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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합격 생기부 공식
윤윤구.장성민 지음 / 빅피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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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만큼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영역도 드물다. 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지만, 정작 빠르게 변하는 입시 제도와 평가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34년째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교사로서 SKY 합격 생기부 공식을 읽으며 반가웠던 것은, 이 책이 말하는 방향이 낯설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우리가 학교 현장에서 꾸준히 실천해 온 교육의 원리를 다시 확인하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핵심은 분명하다. 생기부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진짜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다. 수업과 활동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수업에서 생긴 질문이 수행평가와 탐구로 이어지고 그것이 세특과 진로활동에 자연스럽게 쌓여야 한다. 대학은 각각의 활동을 따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고등학교 3년 동안 무엇을 배우고, 질문하고, 성장했는지를 본다. 결국 입시는 성적과 활동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 전체를 '연결'하는 과정이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은 수시 진학을 위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 호흡하는 우리 학교의 교육과도 정확히 만난다. 학생의 작은 질문을 수업과 탐구로 발전시키고, 교사가 그 성장의 궤적을 충실히 기재함으로써 교과 성적 이상의 결실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해왔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3년을 쌓아가는 과정이 결국 좋은 생기부와 진학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해 왔기에,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온 교육적 원칙이 입시의 언어로 잘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1은 넓게 탐색하고, 2는 깊이를 만들고, 3은 정리하고 설명하라"는 학년별 전략이 현실적이다. 진로를 너무 일찍 확정하기보다 자신만의 질문을 깊게 발전시키고, 그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중위권 학생에게 "성적 부족을 활동량으로 채우지 마라"고 조언하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수업을 대하는 밀도를 높여 '이 학생은 아직 더 자랄 여지가 많다'는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생기부의 진짜 힘이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입시는 특별한 비법이 아니다. 학생이 자신의 관심을 발견하고 질문하며, 수업과 활동 속에서 그것을 깊게 탐구하고, 그 과정을 교사가 기록하는 3년의 교육적 축적이다. 사교육 컨설팅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시간이다.

 

앞으로는 쌓는 학생이 이긴다. 그 말은 기술을 넘어 학교생활을 자신의 성장으로 만들어가는 학생이 결국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미 교실에서 그 과정을 아이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는 교사로서, 이 책은 찰나의 비법을 일러준 책이라기보다 우리가 지켜온 이 정직한 길이 옳았음을 다시금 확신하게 해준 고마운 응원가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SKY합격생기부공식 #윤윤구 #장성민 #빅피시 #입시전략 #생기부독서 #학부모필독서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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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40만 부 기념 스페셜 리커버)
태수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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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세를 부리는 여름, 정년까지 5년을 남겨둔 50대 중반의 방학을 맞았다. 요란한 여행보다 고요한 휴식이 더 간절했던 그 숨 고르기의 시간에 이 책을 만났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제목부터 마음을 붙든다. 젊은 날에는 행복이 특별한 사건이라고 믿었다. 성공하고, 인정받고,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새 삶은 다른 질문을 던진다. 행복은 정말 그렇게 시끄럽고 거창한 것일까.

 

태수는 무작정 행복을 찾으라고 권하지 않는다. 행복이란 화려한 기쁨을 찾아다니는 데 있지 않고, 불행해지지 않는 자리에서 시작된다고 가리킨다. 나아가 단단한 태도로 불행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이야기한다.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오고, 잘 자는 것도 능력이며, 최선을 다해도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그의 문장에는 화려한 위로 대신 현실을 살아낸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생활의 온기가 배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희망을 과장하지도, 절망을 부풀리지도 않는다. 그저 오늘을 무사히 살아낸 사람에게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조용히 등을 두드려준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조용함은 웃을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울 일이 없는 상태"라는 문장이었다. 행복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내게, 불행을 줄여가는 삶도 충분히 행복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작은 전환이었다. 우리는 늘 더 큰 기쁨을 찾아 헤매지만, 정작 아무 탈 없이 가족과 통화하고, 몸이 아프지 않고, 별다른 걱정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평범한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자주 잊고 산다. 저자는 행복의 기준을 높이는 대신 삶의 시선을 조금 낮추라고 권한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도 오래 남는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건 성공이 아니라 만족"이라는 말,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아니라 자주 웃는 사람이 좋은 인생"이라는 말은 단순한 인생 조언을 넘어 삶의 방향을 바꾸는 문장처럼 다가왔다. 더 높은 곳만 바라보며 달려가기보다, 앞과 뒤를 돌아보며 이미 내 삶에 와 있는 행복을 발견하는 사람이 진짜 어른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34년 동안 교단에서 학생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문득 깨달았다. 좋은 인생은 거창한 성공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무너지지 않고 살아내는 태도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실패해도 다시 웃을 수 있고, 지쳐도 자신에게만큼은 다정할 수 있으며, 아무 일 없이 지나간 하루를 감사할 수 있는 마음. 이 책은 여름 휴가처럼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방학이 끝나고 다시 일상과 교실로 돌아갔을 때, 오늘을 온전히 견디고 조용히 웃어보일 수 있는 단단한 힘을 건네준다. 어른의 행복이 조용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조용함이야말로 오래 지속되는 행복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담백한 문장으로 끝내 이해하게 만든다.

