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 -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는 감정중심 심리치료
힐러리 제이콥스 헨델 지음, 문희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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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 <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힐러리 제이콥스 지음/더퀘스트)>

It’s not always Depression.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는 감정중심 심리치료

우리 사회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자신의 감정을 돌보지도 못하고 드러내지도 못하며 모른 척하고 지내느라 자신의 마음이 병들어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은 일부 연예인들만의 고통이 아니다.

항우울제와 자낙스 같은 불안치료제 등은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 채 증상만 덮는 경우가 많다.

감정과 신체감각을 다루는 것이 우울증의 개선에 근본적인 방안이 되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온전한 자아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감정을 경험해야만 한다.

감정중심, 경험주의적 심리치료인 가속경험적 역동치료AEDP변화의 삼각형Change Triangle이라는 간단한 도구를 따라 내담자가 핵심감정core emotion을 차단하는 방어defense억제감정을 탐색하고 마침내 진정한 자기를 만나 편안해지도록 이끈다.

  

  

변화의 삼각형은 방어에서 벗어나 핵심감정을 되찾도록 이끌어주는 지도다. 핵심감정을 찾아서 제대로 느끼고 나면 우리는 안도감을 느낀다. 불안과 우울이 감소하고 활력과 자신감, 평온이 커진다.

다시 말해 변화의 삼각형을 통해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해서 활용하면 뇌가 유연해져서 자기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훨씬 잘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으므로 삶이 달라진다.

 

심리치료사인 저자의 내담자들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경험으로 말미암아 우울증의 모습을 한 감정의 방어기제가 작동한 경우라는 점이다.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꼭 우울증인 것만은 아니었다.

일상 속에서 쌓인 크고 작은 트라우마의 영향에서 혼자 힘으로 벗어나기란 아주 어렵다.

작은 트라우마는 명백하게 멀쩡하게 보이는 삶 속에 감춰져 있거나 의식되지 않는 사건에 대한 주관적인 감정으로부터 생겨난다.

이들에게는 핵심감정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 그리고 온전히 함께 있어주는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면 뇌는 과거의 감정을 처리하고 트라우마는 그저 하나의 기억이 된다.

나한테 일어난 일이지만 이제는 끝났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감정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며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바람직하지 않은지 알려준다. 감정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음파탐지기나 나침반도 없이 거친 바다를 항해하는 격이다.

우리는 진정한 자기authentic self와 연결되어야 사람들과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다.

그런데 진정한 자기와 깊이 연결되려면 슬픔·기쁨·분노·두려움·혐오감·흥분·성적 흥분, 곧 누구나 타고나는 일곱가지 핵심감정을 경험해야 한다. -p14

  

  

변화의 삼각형의 세 꼭짓점에는 핵심감정, 억제감정, 방어가 있다.

핵심감정에는 두려움, 분노, 슬픔, 혐오감, 기쁨, 흥분, 성적 흥분 등이 있는데, 이 감정들을 경험하게 되면 본능적으로 (처음에는 불쾌하더라도) 안도감과 명료함으로 이어진다.

다른 한편에는 수치심, 죄책감, 불안과 같은 억제감정이 있는데, 이것들은 여러분이 핵심감정을 경험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방어는 우리가 감정의 고통에 시달리고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마음의 장치다.(모호함, 웃음, 걱정, 집착, 말하지 않기, 비판, 시선 회피, 짜증, 과로, 과식, 멍한 상태)

 

물론 모든 억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치심이 만성적인 경우라면 아이의 감정표현 능력이 손상되고 만다. 수치심을 너무 많이 느끼는 아이들은 더이상 자신의 내면을 느낄 수 없는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들은 느끼지 않는 법을 배우고, 삶을 위한 나침반으로서 감정을 사용하는 능력을 잃는다. 어떻게든 그들은 스스로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

 

핵심감정을 처리하는 작업은 온몸을 반복해서 살피는 과정이다. 감각을 알아차리고, 감각에 귀를 기울여 충동을 발견하고, 충동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알아보고, 충동이 하려는 행동을 상상하고 다시 확인하면서 마침내 감정 에너지를 발산하여 평온한 느낌이 들 때까지 필요한 만큼 반복하는 과정이다. -p170

 

저자가 상담한 사례들이 변화의 삼각형과 함께 설명되면서 우리가 어떤 방어와 억제 감정을 행사하고 있는지 그래서 핵심감정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몸을 통해 감정을 확인하는 법.

