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맞다, 나 뭐 하려고 했더라? - 산만한 뇌를 바꾸는 정신과 의사의 집중력 처방
노현재 지음 / 리드앤두(READNDO)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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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나갔다가 내가 뭐 하려고 나왔지?”, 냉장고 문을 열고 뭘 꺼내려고 했더라?”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던 차에 만난 책이라 더욱 반가웠다. ADHD를 진단받고 수년째 치료 중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노현재는 자신을 산만한 뇌의 소유자라고 고백하며 글을 시작한다.

 

이 책은 집중력에 대한 우리의 익숙한 통념을 뒤집는다.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의지력 부족이나 게으름으로 설명하면 결국 참아라”, “정신 차려라라는 공허한 말밖에 남지 않는다. 저자는 질문을 바꾼다. 왜 나는 의지가 약할까?’가 아니라 산만한 뇌를 가진 나는 어떻게 집중할 수 있을까?’라고. 그리고 그 답을 차단하기, 몰입하기, 지속하기라는 세 축의 10가지 처방으로 구체화한다.

 

스마트폰을 의지로 참는 대신 손이 닿기 어렵게 만들고, 시작의 문턱을 낮추는 ‘10분 룰을 활용하며, 집중에서 이탈하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복귀 루트를 만든다. 우선순위를 정해 에너지를 배치하고, 하루의 계획이 무너졌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대신 흐름에 즉시 올라타는 방법도 알려준다. 집중력이란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돌아오는 힘이라는 것이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이유를 의지 부족으로만 설명하면 결국 참아라같은 말밖에 하지 못한다.”

 

이 문장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준다. 집중하지 못하는 나를 탓하는 대신 환경과 행동 방식을 바꾸는 것. 문제를 의지의 영역에서 설계의 영역으로 옮겨놓는 순간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실제로 내 생활도 달라졌다. 책을 읽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숏폼을 소비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고, 그만큼 독서와 교재 연구 시간이 늘었다. 저자의 10가지 처방을 A4 용지에 출력해 교무실 책상에 붙여놓고 매일 나의 에너지와 행동을 점검하고 있다. 책 한 권이 생각을 바꾸고, 그 생각의 변화가 실제적인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는 경험은 참으로 특별하다.

 

그래서 이 책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네가 의지가 약해서 그래라고 아이를 탓하기 전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의지가 아니라,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이탈했을 때 다정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습관인지도 모른다.

 

아 맞다, 나 뭐 하려고 했더라?는 단순한 기술서를 넘어 삶을 다시 설계하게 하는 책이다. 성격을 개조하는 대신 시스템을 업데이트하라. 나부터 그 기분 좋은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맞다나뭐하려고했더라 #노현재 #리드앤두 #집중력 #집중력처방전 #산만한뇌사용법 #스마트폰과집중력 #행동을바꾸는책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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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나잇 헤어살롱 사계절 1318 문고 154
남예은 지음 / 사계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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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나 악귀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평소 선호하지 않는다. 합리성과 이성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편이라 말이 안 되는 이야기로 분류하고 거리를 뒀다. 사계절 교사서평단 활동이 아니었다면 이 책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기준을 내려놓고 작가의 세계로 들어가 보니 스릴과 흥미, 그리고 뜻밖의 감동이 차례로 찾아왔다.

 

밤에만 문을 여는 미용실 굿나잇 헤어살롱’. 부적 대신 샴푸와 트리트먼트 젤, 가위를 사용하는 퇴귀사들의 공간이다. 퇴귀 커트, 천도 파마, 해탈 집중 관리라는 미용 서비스와 퇴귀 스토리를 결합한 발상이 참신하다. 진언을 섞은 힙합 음악과 춤까지 더해지는 퇴귀 장면은 진지하면서도 유쾌하다. 악몽과 불면으로 찾아온 손님들이 후련해진 몸과 마음으로 나서는 장면에서는 독자 역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야기는 숨 가쁘게 전개된다. 악귀의 습격과 동료의 희생, 그리고 이어진 청소년들의 추락 사건 등 악귀들이 유독 상처 입은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삼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곳곳에 숨겨진 복선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와중에, 인물들은 아무도 이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것이 자신들 손에 달려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느꼈다며 용기를 모은다.

 

특히 기억을 잃은 채 굿나잇 헤어살롱에 찾아온 주인공 '홍해'라는 존재가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과거에 어떤 존재였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누군가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만큼은 분명한 존재다. 홍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성장은 모든 것을 알고 출발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흔들리고, 의심하고, 자신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도 지키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 그런 선택이 결국 한 존재를 성장하게 만든다. 그래서 홍해의 이야기는 악귀와 싸우는 퇴귀사의 이야기를 넘어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성장의 이야기로 읽힌다.

 

작가는 오래된 한국의 토속 신앙과 현대적인 미용실, 힙합과 오컬트 판타지를 결합해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사람을 지키는 가장 강한 힘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악귀보다 강한 것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서로를 지키려는 마음, 그리고 사랑일지도 모른다.

