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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 전5권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8월
평점 :
* 2007. 7. 29. ~ 2007. 8. 31.
법조계에 발들여 놓은지 어느덧 5년째가 되어 간다.
누군들 그러하지 않았겠느냐만... 나 역시 열정과 순수함으로 뭉쳐 있던 법대생 시절이 있었다. 법과 정의....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젊음의 열정, 순수함은 나도 모르게 점차 소시민적 속물성으로 변태되고 있다.
사람들을 그러한 과정을 '어른이 되어 간다'고 표현하면서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며 위안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자신들과는 다르게 열정과 순수함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외골수'라고도 하며, 혹은 '독불장군'이라고도 하며, 심지어는 '꼴통'이라고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말들을 쏟아냄으로써 그렇게 살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하는 것은 아닐까?
람세스 열풍이 10여년 전쯤에 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도나도 람세스를 읽었던 것 같으며, 신문지상에서도 상당히 서평이 많았으며 내 기억으로는 '지혜'라는 단어가 유난히 강조되었던 것 같다.
너도나도 읽는 책들은 조금 미루었다가 읽는 습성이 있어서 그 유명한 '람세스'를 이제야 읽게된 연유다.
사실, 람세스 소설에 대해서 상당히 기대가 많았다. 당시 상당한 베스트셀러였었고, 언론에서도 좋은 평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했기 때문이다.
파라오 람세스는 너무 완벽하다. 제임스본드이며, 맥가이버이자 터미네이터이며 정의의 화신이다. 저자의 람세스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 오히려 람세스에게 걸림돌이 아닌가 싶다.
'람세스'는 내 취향의 소설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람세스나 네페르타리와 같은 이상형의 리더를 갖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 아닐까?
불의에 감히 대항하지 않는 소시민으로 살고 있고, 살아 남기 위해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밤이면 밤마다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람세스와 같은 정의와 불굴의 영웅을 비록 소설에서나마 원하는 것이 아닐까?
모세의 기적은 자연현상을 사기친 것이며, 터미네이터 람세스의 일당 천 싸움과 기적은 진짜인 것처럼 묘사한 부분은 매우 의아하다.
작가가 모세에 관한 프로이트의 이론을 빌려와서 소설에 삽입한 것이라면 이 소설의 정체성(판타지소설인가 역사소설인가)을 작가 스스로 모호하게 만든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아닐까?
한편 '소설 람세스'를 김홍신 또는 이문열이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봤는데, 이 분들이 더 잘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