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이 말하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혁명 - 탄소중립을 향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현실적인 해결책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윤제용.구윤모 편저 / 포르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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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인류가 겪은 가장 더운 해였다. 기후 재난이 비일상에서 일상으로 바뀐 지금, 탄소중립은 단지 환경 보호의 구호가 아니라 국가 생존을 좌우할 전략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이 기획한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 혁명은 이러한 현실에서 과학기술이 어떤 해답을 줄 수 있는지를 다층적으로 분석한 기술 보고서이자 미래 전략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탄소중립을 추상적 목표가 아닌 구체적 실행 계획으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14명의 서울대 교수진이 참여해 철강, 시멘트, 수소, 이차전지, 히트펌프, 전력망, CCUS 11개 핵심 분야를 망라하며, 각 기술의 원리부터 산업 현장 적용, 정책적 제안까지 '3단계 통합 시선'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예컨대 철강 분야에서는 고철 재활용, 수소환원제철, 전해제철 세 가지 무탄소 기술을 소개하며 "국가 간 기술 격차가 아직 크지 않다"는 현실적 분석을 통해 한국의 경쟁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기술을 사회·경제 구조 속에서 서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 시스템의 경우 수도권과 전라남도 간의 전력 수요·공급 불균형을 구체적 사례로 들며 지역 간 인프라 재설계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수소 기술 파트에서는 수전해 원리부터 수소 터빈, e-fuel, 암모니아 생산까지 폭넓게 다뤄 수소가 '연결 기술'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AI가 배터리 연구개발부터 제조, 안전 관리까지 모든 과정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은 기술의 융합적 특성을 잘 드러낸다.

 

"단순한 배출 제로가 아니라 경제적 번영과 건강한 삶이 균형을 이루는 미래"를 추구해야 한다는 서문의 관점은 탄소중립을 바라보는 균형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히트펀프 기술이 "모든 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과정"과 연결되며, 물리·화학의 기초 개념이 어떻게 현실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지를 친절히 해설하는 부분에서 교육적 가치가 빛난다.

 

이 책은 다양한 독자층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 정책 입안자와 산업 실무자들에게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세, 글로벌 수소 경쟁 등 이미 진행 중인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한 실질적 로드맵을 제시한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복잡한 기후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입문서 역할을 하며, 이공계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배우는 과학 개념이 어떻게 현실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진로 안내서가 된다. "물리, 화학에서 다루는 에너지 보존법칙, 질량 보존법칙 등의 개념을 충실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은 기초 학습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다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여전히 기술적 내용이 다소 어려울 수 있고, CCUS와 같은 정책 집약적 분야에서는 제도 정비와 수용성 확보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이 더 보완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의 궁극적 메시지는 명확하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그 실현은 기술 단독이 아니라 교육, 정책, 산업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각 기술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전환 목표 하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이 특히 설득력 있다. 기후 위기를 기술적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과학기술이 이끄는 탄소중립 혁명의 여정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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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헌법 에세이 - 일상 속 헌법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한 안내서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정필운 지음 / 해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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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대통령 파면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가능하게 한 것은, 헌법이 '살아 있는 규범'이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계엄령 선포와 해제, 탄핵 심판의 과정을 통해 시민들은 헌법이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실질적 기준임을 절감했다. 정필운 교수의 청소년을 위한 헌법 에세이는 바로 이 감각을 교실로 가져온 책이다. 헌법은 법률가만의 언어가 아니라, 이제 교사와 학생, 시민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친절하지만 가볍지 않고, 청소년을 위한 책이지만 헌법의 무게를 온전히 전달하는 드문 입문서다. 근대 헌법의 탄생부터 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기본권의 구조, 국가기관의 운영 원리, 헌법재판소의 역할까지 6장에 걸쳐 체계적으로 다룬다. 특히 각 장 도입부에서 고등학생들이 벌이는 현실적 토론학생회장이 재무부장을 겸직해도 되는지, 체육복 이름표가 인권 침해인지은 추상적 헌법 원리를 일상의 언어로 번역하는 탁월한 장치다.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헌법 마인드'. 헌법을 단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문제를 헌법의 기준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이다. "교육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학생을 대부분 배제하고 교육감 선거를 하는 것이 민주주의 관점에서 정당할까?"라는 날카로운 문제 제기는 청소년 참정권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유도한다. 18세 선거권 도입 과정을 통해 헌법이 시대와 함께 진화하는 살아있는 규범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각 장 말미의 '재미있는 헌법 판례' 코너는 이 책의 백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구치소 수형자 처우 문제, 사립학교의 종교 강요 등 실제 헌법재판소 판례를 수록하여, 헌법이 작동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바이마르 공화국과 대한민국의 헌법 수호 과정을 비교한 분석은, 헌법재판소가 단순한 사법기관이 아닌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임을 깨닫게 한다.


