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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 - 고립을 넘어 타인과 세상에 나를 연결하는 법
제러미 노벨 지음, 이한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평점 :

팬데믹은 끝났지만, 우리 곁에는 사라지지 않은 또 다른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 바로 외로움이다. 미국 성인의 30%가 주 1회 이상 외로움을 경험하고, 한국인의 27%는 의학적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외로움에 시달린다.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시인인 제러미 노벨은 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 책은 외로움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고, 동시에 치유의 길을 모색하는 안내서다.
저자가 먼저 강조하는 것은 외로움에 대한 오해다.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혼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며, 고독하다고 외로운 것도 아니다.” 외로움은 단순히 물리적 고립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유대감과 실제 경험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내가 외롭다고 느낀다면 나는 외로운 것”이라는 정의는 단순하면서도 본질을 꿰뚫는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불확실성과 외로움의 메커니즘이다. 불확실성은 취약감을 낳고, 취약감은 불안을 불러오며, 불안은 우리를 생존 모드로 몰아넣는다. 그 결과 타인과의 관계를 피하고 자기 보호에만 집중하게 되며, 결국 더 깊은 고립으로 이어진다. 또한 외로움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50%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는 외로움이 심리적 차원을 넘어 신체적 건강에도 심각한 위협이 됨을 보여준다.
저자는 외로움의 뿌리를 다섯 가지 구역으로 설명한다. 트라우마, 질병, 노화, 다름, 현대성이다. PTSD 환자가 관계를 회피하며 고립되는 과정, 노인들의 60%가 자신의 외로움을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현대 사회의 무한한 자유가 오히려 불안을 심화시키는 모습은 외로움이 얼마나 다양한 층위에서 발생하는지를 드러낸다. 특히 “빠르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액체 현대 사회”가 어떤 이들에게는 기회의 장이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차갑고 무정한 공간이 된다는 지적은 날카롭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창의적 표현활동을 치유의 열쇠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9.11 테러로 상처 입은 아이들이 그림을 통해 회복한 사례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 그리기·시 쓰기·영화 감상 같은 표현활동이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고 다시금 관계를 회복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내면의 강력한 생각들이 표출되지 못할 때 느끼는 감정이 바로 외로움”이라는 저자의 말은 곱씹을수록 깊은 울림을 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과학적 분석만으로는 외로움을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된다”는 피카소의 말처럼, 상상력은 외로움 치유의 핵심이다. 의사이자 시인인 저자의 시선은 과학과 예술을 결합해 외로움 극복의 길을 보여준다. 더불어 자신에게 가장 큰 외로움을 유발하는 구역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고, 타인을 돕는 과정에서 ‘헬퍼스 하이’를 경험하라고 제안한다.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는 우리 시대가 맞닥뜨린 정신적 위기를 진단하고, 동시에 희망의 길을 제시하는 치유서다. 외로움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공중보건적 차원에서 바라보는 시각, 예술적 상상력을 결합한 해결책, 그리고 따뜻하고 현실적인 조언들이 독자의 마음을 붙잡는다. 교사로서 이 책을 읽으며, 학생들이 겪는 고립감 또한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연결 또한 언제든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함께 나누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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