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나온 아이들
채인선 지음,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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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와 함께 읽는 동화책

<책에서 나온 아이들(채인선 글 심윤정 그림/주니어김영사)>

저출산 고령화는 이제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이 문제가 닥친 재학생 9명인 시골의 초등학교.

재학생 감소로 폐교가 논의되고 있는 학교에 급작스럽게 학생들이 붐비기 시작한다.

1학년 단태의 반에서 새로온 친구들이 많아졌다.

그 친구들은 모두 책들을 많이 읽은 아이들 같았다.

 

도서관을 교실로!’ ‘책을 교과서로!’를 표어로 내걸고 책 읽기를 강조하는 교장 선생님

  

  

이날도 아이들에게 마법과 같은 점심이 차려졌고 점심을 먹고 난 아이들은 이미 백 년 전부터 내려오던 습관인 듯 도서관으로 몰려갔어요. 담임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에 푹 빠져들었는데 재미난 책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네!’ 하는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써야 했지요. 선생님과 아이들이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걸 보며 교장 선생님은 천국에 도서관이 있다면 이런 곳일 거야.’라고 혼잣말을 했어요. -p54

 

아이들이 많이 늘어난 사실보다 더 기쁜 것은 그 아이들이 책을 읽는다는 것!

 

이 학교의 비밀은 무엇일까?

새로온 학생들은 어떤 비밀을 갖고 있을까?

이 학교는 폐교의 위기를 넘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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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지방자치를 비추다
정영오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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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2 <목민심서, 지방자치를 비추다(정영오 지음/지식과감정)> #지방자치

조선을 개혁하고자 했던 다산 정약용 21세기 대한민국의 지방자치 실상을 지적하다

 

우리가 사랑하는 조선의 사상가이자 대학자인 다산 선생의 대표적인 저작인 목민심서.

나라를 세운 지 300년이 넘어가며 국가의 기력이 쇠하고 있던 시기.

국가의 근본인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행정을 꾀하기 위해 지어진 저작이다.

이를 지방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한 저자가 지방자치의 측면에서 재구성하였다.

 

신아지구방 新我之舊邦 나의 오래된 나라를 새롭게 개혁하자. -다산 정약용(1762~1836)

 

28세에 문과에 급제하고 30대에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국가 개혁의 선봉에 섰던 다산.

정조의 서거와 함께 그의 기나긴 유배의 기간이 시작된다.

40세부터 시작된 18년의 유배 생활.

그러나 다산의 학문은 깊이를 더하였으며 제자를 양성하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의 저작이 무려 500여 편이나 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의 저작 중 가장 빛나는 저작이 바로 <목민심서>이다.

   

 

조선이라는 몸뚱이의 혈관과 신경의 역할을 담당하는 감사, 관찰사 수령 아전의 기능과 역할을 정리해놓은 <목민심서>는 조선의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었다.

 

백성들이 너무 불쌍하다.

해도 해도 너무하는 짓이라고.

! 차나하. ! 且奈何. ! 이를 어찌할고.

 

백성을 아끼는 다산의 마음을 나타낸 탄식은 결국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탄식이 되어버렸다.

 

지방자치는 주민이 중심에 서고 주민이 스스로 참여해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주민 주체의 민주적인 시스템이다.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의 지위를 가지는 동시에 지방자치의 주인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지닌다.

 

다산의 주장들은 주권재민 主權在民의 민주주의의 원리와 일치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또한 세금을 공평하게 징수하기 위해서는 쌀보다는 돈으로 징수하도록 고쳐야 한다는 다산의 주장은 행정의 기준을 애민과 공평으로 삼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1부 부임赴任에서 다산은 신임 사또는 부임 행장부터 검소해야 함을 강조한다.

2부 율기律己에서 다산은 목민관은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조급히 화를 내지 말라고 가르친다. 또한 청렴이란 목민관이 지켜야 할 근본적인 의무이다. 모든 선의 원천이자 모든 덕의 뿌리이다. 청렴하지 않고는 목민관의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며 공직자의 기본적인 의무는 바로 청렴임을 가르친다.

 

3부 봉공奉公에서 다산은 행정의 목적은 백성을 이롭고 편하게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익에 유혹되어서는 안 되고, 위세에 굴복해서도 안 되는 것이 수령의 도리임을 가르친다.

 

4부 애민愛民에는 노인에 대한 효도와 아동에 대한 보육에 행정이 힘써야 할 부분을 지적한다. 우리 가문 중시조이신 일두 정여창선생의 일화가 소개된다.

