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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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39 <내가 사랑한 시옷들(조이스 박 지음/포르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명시 산책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읽은 영시(英詩).

코로나19로 불안과 스트레스 가득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깨어진 일상에만 집중하다 보면 중심을 잃기 십상이다.

이럴 때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해보는 것도 우리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듯하다.

 

이 세계의 무게는 사랑이다.

살다가 고독해져도 사랑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조금은 불만족스럽더라도 이 역시 사랑하기 때문이라 여기면 짐을 지고 나아가면서도 사랑을 꿈꾸며, 그 기쁨을 상상할 수 있다. 사랑에 닿고자 하는 목적이 생기면 지치고 피곤하더라도 어떻게든 사랑에 도달해 그 품에 안겨 쉴 수 있게 된다. -p112

 

대학과 여러 기관, 기업에서 영어를 강연하는 저자가 선택한 서른 편의 시.

그 시들이 하루에 한 편씩 소개된다.

날짜별 작가의 소개와 시, 물론 영어로 된 시부터 소개하고 우리말로 번역된 시가 나온다.

그리고 조이스 박의 평론, 마지막은 <영시로 배우는 영어> 코너까지.

 

조이스 박의 평론으로 시에 대한 더욱 풍부한 이해를 하게 되었고, 내 생각과 비교하면서 시인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노력했다.

<영시로 배우는 영어>를 통해 고등학교 시절 공부했던 성문 영어의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선생을 하면서 너무나 멀어진 영어의 세계.

그래도 가끔 기억나는 내용이 등장하면 반가운 마음에 입꼬리가 올라가기도 했다.

 

Day 3

Don’t Go Far off Pablo Neruda

우리에겐 자기애를 넘어선 다가가는 사랑이 필요하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면 아름다움을 위해 거리를 두고 사랑을 말하는 사람보다, 사랑을 위해 아름다움을 스쳐 보내는 사람을 사랑하시라.

Please look at me but look past me.

나를 보라 하지만 나를 지나쳐 보시라.

 

Day 4

THAT I DID Always Love - Emily Dickinson

붙잡히고 길들여져 쪼그라들고, 지긋지긋해질 때까지 희생하며 상대가 정해준 자리에, 정해진 모습으로 있어야 사랑하는 것이라 우기지 마시라.

나를 맞추어 증명해 보여야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Take me as I am or leave me.”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나를 떠나시라.

사랑의 이름으로 그대가 나에게 십자가가 될 수 없으니 떠나시라.

 

이 책에는 얼마 전 읽은 <타인의 해석(말콤 글래드웰 지음/김영사)>에 소개된 두 시인이 나온다. 실비아 플라스와 앤 섹스턴.

당대에 뛰어난 시인으로 인정받았지만 자살로 생을 마감한 두 시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Day 9

since feeling is first -e. e. cummings

감정이 먼저다. 그리고 사랑은 전체다. 두 사람이 사랑한다는 것은 전체로서 서로에게 간다는 뜻이다. 봄으로 시작하여 겨울로 이행할지라도, 그 어떤 죽음도 괄호 치지 못하는 생명을 믿는 한, 사랑은 대문자의 계절을 넘어 계속될 것이다.

그러니 “Wholly kiss me.” 당신의 전부를 걸고 키스하시라.

 

Day 12

Solitude -Ella Wheeler Wilcox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

Weep, and you weep alone;

영화 <올드 보이>에서 오대수의 대사로 등장해서 알게 된 시구.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니

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만 울게 되리라

 

2연은 이렇게 이어진다.

Rejoice, and men will seek you;

Grieve, and they turn and go;

기뻐하라, 그러면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니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은 돌아서서 떠나리라

 

Day 20

No Man Is an Island -John Donne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20세기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존 던의 시 마지막 구절, For Whom the Bell Tolls를 가져와 한 권의 소설을 썼다. 헤밍웨이는 인간의 유한함과 죽음을 암시하고, 나아가 개인의 죽음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과 미래에 연결된다는 주제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에 인간 모두를 위해 울리는 종의 의미는 무엇인가. 과연 요즘 세상의 연결은 축복인가 저주인가. 연결되므로 외롭지 않으니 축복이라 할 수 있겠고, 연결되어 집단의 감정에 휘둘리니 저주라고 볼 수도 있겠다. 과연 끝끝내 우리는 존 던이 말한 종, 헤밍웨이가 암시했던 그 종을 울릴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섬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

 

Day 29

I Know Why the Caged Bird Sings -Maya Angelou

갇힌 자의 시야는 제한된다.

자유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자유를 위한 대가 역시 치를 수 있는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설사 추락할지라도 날아오를 수 있는가.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의 이름만큼 소개되는 작품들도 생소하였다.

가물거리는 영어 단어를 붙잡고 한 행 한 행 해석하고 맞는지 확인하면서 학창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해석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하였고, 나의 느낌이나 감정은 어떤지 바라보았다.

저자는 사랑, 삶 그리고 시를 <내가 사랑한 시옷들>로 선택했다.

나는 시에 대해 문외한이라 시 대신 사람을 넣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 삶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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