 

매일 현실에서 마음의 상처와 방황을 겪는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로서 이 책이 참 반갑다. 청소년 독자들이 스릴과 재미에 이끌려 책장을 넘기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상처와 성장, 그리고 지키고 싶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좋은 청소년 문학이 할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일이라고 믿는다.

 

굿나잇 헤어살롱의 노란 간판이 오늘 밤도 켜진다. 그 따뜻한 불빛 아래에서 우리 아이들의 오래된 상처와 마음 속 악귀가 조용히 떠나가기를 바라면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굿나잇헤어살롱 #남예은 #사계절 #청소년소설 #교사서평단 #오컬트판타지 #청소년문학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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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 서울대 공대생들이 말하는 ‘우리가 공대에 간 이유’ 가고 싶어졌습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우수학생센터 ‘공우’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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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34년을 교단에서 보냈다. 진로 지도를 하며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는 곳이 공대였지만, 정작 나는 실제 교육과정이나 졸업 후의 삶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늘 안고 있었다. 대학 안내 책자가 제공하는 것이 앙상한 뼈대(커리큘럼)라면, 이 책이 담아낸 것은 그 속에서 숨 쉬고 고뇌하는 핏기 어린 청춘의 고백이었다. 공대에 가고 싶어졌습니다는 서울대 공대 재학생과 졸업생 34명이 바로 그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교사인 나의 빈자리를 채워준 고마운 책이다.

 

공대생에 대한 통념은 꽤 단순하다. 의대에 갈 성적이 안 돼 진학한 학생들, 취업을 위해 적성을 접어둔 이들, 혹은 수학과 과학만 잘하는 공부 기계라는 식이다. 하지만 책에서 만난 이들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난해한 전공 공부 앞에서 방황하고, 학점과 과제 폭탄에 좌절하며, 취업과 대학원 사이에서 밤을 지새웠다. 가짜 꿈이 진짜 꿈으로 바뀌기도 하고, 무모하게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 잘한다는 서울대 공대생들 역시 끊임없이 흔들리며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청춘이었다.

 

지금 정하는 꿈은 나중에 바뀌어도 된다. 꿈이 바뀌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 문장이 특히 가슴에 깊이 남았다. ‘꿈은 일찍 정할수록 좋다고 조급함을 부추기는 교육 현실에서, 꿈의 변화를 경험의 축적이자 자신을 깊이 알아가는 당연한 과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진로란 한 번의 단칼 같은 선택이 아니라, 공부하고 경험하고 실패하면서 조금씩 단단해지는 길이다.

 

서울대 공대생들이 말하는 우리가 공대에 간 이유

 

책은 기계·컴퓨터·전기정보·화생공 등 각 학과에서 다루는 AI, 반도체, 로봇, 자율주행 같은 첨단 학문의 실제는 물론, 팀 프로젝트와 창업, 연구실 인턴십에 이르기까지 안내 책자에서는 만날 수 없던 삶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그 속에서 빛나는 것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치열한 열정이었다.


책을 덮으며 내가 내린 공대의 정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키우는 곳이다. 그리고 그 힘은 완성된 천재가 아니라, 방황하고 실패하면서도 끝내 다시 일어서는 열정에서 나온다.

그렇기에 이 책은 공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입시 정보 이상의 위로와 용기를 준다. 흔들리는 것은 길을 잃어서가 아니라, 나만의 진짜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가장 아름다운 증거다. 교단에서 마주할 나의 제자들에게, 흔들려도 괜찮으니 마음껏 꿈꾸라며 이 책을 다정하게 건네고 싶다.

 

#공대에가고싶어졌습니다 #서울대학교공과대학우수학생센터 #공우 #메가스터디북스 #서울대공대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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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본능 - 우리 안에 프로그래밍된 협력과 분열의 비밀
마이클 모리스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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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식사조차 함께하지 않는 시대. 우리는 왜 이토록 극단적으로 분열하게 되었을까? 답을 찾기 위해 문화심리학자 마이클 모리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히딩크 감독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히딩크가 한국 축구대표팀을 바꾼 것은 단순히 새로운 전술 때문이 아니었다. 기존 서열을 넘어 새로운 팀 문화를 만들고 하나의 집단으로 움직이게 한 리더십이었다.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의 부족 본능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족주의가 정말 인간을 분열시키는 악성 본능일까? 저자의 답은 전혀 다르다. 인간은 원래부터 부족적 동물이었다. 더 강한 뇌를 가졌던 네안데르탈인은 인근 집단과 싸우다 멸종했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집단과 거래하고 협력망을 넓혔다. 인간을 지구의 지배적 종으로 만든 것은 개인의 우월함이 아니라, 서로 믿고 협력하며 지식을 공유하는 집단적 능력이었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인간의 부족 본능을 세 가지 층위로 풀어낸 부분이다.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며 행동을 맞추는 동료 본능, 집단을 위해 희생하는 리더를 추앙하는 영웅 본능, 오랜 전통과 관습에서 안도감을 느끼는 조상 본능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본능들이 인간 사회의 협력과 문화적 축적을 가능하게 만든 진화적 유산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 본능이 오늘날에는 왜 분열의 원인처럼 보이는 것일까? 여기서 책의 가장 날카로운 통찰을 만난다.

