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98명이 헷갈리는 우리 말 우리 문장
김남미 지음 / 나무의철학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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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정말 어렵다. 진짜로 어렵다. 100명중 98명이 헷갈린다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이 모두 잘못 알고 있다는 말일터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토록이나 많은 사람이 틀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태어나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며 살아가는데 왜 그러는 걸까? 말과 글의 차이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쓰다보니 어느틈엔가 습관처럼 그렇게 되어버렸다는 말일까?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면서도 자주 사전을 들춰보는 내 자신을 생각해봐도 우리말이 결코 쉬운 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우리 주변을 떠도는 말중에 제대로 된 말과 문장은 얼마나 될까? 작정한 듯 우리 말을 파괴하는 요즈음에는 부쩍 씁쓸함이 느껴지곤 한다.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왜 우리말에 대한 자긍심이 없는 것일까? 이제 우리도 겉보기에만 그럴싸한 것들로부터 벗어날 때가 되었다.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는 부류를 생각해본다. 두말할 것 없이 언론사다. 누가 뭐래도 바른 말을 써야 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길을 가야 할 언론사가 세상의 인기만을 쫓고 있는 걸 보면 한심한 마음까지 든다. 인터넷이나 TV의 오염정도는 이미 정도를 넘어섰다. 신문마저도 가관이다. 어쩌자고 그렇게 말도 안되는 말줄임을 하는지, 그옆에 원래의 말을 다시 쓸거면서 무엇하러 말을 줄이는 것인지... 이건 활자를 줄여 지면을 확보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도 유행어를 쓸 줄 안다는 시위를 하는 것도 아닐테고. 도무지 그 속내를 알 수 없다. 책을 펼치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렇군! 아하, 이런 거였군! 공감을 하면서도 나도 그랬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책을 읽고 난 뒤 정확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글을 쓰거나 말을 해야 한다는 나만의 결론을 내려본다. 일단 글을 쓰고 난 뒤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라는 말이 반가웠다. 나 역시 수정하는 과정의 중요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 볼 것이 한두개가 아니다. 함부로 빼거나 덧붙이면 안되는 것들, 한문을 쓸 때 그 뜻을 명확하게 알고 써야 한다는 것, 짧다고 좋은 것도 아니니 무리하게 생략하려 하지 말 것, 한자어든 고유어든 남발하면 안된다는 것, 중복되는 의미인줄 모르고 겹쳐 쓴 말은 없는지.... 입 속의 칼이라거나,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은 우리에게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고 있다. 글도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썼다가 지울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내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그 글의 파급효과는 정말 대단할 것이다.

 

세종대왕께서 광화문으로 오시던 날 주위를 둘러 보시고 깜짝 놀라 " 여기가 어느 나라인고?" 하셨다는 이야기가 있다. 웃자고 하는 말일텐데도 오죽했으면 이런 이야기가 생겼을까 싶어 부끄러웠었다. 당장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시장이 바뀌더니 문화회관이라는 말을 아트센터로 고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ㅇㅇ아트홀, ㅇㅇ아트센터라고 바꾼다고 시의 품격이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을 하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면서 생각하는 거라는 글쓴이의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없는 세가지가 있단다. 정답, 공짜 영원한 것... 틀리다와 다르다를 설명하면서 나온 말인데 우리 사회가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가 아닌가 싶다. /아이비생각

 

 

깜짝 퀴즈 : 아래 문장 중에서 틀린 것을 찾아보시오.

 

① 잊혀진 계절

② 소리없는 발자국

③​ 너 때문에 찢겨진 내 마음

④ 피로회복제

⑤ 좋은 하루 되세요


정답 : 전부 틀렸다!

① '잊혀진'을 '잊힌'이나 '잊어진'으로 바꿔야 맞다.

발자국은 원래 소리가 없으니 '발자국 소리가 크다'거나 '발걸음 소리가 크다'로 바꿔야 한다.

③​ '찢겨진'을 '찢어진'으로 바꿔야 맞다.

④ '이전의 피로로 돌아간다'는 뜻이 되니 잘못된 말이다. '상처가 재생된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⑤ '좋은 하루 보내세요'가 맞는 말이다.