스스로의 감정을 돌아보고 이름도 불러보면서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상태가 어디인지를 체크하는 연습을 하게 하였다.

독자의 감정을 확인하는 상담지, 질문지를 게재하여 스스로 연습해보는 기회를 갖도록 하였다.

우리 스스로 핵심감정으로 내려가서 열린 마음 상태에 머무르는 경험을 하게 한다.

 

진정한 자기의 자연스러운 상태, 곧 트라우마의 영향을 받아 모호해지거나 감정에 휩쓸리지 않은 상태가 바로 열린 마음 상태다.

진정한 자기 = 열린 마음 상태

열린 마음 상태에서는 평온하고calm, 자신의 마음과 사람들의 마음, 넓게는 세계에 호기심이 있고curious, 자신의 몸과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에 연결되고connected, 자신과 사람들에게 연민을 보이고compassionate,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에 자신이 있고confident, 행동에 용기가 있고courageous, 생각이 명료하다clear. -p321

 

삶의 난관 앞에서 열린 마음으로 머무는 법

*감정이 분출하는 순간을 알아차리고 호흡하고 바닥에 발을 딛고 나만의 안식처를 상상하는 방법으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몸이 전하는 말을 경청해서 우울한 감정과 내면의 부분들을 알아차리고 이름을 붙이고 그것들과 대화를 나눈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먼저 자기를 돌봐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스스로에게 연민을 보여주고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생각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기분이 좋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보고, 어떤 감정이 들든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상기한다. 감정은 지나간다.

 

감정은 감정일 뿐이다.

자신을 비판해봐야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정을 억지로 누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보다는 감정을 건설적으로 다루는 데 마음의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변화의 삼각형을 이용하자.

자기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 그 경험이 무슨 말을 전하려 하는지 알아차리자.

감정대로 행동할 필요도 없고 대개는 그렇게 하지도 않지만, 감정의 충동이 보내는 정보는 중요하다.

 

변화의 삼각형을 따라

방어를 알아차리고,

억제감정을 해소해서,

핵심감정을 제대로 경험하면

우리는 우울이 가렸던 진정한 자기를 만나 마음의 평온을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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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학습법 - 배움을 즐기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고수 시리즈
한근태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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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 <고수의 학습법(한근태 지음/이지퍼블리싱)> #자기계발

배움을 즐기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고수의 학습법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다.

고수의 학습법

고수’. 이 책을 쓴 사람이 설마 하수이거나 중수일 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잘 읽으면 나도 고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무도한 확신.

그리고 학습법’. 내가 하는 일이 애들 가르치는 일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분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이야기들과 학습법이 많이 있었지만, 공부의 기본은 역시 독서였다.

 

지식의 유무, 그 지식의 효용성에 따라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진다. 지식인이란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과 제품에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사람이다. -p23

 

저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국비유학생으로 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활동하다가 퇴사한 후 자신의 전공과는 무관한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책을 쓰는 사람, 컨설턴트, 코치로 확인하고 있으며, 공부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이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사람들이 편하고 재미있는 것만을 추구하는 추세를 비추어보면 이상하게도 보일 수 있다.

편안하고 안정적이며 재미까지 있는 생활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20대에 공부를 마치고 이후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지식의 수명이 얼마나 짧은지 바로 느끼게 된다.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가 접하게 되는 정보의 양은 가히 폭발적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명한다.

그러나 정보가 모두 지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식은 정보를 활용해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능력이고, 지식의 축적을 통해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 지혜이다.

