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돈의 역사 1
홍춘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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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9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홍춘욱 지음/로크미디어)>

The History of Money

책 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이다. ‘돈의 역사

그러나 이 책은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역사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애널리스트인 홍춘욱 박사가 인류사에 큰 사건들을 일으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금융의 역할을 설명한 책이다.

책 제목의 금융이었다. 돈의 흐름과 역할이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에 대한 책이다.

경제학 교과서에만 등장하는 지루한 경제 이론들이 살아 움직이며 세계사의 큰 사건마다 영향을 끼친 내용들이 설명된다.

세계사 시간에 연표로만 공부하던 분절된 사건들이 아니라 돈의 흐름에 따라 역사의 물꼬가 역동적으로 바뀌는 장면들을 저자의 깔끔한 문체로 설명된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친 영국의 해군의 배경에는 영국의 낮은 국채금리가 중요한 요인이었던 점을 공부했다. 아무래도 돈이 많은 나라가 전쟁에 유리하겠지만 이 과정들을 경제학적으로 꼼꼼하게 증명해내는 저자의 논리에 감탄을 했다.

유럽의 작은 국가에 불과한 네덜란드가 금융업을 발전시켜 당대의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고 식민지로 경영하던 스페인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배경 역시 금융업의 발달이었다. 네덜란드에서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가 탄생한다.

또한 암스테르담 은행을 설립하게 되는데, 나라가 세운 은행의 존재는 상거래의 편리함을 극도로 높였다. 자신의 계좌가 망하지 않는국책 은행에 있고, 이를 이용해 자유롭게 상거래를 하고, 다양한 통화를 믿을 수 있는 조건에 환전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경쟁 국가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제공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세계사 전체의 최고 노다지인 아메리카대륙을 차지한 스페인은 아메리카에서 유입된 금과 은으로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에 빠진다. 이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가 중앙은행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최강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호전적인 외교정책도 원인이었지만 용병을 고용하여 치르는 전쟁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았다.

 

영원한 도전자이자 영원한 2인자인 프랑스는 열 차례 이상이나 채무 불이행을 해서 신용도가 바닥이었다. 그러다보니 채무이자율이 올라가게 되었고, 부채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더 거두게 되고, 특권 계급은 세금을 내지 않고 제3신분의 민중들만 세금을 부담하게 되고, 이것이 대혁명의 주요 원인이 된다.

프랑스정부도 영란은행처럼 정부에게 돈을 빌려주는 중앙은행을 설립하고자 했으나 스코틀랜드 출신 사기꾼, 존 로에게 당하게 된다. ‘미시시피 회사를 통해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하고 주식 작전을 펴고 그 결과는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고조와 국민들의 경제적 손실만 남게 된다.

 

중국 명나라 만력제 집권 초기에 명재상 장거정이 단행한 일조편법이란 게 있다. 장거정이 추진한 이 개혁의 핵심은 각종 세금을 토지세 하나로 단순화하는 한편, 세금을 모두 은으로 받는 것이었다.

중국이 일조편법이라는 역사적인 개혁을 단행한 후 은화 부족사태를 겪고 있을 때, 스페인이 멕시코와 페루에서 노다지를 발견하고 중국과 교역을 하게 된다.

일조편법 시행과 연이은 귀금속 공급 확대덕분에 명나라 때까지는 서양보다 잘 살았다.

16세기까지만 해도 부강했던 명나라가 17세기 접어들어 청나라에게 힘없이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이자성 등이 주도한 농민 반란이라고 봐야 한다. 극심한 가뭄 등 기상 이변에 대응할 만한 재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역참제마저 붕괴되면서 명나라는 무너지게 된다.

 

노동력이 비싸고 자본이 싼 곳에서는 기계를 사용하는 게 이익인데, 영국이 이에 해당되었고 산업혁명으로 이러지게 된다. 19세기 초 중국과 일본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근면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근면혁명은 값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의 외형을 키우는 전략이다.

 

18세기 초반까지 세계의 양대 강국은 영국과 중국.

