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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알렉 애쉬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사회주의 국가에 태어나 자본주의 파도를 맞이한 중국 신인류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은 ‘국가로써’의 중국이다.
그들의 역사와 자연환경 그리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경제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국제적 영향력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나 그 나라를 움직이고 있는 정치세력이 아닌 실질적인 그 나라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80後 바링허우(덩샤오핑의 '한가구 한자녀 정책' 실시 이후인 1980년부터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불안정성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들은 과도기 세대이며 빠르건 더디건 중국을 변화시킬 시작 지점에 있는 세대다.
더 많은 희망과 동시에 더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대다.
저자는 다음 6명의 중국의 젊은이의 성장 과정과 현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샤오샤오: 헤이룽장성 출신. 과일 도매상의 딸.
다하이: 후베이성 출신. 군인의 아들.
프레드: 하이난성 출신. 공산당 간부의 딸.
스네일: 안후이성 출신. 시골농부의 아들.
루시퍼: 허베이성 출신. 농기계 수리상의 아들.
미아: 신장성 출신. 도시설계회사원의 딸.
이 책의 등장인물이 중국의 3억 2,000만 명이 넘는 10~20대 젊은이들의 대변자는 아니다.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은 모두 대학을 나왔고, 성공을 꿈꾸고 있는 중국 도시의 젊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들은 현재의 중국을 살고 있는 그리고 우리가 필연적으로 상대할 중국의 리얼 라이프 스토리이다.
1980년대 이후 태생 아이들 중 수천만 명이 부모가 돈을 벌기 위해 먼 타지로 나가고 ‘남겨진 아이들’이 되었다.
1985년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군사 훈련을 실시해 왔으며, 1989년 천안문 시위 이후에는 의무 사항이 되었고, 1991년부터 이른바 애국 교육이 중국 전역의 학생들에게 강제로 실시됐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를 마칠 때까지 중국 학생 한 명이 이수하는 애국 수업의 양은 거의 1,000시간에 가깝다.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은 이틀 동안 치러지는데 700점(750점 만점)에서 단 1점 차이로 학생들이 갈 수 있는 대학교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가 달라진다.
공산당이 그토록 노력했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1989년 혁명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 다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우선순위들이 있을 뿐이다.
그들은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얻들 수 있고 말로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환경에서 오직 성공을 향한 치열한 경쟁과 맞닥뜨리고 있다.
모호한 입장으로 반정부 게시물을 탐닉하는 웨이보 이용자들은 적당히 은둔하며, 직장에서 계속 일을 하고, 아무 것에도 맞서서 대립하지 않는 젊은이들이다. 그들에게 웹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그물에서 벗어나 마음껏 누빌 수 있는 세상이다.
젠더의 평등은 문화혁명 이전을 퇴보했다. 임금 격차, 직장 내 조직적인 성희롱, 남성 우월주의 등 익숙한 문제들이 다시 생겨났다. 1980년대 이후 세대는 구세대의 편협한 사고방식에 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순전히 자신들 세대만의 힘으로 사회를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다.
1980년대 이후 세대가 대학 입시와 직장생활 그리고 결혼이라는 컨베이어벨트에 놓여 있는 세대라고 한다면, 1990년대 이후 세대는 아예 그 벨트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세대다.
1990년대 이후 세대에 속한 다양한 부류의 젊은이들은 종종 바로 앞 세대가 잃어버린 젊음을 보상해주는, 관습을 거부하는 부류로 규정되곤 했다.
2012년에 댜오위다오섬을 두고 일본과의 분쟁이 극에 달했다. 이 성난 젊은이들을 거품 물고 분노하게 할 명분으로 민족주의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
사실 이 젊은이들이 진짜 좌절하게 된 원인은 일본과는 별로 관련이 없다.
오히려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부와 권력을 지닌 사람들이 경제 성장의 모든 성과를 가져가 버리는 광경을 일상적으로 봐야 하는 현실이 더 관련 깊었다.
중국은 계급이 없는 사회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 사이에 현실적인 계급이 존재한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해온 사람들은 대부분 열등한 계층 취급을 받으며 이 틈은 날이 갈수록 더욱 벌어지기만 할 뿐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젊은이들과 중국의 젊은이들과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중국의 현실과 젊은 세대들의 실제 생활을 통해 그들이 만들어나갈 미래의 중국을 살펴볼 수 있으리라.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중국. 그 변화는 중국이 직면한 문제이자 기회이며, 이웃 나라인 우리에게도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