 

공부란 원하는 삶과 현재 사이의 갭을 줄이기 위한 모든 행동과 노력이다. 한근태의 재정의사전에서

 

앨빈 토플러는 문맹자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정보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은 데이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이지만 그 국민은 문해력에서 OECD의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성인 한 사람이 1년 독서량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운동선수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종목에 어울리는 체격 조건과 힘 그리고 운동신경을 꼽는다. 그러나 최고의 조건은 유연성이다.

우리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연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고정관념으로 우리는 유연한 사고를 잃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잃어버리는 것이 바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바로 호기심이다.

또한, 공부를 해내는 최고의 힘은 지적 호기심이다.

지적 호기심이 있어야 자발적인 공부가 가능하고 자발적 공부만이 효율성이 높아진다.

 

지식관리를 위한 마음가짐

1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어야 한다.

2 지식과 경험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3 호기심의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4 다른 업종의 사람들로부터 배워라.

5 현장에서 배워라.

6 비평을 통해 다듬어라.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여러 분야가 서로 모여 자극을 주고받으며 배우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통섭이라는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이브리드형 인간이 필요한 시대이다.

 

미래는 지식의 시대다. 회사는 지식을 배우는 최고의 장소다. 불량률을 개선하면서, 고객을 접대하면서, 옆 부서와 팀으로 일하면서, 회의를 하면서 우리는 배울 수 있다. 가장 영양가 있는 지식은 시장과 현장과 공장에 널려 있다.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디서든 누구에게서든 배우겠다는 열린 마음과 이 지식이 나중에 유용할 수 있다.’라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p121

 

각 챕터가 끝나면 어른 공부 실전이란 코너에서 공부법과 관련한 도서를 요약해서 설명한다.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해야 한다. 호흡이 긴 공부란 문학, 철학, 사학, 물리학, 음악, 미술 등 순수학문에 대한 공부를 말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공부가 아니라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인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 이 공부는 우리의 지식을 풍부하게 해주고 생각하는 법을 길러주며 나아가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지 고민할 수 있게 해준다. -사이토 다카시, 내가 공부하는 이유요약 노트 중에서

 

뇌는 쓸수록 좋아진다. 용불용설이 뇌에는 정확하게 작동한다. 머리가 다소 나빠도 자꾸 쓰면 좋아지지만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쓰지 않으면 정체된다. 이게 뇌의 신경가소성이다. 뇌는 인생 경험과 의도적 학습에 의해 변화하고 재조직된다.

공부의 핵심은 인출, 즉 되씹어보고 곱씹어보는 반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실제 아는 것으로 나갈 수 있다. 안다는 건 머리가 아닌 몸이 기억하는 걸 의미한다.

교재 마지막에 나오는 탐구문제는 인출을 위한 연습이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답을 적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반복해서 외우는 것보다 인출이 훨씬 강력한 방법이다. -헨리 뢰디거,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요약 노트 중에서

 

‘4장 배움의 즐거움에 빠지다의 마무리에 고영준 작가와 신영준 박사의 완벽한 공부법의 요약 노트가 실려있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가장 뛰어난 학습법 교재로 꼽는 책이다.

https://blog.naver.com/jaytee0514/221293810320

 

나는 성공보다는 성장이란 단어가 더 좋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꿈꾸고 있다.

지속적이고 폭발적인 성장이 나타나려면 집중력의 힘이 필요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두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성장을 이끌어나간다.

 

고수들이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저자만큼은 아닐지라도 주위에 대한 관심, 호기심을 갖고 공부에 즐거움을 느끼며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기를 소망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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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생각한다
존 코널 지음, 노승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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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 <소를 생각한다(존 코널 지음/쌤앤파커스)>

대지의 순환, 자연의 풍요, 그리고 생명이 주는 매혹...

우리 인류의 1만 년 동반자, 소를 키우며 알게 된 것들

 

작가는 자신을 아일랜드의 작가. 소 치는 농부의 아들.’로 소개한다.

