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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2019-055 <속도에서 깊이로(윌리엄 파워스 지음/21세기북스)> #인문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지난 세기말 발전하기 시작한 디지털 기술은 이번 세기 초에 폭발적으로 발달하여 인류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혁명적인 변화 속에서 인간은 주체적인 삶의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에 휩쓸려 내면의 깊이를 상실해가고 있다.
바깥세상의 .인질이 되어 쫓기는 분주한 마음으로는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고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지 못하게 된다.
이에 저자는 디지털 세상의 변화를 우선 성찰하고, 그 변화 속에서 군중과 자아, 외적인 삶과 내적인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은 정신적으로 분주해질 뿐만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도 새로워지고 있다. 인간의 정신세계를 내적인 측면과 외적인 측면으로 나누었을 때 디지털 세상에서는 외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외부 세계와 촘촘히 연결될수록 외부 세계에 의지하게 되고 결국 외부 세계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을 규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외부로 향하는 인간의 사회적 욕구와 내면을 들여다보는 개인적 욕구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난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그 두 가지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는 철학, 문학, 예술의 위대한 주제였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의 삶은 한쪽으로 몹시 치우쳐 있다. 이제 우리는 내면의 목소리가 아니라 타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에 따라 움직인다.
인간은 외부와 연결되고자 하는 욕망 혹은 군중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욕망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추구하는 정반대의 욕망을 ‘동시’에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욕망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이 책에 쓰인 스크린이란 단어는 모든 디지털 네트워크 장치를 통틀어 지칭한다.
Digital Maximalism(디지털 맥시멀리즘): 디지털 세상에서 스크린을 통한 네트워크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는 의미
Digital Maximalist(디지털 맥시멀리스트): 디지털 맥시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
우리를 둘러싼 디지털 세계의 분주함 속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들이나 환경의 변화를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삶의 본질을 이해하고 도달하려고 하는 목표가 있다.
내적으로 행복하고 충만한 삶, 혹은 “이게 바로 삶이야!”라고 느끼게 만드는 ‘뇌 안의 영상’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깊이’다.
깊이는 우리가 체험하는 삶의 단면들과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느끼는 자각, 감정, 이해의 폭이다.
깊이는 본질적으로 시간이나 수치화할 수 있는 다른 속성의 산물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흡수하는 ‘의미’, 즉 내적인 삶에 관한 것이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인류는 스스로를 더 바쁘게 만드는 새롭고 강력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바로 디지털 기술이다. 사람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그것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든 우리가 선택한 일이든 가치 있는 일이든 무의미한 일이든 상관없이 우리를 바쁘게 만드는 모든 일들과 우리를 더 촘촘하게 연결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깊이 있는 경험의 가능성과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21세기 디지털 기술에 관한 철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커넥팅connecting은 좋으며 디스커넥팅disconnecting은 나쁘다.
이 문장에서 도출할 수 있는 두 가지 명제
첫째, 더 오래 커넥팅되면 커넥팅될수록 좋다.
둘째, 더 오래 디스커넥팅되면 디스커넥팅될수록 나쁘다.
이러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디지털 멕시멀리스트Digital Maximalist들이다.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디지털 세상은 우리를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를 흔들어놓는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업무를 다루게 되면 시간과 집중력을 계속해서 쪼개놓고 매 순간 분주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그 속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난파된 배에서 목이 말라 바닷물을 먹는 사람들처럼 악순환이 계속된다.
기업들마저 디지털 중독으로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다보니 생산성이 감소하게 된다. 그래서 디지털기기에서 멀어지는 시간을 정해놓는 회사도 있다.
가족끼리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경우에도 디지털 멕시멀리스트들은 옆의 가족보다 디지털 세계의 군중과의 연대를 우선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개인들의 내적인 삶이 무너져 내리고 정신적, 정서적 장애가 확산된다.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면서 업무처리의 신속성을 확보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디지털 도구의 속도와 우리 사고의 속도를 혼동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빠른 업무 전환을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업무 자체에 대한 우리의 수행 능력은 그만큼 느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빨리빨리 생각하는 버릇이 생기게 되고, 재빨리 생각하는 버릇 때문에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인간의 창조성은 오직 시간과 정신적인 여유가 있을 때에만 발휘된다.
이에 저자는 일곱 명의 철학자를 통해 다양한 해답과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첫 번째 철학자 / 플라톤의 물리적 거리
두 번째 철학자 / 세네카의 내적 거리
세 번째 철학자 / 구텐베르크의 자기 성찰의 기술
네 번째 철학자 / 셰익스피어의 오래된 도구
다섯 번째 철학자 / 프랭클린의 긍정 습관
여섯 번째 철학자 / 소로의 월든 숲
일곱 번째 철학자 / 매클루언의 행복의 온도
마지막 챕터에서 저자의 가족이 경험하는 디스커넥토피아Disconnectopia가 소개된다.
외부세계와의 접속을 자발적으로 차단하고 생활하며 가족의 결속과 내면의 충만함을 지향하는 방법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시간을 정하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시행하기도 한다.
급속하게 발달하는 기술 속에서 우리는 외부와 점점 더 연결되어질 것이고 그 속에서 내면의 소리와는 멀어지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그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제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보자.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