중국의 가장 강력한 장점은 무한에 가까운 인력이었다. 중국은 쌀농사 덕분에 4억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인구를 가지고 있었고, 1인당 소득이 서양에 비해 낮을지는 몰라도 워낙 인구가 많아 거대한 시장과 군대를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영국은 중국에 비해 인구는 훨씬 적었지만 1인당 생산성이 매우 높았고 특히 해군이 무척 강했다. 물론 먼 중국까지 군대를 파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인도와 싱가포르 등 중국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에 식량과 보급 물품을 충분히 쌓아둘 수 있었다. 영국은 무역 희망을 거부당하자 아편 전쟁으로 맞서서 정치가와 기업들의 목표를 대부분 달성하였다.

19세기 초반, 영국은 나폴레옹 전쟁에서 승리한 데다,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던 무역역조를 아편 판매로 해결함으로써 산업혁명을 추진할 자본력까지 갖출 수 있게 되었다.

 

경제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공황’. 1929년 뉴욕 연방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의 붕괴를 유발하였다. ‘금본위제의 근본적인 한계와 더불어 주식시장의 호황에 편승한 레버리지 투자(빚을 내서 투자 자금을 불려 나가는 일)도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또한 정부의 청산주의적 태도 역시 핵심 원인이 되었다.

대공황의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통화 공급의 급격한 감소였다.

 

1971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금과 달러의 교환을 정지함으로써 새로운 금융질서를 수립한다.

금본위제의 족쇄에서 풀려난 중앙은행은 예전보다 훨씬 더 과감하게 정책을 취할 여력이 생겼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경기순환이 점점 길어지고 안정적으로 변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달러에 대한 엔화 환율이 급락하고 엔고 불황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본중앙은행은 정책 금리를 2.5%까지 인하했지만, 자산시장의 버블을 유발하고 말았다.

이후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공급 과잉의 영향으로 1990년부터 일본 자산 시장이 무너졌다. 특히 자산 가격 붕괴가 심화된 1991년부터는 경제성장률마저 떨어지는 등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1945년 이후 독립한 국가들 중 1인당 국민소득 ‘14천 달러의 장벽을 돌파한 나라는 (일부 산유국과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와 타이완 두 나라에 불과하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재정수지가 대부분 흑자를 기록했다. 재정수지 흑자는 정부가 세금으로 걷은 것을 다 쓰지 않는다는 뜻이니, 일종의 긴축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만성적인 경상수지 흑자에서 확인되듯, 가계 저축이 과다하고 기업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마저 긴축적인 재정정책을 펼치는 게 타당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1부로부터 얻은 교훈

금리가 높은 나라는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을 때가 많다

2부로부터 얻은 교훈

화폐 공급이 줄 때 경기가 나빠진다!

3부로부터 얻은 교훈

생산성 증가가 빠른 혁신 국가에 투자하라!

4부로부터 얻은 교훈

불황이 시작될 때에는 단호하게 행동하라!

5부로부터 얻은 교훈

중앙은행에 맞서지 마라!

6부로부터 얻은 교훈

버블이 붕괴될 때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돈을 풀어야 한다!

7부로부터 얻은 교훈

건전 재정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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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마주서는 용기 - 하버드대 10년 연속 명강의
로버트 스티븐 캐플런 지음, 이은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2019-057 <나와 마주서는 용기(로버트 스티븐 캐플런 지음/비즈니스북스)>

What You’re Really Meant To Do: A Road Map for Reaching Your Unique Potential

 

저자는 이 책의 주제를 의 재발견이라고 한다. 우리가 자신의 기량을 좀 더 잘 파악하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재발견하며,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1 이제는 나를 들여다봐야 할 때다

나와 마주서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

1) 자신만의 신념을 가져라

2)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마라

3) 내 삶의 주인답게 행동하라

4) 현실을 직시하고 때로는 타협하라

5)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믿어라

 

2 냉철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봐라

한 걸음 떨어져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평가는 반드시 구체적이어야 한다.

구체적인 직무 및 업무가 요구하는 조건들과 비교해 볼 때 당신의 역량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확인하라.

자신의 기량 개발을 스스로 주도하라.