 

5부 이전吏典에서 다산은 아전의 비리와 간악함을 경계하고 단속해야 함을 경고한다. 힘써 아첨을 물리치고 간쟁을 흡족히 받아들이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산은 목민심서 제6부 호전편戶典編 6조 권농勸農(농업권장)에서 과학적인 농법의 도입을 제안한다. 종자 선택의 중요성과 농사 기술 교육을 거듭 강조한다.

다산은 권농에 있어서 맹자 왈 공자 왈보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강조하며 실학을 설파하고 있다.

 

다산은 목민심서 제7부 예전편禮典編에서 목민의 직분으로 백성을 가르치는 일을 우선으로 꼽았다.

농지를 고르게 분배하는 것도, 부세와 요역을 고르게 하는 것도, 고을에 수령을 두는 것도, 죄를 밝히고 법률을 갖추는 것도 장차 백성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 하였다.

 

다산은 목민심서 제8부 병전편兵典編에서 군역軍役과 첨정簽丁(병역 의무자 선발)에 과한 온갖 비리를 고발하면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다산은 제9부 형전刑典에서 백성에게 원통함을 호소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령은 백성의 하소연 듣기를 마치 어린아이의 병을 살펴보듯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백성의 송사 송사나 민원 민원을 해결하려면 애민愛民소통疏通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다산은 제10부 공전工典에서 강조한 私養山(사유림)의 금송 조항은 마땅히 봉산封山(국유림)과는 크게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한 주장이나, 사상私商들의 개인적인 상행위를 가혹하게 단속하여 원망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는 주장들은 모두 애민 정신이 바탕이라 할 수 있다.

 

11부 진황賑荒은 가난의 구휼에 관한 내용이다. “구황의 정사는 미리 준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모든 일이 답답할 것이다.”

다산이 주장한 굶주림의 정도에 따라 5등급 나누어 차등을 두어 구휼하는 것이 오늘날의 맞춤형 급여에 해당한다.

 

12부 해관解官은 마지막 편으로 벼슬을 내려놓는 방법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다산은 벼슬살이는 머슴살이라고 말한다.

벼슬자리는 반드시 교체되기 마련이다. 교체되더라도 놀라지 않고 벼슬을 잃어도 연연해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존경할 것이다.”

 

지방자치에 있어서 단체장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역량과 주민의 삶의 질은 비례한다.

그래서 다산은 목민관의 자세와 역량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지방 행정의 모든 영역에 대한 이해와 능력을 요구하고, 각 시기와 수단에 대해서 디테일한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지방공무원의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다산의 가르침을 실현할 수 있는 각종 법령과 조례, 규칙 등을 사례에 맞추어 제시하고 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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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 10년 후 한국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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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1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김영사)>

10년 후 한국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성장·포용·공유사회의 미래상, 공동선과 공동부로의 전환

우리나라 최초의 미래학 연구·교육기관인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정보화 시대에 급변하는 전 지구적 미래 위기와 시대변화에 선도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국가미래전략 수립을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20세기가 지나고 새로운 천년의 시대에 대한 기대를 품은 지가 벌써 20년이 지났다.

우리는 IMF와 세계 금융 위기를 이겨내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제조업 중심의 무역국가의 한계 속에서 우리는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않는다.

현재 직면한 저성장과 산업구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 산업이 몰락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미래 위기 또는 몰락에 대한 경고에 우리 사회가 대오각성해(1), 사회 이동성을 담보하도록 제도를 개혁하고 지정학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며(2), 스마트 트랜스폼과 욕망의 사업화를 전개할 경우(3) 위기와 몰락을 모면할 수 있다. -p266

 

1부 앞으로 10년 미래 시나리오

바람직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과정이며 대화와 토론의 과정인 미래 예측과 미래 시나리오 예측 기법을 사용한다.

우리 사회의 몰락을 가속화할 수 있는 가장 주된 요인은 바로 사회적 합의 부재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부상과 북핵 위협, 대내적으로는 사회 갈등 심화와 답보 상태의 국가 조정 역량으로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포용적 성장을 혁신과 분배의 선순환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혁신으로 성장을 촉진하고 분배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선순환을 일으켜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p57

 

2부 혁신을 떠받치는 3대 사회 시스템

창의적 혁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포용적 제도가 준비돼야 한다. 포용적 제도를 갖춘 사회는 실패 부담을 줄이고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타협과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서 먼저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와 이념 갈등을 벗어날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변화가 요구된다.

