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 - 쇠퇴한 지방 도시에서 영국 최고의 도시로 거듭난 프레스턴 이야기
매튜 브라운.리안 존스 지음, 김익성.양준호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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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북부 인구 14만의 작은 도시 프레스턴은 한때 심각한 경제적 침체에 빠져 있었다. 제조업 쇠퇴와 금융 위기로 지역 경제는 크게 흔들렸고, 빈곤율과 자살률은 영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절망적 상황에서 프레스턴은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는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한 '프레스턴 모델'을 심도 있게 탐구하는 책으로, 지역 경제 회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프레스턴 모델의 핵심인 '공동체 자산 구축(Community wealth-building)' 전략이다. 매튜 브라운이 이끄는 프레스턴 시의회는 공공 기관의 지출을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독려함으로써 지역 경제가 스스로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모델의 성공은 기존의 외부 자본 의존적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 주민이 직접 경제의 주체가 되어 일자리를 창출하며 부를 축적하는 '지역 순환 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역에서 돈이 돌게 하라! -공동체 자산 구축의 힘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점은 이 전략이 단순한 경제 부흥을 넘어 지역 사회의 민주적 참여와 자존감을 되살린다는 것이다. 프레스턴은 경제 회복을 넘어서 노동자가 직접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협동조합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저자들은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에서 영감을 받아 지역 내 협동조합 설립을 장려했으며, 지역 공적 기관들이 협동조합과의 거래를 통해 윤리적 소비와 고용을 촉진했다. 그 결과, 지역 내 실업률이 크게 줄고, 근로빈곤층의 삶의 질도 향상되었다.

민주적 경제를 향한 발걸음 -협동조합과 공동체 은행

 

또한 이 책은 프레스턴 모델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어려움과 극복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모델을 성공할 수 있게 한 요소로는 지역 공동체의 강한 결속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높은 시민의식이 있다. 매튜 브라운은 지역 사회 내에서 공공 기관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경제에 직접 참여하고,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과정은 경제적 성장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에게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어주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의 시대

해법을 찾는 이들을 위한 가장 확실한 안내서

 

[프레스턴에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

1 지역 공적 기관이 지역 경제에 지출한 금액 증가

/ 20133,800만 파운드 -> 201711,100만 파운드

2 생활임금 지급으로 지역 내 저임금 노동자 25% 소득 증가

3 영국의 싱크탱크 <데모스> 선정 가장 개선된 도시 1

/ 고용, 근로자 임금, 주택 가격, 교통, 환경, 일과 삶의 균형, 불평등을 기준으로 평가

4 근로빈곤층 및 실업률 감소

 

이 모든 일을 만들어 낸 프레스턴 모델의 핵심

= ‘공동체 자산 구축 전략5원칙

1 경제 주체의 공동 소유

2 지역 사회에 복무하는 지역 금융의 구축

3 공정한 고용과 정의로운 노동 시장

4 상품과 서비스의 진보적 조달

5 토지와 여타 부동산의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이용

 

책에서 다루는 여러 사례는 프레스턴이 단순히 하나의 성공한 도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전략임을 보여준다. 영국의 웨일스, 런던 뉴엄 자치구 등 여러 지역에서 프레스턴 모델을 변형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국가들도 이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프레스턴 모델은 지방자치와 주민 참여가 어떤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역 내 앵커 기관을 통한 내부 조달과 협동조합의 활성화, 지역 금융 기관의 설립 등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들이다. 이 전략은 외부 자본의 유입이나 대기업 유치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역이 스스로 회복하고 번영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이 책의 부록은 프레스턴 모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지역 순환 경제' 연구에 깊이 관여해 온 인천대학교 양준호 교수의 해제는 프레스턴 모델이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송정복 희망제작소 자치분권 팀장이 쓴 '지방자치와 주민 참여'는 프레스턴 모델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용하다.