 

3 꿈을 꿔라. 그래야 나아갈 수 있다

재산, 지위, 권력 그리고 직위와 같은 외적 동기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적 동기를 무시하는 근본적인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내적 동기에는 학습, 목적에 대한 열정, 관계, 기량 발전, 문화, 소속감, 동료 관계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무형 요소가 포함된다.

열정은 당신이 지닌 잠재력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어떻게해야 할 지 걱정하기 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집중해서 생각하라.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때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질 것이다.

 

4 과거의 와 솔직한 대화를 나눠라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기록하라

성공 시나리오를 쓰고 실패 시나리오를 써라.

실패 시나리오를 제거하거나 이를 긍정적 생각으로 변형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실패 시나리오가 현재 우리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우리의 행동을 저지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5 기회를 잡는 것도 능력이다

현재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우선 순위의 직무 세 가지를 분석하는 일에 전념하라.

그리고 당신이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하고 반드시 시간 배분이 핵심 직무와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만들어라.

그리고 그 직무를 좀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량 개발에 집중하고, 당신의 취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주변에 둬라.

 

6 관리자를 넘어 리더가 되어라

주인의식은 잠재력에 이르는 강력한 수단이다. 주인의식을 가지려면 정의와 공정성이 언젠가 반드시 승리한다고 믿어야 한다.

이런 믿음을 행동으로 실행할 용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몇 가지 방법

1) 당신에게 이익이 되는지의 여부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2) 다른 사람에게 공적을 돌린다.

3) 자신의 행동이 조직을 위해 바람직한지 혹은 자기 자신에게만 이익이 되는지 살펴보는 프리즘을 통해 행동 여부를 판단한다.

4) 다음 업무를 염두에 두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를 비교하여 현재의 일에 임한다.

자신의 가치와 윤리적 경계를 사전에 생각해 둬야 한다.

 

7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비밀

당신과 함께 마주 앉아 본질적인 사안에 관해 터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최소 한두 명은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를 완성하는 세 가지 열쇠

1) 자신을 노출하라

2) 질문하라

3) 조언을 구하라

 

8 당신이 정말로 해야 할 일

한 걸은 더 내딛어라.

1) 일기를 써라

2) 매일 책과 신문을 읽어라

3) 가능한 한 많이 저축해라

4) 항상 휴가와 휴식 시간을 일정에 포함시켜라

5) 관계가 악화되도록 내버려 두지 마라

6) 도움이 된다면 전문가를 만나라

당신이 지닌 최고조의 잠재력에 이르고 싶다면 자신만의 노선을 따라야 한다.

이 길은 다른 사람에게는 무의미하다.

당신이 걷고 있는 길은 다른 사람의 길보다 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그저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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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강 세트 - 전5권
김세영 지음, 허영만 그림 / 가디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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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7 <! 한강(글 김세영·그림 허영만 / 가디언)>

우리나라의 현대사만큼 드라마틱한 나라가 있을까?

이미 여러 영화나 드라마, 소설로 만들어진 역사를 이번에는 만화로 경험하였다.

김세영 작가의 글과 허영만 화백의 그림으로 만든 5부작 ! 한강.

너무나 유명한 허영만 화백은 우리의 현대사를 어떻게 그려냈을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주말을 이용해 5권을 모두 읽었다. 정말 순식간에 5권이 지나갔다.

요즘 미국 트럼프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주석 간의 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나라의 경제가 더욱 고통에 빠져있다.

외세.

한 번도 비껴간 적 없는 외세에 의한 우리나라의 현대사.

·중 간의 무역전쟁은 우리의 지갑에 손실로 나타나지만, 서구 열강의 대립과 일제의 식민통치는 우리 민족의 생존 자체를 위협했다.

주인공 이강토의 생애를 그리면서 일제시대부터 876월 항쟁까지의 사건들이 그려진다.

만화라는 틀로 그려내는 현대사가 우리의 모든 역사를 그릴 수는 없지만 하나하나의 사건들 속에서 부초처럼 떠밀리는 민중들의 모습을 주인공의 그림에 담아내었다.