 

#어른의행복은조용하다 #태수 #페이지2북스 #조용한행복 #오늘을잘사는법 #어른의성장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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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나를 기억하라
틱낫한 지음, 서보경 옮김 / 지혜의나무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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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섭씨 40도가 넘는 지역이 속출하고, 이 더위가 올해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고가 더 무겁다. 인간의 탐욕과 욕망이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그 결과가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오는 이 시대에 베트남 선사 틱낫한의 이른 아침 나를 기억하라를 읽었다. 바깥 세상은 타오르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엄습할 때일수록, 내면은 더욱 고요해져야 한다는 역설적인 요청 앞에서였다.

 

틱낫한은 전쟁과 망명,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삶 속에서도 끝내 평화를 놓지 않았던 사람이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평화운동가이기 전에 그는 먼저 자기 자신과 화해한 수행자였다. 이 책은 그 수행의 기록이다. 명상, 호흡, 걷기, 먹기, 설거지하기.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깨어 있는 삶으로 바꾸는 방법을 담담하고도 따뜻한 언어로 들려준다.

 

"이른 아침 눈을 뜨며 나는 미소 짓는다. 새로운 스물네 시간이 내 앞에 있다. 나는 이 순간을 깊이 살고, 모든 존재를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리라 다짐한다.“

 

틱낫한은 거창한 깨달음을 말하지 않는다. 호흡 하나, 걸음 하나, 설거지 한 번에도 온전히 머물 수 있다면 이미 삶은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감각이다. 그의 문장은 조용하지만 단호하다. 현재를 잃어버린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도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끝없이 일깨운다.

 

이 책이 유난히 지금의 시대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틱낫한은 개인의 마음과 세상을 따로 보지 않는다. 한 사람의 불안과 욕망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고 믿는다. 환경을 파괴하는 것도, 끝없는 경쟁과 소비를 반복하는 것도 결국 평화를 잃어버린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다. 내 마음속에 평화와 자비의 씨앗을 가꾸는 일은 현실을 피하는 정적이 아니라, 타오르는 세상을 치유하는 가장 정직하고 실천적인 첫걸음이다. 자신과 화해하지 못한 존재는 결코 세상과도 화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34년 동안 학생들에게 더 나은 사회를 이야기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 책을 덮으며 문득 생각했다. 더 나은 세상은 거창한 구호나 제도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루를 시작하며 자신에게 미소를 건네는 한 번의 호흡, 타인의 사정을 헤아리는 한 번의 멈춤,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려는 작은 마음이 모여 가족과 사회, 나아가 타오르는 지구 전체로 조화로운 온기를 전하는 것은 아닐까. 세상을 바꾸는 일은 결국 이른 아침, 나 자신을 잊지 않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틱낫한은 끝내 조용히 일깨워 준다.

 

