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깨달음
이명훈 지음 / 혜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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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백열한 번째 책 오늘의 깨달음(이명훈 지음)’

저자의 친필 사인이 든 책을 받았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처절한 저자의 고민들이 주제별로 담겨있다.

, 마음, , 인간관계, 지혜 그리고 사랑.

 

저자는 인문학을 인간이 인간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것으로 정의내리고 있다.

나와 우리에 대한 고민들을 담아낸 이야기들을 들어보기로 하자.

 

하루하루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문득 문득 우리를 흔드는 질문들.

나는 누구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등

우리 모두는 체험과 사색과 투쟁을 통해 인생의 기준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다가도 이 기준과 답들이 아니다 싶을 때가 항상이다.

 

저자 이런 이야기의 답을 쇳소리로 크게 소리치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커피 한잔, 맥주 한잔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듯 이야기한다.

나의 생각과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며 웃음을 짓고,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나오면 감탄을 하며

135 꼭지의 단상들에 대해 차분히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인간을 이야기기하고 인간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인문학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래는 나의 생각을 붙잡았던 글들이다.

하나의 생각이 하나로 그치지 않고 다른 하나와 둘로 이어지는 생각들이다.

차분하게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생각을 나누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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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읽는 시간 -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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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획단으로 참여해서 초고를 살펴보는 영광을 누렸던 책이다.

편집과정에서 내용이 풍성해지고 적절한 사례들도 많이 보충되어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기에 충분한 멋진 작품이 탄생하였다.

인간관계와 자존감 부족으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확신한다.

독자기획단에 이어 서평단에도 선정된 나와는 참 인연이 깊은 책이다.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의 고민이다.’ -알프레드 아들러

인간관계가 힘들 때 나름 현명한 해결방안이 거리두기이다. 그러나 거리두기가 회피의 다른 이름은 아닐까?

인간관계란 경계와 경계의 만남이자 부딪힘이다.

이 책은 바운더리를 통해 우리의 고민인 자아와 인간관계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노력이 부족해서 관계가 힘든 것이 아니다.

결국 문제는 바운더리다.

지금 모습으로 충분하다는 위로의 심리학이 아니라

관계를 재구성하는 변화의 심리학이 바로 바운더리 심리학

 

이 책의 주요 개념인 바운더리(boundary)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아와 대상과의 경계이자 통로를 말한다.

나 아닌 것을 구분하는 경계가 되어주는 일종의 피부다.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아와 대상과의 경계인 바운더리는 자신을 보호할 만큼 충분히 튼튼하되,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친밀하게 교류할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이어야 한다.

세포막처럼 유연해야 한다.

 

반복적인 애착손상으로 생긴 바운더리의 문제로

1. 자아발달의 왜곡이 발생한다.

-자아가 대상과 단절되어 분리되는 과분화

-자아가 대상으로부터 분화되지 못한 채 연전히 공생관계에 머무르는 미분화

2. 인간관계가 왜곡된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것을 불안해하며 자꾸 거리를 두려고 하는 억제형

-반대로 거리 조절을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다가가려고 하거나 다른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는 탈억제형

*바운더리 이상에 따른 역기능적 관계 유형

순응형: 미분화 + 억제형

돌봄형: 미분화 + 탈억제형

방어형: 과분화 + 억제형

지배형: 과분화 + 탈억제형

 

바운더리의 이상에 따른 네 가지 역기능적 관계가 바로 순응형, 돌봄형, 방어형, 지배형이다.

이러한 역기능적 관계는 어린 시절 애착손상에 의해 만들어진다.

모든 애착손상이 바운더리를 훼손시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치유되지 못한 애착손상이다.

관계도 치유가 될까요? 나를 지키며 친밀해지는 바운더리의 심리학

 

*바운더리가 건강한 사람들의 다섯 가지 특징

관계 조절 능력이 있다. 관계의 깊이와 거리를 조절할 줄 한다.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있다.

상호존중감을 가지고 있다. 조화롭고 건강한 관계는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관계라는 의미다.