그 역사 속에서 민중들의 선택 하나 하나가 역사를 만들어내기에는 부족하지만, 역사의 주인공은 미국이나 과거 소련 같은 외세나 권력자가 아니라 민중임을 믿고 싶다.

역사를 하나하나의 사건으로 분절하여 살펴보면 민중은 항상 패배했고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백 년, 이백 년으로 역사를 살펴보거나 큰 흐름으로 보면 역사는 항상 우상향하는 진보를 이어왔다.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니 힘차게 살고, 백 년 전 꿈꾸지 못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고 있으니 감사하게 살고, 나의 아들과 딸들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살 수 있도록 정의롭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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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 - 성격 급한 뉴요커, 고대 철학의 지혜를 만나다
마시모 피글리우치 지음, 석기용 옮김 / 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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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6 <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마시모 피글리우치 지음/)> #인문

How To Be A Stoic: Using Ancient Philosophy to Live a Modern Life

성격 급한 뉴요커, 고대 철학의 지혜를 만나다

 

이 책은 스토아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윤리시간에 스토아학파로 공부한 스토아철학이다.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를 비교하면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에피쿠로스학파는 쾌락주의이고 아타락시아가 목적이고, 스토아학파는 금욕주의이고 아파테이아가 목적이라고 배웠던 기억.

문자가 주는 인상으로 육체적 쾌락을 중시하는 에피쿠로스보다 금욕주의를 강조한 스토아가 보다 철학적이라는 오해가 생기던 시절이었다.

이 책을 스토아 = 금욕주의라는 고정관념을 고칠 수 있어서 좋았다.

디지털 기술의 폭발적 발전으로 내면의 깊이를 상실하고 거짓된 행복을 쫓아가는 지금에 꼭 맞는 철학이 바로 스토아철학이다.

외부세계와의 연결 속에서 상실하게 되는 인간으로서의 위엄과 자존감, 마음의 평정을 확인하는 철학이 바로 스토아철학이다.

    

저자는 젊은 시절 다리를 다쳐서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았던 노예 출신의 에픽테토스와 대화를 나눈다. 그 대화를 통해 스토아철학의 기본 골격과 현대사회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붙잡을 수 있는 기준들을 설명한다.

기존의 스토아철학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던 나에게 긴 문장으로 번역된 글들은 쉽지 않았다. 철학책 특유의 문체들과 편집이 책을 쉽게 읽도록 편하게 내버려두지 않았지만, 손가락 끝으로 짚어가면서 한줄 한줄 읽어나갔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가면서 전직 노예였던 에픽테토스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이전에 읽었던 윌리엄 어빈 교수의 직언을 떠올리면서 인생공부를 하였다.

 

전체 우주의 질서 속에서 유한한 존재인 인간을 인정하는 것,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맞을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스토아철학은 출발한다.

결국에는 사라질 우리이기에 지금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환경에 집중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 나의 통제범위 밖의 일들은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 그럼으로 나의 삶의 주인공이자 주권자가 되는 것. 그것이 스토아주의의 최고의 매력일 것이다.

 

스토아주의의 핵심 신조 중 하나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에틱테토스는 우리의 의견, 충동, 욕망, 반감 등은 우리에게 달린 것이며, 우리 몸의 상태, 소유물, 우리의 평판과 공직 등은 우리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고 목록을 제시한다.

우리가 힘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주의와 노력을 집중하되, 그런 다음에는 우주가 원래 하던 대로 돌아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이것이 많은 에너지 소모와 많은 걱정을 덜어줄 것이다.

 

온갖 수단을 다 써서 삶에서 고통을 피하고 기쁨을 경험하라. 그러나 그렇게 하는 일이 자신의 고결성을 위험에 빠뜨릴 때는 아니다. 수치스런 방식으로 기쁨을 추구하느니 존경스런 방식으로 고통을 감내하는 편이 더 낫다.

스토아주의자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덕들, 즉 어려운 상황에서 올바른 일을 할 수 있는 용기, 과도함의 고삐를 죄는 절제, 자신의 결정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고려하는 정의감, 그리고 당연히 시시때때로 변덕을 부리는 불확실한 바다를 항해할 수 있게 해주는 실천적인 지혜가 될 것이다.