 

결론적으로, 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는 단순한 경제 서적이 아니다. 이 책은 경제적 쇠퇴를 겪고 있는 도시들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것이며, 특히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프레스턴더나은경제를상상하다 #매튜브라운 #리안존스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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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메리골드 시리즈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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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의 저력과 K-문학의 위상을 드러낸 윤정은 작가의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은 현대사회에서 잊혀가는 인간의 정과 따뜻함을 담은 작품이다. 출간 이후 30만 부 판매를 기록하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펭귄랜덤하우스를 통해 해외로 수출되며 K-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 전작인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 이어 이번 작품 역시 독자들에게 감동과 치유를 선사하며 그 감동의 여정을 확장했다.

 

소설은 두 면이 바다이고 두 면이 도시인 언덕 위의 작은 마을 메리골드를 배경으로 한다. 이 마을은 서로 밥을 나누어 먹고 대가 없이 돕는 사람들의 따뜻한 공동체로, 현대사회의 삭막함과는 대조적으로 그려진다. 여기에서 이야기는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전작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던 사장 지은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진관이 생기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진관의 주인은 속은 따뜻하지만 슬픔을 품은 한 남자. 그는 손님들의 마음을 사진으로 찍어, 그들이 보고 싶은 미래나 잊어버린 과거의 행복을 찾아주는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운영한다.

 

이 사진관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각자의 인생에서 겪은 슬픔과 상처를 안고 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해 삶의 끝에 내몰린 부부와 그들의 어린 딸, 세상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을 가졌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여자,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20대 청년, 그리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자신을 잃어버린 워킹맘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소설 속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현실 속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다가온다.

 

지우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가요.

마음의 얼룩을 행복한 기억으로 바꾸어 찍어드려요.

보고 싶은 마음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줄 수도

보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줄 수도 있어요.

당신이 행복할 수 있다면

당신의 슬픔이 안녕할 수 있다면

얼룩진 마음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꾸어 드립니다.

어서 오세요, 행복한 마음을 찍어드리는 마음 사진관입니다. -사진관 주인 백

 

소설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결국 치유위로이다. 사진관을 찾은 손님들은 자신도 모르게 오랜 상처를 마주하며, 그 상처를 토로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풀어낸다. 사진을 통해 자신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확인하려고 하는 그들의 모습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안과 불확실함을 반영한다. 그리고 그 불안 속에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는 결심이 담겨 있다.

 

윤정은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삶의 슬픔을 직시하면서도 그 속에서 희망을 찾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는 삶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럼에도 기쁨을 찾고 슬픔을 보듬어 주면서 살아가는 것 역시 삶이라고 말하며, 독자들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특히 사진관에서 손님들이 사진을 찍는 장면은 극적으로 긴장감을 유발하며, 그들이 찍힌 사진 속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떻게 변화할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사진을 통한 변화의 여정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의 결말까지 몰입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따뜻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 소설은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소외와 고독, 자기 자신과의 화해를 중요한 주제로 삼고 있다. 각 인물들이 사진관을 찾게 된 이유는 다르지만, 그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하는 것은 결국 자신을 돌보지 못한 결과로 인한 상처이다. 이는 현대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며, 소설 속 인물들은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해나가려 한다. 특히 워킹맘이나 20대 청년의 이야기 등은 세대와 성별을 초월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확장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진 한 장으로 인생을 바꿔드립니다

 

이 소설이 주는 또 하나의 큰 매력은 송지혜 작가가 그린 표지 일러스트에 있다. 전작의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받으면서도 몽환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은, 책을 펼치기 전부터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표지 속에 숨겨진 의미가 서서히 풀리며 책과 독자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은 단순한 소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그것은 독자들에게 단순한 휴식이나 재미를 넘어서, 삶 속에서 잊어버린 감정을 되찾고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선물한다.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찾고자 하는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준다.

#메리골드마음사진관 #윤정은 #북로망스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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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과학사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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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아르키메데스부터 상대성이론의 아인슈타인까지

우연과 필연이 만들어낸 매혹적인 과학의 순간들

원소 이야기, 양자역학 이야기, 천문학 이야기로 재밌는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팀 제임스의 새로운 책.

이 책은 과학의 발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보여주면서 실수와 우연한 사건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입증하는 흥미로운 사례들을 다수 제시한다.

