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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 삶을 지키는 나만의 방패 ㅣ 어른의 무기 시리즈 1
부아c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8월
평점 :

"영원히 다닐 것처럼 일하고, 내일 당장 그만둘 것처럼 준비하라"
이 문장은 《회사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가 독자에게 건네는 냉정하고도 공정한 생존 규칙이다. 저자 부아c는 16년의 대기업 경력에서 건진 사례와 수치를 바탕으로, 퇴직이 노후 이벤트가 아니라 30~40대의 생존 전략임을 증명한다.
1장은 회사라는 정글의 문법을 드러낸다. ‘어차피 절반은 나를 싫어한다’, ‘조심할 10가지’, ‘무의미한 대기업 1억 연봉’ 같은 제목은 불편하지만 정확한 신호다. 이 장의 미덕은 불만을 키우는 대신 태도의 업그레이드로 귀결시키는 균형감이다.
2장은 구조조정·권고사직·소득 하강 곡선을 시나리오로 보여준다. 회사는 당신을 지켜주지 않는다—그러니 내가 나를 지켜야 한다. 공포를 조장하기보다, 저자는 현직일 때부터 회사 밖 정체성을 병행하라고 처방한다.
3장은 실행서를 닮았다. 프리랜서→개인사업자→법인으로 이어지는 경제활동의 사다리, 4대 보험·대출·세무 같은 제도 이슈, 수익 모델·시간·돈 관리가 한 흐름으로 정리된다. 추상적 ‘자립’이 현금흐름·포트폴리오·브랜딩이라는 업무 목록으로 번역되는 순간, 불안은 계획으로 바뀐다.

이 책의 장점은 ‘무작정 퇴사’가 아니라 ‘준비된 전환’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회사를 쉽게 그만두면 안 되는 이유”, “이렇게 그만두면 망한다”는 경고는 도약이 아닌 추락을 막는 안전장치다. 전환은 이상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의 기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만든다.
무형 자산에 대한 통찰도 날이 서 있다. 직함이 벗겨져도 남는 것은 역량·평판·네트워크·포트폴리오·실행력이다. 다섯 가지를 숫자와 사례로 기록하는 습관이, 회사를 떠난 뒤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든다.
교사인 내게 이 메시지는 더 직격이다. 정년은 제도이고, 두 번째 인생은 설계다. 직함이 벗겨져도 남는 것은 내가 해결하는 문제다. 읽고 나면 질문이 남는다. “지금 내게 있는 무기는 무엇인가? 내일 당장 학교 밖에 나와도 무너지지 않을가?” 내 답은 단순하다. 오늘의 수업 장면을 한 장의 모듈로 남기고, 이번 달 문항을 한 번 더 리팩토링하고, 다음 학기에 한 번의 공개 공유 자리를 마련하는 것. 작게, 빠르게, 지금—이 리듬이 나의 정체성을 현실로 만든다.

브랜딩은 로고가 아니라 일관된 문제 해결의 기록이다. 주 1회 글, 한 시간의 공유, 하나의 모듈 업데이트—이 리듬만 유지해도 내 실천은 타인의 학습으로 전환되고, 작은 의뢰가 반복 의뢰로 바뀐다. 회사의 울타리가 줄어드는 만큼, 기록과 공유가 내 울타리를 두껍게 한다.
물론 한계와 변수가 있다. 저자의 궤적이 대기업 중심인 만큼 업종·규모·생애주기에 따라 속도와 위험은 달라진다. 그래서 전환의 첫 단계는 최소 12개월 생활비 버퍼와 작은 파일럿(0→1)이며, 그다음이 피드백을 반영한 확장(1→N)이다. 이 원칙만 지키면, 직업의 이름이 바뀌어도 나의 일을 설명하는 언어는 흔들리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사직서 작성을 부추기는 책이 아니라 ‘현직에서 시작하는 설계’를 요구하는 책이다. 준비는 두려움을 대체하고, 기록은 신뢰를 만든다. 행동은 기회를 호출한다. 퇴직의 날짜는 정해져 있어도, 준비의 두께는 내가 정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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