상대의 마음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 ‘따로 또 같이alone together’에서 같이의 의미는 상대의 마음에 대한 관심, 반영, 그리고 공유다. 이것은 마음의 일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갈등회복력이 높다. 작은 싸움을 확대시키지 않고 싸우고 난 뒤라도 각자의 역할이 잘 흐트러지지 않는다.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바운더리는 자기를 보호하는 방어적인 자기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감정,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잘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바운더리를 다시 세워 나답게사는 법

내 관계의 역사를 이해하기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관계 파악

2. 손상을 회피하기보다 복구하는 연습

마음의 구멍을 메우는 연습부터

내가 힘들 때조차 나에게 친절할 수 있기를!’ ‘내가 평화롭기를!’

3. ‘자기표현 훈련으로 바운더리 세워보기

1단계. 일단 멈춤Pause_멈추고 자동반응을 보류하는 연습

2단계. 알아차림Awareness_내 감정과 욕구 그리고 책임 알아차리기

3단계. 조절Control_상황과 상대에 따라 자신의 반응 조절하기

4단계. 자기표현Self-Expression_솔직하게 그러나 정중하게

4. 작은 결정권부터 찾아오는 아니오연습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

부탁 훈련: 나는 부탁할 수 있고 당신은 거절할 수 있다

거절의 표현: 내가 거절한 것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요청일 뿐

5. ‘자기세계만들기

스스로 기쁨을 만들어내는 힘

행위의 보상이나 결과와 상관없이 그 행위 자체가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 ‘Otium’

 

*바운더리가 점점 더 발달하면 처음에 희미하게 생겨나서 점점 뚜렷해지다가 그 정점을 지나면 다시 희미해진다.

희미해진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퇴행이 아니라 자아의 확장을 의미한다.

미성숙한 희미함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희미함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을 생각하며, 좀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실천하게 된다.

자신을 채움과 동시에 공동체에 공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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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위해 출근하는가
김소현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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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교에서 근무하다보니 진로지도라는 단어와 익숙하다.

이른바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관련 학과와 직업을 추천하고 그에 따르는 능력을 준비시키는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정작 나 자신을 위한 진로지도는 없었다.

25살부터 시작한 교사생활에서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은퇴 후의 직업을 위한 진로지도는 없었다.

 

저자의 컨설팅 활동 경험들이 책속에 잘 녹아들어서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포인트를 잘 짚어내고 있다. 각각의 조건이나 상황에서의 적절하면서도 상세한 조언들이 제시되어서 독자들의 진로 선택과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들과 사례들이 풍성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는데 충분하다.

 

자신이 일하는 이유(일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저자는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체크리스트를 통하여 자신의 유형을 확인하고, 각각의 유형에 따른 진로 가이드가 제시된다.

자신의 유형에 따른 직장선택의 기준과 경력관리 포인트, 해야 할 포인트와 하면 안 될 포인트들을 조목조목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일의 의미를 A~E5가지로 구분하고, 이를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체계(Maslow’s hierarchy of needs)와 연계하여 설명하고 있다.

매슬로우는 각 욕구를 위계로 보고 아래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그 다음 단계의 욕구가 순차적으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다섯 가지 모두 평등하며 독립된 유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A 14, B 5, C 15, D 16, E 25점이 나왔다.

 

A 생존의 욕구 충분한 보상과 고용안정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생존의 수레바퀴를 돌리기 위해 돈을 번다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사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선

내 삶의 경제적인 안정을 원한다

-직장선택의 기준

보상 수준

현재의 임금 수준

미래의 기대임금 수준

고용 안정

계약 관계의 안정성

고용 기간의 지속성

-경력관리 포인트: 일의 부가가치를 높이자

우리 회사 내 성공의 법칙을 이해하자

전략적 이직을 준비하자

지금과 다른 물에서 놀기 위한 경력 점프를 하자

-Do & Don’t: 돈에 덜미를 잡히지 말자

번 아웃을 경계하라

부정(不正)을 부정(否定)하라

주고받음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B 안전의 욕구 건강하고 자유로운 환경

-회사를 벗어난 나의 삶도 소중하다

회사에서 몸 챙기면 안 되나요?

일은 건강해야 한다

일과 삶이 공존하기를 원한다

-직장선택의 기준

건강한 환경

안전한 업무 환경

근로시간 및 근로형태

자유로운 환경

휴가·휴직 활용여건

근무방식의 유연성

-경력관리 포인트: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일을 찾자

편안하고 예측가능한 일

재량권이 있는 독립적인 일

회사를 벗어난 프리랜서

-Do & Don’t: 일과 삶, 양손잡이 전략을 구사하라

일에서 인정받는 것은 기본이다

나의 부재에 대한 대안을 준비해두자

 

C 소속의 욕구 호혜적인 관계와 조직문화

-회사라는 울타리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이고 싶다

회사에서는 친구가 될 수 없나요?