 

스토아주의의 기본 원리

덕이 최고의 선이며, 다른 모든 것은 하찮다. - 덕과 대립하지 않는 한에서 선호할 만한 무관심의 대상들을 추구할 수 있고 선호할 만하지 않은 무관심의 대상들로부터는 멀어지려고 노력한다.

본성을 따르라. - 사회생활에 이성을 적용하라.

통제의 이분법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라. 우리는 나의 통제 하에 있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나머지 모든 것들은 평정심을 가지고 다루어야 한다.

 

스토아의 네 가지 덕

(실천적) 지혜: 활용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복잡한 상황을 헤쳐 나가기.

용기: 모든 상황에서 육체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올바른 일을 하기.

정의: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건 상관없이 모든 인간을 공정하고 친절하게 대우하기.

절제: 삶의 모든 영역에서 겸손과 자제력을 발휘하기.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에서 뽑아낸 열두 가지 과제들

당신의 인상들을 검사하라. - 한 걸음 물러나서 이성적인 숙고의 여지를 만들고, 경솔한 감정적 반응을 피하고, 이것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묻는 것이다.

사물의 덧없음을 상기하라. -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실로 얼마나 귀한 존재들인지 끊임없이 상기해야 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곧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류 조항을 명심하라. - 시합을 이기거나 승진을 따낼 자격이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때로는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경우에조차 우리가 기대한 방식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는 지혜를 잘 활용하라. 결과들은 우리의 통제하에 있지 않다.

지금 여기서 덕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늘 유념하라. - 인생의 모든 도전은 자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더없이 훌륭한 기회라는 스토아의 개념을 전개하면서, 그가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덕을 이용해 유혹이나 난관에 각각 어떻게 대응하는지 주목해보라.

잠깐 멈춰서 숨을 깊게 들이마셔라. - 우리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잇는 상황들에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반응하려 하는 충동에 저항할 필요가 있다. 대신 우리는 잠깐 멈춰서 깊게 숨을 들이마셔야 한다.

타자화하라. - 타인의 불행에 대한 내 자신의 반응을 바로잡고 내게 생긴 문제들이 더 많은 인류가 흔히 겪는 일임을 기억함으로써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습관이 평정심을 갖고 바라보게 되는데 도움을 준다.

말은 조금만 하되 제대로 하라. -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칭송하거나, 비난하거나, 비교하거나 하지 말고, 어쨌든 그들에 관해서 수군거리지 마십시오.

친구를 잘 골라라. - 최소한 우리는 내 친구들이 내 영혼을 비춰줄 거울을 들고 있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기를 원한다.

모욕에 유머로 응수하라. - 모욕은 그것을 내뱉은 사람이 그런 의도로 했기 때문에 먹혀드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그것이 모욕이 되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먹혀드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지 말라.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말하라. - 사실은 관찰을 통해 정당화된다고 생각할 때 승인할 수 있으나, 판단은 우리가 대개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삼가야 한다.

당신의 하루를 반성하라. - 그날에 벌어진 중요한 일들, 특히 윤리적인 의의가 담긴 일들에 주의를 집중하라는 것.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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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5-12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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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5 <속도에서 깊이로(윌리엄 파워스 지음/21세기북스)> #인문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지난 세기말 발전하기 시작한 디지털 기술은 이번 세기 초에 폭발적으로 발달하여 인류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혁명적인 변화 속에서 인간은 주체적인 삶의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에 휩쓸려 내면의 깊이를 상실해가고 있다.

바깥세상의 .인질이 되어 쫓기는 분주한 마음으로는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고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지 못하게 된다.

이에 저자는 디지털 세상의 변화를 우선 성찰하고, 그 변화 속에서 군중과 자아, 외적인 삶과 내적인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은 정신적으로 분주해질 뿐만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도 새로워지고 있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내적인 측면과 외적인 측면으로 나누었을 때 디지털 세상에서는 외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외부 세계와 촘촘히 연결될수록 외부 세계에 의지하게 되고 결국 외부 세계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을 규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외부로 향하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와 내면을 들여다보는 개인적 욕구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난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그 두 가지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는 철학, 문학, 예술의 위대한 주제였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의 삶은 한쪽으로 몹시 치우쳐 있다. 이제 우리는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라 타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에 따라 움직인다.