#이른아침나를기억하라 #틱낫한 #지혜의나무 #호흡 #멈춤 #내면의평화 #현재를살아가는법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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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로마법 수업 - 원하는 대로 살아갈 권리를 위한 한동일의 삶을 위한 수업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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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를 넘나드는 지독한 무더위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가장 고요하고 서늘하게 인간의 본질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라틴어 수업이 언어를 통해 인간을 탐구했다면, 한동일의 로마법 수업은 로마법을 통해 인간과 공동체를 다시 묻는다. 2,000년 전 만들어진 법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로마법 조항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인간, 노예, 여성, 결혼, 이혼, 낙태, 형벌 같은 주제를 통해 로마법을 설명한다. 그러나 저자의 관심은 차가운 법 조항 자체가 아니다. 로마인들이 왜 그런 법을 만들었는지, 그 법을 통해 어떤 사회를 꿈꾸었는지를 읽어낸다. 그래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이어진다. 신분제는 사라졌지만 불평등은 여전하고, 법 앞의 평등을 말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차별이 반복되는 우리의 모습이 로마의 거울 위에 겹쳐 보인다. 법전이 아니라 인간의 기록으로 로마법을 읽어내는 저자의 시각이 이 책을 단단한 인문서로 만든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장은 노예해방을 다룬 Lectio VII였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나간 노예제의 역사가 아니다. 인간은 언제나 타인을 자신의 목적과 '쓸모'를 위한 도구로 바라보려 했고, 법은 그런 오래된 야만을 조금씩 교정해 온 성찰의 역사라는 사실이다. "내가 인간이듯, 그도 인간이다." 이 단순하고도 웅장한 선언은 차별과 혐오, 배제와 경쟁이 일상이 된 지금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으로 남는다. 여성과 낙태, 이혼을 다루는 장들 또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대신 서로 다른 삶의 처지와 고통을 이해하려는 태도, 그것이 정의의 출발점임을 저자는 끝까지 놓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법보다 맥락이었다. 저자는 어떤 문제도 성급한 찬반으로 재단하지 않는다. 사람의 말과 행동에는 반드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으며, 그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결국 인간을 존중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 대목에서 문득 교실이 떠올랐다. 사회를 가르치면서 법과 제도를 설명하는 데 익숙했지만, 정작 그 법이 왜 만들어졌고 누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지까지 충분히 이야기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다. 법은 사람을 심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사정을 헤아리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로마법은 이미 오래전부터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들은 효율과 쓸모의 언어로 환산되지 않는다. 사랑과 우정, 신뢰와 존엄, 그리고 타인을 향한 정의가 그렇다. 2,000년 전 로마법이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진짜 '쓸모'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을 평가하기보다 이해하려는 마음,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 앞서 맥락을 헤아리는 태도, 그리고 더 인간다운 공동체를 향한 오래된 꿈.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온 로마의 문장들은 그렇게 오늘도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인간은 어떻게 더 인간다워질 수 있는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한동일의로마법수업 #한동일 #흐름출판 #로마법 #인간의존엄 #인문학적법학 #비판적사고력 #인간을이해하는법 #정의와공동체 #인문학#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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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 오해와 와전, 왜곡으로 얼룩진 말들의 이상한 생애
박강수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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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악법도 법이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교실과 매체에서 너무도 익숙하게 베껴 쓰며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던 문장들이다. 그러나 박강수의 그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는 첫 장부터 독자의 이 오만한 확신을 보기 좋게 흔들어 놓는다. 어떤 말은 애초에 그 사람이 한 말이 아니었고, 어떤 말은 원래의 뜻과 정반대로 소비되었으며, 어떤 말은 후대가 정치적·사회적 필요에 의해 덧붙인 비틀린 서사였다. 저자는 스무 개의 유명한 명언을 하나씩 추적하며 묻는다. 우리는 왜 복잡한 맥락을 생략한 채, 그토록 손쉽게 가짜 명언을 진실로 믿게 되었을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가짜 명언 적발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언의 진위를 가리는 작업은 출발점일 뿐이다. 저자가 진짜 들여다보는 것은 문장 뒤에 숨은 사람과 시대의 욕망이다. 우리는 사실보다 그럴듯한 이야기를 원하고, 입체적인 역사보다 한 줄짜리 클리셰를 소비하며, 자신의 믿음을 확인해 주는 문장을 기꺼이 진실로 받아들인다. 갈릴레오의 "그래도 지구는 돈다"가 오랫동안 신화처럼 살아남은 이유도, 신채호의 이름으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가 수없이 반복된 이유도 결국 사유를 멈춘 채 편리한 정답만을 얻고자 했던 우리 자신의 지적 게으름과 무관하지 않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유명한 명언이 아니었다. "이해의 본질은 오해로부터 벗어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오해를 헤아리는 데 있다." 이 문장이야말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다. 저자는 오해를 섣불리 비웃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오해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그토록 널리 퍼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 사회적 맥락을 차근차근 따라간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갈릴레오와 교회의 역학 관계를 입체적으로 다시 읽게 되고, 괴벨스가 만든 선전보다 그 선전을 간절히 필요로 했던 보통 사람들의 열망을 돌아보게 된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집단적 오독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거대한 사상을 한 줄로 축약하며 도덕적 독선에 빠지는지를 서늘하게 증명해 준다.

 

교사인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단연 소크라테스 편이었다. 오랫동안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너무도 자연스럽게 설명했던 "악법도 법이다"가 사실은 유신 시절과 일제강점기의 잔재가 빚어낸 집단적 오독이라는 사실보다, 우리 사회가 왜 그토록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준법을 강요하려 했는지가 더 큰 화두로 다가왔다. 주입식 지식을 정답처럼 전달하던 계몽의 자세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 '문장 뒤에 숨은 시대적 맥락과 인간을 읽어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민주 시민 교육의 시작임을 깨달은 숭고한 성찰의 순간이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명언을 함부로 인용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세상을 향해 차가운 회의론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대신 문장의 출처를 확인하고, 그 말이 태어난 시대를 살피며, 무엇보다 내가 왜 그 말을 이토록 쉽게 믿고 싶어 했는지를 먼저 돌아보는 정직한 자각을 얻게 된다. 저자는 거창한 어록들을 부수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멈춘 우리의 오랜 습관을 온화하게 흔들어 놓는다. 결국 그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는 명언에 관한 책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법'에 관한 책이다. 한 줄의 명언보다 한 번의 깊은 질문이 삶에 더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알려 준, 방학 동안 떠난 지적 여정 중 가장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깊고 빛나는 인문 교양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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