나는 우리가 필요하다

원만한 회사 생활을 원한다

-직장선택의 기준

우호적 관계

나와 닮은 동료들

일 잘하는 동료들

협력적 문화

함께 일하는 방식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

-경력관리 포인트: 나를 지지하는 동료가 많은 곳에 머물자

나의 업무가 누군가에게 칼날일 수 있다

리더는 외로운 자리이다

-Do & Don’t: 공과 사를 구분하자

조직 내 관계는 본질적으로 수직이다

가족같다’ vs. ‘가 족같다

갈등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자

 

D 인정의 욕구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

-나의 땀과 노력, 누군가는 보아주었으면 한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 세속적이라고요?

일은 나의 가치에 대한 증명이다

나를 빛내는 일을 원한다

-직장선택의 기준

사회적 인지도

회사의 네임밸류

선망하는 직업

조직 내 영향력

핵심 업무

승진·승급 가능성

-조직 내외의 영향력을 확대하라

전문성으로 승부하자

내 일의 조력자를 만들자

인간적인 매력도 경쟁력이다

-Do & Don’t: 나만의 기준을 정하고 따르자

성공을 비교하지 말라

권력에 취하지 말라

평판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라

 

E 자아실현의 욕구 관심분야에서의 성장 기회

-일은 만족스러워야 한다

꿈꾸는 일을 한다는 것이 사치인가요?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일의 교집합을 원한다

삶은 이 아니라 되어가는 과정이다

-직장선택의 기준

관심 분야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

내가 원하는 업무 기회

성장 가능성

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배울 수 있는 사람들

-경력관리 포인트: 경력 좌표를 그리자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자: 도착지 설정

현실을 직시하자: 출발지 설정

작은 성공 경험을 축적하자: 경로 구체화

-Do & Don’t: 일은 구체적인 현실이다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의 재미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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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 2 - 생과 사의 경계, 중증외상센터의 기록 2013-2018 골든아워 2
이국종 지음 / 흐름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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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주대학교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의 에세이 2

1편이 저자가 외상외과로 임용된 2002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록.

2편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의 기록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도 왜 우리는 변하지 못하는가?

 

-1편을 통해 단 한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의료진과 관계자들의 분투를 기록했다.

그 기록은 2편으로도 계속된다.

여전히 저자는 자신의 인생을 비루하다고 표현하고 있고, 여전히 선진국 수준의 시스템은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소위 높은 양반들이 정치질에 외상외과는 좌초의 위기 속에 노출되어 있었다.

 

헬리콥터는 바람을 깎아내며 그 반동으로 솟아오르고, 앞으로 나아간다.

어쩌면 나도 중증외상센터도 헬리콥터가 바람을 깎아 나아가듯, 내 동료들을 깎아가며 여기까지 밀어붙여왔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아파도 아프다고 하지 않았고, 힘들어도 힘들다고 내색하지 않았다.

간신히 구축해온 선진국 표준의 중증외상센터를 유지하기 위해 말없이 버티다 쓰러져나갔다.

결국 이 중증 외상센터 바닥은 내 동료들의 피로 물들었다.

 

-중증외상 환자가 발생하는 대형 사고는 연이어 터지고 있었지만 제도적인 준비는 항상 더디었다. 고위급의 결심에도 실무진으로 내려오면 희미해지다가 사라지곤 했다.

저자에게 희망은 사라지고 있었다.

동료들의 희생에 항상 죄스러움을 느끼는 저자는 스스로 사라지기를 바라기도 하였다.

 

내가 외상외과라는, 한국에는 정착할 수 없어 보이는 괴이한 일을 할 때마다 나와 연관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문제를 알고도 그만두지 못했고, 문제의 본질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했고,

문제의 본질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면서도 권한 밖의 일이었으므로,

나는 늘 진퇴양난이었다.

 

-그가 지켜내고자 하는 삶의 원칙들. 그 속에서 그는 산화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게 너무나 큰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오락프로그램에서 유행했던 그 말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이 너무나 싫다.

 

왼쪽 눈의 안저 촬영 사진을 나는 한동안 멍하니 보았다.

최근들어 헬리콥터 안에서 고글을 자꾸 닦아내던 것을 생각했다.