경제적으로는 실패에 대한 안전망 확보와 계층 이동성의 확대를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사회 이동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 개혁과 지정학적 구조적 공백 메우기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3대 사회 시스템으로 전환 시스템, 혁신 시스템, 합의 시스템을 제시한다.

 

3부 대한민국 산업의 과제 및 전략

스마트 트랜스폼미충족 욕망의 사업화전개를 통한 신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

*항시적으로 기술 변화와 시장 흐름에 순응해야 한다.

*공간적 차원의 집중과 분산을 균형 있게 안배해야 한다.

*외부 환경의 변화로 도태 위기에 있는 산업이 기술 변화와 경제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을 안배해야 한다.

*경제·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

*미래형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새로운 경제·산업 패러다임의 핵심 요소로 혁신, 포용(공정), 공유가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심층 인프라가 부재하거나 약한 것이 현재의 구조적인 한계이다.

 

4부 미래 세대를 위한 혁신 사회적 자본

다수의 개인 경험과 평판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평가함으로써 상대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분산적 신뢰’.

앞으로는 신뢰 기술인 블록체인을 통해 분산적 신뢰와 자기조직화가 획기적으로 확장되어 블록체인 거버넌스의 신뢰 사회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로서 공동선과 공동부를 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저성장, 양극화, 재벌 주도형 성장, 정부의 소극적 역할, 정치 실패.

기업 소득과 가계 소득의 불균형, 생산물 시장에서 기업 소득의 불균형, 노동시장에서 임금 소득의 불균형.

기존에 고착된 경제·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는 새로운 방식의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포용적 성장이라는 가치를 담고, 경제·사회 문제가 서로의 발목을 잡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치의 성공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다. -p148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한 뼈 때리는 분석과 미래에 대한 냉철한 예측!

우리가 닥친 위기를 막연한 낙관주의로 대응하면 가깝고도 먼 어떤 나라처럼 될 수 있다.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움직여야 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충격에 빠진 2020.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2030년을 대비하는 전략을 함께 펼쳐나가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말 그래로 위기는 위험 + 기회가 될 것이다.

 

#2030카이스트미래경고 #KAIST문술미래전략대학원미래전략연구센터 #김영사 #성장포용공유사회 #전환시스템 #혁신시스템 #합의시스템 #공동선 #공동부 #한국형플랫폼화전략 #신산업전략 #사회적자본 #분산적신뢰 #자기조직화거버넌스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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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인간 - 불신과 불공정, 불평등이 낳은 슬픈 자화상
김기헌.장근영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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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0 <시험인간(김기헌·장근영 지음/생각정원)> #사회학

불신과 불공정, 불평등이 낳은 슬픈 자화상

 

이 책은 시험 자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 교육을 집어삼켜서 교육을 잘하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교육이 되어버리고, 시험점수를 높이는 수업을 통해 시험선수를 배출하는 교육이 되어버린 현상. 그리고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 당연한 정도를 넘어서 더 심각한 시험선수를 만들어내려고 이를 이른바 경쟁력의 강화라고 착각하게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 경고하려는 것이다. -p176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재직 중인 사회학 박사와 심리학 박사가 결합하여 불공정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고 그 근원 원인과 대안을 상상한다.

저자들은 우리나라를 시험공화국으로 정의했다.

 

저자들의 정의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처럼 시험에 중독되어있는 나라도 없다.

, , 12년 동안, 그리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다시 시험의 늪 속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면 시험은 끝나는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무엇인가? 바로 공개 채용 시험이다.

우리가 경험해온 시험은 진학이나 채용을 결정하는 고부담 시험(high-stakes exam)’이다.

  

  

입시와 취업의 굴레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거의 대부분은 시험인간이다. 시험공화국에 살아가는 한 누구도 시험인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험이 여러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받은 지는 아주 오래되었고, 시험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으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험자체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

시험을 활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시험은 교육의 과정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의 목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험은 지능이나 교육 분야에서 다른 영역으로 쉽게 확산되고 인간에 대한 공통의 사회적 기준으로 작동하게 된 근본적 원인은, 추상적인 인간의 특성을 수량적인 점수로 환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시험, 특히 점수 환산이 쉬운 선다형 시험을 통해 우리는 질적인 특성(머리가 좋다/머리가 나쁘다)을 양적인 척도(지능검사 점수가 몇 점이다)로 변환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뿐 아니라 인력을 수량적으로 평가하고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

시험은 대량고용 시대에 적합한 선발 도구였기에 우리가 오랫동안 의존해왔다.