 

예를 들어, 1845, 독일의 화학자 크리스티안 쇤바인은 아내가 외출한 틈을 타 비밀 실험을 하다 우연히 질산과 황산을 엎질렀다. 그는 서둘러 아내의 앞치마로 이 액체를 닦아냈지만, 그 앞치마가 말리는 도중 폭발해 버렸다. 쇤바인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 이 사건은 훗날 질산섬유소, 즉 현대 폭약의 한 형태인 니트로셀룰로오스 발견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사례로, 1939년 버클리캠퍼스의 수학과 학생 조지 댄치그는 강의 시간에 늦어 칠판에 적힌 문제를 과제라고 생각해 풀어냈는데, 그 문제는 사실 역사상 풀리지 않았던 난제였다. 문제의 난해함을 알지 못했기에 그는 마치 과제를 풀듯이 그 문제를 해결했다. 이 사례는 "불가능한 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일이 이미 해결된 것처럼 가정하는 것이다"라는 교훈을 제시한다.

 

과학사의 우연한 발견들은 또한 오늘날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처럼 우리의 삶을 바꾼 발명으로 이어졌다.

 

1945, 퍼시 스펜서는 군용 마이크로파 방출기를 실험하던 도중 초콜릿이 녹아내리는 현상을 보고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새로운 가열 방법을 발견했다. 이는 결국 전자레인지의 발명으로 이어졌고, 수많은 가정의 주방을 혁신했다.

 

앤더슨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다섯 번째 입자를 목격했다. 이것은 동네 고양이를 관찰하려고 뒷마당에 동작 인식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우연히 검치호랑이의 모습을 포착한 것과 같다. 뮤온이라고 명명된 이 새로운 입자는 당황스럽게도 원자 내에서 발견되지 않고, 방사성 붕괴에 관여하지 않으며, 양자 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에도 필요하지 않았다. 뮤온은 아무런 목적 없이 존재했다.

 

이 외에도 전설적인 최초의 영화 촬영 기법 등 의도치 않은 사고나 실수가 인류의 과학적 진보에 얼마나 중요한 기여를 했는지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과학은 산산조각이 난 예측과 실패한 실험으로 점철된 고된 과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운명의 달은 이따금 우리가 예상도 의도도 하지 않은 승리의 길로 서서히 우리를 인도한다. 우리 종족이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를 생각하면 진정 무섭다. 책에서 소개하는, 생명을 구하는 소중한 발명품과 우주에서 발견한 심오한 사실들 일부는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잘못된 덕분에 겨우 우리 손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뜻밖의 운 좋은 발견이 과학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우리는 언제 세상이 변화하고 어디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도출될지 예측할 수 없다. 때로는 올바른 시점의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 잘못된 시점의 그릇된 장소에서 혁명이 시작된다.

 

과학사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저자는 과학이 단순한 계획이나 의도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순간과 우연한 상황에서 놀라운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크로파 실험 중 우연히 전자레인지가 발명된 퍼시 스펜서의 일화처럼, 예상치 못한 발견이 현대 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과학의 발전 과정과 우연한 발견들이 어떻게 인류의 삶을 변화시켰는지를 흥미롭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특히 저자의 유머와 위트 있는 문체는 과학이라는 주제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과학자가 겪는 실패와 우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실험과 탐구의 즐거움을 전한다.

 

또한, 익숙한 과학적 사실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과학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더욱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전반적으로 흥미진진하면서도 교육적인 내용을 잘 결합한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뜻밖의과학사 #팀제임스 #한빛비즈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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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지 않을 결심 - 이기적 본능을 넘어서는 공감의 힘
카렌 암스트롱 지음, 권혁 옮김 / 불광출판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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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암스트롱은 이번 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자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비가 단순한 윤리적 개념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적 요소임을 설파한다. 자비는 인간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이자 행동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암스트롱은 자비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생존을 넘어 더 고차원적인 존재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이 책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메커니즘인 '네 가지 F'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신경과학자들이 정의한 'Feeding(섭식), Fighting(투쟁), Fleeing(도망), Fuxxing(번식)'이라는 네 가지 F는 생명체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연적으로 따르는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적인 행동들이 현대 사회에서 갈등과 증오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암스트롱은 자비가 이러한 기본적인 생존 메커니즘을 초월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비가 인도의 고대 종교, 불교, 공자, 묵자, 순자와 같은 동양 사상뿐만 아니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와 같은 서양의 종교에서도 공통적으로 등장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사상들은 모두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교훈을 제공한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자비는 단순한 도덕적 원칙이 아닌, 인류가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을 암스트롱은 강조한다.