 

인간은 외부와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 혹은 군중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욕망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추구하는 정반대의 욕망을 동시에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욕망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이 책에 쓰인 스크린이란 단어는 모든 디지털 네트워크 장치를 통틀어 지칭한다.

Digital Maximalism(디지털 맥시멀리즘): 디지털 세상에서 스크린을 통한 네트워크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는 의미

Digital Maximalist(디지털 맥시멀리스트): 디지털 맥시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

 

우리를 둘러싼 디지털 세계의 분주함 속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들이나 환경의 변화를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삶의 본질을 이해하고 도달하려고 하는 목표가 있다.

내적으로 행복하고 충만한 삶, 혹은 이게 바로 삶이야!”라고 느끼게 만드는 뇌 안의 영상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깊이.

깊이는 우리가 체험하는 삶의 단면들과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느끼는 자각, 감정, 이해의 폭이다.

깊이는 본질적으로 시간이나 수치화할 수 있는 다른 속성의 산물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흡수하는 의미’, 즉 내적인 삶에 관한 것이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인류는 스스로를 더 바쁘게 만드는 새롭고 강력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바로 디지털 기술이다. 사람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그것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든 우리가 선택한 일이든 가치 있는 일이든 무의미한 일이든 상관없이 우리를 바쁘게 만드는 모든 일들과 우리를 더 촘촘하게 연결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깊이 있는 경험의 가능성과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21세기 디지털 기술에 관한 철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커넥팅connecting은 좋으며 디스커넥팅disconnecting은 나쁘다.

이 문장에서 도출할 수 있는 두 가지 명제

첫째, 더 오래 커넥팅되면 커넥팅될수록 좋다.

둘째, 더 오래 디스커넥팅되면 디스커넥팅될수록 나쁘다.

이러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디지털 멕시멀리스트Digital Maximalist들이다.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디지털 세상은 우리를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흔들어놓는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업무를 다루게 되면 시간과 집중력을 계속해서 쪼개놓고 매 순간 분주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그 속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난파된 배에서 목이 말라 바닷물을 먹는 사람들처럼 악순환이 계속된다.

기업들마저 디지털 중독으로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다보니 생산성이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디지털기기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정해놓는 회사도 있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에도 디지털 멕시멀리스트들은 옆의 가족보다 디지털 세계의 군중과의 연대를 우선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개인들의 내적인 삶이 무너져 내리고 정신적, 정서적 장애가 확산된다.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면서 업무처리의 신속성을 확보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디지털 도구의 속도와 우리 사고의 속도를 혼동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빠른 업무 전환을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업무 자체에 대한 우리의 수행 능력은 그만큼 느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빨리빨리 생각하는 버릇이 생기게 되고, 재빨리 생각하는 버릇 때문에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인간의 창조성은 오직 시간과 정신적인 여유가 있을 때에만 발휘된다.

 

이에 저자는 일곱 명의 철학자를 통해 다양한 해답과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첫 번째 철학자 / 플라톤의 물리적 거리

두 번째 철학자 / 세네카의 내적 거리

세 번째 철학자 / 구텐베르크의 자기 성찰의 기술

네 번째 철학자 / 셰익스피어의 오래된 도구

다섯 번째 철학자 / 프랭클린의 긍정 습관

여섯 번째 철학자 / 소로의 월든 숲

일곱 번째 철학자 / 매클루언의 행복의 온도

 

마지막 챕터에서 저자의 가족이 경험하는 디스커넥토피아Disconnectopia가 소개된다.

외부세계와의 접속을 자발적으로 차단하고 생활하며 가족의 결속과 내면의 충만함을 지향하는 방법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시간을 정하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급속하게 발달하는 기술 속에서 우리는 외부와 점점 더 연결되어질 것이고 그 속에서 내면의 소리와는 멀어지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그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제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보자.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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