차별의 근본 요인은 외집단 혐오가 아니라 내집단 편애에 있다.”

 

우리는 흔히 갈등이 상대방을 미워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인간이 먼저 우리를 만들고 그 안의 사람을 신뢰하는 경향을 가졌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 우리가 너무 좁아질 때 생긴다. 같은 부족 안에서는 협력의 힘이 되던 본능이 다른 집단을 배제하는 독성 부족주의로 작동하는 것이다.


 

책이 제안하는 변화의 기술 역시 이 본능들과 맞물린다. '영웅 본능'을 자극해 구성원들의 자발적 헌신을 끌어내는 '풀뿌리 전략', '동료 본능'을 자극해 위로부터 강력한 신호를 보내 순응을 유도하는 '충격파 전략'이 그것이다.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이 두 전략이 유기적으로 함께 작동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의 논지가 떠올랐다. 인간은 가장 똑똑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타인과 협력하고 지식을 축적해 전달할 수 있었기에 살아남았다. 집단 본능은 그 논지를 행동과학의 언어로 완성도 높게 풀어낸 책이다.

 

읽기 전에는 부족주의라 하면 대립과 배타성을 먼저 떠올렸지만, 부족 본능은 분열을 만드는 버그가 아니라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진화시킨 기본적인 운영체제(OS)에 가깝다.

문제는 운영체제 자체가 아니라 누구를 우리로 인식하느냐에 달려 있다. 상대 정당을 ''으로 규정해 배타적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가 횡행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족 본능과의 싸움이 아니다. 서로 다른 집단을 단 하나의 우리로 묶어낼 수 있는 더 큰 서사와 리더십이다.

결국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 것도, 위험하게 만드는 것도 같은 본능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집단본능 #마이클모리스 #부키 #동료본능 #영웅본능 #조상본능 #부족주의 #사회심리학 #독성부족주의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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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 - 강순희 말하고 유시민 듣다
유시민.김세라 지음 / 은빛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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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선고 단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된 나라. 197549일 새벽, 사법부가 인간의 생명을 얼마나 잔인하게 빼앗을 수 있는지 보여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우리 현대사 최악의 조작이자 참혹한 사법 살인이었다. 희생자 우홍선 선생의 아내, 아흔세 살 강순희 여사의 삶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무엇일까.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온 피난민, 네 아이의 어머니, 그리고 사형수의 아내. 그러나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를 덮고 나면 그의 삶을 설명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는 결국 책 제목 그대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증거도 재판도 조작된 사건으로 남편을 황망하게 잃은 날, 국가가 빼앗아간 것은 한 가족의 평범한 일상이었다. 박정희 시대에 초등학교를, 전두환 시대에 중·고등학교를 지나 대학 1학년 때 6월 항쟁을 겪은 나에게 이 책은 단순한 타인의 역사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 삶의 시간과 겹쳐 보여주는 기록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수많은 이름 없는 이들의 희생 위에서 나아갔기에, 민주주의를 피를 먹고 자라나는 가치라 표현한 말이 아프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이 슬픔의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 이유는 강순희라는 사람 때문이다. 남편을 잃은 뒤에도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남편 옥바라지를 갈 때도 선글라스를 쓰고 양장 옷을 빼입었다. "너는 울어도 웃는 것 같다"는 말처럼, 힘든 일 앞에서도 지나간 일에 매이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그것은 슬픔을 감추기 위한 허세가 아니라, 국가 폭력 앞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결코 빼앗기지 않겠다는 가장 당당한 선언이었다.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극복하며 사는 게 인생입니다. 오늘 밤에 죽어도 괜찮아요. 나한테 주어진 환경에서 내 힘껏 노력하고 살았으니까.”

 

아흔세 살 강순희의 목소리는 거대한 역사를 이야기하면서도 끝내 한 사람의 삶으로 돌아온다. 그는 자신의 삶을 행복했다거나 불행했다고 단정하지 않고, 주어진 조건 속에서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말한다.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는 한 여성의 회고록이자 오늘을 사는 우리가 지켜내야 할 인간 존엄의 무게를 보여주는 숭고한 증언이다. 인간의 존엄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으며, 민주주의 역시 완성된 채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사랑해야 한다. 강순희가 살아낸 것처럼.

사랑이 있었기에 살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살아냈기에 역사는 기억될 수 있었다.

 

#사랑이있으니살아집디다 #강순희 #유시민 #은빛 #인혁당사건 #한국현대사 #민주주의와인권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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