 

암스트롱은 자비의 실천을 위해 열두 단계의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이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고통을 마주하는 방법을 포함한다.

첫 번째 단계는 자비란 무엇인가?’로 시작된다. 이 단계에서는 자비의 개념과 중요성을 이해하고, 자비를 삶에 적용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두 번째 단계는 한발 물러나 세상을 둘러보라,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 타인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단계는 나를 사랑해야 남도 사랑한다, 자신에 대한 사랑이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기 사랑은 자비의 출발점이 된다. 네 번째 단계는 타인의 입장에 서 보기,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노력을 기울인다. 이는 공감 능력을 기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섯 번째 단계는 내 마음 사용법 익히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다. 여섯 번째 단계는 일상의 작은 행동부터, 작은 친절한 행동부터 시작해 자비를 실천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이는 자비의 실천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알린다.

일곱 번째 단계는 우리는 얼마나 무지한가?’, 자신의 무지를 인식하고 이를 인정함으로써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를 갖추도록 한다. 여덟 번째 단계는 우리는 서로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상대방의 생각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기초가 된다.


아홉 번째 단계는 누구든 낯선 곳에서는 이방인이 된다, 타인의 입장에서 그들이 겪는 고립감을 이해하고, 포용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열 번째 단계는 모르는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문화와 배경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한 번째 단계는 고통을 마주하라, 자신의 고통뿐만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이를 이해하는 것이 자비를 실천하는 데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열두 번째 단계는 원수를 사랑하라, 이 단계에서 저자는 가장 어려운 과제를 제시한다. 자신의 적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자비의 실천임을 강조한다.

 

암스트롱은 현대 사회에서의 불안과 적개심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제한하는지를 설명하며,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공포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한다. 특히, 음악가 대릴 데이비스의 예를 통해 KKK(쿠 클럭스 클랜) 간부와의 대화를 통해 인종적 증오를 극복할 수 있었던 사례를 소개한다. 데이비스는 우리 인간은 모두 같은 것을 원한다는 믿음 아래 대화와 이해를 통해 200명 이상의 KKK 회원들이 탈퇴하도록 도운 인물이다. 이는 자비의 실천이 어떻게 타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암스트롱은 자비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인류의 연대와 공감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모든 종교 전통이 자비를 필수적인 가치로 삼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본성이 추구해야 할 방향임을 강조한다. 자비는 단순히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녕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암스트롱은 현대인이 이기적 본능을 뛰어넘고, 보다 친절하고 이해심 많은 존재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자비의 실천이 개인의 삶을 넘어 사회와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비는 우리의 존재 방식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자비의 실천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류가 좀 더 공감하고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자비가 단순히 한 개인의 미덕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지향해야 할 보편적인 가치임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암스트롱은 자비를 통해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공동체를 이루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며, 우리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실천을 촉구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상처주지않을결심 #카렌암스트롱 #불광출판사 @bkbooks79 @meditation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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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사들에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 교사와 학생의 마음건강을 위한 교육 멘토링
조벽 지음 / 해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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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교사다. 중학교부터 희망하던 직업을 허락받고 그 길에서 30년 넘게 학생과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 환경과 함께 교육적 가치 역시 교사의 의도와는 달리 너무나 빠르고 너무도 과격하게 변하고 있다. 문제 학생은 점점 늘고, 학부모의 컴플레인은 도를 넘고, 행정 업무는 줄어들 줄을 모르는 현실은 이제 온 국민이 알고 있는 교육 현장의 모습이다.