그러나 21세기 정보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 도구가 되었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취약한 부분이 바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관계를 통하여 이용할 수 있는 자본을 말한다.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자본은 타인에 대한 신뢰다.

신뢰는 도움을 주고받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시험인간으로 살고 있는 우리가 치르는 고부담 시험은 협력보다는 경쟁과 배신을 유도한다.

현재 공교육 시스템을 갉아 먹는 가장 큰 원흉은 사교육이 아니다.

사교육을 키워주는 불신, 배신의 게임이 반복되어 생긴 결과다.

그 배경에는 일회성의 고부담 시험이 있다.

   

 

우리나라 시험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수능시험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신뢰성은 시험이 투명할 때 확실해진다.

사지선다형, 요즘은 오지선다형 지필 시험의 출제와 채점이 단순하다.

시험 과정의 공정성을 인정하지 않는 수험자는 거의 없다.

그러나 결과인 수능점수에는 부모의 사회문화적 자본의 힘, 사교육을 시킬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의 차이가 담겨있다.

지금의 청소년 세대는 이제 그들이 금수저, 쇠수저, 흙수저라고 자조하는, 계층 차이로 현격하게 벌어진 출발선에 서 있다.

한국 사회 공정성의 기반이 사라진 것이다.

시험의 공정성은 신화다.

학생부종합전형만큼이나 수능시험 또한 부유한 학생과 가난한 학생이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경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능은 공정하다고 믿으면, 그 점수에 따라 갈라지는 인생의 길,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불평등도 모두 공정한 것으로 믿게 된다.

 

우리가 시험 이외의 대안을 찾아내지 못하는 건 대안이 없어서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시험을 치러야 하는 플레이어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수험생의 삶, 수험생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삶, 시험 결과에 인생이 결정되는 삶 속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시험 이외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터널비전은 시험에 투입한 시간이 늘어날수록 더 심해진다. 시험은 누구나 인정하는 정당한등용 방법이고, 나머지는 모두 의심스럽거나 잘못된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시험에 의존하고 중독되는 것이다. -p99

 

교육의 효과를 측정하고자 만들어진 평가방식 즉 시험은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그러나 시험의 결과를 통한 차별은 우리의 기억 속에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시험의 결과는 합산되어 그 사람의 인생, 그 사람이 일하는 직장과 계층의 차별을 당연하게 만든다.

차별을 통한 사회적 지위 차이의 정당화 과정

시험을 통해서 주어진 집단 정체성, ‘합격자 대 불합격자’, ‘명문대 대 지잡대’, ‘정규직 대 비정규직

  

  

성장(growth) 마인드셋(mindset)’은 실패를 극복하고 계속 도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인이 성장하게 이끌어주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태도다.

고정(fixed) 마인드셋(mindset)’은 실패를 기피하고 안정만을 추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인이나 공동체를 퇴보로 이끄는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태도다.

그렇다면 시험인간의 사고방식은 어떤 마인드셋에 더 가까울까?

시험의 결과만으로 사람의 자격을 평가하는 고부담 시험은 고정 마인드셋과 정확히 일치한다.

고정 마인드셋은 또한 차별의 정당화와도 찰떡궁합이다.

 

고부담 시험에 의한 서열주의나 벗어날 수 없는 열등감은 삶에 대한 만족도나 주관적인 행복지수를 떨어뜨린다.

또한 (교사로서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공부의 즐거움이나 재미를 빼앗아간다.

학습하려는 동기나 의욕 자체를 꺾고 공부하기를 포기하는 학생들을 만들어낸다.

시험 훈련이 끝난 성인들은 공부를 해야 할 이유도, 필요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그 지겨운 공부를 중단한 한국의 어른들은 빠른 속도로 멍청해진다.

 

학력고사 세대인 나는 15등급 중 ?등급이었던 나는, 수능에서 아이들의 등급을 한 등급이라도 땡겨주려고 28년째 고생중이다.

A 결혼정보회사 직업별 등급표에 의하면 11등급이다.

무슨 쇠고기, 돼지고기도 아니고,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시험인간 #김기헌 #장근영 #생각정원 #시험중독 #고부담시험 #서열주의 #한줄세우기 #시험훈련 #불공정 #불평등 #고정마인드셋 #함께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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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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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9 <내가 사랑한 시옷들(조이스 박 지음/포르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명시 산책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읽은 영시(英詩).

코로나19로 불안과 스트레스 가득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깨어진 일상에만 집중하다 보면 중심을 잃기 십상이다.

이럴 때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해보는 것도 우리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듯하다.

 

이 세계의 무게는 사랑이다.

