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 - 쇠퇴한 지방 도시에서 영국 최고의 도시로 거듭난 프레스턴 이야기
매튜 브라운.리안 존스 지음, 김익성.양준호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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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북부 인구 14만의 작은 도시 프레스턴은 한때 심각한 경제적 침체에 빠져 있었다. 제조업 쇠퇴와 금융 위기로 지역 경제는 크게 흔들렸고, 빈곤율과 자살률은 영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절망적 상황에서 프레스턴은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는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한 '프레스턴 모델'을 심도 있게 탐구하는 책으로, 지역 경제 회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프레스턴 모델의 핵심인 '공동체 자산 구축(Community wealth-building)' 전략이다. 매튜 브라운이 이끄는 프레스턴 시의회는 공공 기관의 지출을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독려함으로써 지역 경제가 스스로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모델의 성공은 기존의 외부 자본 의존적 경제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 주민이 직접 경제의 주체가 되어 일자리를 창출하며 부를 축적하는 '지역 순환 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역에서 돈이 돌게 하라! -공동체 자산 구축의 힘

 

책에서 특히 강조하는 점은 이 전략이 단순한 경제 부흥을 넘어 지역 사회의 민주적 참여와 자존감을 되살린다는 것이다. 프레스턴은 경제 회복을 넘어서 노동자가 직접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협동조합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저자들은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에서 영감을 받아 지역 내 협동조합 설립을 장려했으며, 지역 공적 기관들이 협동조합과의 거래를 통해 윤리적 소비와 고용을 촉진했다. 그 결과, 지역 내 실업률이 크게 줄고, 근로빈곤층의 삶의 질도 향상되었다.

민주적 경제를 향한 발걸음 -협동조합과 공동체 은행

 

또한 이 책은 프레스턴 모델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어려움과 극복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모델을 성공할 수 있게 한 요소로는 지역 공동체의 강한 결속력과 민주주의에 대한 높은 시민의식이 있다. 매튜 브라운은 지역 사회 내에서 공공 기관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경제에 직접 참여하고,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과정은 경제적 성장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에게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어주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의 시대

해법을 찾는 이들을 위한 가장 확실한 안내서

 

[프레스턴에서 일어난 놀라운 변화]

1 지역 공적 기관이 지역 경제에 지출한 금액 증가

/ 20133,800만 파운드 -> 201711,100만 파운드

2 생활임금 지급으로 지역 내 저임금 노동자 25% 소득 증가

3 영국의 싱크탱크 <데모스> 선정 가장 개선된 도시 1

/ 고용, 근로자 임금, 주택 가격, 교통, 환경, 일과 삶의 균형, 불평등을 기준으로 평가

4 근로빈곤층 및 실업률 감소

 

이 모든 일을 만들어 낸 프레스턴 모델의 핵심

= ‘공동체 자산 구축 전략5원칙

1 경제 주체의 공동 소유

2 지역 사회에 복무하는 지역 금융의 구축

3 공정한 고용과 정의로운 노동 시장

4 상품과 서비스의 진보적 조달

5 토지와 여타 부동산의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이용

 

책에서 다루는 여러 사례는 프레스턴이 단순히 하나의 성공한 도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전략임을 보여준다. 영국의 웨일스, 런던 뉴엄 자치구 등 여러 지역에서 프레스턴 모델을 변형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에 처한 국가들도 이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프레스턴 모델은 지방자치와 주민 참여가 어떤 방식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역 내 앵커 기관을 통한 내부 조달과 협동조합의 활성화, 지역 금융 기관의 설립 등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들이다. 이 전략은 외부 자본의 유입이나 대기업 유치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역이 스스로 회복하고 번영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이 책의 부록은 프레스턴 모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자료를 제공한다. '지역 순환 경제' 연구에 깊이 관여해 온 인천대학교 양준호 교수의 해제는 프레스턴 모델이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송정복 희망제작소 자치분권 팀장이 쓴 '지방자치와 주민 참여'는 프레스턴 모델을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변형하여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유용하다.

 

결론적으로, 프레스턴 더 나은 경제를 상상하다는 단순한 경제 서적이 아니다. 이 책은 경제적 쇠퇴를 겪고 있는 도시들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것이며, 특히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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