아일랜드라는 나라 그리고 소치는 농부 모두 아늑하고 여유로운 삶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책의 겉표지에 생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라 적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생명에 대한 인식을 뛰어넘는 현실에서의 인식을 간접적이지만 경험할 수 있는 책이었다.

농부.

세상에서 어쩌면 가장 오래된 직업이지만 가장 어렵고 힘이 드는 직업이 아닐까?

특히 자본주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존중받기 어려운 직업이 아닐까?

 

우리 목초지는 평평하며 울타리와 나무가 빽빽하다. 토질은 평범하지만 우리의 노고와 땀으로 개간했다. 부모님이 여기 살러 왔을 때는 온통 늪지와 잡초밭이었다. 아버지가 집을 지은 시기는 청년일 때였으며, 삶이 앞으로 나아가듯 느릿느릿 어머니와 함께 농장을 일궜다. -p20

 

연세 드신 아버지와 함께 농장을 운영하는 작가는 사회적 성공 가도에서 잠시 내려와 있는 상태이다.

고향을 떠나 세상에서 성공의 맛을 보았지만, 실패의 쓴맛을 안고 돌아온 고향과 가족 그리고 농장.

아일랜드 역대 최고로 습한 1월부터 6월까지 농장에서 소와 양을 돌보는 작가의 생활에서 우리가 그리는 목가적 낭만과 생명에 대한 막연한 애정이 픽션이었음을 확인하였다.

  

  

삭신이 느른하여 새벽 3시와 4시의 자명종을 놓치고 계속 자버렸다. 마침내 6시에 일어나 마당에 나가보니 올해 최상의 새끼양이 죽어 있었다.

녀석을 큰 우리에서 끌어내어 빈 비료 포대에 넣었다. 자명종 소리를 못 들은 것을 자책했다. 그때 여기 있었다면 녀석을 살릴 수도 있었을 텐데. 내가 저지른 모든 실수들, 잃은 사랑들, 떠나보낸 목숨들, 캐나다, 호주, 내가 맡았다가 저버린 기자, 영화감독, 작가 따위의 역할들을 떠올린다. 이제 농사꾼으로서도 실패했다. 이 새끼양에게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녀석의 죽음은 올 초에 나 혼자서 멋지게 받아낸 송아지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빛을 강조하는 어둠처럼. -p253

 

아일랜드에는 아직 소의 공장식 축산이 자리 잡지 않았다. 이곳의 소는 대체로 초지에서 풀을 뜯으며, 풀을 자연적으로 구할 수 없는 겨울에만 우사에서 사육된다. 산업적 축산이 미래라고 생각하는 기술 기업인들이 보기에 나와 동료 농부들은 러다이트주의자요 과거의 유물이다. -p299

 

작가는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소개하며 경제와 과학이 결합한 현재의 축산이 가져오는 문제들을 지적한다. 광우병과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 토양과 환경의 파괴, 대기 중 메탄가스 증가와 기후 변화 등등

 

1만 년 전에 존재하던 오록스가 가축화하면서 두 아종인 인도의 브라만과 유럽의 타우린이 생겨났다. 모든 현생종 소는 두 아종 중 하나에 속하며 둘 다 오래전부터 신성시되었다. -p52

 

소는 오래도록 인간과 관계를 맺으면서 신화적 동물이요 신의 수레요 은하수의 기원에서 정교하게 관리되는 먹이 사슬 내 제품으로 전락했다. -p302

 

우리는 소를 고기를 제공하는 하나의 물질로만 여기는 것은 아닐까?

육류 소비가 최고를 기록하는 것만큼 우리는 생명과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농장에서 생활하며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벗어날 수 있게 되어 안도하고 있다. 기술에 의존하던 습관도 버리고 있다.

수영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달리기도 하며 평정심이 깊어져 가고 있다.

