한다고해서 그 잘못을 용인하는 것도 아니다. 나치당에 입당했던 자신의 할아버지를 추적한 저자의 말처럼, 이해는 결코 면죄나 승인이 아니다. 도덕심리학은 옳고 그름의 정답을 대신 내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판단의 배경을 살펴보게 함으로써 각자가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도록 유도할 뿐이다.

 

책을 덮으며 질문은 타인에서 나 자신으로 향했다.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나와 같은 편의 잘못에는 관대하면서 반대편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는가? 내가 옳다는 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갈등과 혐오가 일상화된 시대, 타인의 도덕성을 심판하기 전에 자신의 판단 근거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해는 면죄가 아니며, 성찰은 판단의 포기가 아니다. 내가 항상 옳다는 확신을 의심하는 일, 그것이 더 나은 도덕적 판단의 출발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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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 - 청소년을 위한 첫 돌봄 수업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최유나 외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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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학생들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했다. 이 아이들 중 누군가는 집에 돌아가 아픈 부모를 돌보고, 어린 동생을 챙기며 가사를 혼자 감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영 케어러(Young Carer)’. 아직 돌봄을 받아야 할 나이에 돌봄의 무게를 짊어진 이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네 명의 저자 모두 영 케어러 출신이다. 이들은 청소년기의 돌봄이 단순히 삶을 갉아먹는 비극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삶을 지탱하는 거대한 ‘돌봄 역량(생존 기술)’을 체득하는 과정이기도 했음을 증언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전환은 돌봄을 개인과 가족의 희생에서 ‘사회의 공적 기본값’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돌봄을 가족의 책임, 특히 여성에게 집중된 사적 노동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인간은 전 생애에 걸쳐 다양한 취약함을 지닌 채 살아가는 존재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보장하는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이 모두를 위한 공공재이듯, 돌봄 역시 특정 가족의 짐이 아니라 누구나 존엄한 일상을 누리도록 보장하는 사회의 기본값이어야 한다.

 

사회가 돌봄을 기본값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평등한 악순환은 반복된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깎아 돌봄을 제공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그 희생 위에서 무임승차하며 편리함을 누린다. 누구나 돌봄을 주고받는 존재라는 전제 아래 사회의 제도와 역할을 재구성하는 ‘보편적 돌봄 제공자 모델’은 돌봄을 모든 시민의 권리이자 공동의 책임으로 재정의하게 한다. 돌봄을 개인의 선의나 효심에 맡기지 않고,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바꿔내야 하는 이유다.

 

교사로서 이 책은 두 가지 과제를 남겼다. 교실에서 조용히 돌봄의 부담을 감당하고 있을 영 케어러 학생들을 알아보는 눈을 기르는 것, 그리고 돌봄을 주제로 한 시민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다.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 대상에 가두지 않고, 기꺼이 돌보고 존엄하게 돌봄받는 '돌봄 시민'으로 바로 세우는 시선이 절실하다.

 

나아가 돌봄의 출발점에는 '자기 돌봄'이 있다. 자기 자비(Self-Compassion)는 힘든 자신을 탓하는 대신 스스로의 편이 되어 주는 태도다. 특히 영 케어러가 돌봄을 멈추거나 '돌보지 않을 권리'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무능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실패임을 직시해야 한다. 스스로를 돌볼 여백을 주는 일 역시 사회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기본 조건이다.

 

《나도 누군가를 돌볼 수 있을까?》는 돌봄을 사적 선행이나 가족의 의무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원리로 확장하는 책이다. 누구나 취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취약함을 함께 감당할 수 있도록 제도와 문화를 바꾸는 것. 돌봄이 특별한 희생이 아니라 당연한 사회적 기본값이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안녕을 지키는 단단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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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리더 수업 -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시스템 설계자의 탄생
윤주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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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보고서를 쓰고, 코드를 만들고, 데이터를 분석한다. 신입사원의 입지가 줄어든다는 경고음이 크지만, 정작 가장 서늘한 위기감을 느껴야 할 이는 팀장급 중간관리자다. 정보 취합과 일정 조율, 보고서 검토처럼 팀장이 해온 '관리' 업무의 상당수를 AI가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I 시대, 인간 리더의 존재 이유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저자 윤주용은 단호하다. 관리를 내려놓고 판을 설계하라.

 

저자는 수천 명의 현장 리더를 만나며 정립한 ‘효과적인 팀을 만드는 아홉 가지 전략 로드맵’을 제시한다. 그 핵심은 문제의 원인을 구성원의 '태도'나 '열정'에서 찾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는 팀원들의 마음속 계산기인 WIIFM(What's In It For Me)을 파악하여, 조직의 목표를 개인의 직관적 혜택으로 번역해 주는 것이 리더의 진짜 역할이라고 말한다. 약속을 어긴 팀원에게 감정적 비난 대신 행동의 차이만 건조하게 비춰주는 '거울(Mirror) 피드백', 장애물을 조기에 치워주는 '10분 스탠드업 미팅' 등은 모두 구성원의 책임감에 기대기보다 일이 굴러가는 구조를 만드는 실전적 도구들이다.

 

34년간 학년부장과 부장교사로 교직 조직을 이끌어온 경험에 비추어 봐도 이 메시지는 서늘하게 와닿는다. 특히 인사권이나 금전적 보상 수단이 부재한 학교 현장이야말로, 개인의 선의나 미덕에만 의존하는 리더십이 가장 먼저 한계에 부딪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동기부여를 개인의 사명감에만 맡기지 않고, 명확한 역할 설계와 시스템을 통해 마찰을 줄여주는 것. 시스템이 단단해질수록 사람 사이의 관계는 오히려 부드러워진다는 저자의 지적은 학교 조직에서도 명징한 진리다.

 

AI가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대체할수록 방향을 제시하고, 관계를 다지며, 사람을 성장시키는 인간 본연의 역할은 더욱 선명해진다. AI 시대의 리더십은 사람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이 각자의 강점을 발휘하며 성과를 내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능력이다.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다 지쳐버리는 관리자에서 벗어나, 자신이 없어도 스스로 굴러가는 견고한 구조를 남기는 사람. 이 책은 변화의 거센 파도 속에서 리더가 끝내 붙잡아야 할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가장 명쾌하게 일깨워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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