살다가 고독해져도 사랑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조금은 불만족스럽더라도 이 역시 사랑하기 때문이라 여기면 짐을 지고 나아가면서도 사랑을 꿈꾸며, 그 기쁨을 상상할 수 있다. 사랑에 닿고자 하는 목적이 생기면 지치고 피곤하더라도 어떻게든 사랑에 도달해 그 품에 안겨 쉴 수 있게 된다. -p112

 

대학과 여러 기관, 기업에서 영어를 강연하는 저자가 선택한 서른 편의 시.

그 시들이 하루에 한 편씩 소개된다.

날짜별 작가의 소개와 시, 물론 영어로 된 시부터 소개하고 우리말로 번역된 시가 나온다.

그리고 조이스 박의 평론, 마지막은 <영시로 배우는 영어> 코너까지.

 

조이스 박의 평론으로 시에 대한 더욱 풍부한 이해를 하게 되었고, 내 생각과 비교하면서 시인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영시로 배우는 영어>를 통해 고등학교 시절 공부했던 성문 영어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선생을 하면서 너무나 멀어진 영어의 세계.

그래도 가끔 기억나는 내용이 등장하면 반가운 마음에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했다.

 

Day 3

Don’t Go Far off Pablo Neruda

우리에겐 자기애를 넘어선 다가가는 사랑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아름다움을 위해 거리를 두고 사랑을 말하는 사람보다, 사랑을 위해 아름다움을 스쳐 보내는 사람을 사랑하시라.

Please look at me but look past me.

나를 보라 하지만 나를 지나쳐 보시라.

 

Day 4

THAT I DID Always Love - Emily Dickinson

붙잡히고 길들여져 쪼그라들고, 지긋지긋해질 때까지 희생하며 상대가 정해준 자리에, 정해진 모습으로 있어야 사랑하는 것이라 우기지 마시라.

나를 맞추어 증명해 보여야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Take me as I am or leave me.”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나를 떠나시라.

사랑의 이름으로 그대가 나에게 십자가가 될 수 없으니 떠나시라.

 

이 책에는 얼마 전 읽은 <타인의 해석(말콤 글래드웰 지음/김영사)>에 소개된 두 시인이 나온다. 실비아 플라스와 앤 섹스턴.

당대에 뛰어난 시인으로 인정받았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두 시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Day 9

since feeling is first -e. e. cummings

감정이 먼저다. 그리고 사랑은 전체다. 두 사람이 사랑한다는 것은 전체로서 서로에게 간다는 뜻이다. 봄으로 시작하여 겨울로 이행할지라도, 그 어떤 죽음도 괄호 치지 못하는 생명을 믿는 한, 사랑은 대문자의 계절을 넘어 계속될 것이다.

그러니 “Wholly kiss me.” 당신의 전부를 걸고 키스하시라.

 

Day 12

Solitude -Ella Wheeler Wilcox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

Weep, and you weep alone;

영화 <올드 보이>에서 오대수의 대사로 등장해서 알게 된 시구.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니

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2연은 이렇게 이어진다.

Rejoice, and men will seek you;

Grieve, and they turn and go;

기뻐하라, 그러면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니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은 돌아서서 떠나리라

 

Day 20

No Man Is an Island -John Donne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20세기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존 던의 시 마지막 구절, For Whom the Bell Tolls를 가져와 한 권의 소설을 썼다. 헤밍웨이는 인간의 유한함과 죽음을 암시하고, 나아가 개인의 죽음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과 미래에 연결된다는 주제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에 인간 모두를 위해 울리는 종의 의미는 무엇인가. 과연 요즘 세상의 연결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연결되므로 외롭지 않으니 축복이라 할 수 있겠고, 연결되어 집단의 감정에 휘둘리니 저주라고 볼 수도 있겠다. 과연 끝끝내 우리는 존 던이 말한 종, 헤밍웨이가 암시했던 그 종을 울릴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섬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Day 29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 -Maya Angelou

갇힌 자의 시야는 제한된다.

자유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자유를 위한 대가 역시 치를 수 있는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설사 추락할지라도 날아오를 수 있는가.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의 이름만큼 소개되는 작품들도 생소하였다.

가물거리는 영어 단어를 붙잡고 한 행 한 행 해석하고 맞는지 확인하면서 학창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해석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하였고, 나의 느낌이나 감정은 어떤지 바라보았다.

저자는 사랑, 삶 그리고 시를 <내가 사랑한 시옷들>로 선택했다.

나는 시에 대해 문외한이라 시 대신 사람을 넣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 삶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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