21세기의 일상과는 동떨어진 듯한 생활에서 오히려 삶의 진정성을 느끼는 것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자체이고 살아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농장에서 나의 월든을, 나의 생업을 찾았다. 나는 농장의 초지를 걸으며 내가 살아 있음을 안다. -p297

 

소와 양의 분만을 돕고, 갓 태어난 송아지를 돌보고, 병든 새끼 양을 치료하고, 더러워진 우사를 청소하고, 새끼 양의 죽음 앞에서 자신을 책망하고, 교대로 밤을 새워 소와 양을 돌보는 격한 노동의 무한 루프.

작가 스스로 농장의 일들이 노인과 바다의 늙은 쿠바인 어부가 커다란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는 일과 비슷하다고 상상했다. 새끼양들의 죽음과 송아지의 폐렴 그리고 아버지와의 갈등.

모두의 삶에 존재하는 제각각의 어려움과 불편함이 고스란히 농장에도 존재한다.

그 속에서 경험하는 자신의 변화. 다른 방식의 삶을 살게 된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

 

나는 가축을 단순한 짐승이 아닌 훨씬 소중한 존재로 여긴다. 가축은 역사의 피조물이요, 과거를, 우리의 과거를 담는 그릇이다. 나는 가축의 유전자와 몸에서 소뿐 아니라 주인인 농부들의 경주를 본다. 그 속에서 이야기들에 얹힌 이야기들을 본다.

작가와 농사꾼 중 어느 하나를 택할 필요는 없다. 둘 다 될 수 있다. 나는 농사꾼이자 작가이다. -p320

 

#소를생각한다 #존코널 #아일랜드 #전원 ##월든 #헨리데이비드소로 #책스타그램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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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지몬 - 히든 챔피언의 길
헤르만 지몬 지음, 김하락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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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 <헤르만 지몬(헤르만 지몬 지음/쌤앤파커스)>

2020년의 첫 번째 책입니다. 헤르만 지몬

우리가 열광하는 CEO들이 있다. 제프 베이조스나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나 은퇴를 선언한 알리바바의 마윈 등.

세계 최고의 기업가들에게 경영에 관한 영감을 주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경영 사상가를 꼽으라면 몇 명 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 필립 코틀러 그리고 헤르만 지몬.

 

이 책은 헤르만 지몬의 자서전과 같은 책이다.

자신의 인생을 담담히 그리고 겸손히 이야기하고 있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 독일이 낳은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우리 시대의 위대한 경영 사상가 50인에 단골로 꼽히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

독일에서도 시골 촌구석에 해당하는 곳에서 태어나 가난한 부모의 농사일을 거들던 독일의 소년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 전교 1, 2등 하는 친구들의 진로는 대개 정해져 있다. 이과는 의대, 문과는 경영학과. 우리에게 경영학과는 낯선 학문이 아니다.

그러나 1960~70년대 독일에서는 오직 경제학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경영이라는 학문이 보편화 되기 이전의 독일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과정도 소개된다.

 

인생에는 몇 번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한다.

헤르몬 지몬에게 찾아온 첫 번째 기회는 군 소재지에 자리한 김나지움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김나지움에서의 교육은 단순히 공부 몇 자를 더 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골 소년에게 꿈을 갖게 해주는 인생의 항로 변경이었다.

특히 종교 과목 교사였던 하인리히 데보레가 초대한 24일 동안의 이탈리아 여행과 2년 후 35일간의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 여행은 헤르만 지몬의 인생에서 최고의 경험이 되었다.

 

본 대학을 다니던 헤르만 지몬은 매우 정치적인 학생이었다. 68혁명 이듬해에 대학에 진학한 시대적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치 영역에 대한 관심과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핵심으로 진입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정치적 방관자라 부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한 저자는 사관후보생 과정과 장교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본인의 희망대로 공군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한다.

그의 대학 생활은 시골에서의 초등학교와 김나지움 시절 공부를 게을리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학업에 집중했으며 연방 방위군에 복무하며 저축한 돈과 방학 때의 아르바이트 그리고 학기 중의 강사 활동과 잡다한 수입원들이 있어서 재정적 곤란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본에서의 대학 공부에서 헤르만 지몬은 수학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고 이것이 경영학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그의 경영 사상은 수리적, 통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량 분석의 경향이 강하다.

