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간 - 불신과 불공정, 불평등이 낳은 슬픈 자화상
김기헌.장근영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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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0 <시험인간(김기헌·장근영 지음/생각정원)> #사회학

불신과 불공정, 불평등이 낳은 슬픈 자화상

 

이 책은 시험 자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 교육을 집어삼켜서 교육을 잘하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교육이 되어버리고, 시험점수를 높이는 수업을 통해 시험선수를 배출하는 교육이 되어버린 현상. 그리고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 당연한 정도를 넘어서 더 심각한 시험선수를 만들어내려고 이를 이른바 경쟁력의 강화라고 착각하게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 경고하려는 것이다. -p176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재직 중인 사회학 박사와 심리학 박사가 결합하여 불공정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고 그 근원 원인과 대안을 상상한다.

저자들은 우리나라를 시험공화국으로 정의했다.

 

저자들의 정의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처럼 시험에 중독되어있는 나라도 없다.

, , 12년 동안, 그리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다시 시험의 늪 속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면 시험은 끝나는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무엇인가? 바로 공개 채용 시험이다.

우리가 경험해온 시험은 진학이나 채용을 결정하는 고부담 시험(high-stakes exam)’이다.

  

  

입시와 취업의 굴레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거의 대부분은 시험인간이다. 시험공화국에 살아가는 한 누구도 시험인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험이 여러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받은 지는 아주 오래되었고, 시험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으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험자체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

시험을 활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시험은 교육의 과정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의 목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험은 지능이나 교육 분야에서 다른 영역으로 쉽게 확산되고 인간에 대한 공통의 사회적 기준으로 작동하게 된 근본적 원인은, 추상적인 인간의 특성을 수량적인 점수로 환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시험, 특히 점수 환산이 쉬운 선다형 시험을 통해 우리는 질적인 특성(머리가 좋다/머리가 나쁘다)을 양적인 척도(지능검사 점수가 몇 점이다)로 변환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뿐 아니라 인력을 수량적으로 평가하고 배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되었다.

시험은 대량고용 시대에 적합한 선발 도구였기에 우리가 오랫동안 의존해왔다.

그러나 21세기 정보사회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 도구가 되었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취약한 부분이 바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관계를 통하여 이용할 수 있는 자본을 말한다.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자본은 타인에 대한 신뢰다.

신뢰는 도움을 주고받고 협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시험인간으로 살고 있는 우리가 치르는 고부담 시험은 협력보다는 경쟁과 배신을 유도한다.

현재 공교육 시스템을 갉아 먹는 가장 큰 원흉은 사교육이 아니다.

사교육을 키워주는 불신, 배신의 게임이 반복되어 생긴 결과다.

그 배경에는 일회성의 고부담 시험이 있다.

   

 

우리나라 시험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수능시험은 투명하게 공개된다.

신뢰성은 시험이 투명할 때 확실해진다.

사지선다형, 요즘은 오지선다형 지필 시험의 출제와 채점이 단순하다.

시험 과정의 공정성을 인정하지 않는 수험자는 거의 없다.

그러나 결과인 수능점수에는 부모의 사회문화적 자본의 힘, 사교육을 시킬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의 차이가 담겨있다.

지금의 청소년 세대는 이제 그들이 금수저, 쇠수저, 흙수저라고 자조하는, 계층 차이로 현격하게 벌어진 출발선에 서 있다.

한국 사회 공정성의 기반이 사라진 것이다.

시험의 공정성은 신화다.

학생부종합전형만큼이나 수능시험 또한 부유한 학생과 가난한 학생이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경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능은 공정하다고 믿으면, 그 점수에 따라 갈라지는 인생의 길,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불평등도 모두 공정한 것으로 믿게 된다.

 

우리가 시험 이외의 대안을 찾아내지 못하는 건 대안이 없어서가 아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시험을 치러야 하는 플레이어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수험생의 삶, 수험생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삶, 시험 결과에 인생이 결정되는 삶 속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시험 이외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터널비전은 시험에 투입한 시간이 늘어날수록 더 심해진다. 시험은 누구나 인정하는 정당한등용 방법이고, 나머지는 모두 의심스럽거나 잘못된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시험에 의존하고 중독되는 것이다. -p99

 

교육의 효과를 측정하고자 만들어진 평가방식 즉 시험은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그러나 시험의 결과를 통한 차별은 우리의 기억 속에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시험의 결과는 합산되어 그 사람의 인생, 그 사람이 일하는 직장과 계층의 차별을 당연하게 만든다.

차별을 통한 사회적 지위 차이의 정당화 과정

시험을 통해서 주어진 집단 정체성, ‘합격자 대 불합격자’, ‘명문대 대 지잡대’, ‘정규직 대 비정규직

  

  

성장(growth) 마인드셋(mindset)’은 실패를 극복하고 계속 도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인이 성장하게 이끌어주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태도다.

고정(fixed) 마인드셋(mindset)’은 실패를 기피하고 안정만을 추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인이나 공동체를 퇴보로 이끄는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태도다.

그렇다면 시험인간의 사고방식은 어떤 마인드셋에 더 가까울까?

시험의 결과만으로 사람의 자격을 평가하는 고부담 시험은 고정 마인드셋과 정확히 일치한다.

고정 마인드셋은 또한 차별의 정당화와도 찰떡궁합이다.

 

고부담 시험에 의한 서열주의나 벗어날 수 없는 열등감은 삶에 대한 만족도나 주관적인 행복지수를 떨어뜨린다.

또한 (교사로서 더욱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공부의 즐거움이나 재미를 빼앗아간다.

학습하려는 동기나 의욕 자체를 꺾고 공부하기를 포기하는 학생들을 만들어낸다.

시험 훈련이 끝난 성인들은 공부를 해야 할 이유도, 필요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그 지겨운 공부를 중단한 한국의 어른들은 빠른 속도로 멍청해진다.

 

학력고사 세대인 나는 15등급 중 ?등급이었던 나는, 수능에서 아이들의 등급을 한 등급이라도 땡겨주려고 28년째 고생중이다.

A 결혼정보회사 직업별 등급표에 의하면 11등급이다.

무슨 쇠고기, 돼지고기도 아니고,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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