우리는 그것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우리 말에 대해 다시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재미삼아 혹은 남이 쓰니까, 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짜장면'이 '자장면'으로 되었지만 '짜장면'도 함께 쓸 수 있게 된 과정을 생각해보면

무심코 쓰는 한마디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가는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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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의 비밀
자현 스님 지음 / 담앤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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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목차를 살펴보았다. 1장 산문이 열리고 이름이 생기다, 2장 일주문에서 대웅전까지, 3장 전각의 배치와 장엄, 4장 안에서 본 법당, 5장 수행과 의식의 상징물... 이 정도면 이 책속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대충은 짐작할 수 있을 듯 하다. 에이,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왔던 책과 별다른 내용은 없겠군! 하고 미리 생각했다면 틀렸다. 지금까지 나온 책들이 불교 교리에 맞춰 설명했다면 이 책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더불어 설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찰이기에 어쩌면 사찰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며 바라보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식으로 사찰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도 불교가 중국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졌다. 그렇다면 분명히 그 속에 인도의 문화와 중국의 문화가 함께 들어있었을 거라는 분명한 진리를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우습게도 나는 지금에 와서야 그 안에 담긴 인도문화를 찾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도의 불교가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신선사상이나 민속신앙까지 끌어안으며 정착했던 과정은 흥미로웠다. 부분부분 알고 있었던 사실에 전체적인 배경이 깔리니 이제사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불교적인 것들이 유교문화속에 녹아들었던 것도 있었고, 유교적인 것들이 불교문화에 녹아든 것도 있었다. 그것뿐일까? 저자는 그리스로마 신화나 기독교의 상황에 맞춰 설명하기까지 한다.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을 덮으니 뒷표지에 한 권으로 읽는 불교문화와 사찰에 대한 종합 안내서라는 말이 보인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젠가 절은 왜 산속에 있나요? 하고 묻던 목소리가 생각났다. 단순히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해 그렇게 되었을 거라고 설명했었는데 그보다 더 깊은 속사정을 알게 되었다. 새삼스럽게 부끄러워진다. 절은 왜 산으로 갔을까? 그렇게 깊은 뜻이 담겨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법당의 부처님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법당마다 모셔지는 불상이 다르다. 어떤 곳에는 세 분의 부처가 모셔지기도 하고, 어떤 곳에는 달랑 한 분만 모셔지기도 한다. 또 어떤 부처는 협시불을 두기도 하는데 어떤 부처는 협시불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깊이 알고자 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팠었는데 이 책을 통해 명쾌하게 정리되었다.

 

우리가 보는 부처님은 왜 비만일까? 예수님은 공양물을 받지 않고 공자님은 1년에 두번 공양을 받는데 부처님은 매일 공양을 받으시기 때문에 그런 거란다.^_____^ 그냥 한번 웃자고 하는 말인데 정말 웃음이 났다. 답을 한다면 그것은 중국문화의 영향이다. 인도는 우측문화였는데 비해 중국은 좌측문화였다는 말을 보면서 우리 문화속에 남겨진 인도문화의 흔적으로 무엇이 있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중국불교에서 지장보살의 현신으로 추앙되며 중국불교에 크게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는 김교각 스님의 이야기나, 염라대왕을 설명하던 부분은 이채로웠다. 그 밖에도 사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여러 동물이나 기호등 숨겨진 많은 이야기의 비밀을 알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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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
남재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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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거짓말하는 것일까? 말이 거짓말하는 것일까? 책의 제목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도 거짓말을 하고 말도 거짓말을 한다는 결론이 났다. 말이 어떻게 거짓말을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 말속에 숨은 의미가 여간 많은 게 아닌 까닭이다. 耳懸鈴鼻懸鈴의 세상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말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의 우리는 물질이 정신을 이기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사회를 만든 것도 우리이니 탓을 한다면 결국 우리 자신을 탓해야 한다. 그러나 주위를 돌아보라, 모두가 자신만은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사람도 거짓말을 하고 말도 거짓말을 하는 세상이다. 책의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말많은 세상에 살면서 나는 과연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쯤은 반추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유혹의 언어에 감염된 존재는 물질적 성취와 소비를 통해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상상할 줄 안다. 6쪽에 보이는 지은이의 말이다. 지금은 누구나 세상에 말을 건네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기묘한 노출증의 시대라는 말에 백퍼센트 공감한다. 타자를 통해 자기 삶의 연속성을 상상하는 이가 많아지면 우리 삶의 풍경도 바뀌지 않을까 라고 묻던 지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윤리와 정치적 주체라는 주제에서 소크라테스와 심청전을 새롭게 말하고 있는 부분은 왠지 모르게 그럴수도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나쁜 사람과 못난 사람을 이야기할 때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잣대는 과연 어떤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는가 되묻게 된다. 자신만의 잣대가 사라진지 오래된 듯한 느낌은 착각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의 우리에게 나만의 잣대는 없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세상의 잣대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고 분석한다. 왜 그렇게 된 것일까? '우리'의 이름으로 '나'를 묻어버리는 민족주의와 '너'의 권리로 '우리'를 만들어 간다는 시민의식에 관한 정의는 작금의 세상을 돌아보게 만든다. 몇년전에 미국에서 발생했던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을 예로 든 민족주의의 허실.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죄를 뒤집어 쓰기라도 하겠다는 듯했던 우리의 감정표현이 마침내는 전세계가 대한민국의 민족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만들어냈다. 우리는 과연 무엇때문에 그런 행동을 해야 했을까?