여러 교수로부터 조교로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선택한 호르스트 알바흐 교수의 조교 시절.

헤르만 지몬은 계량 경제적 방법과 실증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경험을 하게 된다.

풋내기 조교임에도 경영 세미나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교수 자격 취득 후 헤르만 지몬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스탠퍼드, 하버드에서 2년 반 동안 연구 생활을 한다.

이 기간이 헤르만 지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세계 경영학의 최고 기관들에서 최고의 학자들과 연결되고 그들의 사상을 흡수하고 동시에 자신의 사상을 수립해나가던 시간들이었다. 특히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전략을 논박한 논문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사례 연구 중심의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의 연구는 이후의 헤르만 지몬의 연구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헤르만 지몬은 우리나라에 대한 돈독한 애정을 표시하며 <한국, 나의 한국>이란 챕터를 저술하였다. 한국전쟁과 독일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상이 강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독일 경영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독일과 유럽에 경영 연구의 씨앗을 뿌리고 그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갔다.

 

헤르만 지몬을 알게 된 계기는 바로 히든 챔피언이다.

1996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사에서 출간된 후 2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문 분야에서 특화된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강소기업을 가리키는 히든 챔피언

 

히든 챔피언 리더의 특징

1 지신과 과제를 동일시하기

2 목표 달성을 위한 집중적 노력

3 대담함

4 열정과 끈기

5 다른 사람을 고취하기

 

1985년 본인의 마케팅 전문 컨설팅 회사인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를 설립한다.

1995년 교수직에서 물러나 CEO에 취임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의 정체성: 우리는 전략 및 마케팅 부문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이다.

가치 규범의 원칙: 정직 / 품질 / 창의 / 신속

2009430CEO 사임 이후 명예회장으로 있다.

 

12<만남>은 헤르만 지몬이 자신의 인생에 깊은 영향력을 미친 사람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인물은 단연 피터 드러커. 그리고 모험가 헤르만, 히든 챔피언의 아이디어의 기원이었던 테드 레빗, 요제프 회프너 추기경, 마케팅의 대가인 필립 코틀러, 맥킨지 앤드 컴퍼니의 공동 설립자인 마빈 바우어, ‘한스 리겔 본에서 사명을 따온 하리보 젤리의 기업가 한스 리겔, ‘미키 리로 소개되는 CJ E&M의 이미경, 중국 기업가 양슈런.

 

마지막 챕터인 <인생이라는 학교>에서는 자신이 인생에서 배운 교훈들을 소개하면서 책을 마친다.

미래의 일을 오늘 걱정하지 마라.

단순한 것이 좋다. Keep It Small and Simple.

우리가 부여받은 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삶을 짧게 만든다. 문제는 삶이 짧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허비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사용할 줄 알면 인생은 길다.” -세네카

 

작은 독일 마을 아이펠의 키 크고 마른 꼬마에서 가장 글로벌한 경영 사상가까지.

히든 챔피언의 인생 스토리

 

#헤르만지몬 #히든챔피언 #프라이싱 #헤르만지몬자서전 #쌤앤파커스 #CEO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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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고바야시 쇼헤이 지음, 김복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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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45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고바야시 쇼헤이 지음/쌤앤파커스)>

고민이 너무 많아서 인생이 너무 팍팍해서 그래서 철학이 필요해

2020년이 시작되었다. 시작 이전에는 마침이 있었다. 2019년을 마치면서 철학책을 한 권 읽었다.

철학이라면 고개부터 젓는 분들이 많으신데 나의 경우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질 때 가끔 철학책을 뒤적인다.

복잡한 상황에만 몰입하고, 그 상황만 해결하고 피하려다 보면, 원칙과 기본에서 벗어날 때가 가끔 있다.

철학과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인문학 강사인 저자는,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다섯 분야에 대한 고민과 답답함을 해결해 줄 중요한 Key를 제공해주는 철학자들 소환한다.