마지막 6장에서 다루는 촛불집회에 대한 해석이 특히 인상적이다. 저자는 촛불집회를 "국민 주권을 구체화하고 실질화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대의제와 직접민주제의 관계를 균형 있게 설명한다. 헌법 전문에 담긴 3·1운동과 4·19 민주이념의 계승 의미를 현재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33년차 사회과 교사로서 이 책은 단지 헌법 입문서가 아니다. 중고등학교 사회 교과에서 다루는 헌법과 법치주의의 모든 것을 촘촘하고 체계적으로 담으면서도, 단순 지식 암기를 넘어 헌법적 감수성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교실에서 시작된 작은 질문이 헌법이라는 큰 기준에 닿을 때, 우리는 진짜 교육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헌법이 '두꺼운 법전'에서 벗어나 일상의 언어가 될 때, 청소년들은 비로소 이 사회를 "조금 더 멋있게 디자인"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한다. 이 책은 그런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성숙하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시민 교양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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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강양구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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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사회, 기후 재앙, 혐오와 불평등. 디스토피아는 더 이상 소설 속 가상의 미래가 아니다. 강양구는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에서 18편의 SF 작품을 통해, 이처럼 무너진 현실을 직시하고 그다음을 상상하려는 시도를 펼친다. SF는 오락이 아니라 질문이다. 과학기술이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에 대한 정교한 사고실험이자, 새로운 가능성의 예고편이다.

 

책은 리셋폭로실험이라는 3부로 구성된다. 익숙한 사회 규범을 초기화하는 1부에서는 서구 중심주의, 인종, 수명, 생존의 의미를 해체한다. 2부는 디지털 감시, 역사 왜곡, 자원 고갈, 전쟁을 폭로하며 우리가 보지 못했던 현실의 틈을 드러낸다. 3부에서는 AI, 뇌과학, 인공 자궁, 시간여행 등 기술이 인간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날카롭게 실험한다.

 

특히 저자의 시선은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의 관점을 통과한다. “SF는 처음부터 STS SF였다는 그의 선언처럼, SF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 윤리적 질문, 권력의 재배치를 탐색한다. 소멸 세계에서 인공 자궁은 출산을 해방하는가, 통제하는가? 노인의 전쟁의 생체 개조는 노인의 존재를 어떻게 재정의하는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스테이션 일레븐에서 문명이 붕괴된 이후에도 예술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유랑 극단의 공연은 단순한 낭만이 아니라 예술은 생존을 기념하고, 미래를 꿈꾸는 의례라는 통찰을 담고 있다. 생존과 상상, 그 사이에 놓인 인간다움이 책 전반에 흐른다.

 

강양구는 SF 작가들을 따뜻한 낙관주의자라 부른다. 파국을 그리는 그들은, 사실 그런 세상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다. 1984의 감시보다는 멋진 신세계의 쾌락이 더 무서운 통제라는 닐 포스트먼의 통찰을 인용하며, 우리는 지금 정보와 오락의 과잉 속에서 감각이 마비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이 책은 SF 독자를 위한 안내서이자, 처음 SF에 입문하려는 이들을 위한 친절한 이정표가 되기도 한다. 각 작품의 주제뿐만 아니라 해당 작가의 세계관과 연관 도서까지 함께 소개하며,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독서 여정을 가능하게 한다. SF를 통해 인간과 사회, 과학기술과 윤리를 동시에 바라보는 방식은 단순한 취미 독서를 넘어 지적 탐구로 나아가는 관문이 된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SF를 읽는 새로운 렌즈이자, 우리 시대를 성찰하는 철학적 안내서다. 디스토피아는 끝이 아니다. 오히려 시작이다. 상상력이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믿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한 권의 묵직한 이정표가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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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를 위한 교실 밖 경제학 - 경제 교과서를 뒤집는 7가지 질문 생각하는 돌 27
서재민 지음 / 돌베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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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 김밥은 왜 1,000원일까?" "무역은 모두에게 이익이 될까?" 이런 익숙한 질문들에서 출발해 경제학의 본질을 파고드는 책이 있다. 현직 중학교 사회 교사인 서재민 저자의 십 대를 위한 교실 밖 경제학은 교과서 속 경제 개념에 충실하면서도 그 이면에 놓인 현실과 윤리적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제목 그대로 교실 안 경제 교과서가 담지 못한 경제의 복잡성과 진실을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기존 경제 이론을 무작정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수요·공급의 법칙’, ‘시장자본주의같은 개념은 그대로 설명하되, “정말 우리는 그렇게 합리적인 존재인가?” “시장은 진정 자유롭고 평등한가?”와 같은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개념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실과의 접점을 끊임없이 탐색하며 독자 스스로 사고하게 만든다.