며칠 전 직원 식당에서 좋아하는 반찬이 나왔을 때 젓가락이 허공을 헤집었던 것을 기억했다.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 허탈한 웃음을 애써 참았다.

10분 가까이 멍하니 않아 있었다.

오른쪽 어깨가 부서져나갔고, 왼쪽 다리도 성하지 않은데 이제는 한쪽 눈도 멀고 있구나…….

돌보지 못한 몸이 깎여 나가고 있었다.

 

-2014년 우리가 기억하는 큰 아픔이 터졌다.

기이하리만큼 움직이지 않았던 구조대와 구조헬기들.

사고 현상의 상공을 비행했던 이국종 교수팀의 헬기는 당국의 명령으로 회항할 수밖에 없었다. 구조대원들과 의료진의 깊은 무력과 좌절이 분노가 되었다.

 

세월호 침몰을 두고 드물게발생한 국가적 재난이라며 모두가 흥분했다.

나는 그것이 진정 드물게 발생한 재난인지, 드물게 발생한 일이라 국가의 대응이 이따위였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이든 국가든 진정한 내공은 위기 때 발휘되기 마련이다.

내가 아는 한 한국은 갈 길이 멀어 보였고, 당분간은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에 힘이 빠졌다.

 

한 지방자치 단체에서 1,800억 원을 들여 대규모의 안전체험 테마파크를 지어놨다.

하루 평균 입장객은 350여 명, 연간 적자 규모는 15여억 원이라고 했다.

1,800억 원이면 중증외상센터 전체건립 비용을 상회하며, 소방항공대 두세 곳을 창설할 수 있는 금액일 것이다.

세월호와 증증외상에 대한 이슈가 불거진 이래로 안전과 외상을 테마로 수많은 것들이 벌어지고 있으나, 나는 그 핵심가치를 알 수 없었다.

 

-2권 말미엔 부록으로 인물지가 실려있다. 중증외상센터 건립에 생의 일부분을 바친 사람들에 대한 인물평이 쓰여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소방관계자, 군관계자, 정치인 등등.

그러나 1, 2권을 통틀어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있다.

이국종 교수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

아내나 자녀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

 

사실 의료비를 적절히 투입했을 때 가장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중증외상이다.

그것이 세계 의료계의 정설이지만, 한국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긴 한국의 어떤 분야가 그렇게 세계적인 표준을 좇아가겠는가?

해외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몇몇 민간 기업을 제외하면 한국 사회의 그 어느 분야도 그렇게까지 세계 표준을 추구하지 않는다.

다들 제 살 길 찾기에만 고도로 특화되어 있는 이 사회에서 나는 그동안 쓸데없는 짓을 해온 것만 같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드라마 장르가 의학 드라마였다. ‘하얀 거탑이나 이국종 교수가 모티브였다는 낭만닥터 김사부골든타임같은.

천재적인 의술을 발휘하는 주인공이 온갖 역경 속에서도(주로 정치적 술수나 권력의 유혹 등) 의사로서의 정의를 지키며 승리한다는 스토리.

이제는 의학 드라마를 보지 못할 것 같다. 너무나 처절하고 먹먹하게 현실과 싸우는 이국종 교수를 보았기 때문이다.

 

헬리콥터의 로터 소리는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를 이승으로 끌고 오는 소리였으나, 주민들에게는 정적을 깨뜨리는 소음에 불과했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에서조차 주거지역에 인접해 병원이 위치한 경우가 많았지만, 병원에서 출동하는 헬리콥터 소음으로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외상센터에는 연간 2,500여 명의 외상환자가, 영국의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에는 연간 1,500여 명의 외상환자가 헬리콥터로 실려온다.

일본 오사카나 지바의 외상센터에도 헬리콥터로 실려 오는 환자가 연간 1,200여 명을 상회한다.

민원에 시달리는 우리의 항공 출동은 기껏 연간 300회에 불과했다.

이런 식이라면 한국에서는 외상센터를 운영할 수 없다.

항공 전력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초단위로 죽음의 문턱을 넘는 중증외상 환자들을 살려낼 수 없다.

 

-선진국의 시스템. 이국종 교수를 절망시키고 있는 그것.

우리가 만들어야만 한다.