  

, 자존감, 관계, 연애와 결혼, 인생, 죽음.

 

현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일에 대한 고백과 질문들.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늘 불안해요.

왜 항상 시간에 쫓기면서 사는지 모르겠어요.

돈에 집착하는 게 그렇게 나쁜 건가요?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가 없어요.

 

이런 고민에 대해 인생의 선배로서 몇 마디 조언할 수는 있겠지만 고민을 관통하는 인생의 원칙을 제공하기는 어렵다.

이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소개한다.

그 철학자의 전반적인 사상을 두루 설명하기보다 우리의 고민에 대한 철학자의 대답을 바로 이끌어낸다.

손꼽히는 철학자의 사상을 소개하는 책들을 살펴보기엔 우리의 지식과 시간이 여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철학자의 사상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책과 강의는 셀 수 없이 많아서 우리의 열의와 노력만 있다면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다.

 

지금에 충실해야 다음이 있습니다.

결과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요령 부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해 끝까지 즐기는 사람의 행동은 뛰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으로 자신의 마음이 기우는 작업에 온 힘을 다하고 보람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 세상은 이런 사람을 수수방관하지 않습니다. -p24

 

<자존감>

별것 아닌 일에도 자꾸만 긴장이 돼요.

힘들었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자꾸만 남과 나를 비교하게 돼요.

남의 시선을 신경쓰느라 제 일을 못해요.

 

니체가 말하는 초인(위버멘쉬übermensch)이란 초월적 존재가 인생의 의미를 결정해주지 않는 일명 신이 죽은현대 사회에서 그저 기쁨과 슬픔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무의미한 인생, 즉 영원 회귀와 니힐리즘을 긍정하고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p111

업무든 연구든 평소 자기 능력과 과제 수준의 균형을 맞추며 몰입 체험을 경험한 사람은 자기 존재를 긍정할 줄 알고 자신감도 넘칩니다. 현재 상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할 마음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p120

 

<관계>

가끔씩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꼴 보기 싫은 상사와의 관계가 불편해요.

한집에 사는 가족인데 너무 미워요.

 

누군가를 원망하고 불평하며 그로 인해 한숨짓는 이유는 상대의 행동을 나의 바람대로 바꿀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가정환경과 생활 환경 또는 콤플렉스나 고민거리들이 얽히고설켜 인과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미 결정 난 사항을 바꾸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일어나는 모든 것은 필연적이며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습니다. 스피노자의 철학은 이해와 수용의 철학입니다. -p188

 

<연애와 결혼>

사랑하는 사람과 사소한 일로 자주 다퉈요.

연인을 두고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졌어요.

 

자기 내면의 양심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도덕을 지킬 때 인간의 존엄성이 생겨납니다. 도덕 법칙을 지키는 동기의 순수함이야말로 칸트 윤리학의 본질입니다. 이를 불륜이 도덕 법칙에 반한다고 여기면서도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태도로 계속 불륜을 저지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감정이지요. -p232

  

<인생>

왜 우리의 삶은 쳇바퀴 돌 듯 똑같을까요?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망설여져요.

가끔씩 너무 외롭다고 느껴져요.

 

불도가 지향하는 궁극의 목표는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의미를 깨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무언가로 정의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도겐은 나를 잊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무언가에 유용하고 유익하리란 생각을 단념하라, 지금 여기에 있는 나에게 철저히 집중하라. -p258

 

<죽음>

앞으로 살날이 얼마나 더 남았을까요?

이 고달픔은 언제쯤 끝나나요?

 

진지한 태도로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자기 삶의 전체성, 곧 진정한 자기 삶에 눈뜨는 것이다.” -마르틴 하이데거

 

2,500년 전의 고타마 싯다르타, 소크라테스, 2,400년 전의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생존해 있는 대니얼 카너먼까지 25명의 사상가들의 가슴 따뜻하게 하는 조언. 멋진 서명까지 딱!!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차가운 이성으로 충만한 철학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에게 힘을 주는 따뜻한 응원으로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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