 

특히 생생한 사례 제시는 책의 설득력을 높인다. 프랜차이즈 식당 앞 긴 줄을 보고 주식을 산 투자자가 손해를 입는 일화는 인간의 경제적 판단이 얼마나 제한된 정보와 착각에 의존하는지를 보여준다. 세계화의 이면을 폭로한 바나나 공화국 사례는 더욱 충격적이다. 싸고 달콤한 바나나가 저개발국 노동자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제적 효율성 이면에 감춰진 부정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저자는 단순히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GDP가 가사노동이나 여가는 포함하지 않으면서 교통사고나 재해 복구는 포함한다는 모순을 지적하면서, 진정한 삶의 질이나 행복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자본주의의 물질적 풍요는 모두 노동으로 만들어지는데 정작 노동자들의 삶이 팍팍한 역설도 예리하게 포착한다.

 

이 책은 최근 확산되는 청소년 대상 금융 투자 교육의 흐름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돈을 잘 버는 법보다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법을 고민하는 경제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나만을 위한 경제 궁리에서 벗어나 공동체를 위한 경제 상상으로 나아가길 권한다. 이를 위해 각 장 말미에 한 걸음 더코너를 마련해 노동 가치론, 전쟁과 경제, 금융 자본의 구조 등 심화 개념을 폭넓게 제시한다.

 

물론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현실에 대한 문제 제시는 명확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조금 부족하고 일부 개념 설명에서 관점의 균형이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청소년이 경제를 단순한 수치가 아닌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적 가치의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돕는 귀중한 안내서다. 경제학 교과서 밖에서 진짜 세상을 배우고 싶은 청소년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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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분은 사과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1
김지현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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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작가의 오늘의 기분은 사과는 사춘기의 복잡한 마음을 사과라는 단순하지만 다층적인 상징으로 풀어내며, 청소년들의 상처받기 쉬운 내면을 다정하게 비춘다. 친구들과의 다툼이 두려워 늘 감정을 삼켜버리는 열일곱 살 이경은 영화 시나리오를 쓰며 꿈을 키우지만 정작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를 찾지 못해 외로운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이경 앞에 성격도 마음 씀씀이도 다른 세 친구가 나타난다. 강단 있고 정의로운 강유림, 밝고 유쾌하지만 종종 예민한 전솔, 그리고 직설적인 임규리까지. 이들과의 관계는 이경에게 새로운 해방감과 상처를 동시에 안겨준다. 상대의 진심을 믿고 싶지만 예상치 못한 배신과 오해, 무례한 태도 앞에서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경 곁에는 따뜻한 말로 마음을 다잡아주는 고모가 있다.

 

작가는 고모라는 인물을 통해 청소년이 관계 안에서 감정과 상처를 다루는 방식을 다정히 일깨운다. “친구 머리 위에 어떤 이모지가 떠 있을지 상상해 봐.” 고모가 알려준 머리 위 구름 상상법은 표정만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마음의 모양을 가늠하게 한다. “감정은 전해지는 거고 저절로 느껴지는 거야.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가 있잖아.” 고모의 말은 늘 자신을 숨기던 이경에게 작은 용기를 준다. 타인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다시 믿어보는 용기라는 걸 이경은 깨닫는다.

 

이 소설의 큰 울림은 이경이 관계의 갈등과 배신 속에서 화해를 새롭게 배워가는 과정에 있다. “나에게 상처를 준 무언가와 계속 부대끼며 살아보려는 것 자체가 화해 아닐까?”라는 문장은, 무조건적인 용서가 아니라 다시 믿어보기 위해 애쓰는 용기, 나를 지키기 위해 상대를 이해해보는 성숙함을 담고 있다.

 

또 하나, 할머니가 건네준 매실 한 알이야기는 이경을 불안으로부터 한 발 떼어내 준다. “마음이 여기 있으면 불안할 게 없지.” 과거의 상처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흔들릴 때, 지금 손에 쥔 매실 하나에 집중하는 연습은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이경은 그렇게 차츰 스스로의 마음을 인정하고, 다시 누군가를 믿어보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용기를 얻는다.

이경은 고모와 할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관계에도, 자신의 꿈에도 더 진심을 다해본다.

 

오늘의 기분은 사과는 청소년들에게 친구 관계의 복잡함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전한다. 좋아하는 마음은 결국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그리고 마음은, 고모의 말처럼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도 건넨다. 서로 다른 표정들에 가려진 진심을 향해 작은 사과 하나를 올려두듯,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오늘 어떤 이모티콘이 떠 있는지 살피며 관계를 이어가자고 속삭인다.

 

이 책은 마음속 열일곱을 품고 사는 어른들에게도 묻는다. 오늘의 기분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마음을 솔직히 꺼내놓을 용기가 있나요? 오늘의 기분은 사과는 그 용기를 다정히 응원하는 성장소설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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