우리가 입 밖으로 뱉어내는 인간 존엄성과 자유와 평등을 지키는 일은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을 길바닥에서 죽게 만드는 일을 멈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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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알렉 애쉬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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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사회주의 국가에 태어나 자본주의 파도를 맞이한 중국 신인류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은 국가로써의 중국이다.

그들의 역사와 자연환경 그리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경제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국제적 영향력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그 나라를 움직이고 있는 정치세력이 아닌 실질적인 그 나라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80바링허우(덩샤오핑의 '한가구 한자녀 정책' 실시 이후인 1980년부터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불안정성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들은 과도기 세대이며 빠르건 더디건 중국을 변화시킬 시작 지점에 있는 세대다.

더 많은 희망과 동시에 더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대다.

 

저자는 다음 6명의 중국의 젊은이의 성장 과정과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샤오샤오: 헤이룽장성 출신. 과일 도매상의 딸.

다하이: 후베이성 출신. 군인의 아들.

프레드: 하이난성 출신. 공산당 간부의 딸.

스네일: 안후이성 출신. 시골농부의 아들.

루시퍼: 허베이성 출신. 농기계 수리상의 아들.

미아: 신장성 출신. 도시설계회사원의 딸.

 

이 책의 등장인물이 중국의 32,000만 명이 넘는 10~20대 젊은이들의 대변자는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대학을 나왔고, 성공을 꿈꾸고 있는 중국 도시의 젊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들은 현재의 중국을 살고 있는 그리고 우리가 필연적으로 상대할 중국의 리얼 라이프 스토리이다.

 

 

1980년대 이후 태생 아이들 중 수천만 명이 부모가 돈을 벌기 위해 먼 타지로 나가고 남겨진 아이들이 되었다.

1985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군사 훈련을 실시해 왔으며, 1989년 천안문 시위 이후에는 의무 사항이 되었고, 1991년부터 이른바 애국 교육이 중국 전역의 학생들에게 강제로 실시됐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마칠 때까지 중국 학생 한 명이 이수하는 애국 수업의 양은 거의 1,000시간에 가깝다.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은 이틀 동안 치러지는데 700(750점 만점)에서 단 1점 차이로 학생들이 갈 수 있는 대학교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가 달라진다.

 

공산당이 그토록 노력했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1989년 혁명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 다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우선순위들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얻들 수 있고 말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환경에서 오직 성공을 향한 치열한 경쟁과 맞닥뜨리고 있다.

모호한 입장으로 반정부 게시물을 탐닉하는 웨이보 이용자들은 적당히 은둔하며, 직장에서 계속 일을 하고, 아무 것에도 맞서서 대립하지 않는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게 웹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그물에서 벗어나 마음껏 누빌 수 있는 세상이다.

젠더의 평등은 문화혁명 이전을 퇴보했다. 임금 격차, 직장 내 조직적인 성희롱, 남성 우월주의 등 익숙한 문제들이 다시 생겨났다. 1980년대 이후 세대는 구세대의 편협한 사고방식에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순전히 자신들 세대만의 힘으로 사회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다.

 

1980년대 이후 세대가 대학 입시와 직장생활 그리고 결혼이라는 컨베이어벨트에 놓여 있는 세대라고 한다면, 1990년대 이후 세대는 아예 그 벨트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세대다.

1990년대 이후 세대에 속한 다양한 부류의 젊은이들은 종종 바로 앞 세대가 잃어버린 젊음을 보상해주는, 관습을 거부하는 부류로 규정되곤 했다.

 

2012년에 댜오위다오섬을 두고 일본과의 분쟁이 극에 달했다. 이 성난 젊은이들을 거품 물고 분노하게 할 명분으로 민족주의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

사실 이 젊은이들이 진짜 좌절하게 된 원인은 일본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오히려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부와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경제 성장의 모든 성과를 가져가 버리는 광경을 일상적으로 봐야 하는 현실이 더 관련 깊었다.

 

중국은 계급이 없는 사회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 사이에 현실적인 계급이 존재한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해온 사람들은 대부분 열등한 계층 취급을 받으며 이 틈은 날이 갈수록 더욱 벌어지기만 할 뿐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젊은이들과 중국의 젊은이들과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중국의 현실과 젊은 세대들의 실제 생활을 통해 그들이 만들어나갈 미래의 중국을 살펴볼 수 있으리라.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중국. 그 변화는 중국이 직면한 문제이자 기회이며, 이웃 나라인 우리에게도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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