 

우리나라 교사의 수준은 세계적으로 손꼽히고 학부모의 교육열 역시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우리 교육의 문제적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저자는 문제에만 너무 빠져있다보면 터널 비전(tunnel vision)으로 시야가 좁아져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교육의 암울한 현실에 매몰되지 말고 폭넓고 길게 내다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교사들에게 끝까지 버틸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동시에 몸가 마음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교육을 소개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1부에서는 우리나라 교육 현황을 살펴보고, 우리가 원하는 교육과 교육자의 모습을 그려본다. 2부에서는 우리 아이들을 망치는 교육과 살리는 교육을 비교하여 살펴본 후, 무엇을 버리고 어떻게 바꿀 것인지 방향을 제시한다. 3부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돕는 심리적 해법을 제시한다. 마음지능을 기를 수 있도록 소중한 것 알아차리기부터 행복일기 쓰기, 마음햇살 보내기, 연결실천까지 교실과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을 제시한다. 이러한 기법들은 교사와 학부모 스스로 실천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2부에서 저자는, 무엇보다 입시 위주로 교과목을 외우며, 의존적인 둔재로 만드는 MAD, SAD, BAD 교육, 즉 아이들을 죽이는 사()교육을 과감하게 버릴 것을 권한다.

내용을 달달 외우고(Memorizing), 분석하고(Analyzing), 계산(Data processing)하는 게 MAD 교육,

부모의 꼭두각시(Slavish)가 되어 입시 위주(Admission oriented) 공부를 하며 꿈을 박탈당한(Dreamless) SAD 교육,

과보호로 거기 근성(Beggar-minded)과 갑질 근성(Arrogance)을 키우고, 의존적(Dependent) 결과로 이어지는 게 BAD 교육

 

30년 넘는 교직 생활 동안 항상 들어온 게 교육 개혁이다. 수능을 도입한다,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만든다, 교육과정을 개편한다,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다, 교무 업무를 경감한다 등등. 매년 학년 초에 작성하는 수많은 계획서에는 교육 개혁이란 단어는 들어 있었지만 이미 그 단어는 타성에 젖어 있었다.

교육 개혁이란 방법이 아니라 먼저 비젼을 달리하는 것이다.

 

교육은 아이들의 스펙을 높게 쌓아주는 게 아니라 좋은 스토리가 나오도록 돕는 일이다.

스펙 쌓기는 피 터지는 경쟁을 해야 베스트가 될 수 있고, 나머지는 다 실패자가 된다. 그 과정에서 정작 개인은 소멸되고 만다. , 자신의 인생 스토리에 주인공이 다른 출연자와 별다를 바 없어진다. 그러나 스토리는 남과 얼마나 다르냐의 개념이다. 베스트가 아니라 유니크가 핵심 키워드다. 유니크한 사람은 남과 경쟁하지 않고도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다.

 

아이들에게 강조해야 하는 개념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다.

이제 우리는 성장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 성장이란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가게 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나게 하는 창의적이고 즐거운 과정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마음지능을 높여줄 수 있다. 바로 아이들의 마음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행복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행복한 교육이어야 한다.

행복한 교육이 바로 성공적인 삶을 위한 교육이다.

 

교육과 양육 환경의 변화로 점점 마음이 고픈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교실에서 격한 감정을 일으키는 아이들을 마주할 때 교사도 쉽게 휘둘릴 수 있다. 이때 교사는 심호흡 등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선택해서 실천해야 하며,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최소한 감정응급처치를 해야 함을 저자는 강조한다.

 

교직 인생의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조언을 해주는 선배도 함께 점점 사라지고 나의 답답함이 점점 쌓여갈 때 지혜로운 멘토를 만났다.

교직에 들어오기 전 생각했던 현장과의 괴리에 고민이 많아진 젊은 선생님들과 현장에서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민하는 많은 선생님에게 저자는 위로와 용기, 비전을 제시한다.

교육이 희망이고, 교사가 희망이다.

교육이 희망이어야 하고, 교사가 희망이 되어야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요즘교사들에게진짜하고싶은이야기 #조벽 #해냄 #책읽는샘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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