 

형식적 법치주의의 그늘은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가슴 한켠을 서늘한 바람이 훑어내리는 것만 같다. 법은 지키라고 만들어졌지만 법을 지키기 위해 불이익을 당하거나 해를 입게 된다해도 법은 결코 나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그것이 법이다. 지독히도 형식적이고 지독히도 이론적인. 부조리한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는 우리의 철저한 이중성이 서글프다. 내가 하면 로맨스인데 남이 하면 불륜인, 나의 사생활은 보여주기 싫은데 남의 사생활은 죽어라 들여다보고 싶은, 남이 끼어드는 건 싫은데 내가 끼어들때는 양보도 안한다고 욕을 하는, 나는 거짓을 말해도 남은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앞에서는 웃어주고 뒤돌아서면 손가락질하는, 남이야 어찌되든 나만 잘되면 그만인...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형편없는 가식의 가면을 쓰고 살게 된 것일까? 우리는 왜 말의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言中有骨 이란 말이 새삼스러운 세상이다.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광고에서 보았던 장면이 떠올랐다. 모두가 "아니오"라고 말할 때 한사람만이 "예'라고 말하던...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한다. 그랬다가는 진정한 용기가 만용으로 치부되어버리는 그런 세상인 까닭이다. 그 이중적인 우리의 생각이 이 책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곪아 있는 부분들을 들춰낸다는 게 보기에 떨떠름할수도 있겠지만 간과해서는 안되는 일이기도 하다. 얼마전 코미디프로에서 보았던 짧은 토론의 결과가 생각난다. 내 차의 뒷범퍼에 작은 스크래치가 있었는데 어느날 뒷차가 살짝 내 차와 부딪혔다. 그러나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 때 나는 뒷차를 그냥 가게 하겠는가? 아니면 그 핑게로 뒷범퍼를 고치겠는가? 를 묻고 있었다. 나는 내심 그냥 가게 한다,쪽이 훨씬 많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은근슬쩍 나만큼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까닭이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다. 그 핑게로 내 차의 스크레치를 없앤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제 아예 대놓고 나하나만을 생각하는 세상이 된 것일까? 씁쓸했다. 책속의 말을 기억하자. 타자를 통해 자기 삶의 연속성을 상상하는 이가 많아지면 우리 삶의 풍경도 바뀌지 않을까 라던.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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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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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의 기록만 보더라도 당시에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성추문 사건의 주인공인 어우동. 당시의 학자 성현은 그의 책 <용재총화>에서 그 사건을 말하고 있다. 어우동의 계집종까지 남성을 알선해주고, 심지어 어린 소년까지 쾌락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어우동이 종친부터 노비까지 귀천을 가리지 않고 음란함을 행했다고 하였는데 그 결과는 묘했다. 어우동만 교형에 처해진 것이다. 사통한 자를 끝까지 추문하여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정광필의 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연루되었던 남자들은 후에 다시 복직을 하고 평안을 누렸다. 무슨 연유에서였을까? 일부 신하들이 어우동을 사형시키는 조치에 반대를 했다고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였다는 여자 어우동. 바로 그 점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당시의 성종은 무엇보다 조선의 사회 풍속과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하니 성리학의 정착을 위한 조치가 아니었나 싶은데 어우동의 처형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는 <용재총화>의 기록은 이채롭다. 결국 남성중심의 사회로 만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선례였을 뿐이었다는 말도 될 것 같다. 공교롭게도 폐비윤씨 사건 또한 성종대에 일어난 걸 보면 말이다. 성리학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는 남성중심의 사회가 오게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남녀 차별이 없었고, 아들과 딸이 균등하게 상속받았으니.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어우동은 단지 '음녀'였을 뿐일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묻는 작가의 말에 나는 공감한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소박데기가 되어버린 자신을 돌아보며 남은 생을 한스럽게 살아갈 필요는 없었다고. 허난설헌의 허망한 삶을 살펴보더라도 나는 그녀, 어우동의 사랑놀음이 내포한 속깊은 고통을 모른 척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이 책은 사랑했기 때문에 국가권력에 의해 비극적 죽임을 당한 여인들을 다룬 3부작 중 그 마지막 자품이라 한다. 동성애 스캔들을 다루었다는 <채홍>과 양반가의 간통사건을 그렸다는 <불의 꽃>을 나는 아직까지 읽지 못했다. 그러나 어우동을 보면서 전작의 여인들을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 작가의 마니아가 될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작가의 산문집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를 읽으면서 뭐지? 싶었었는데 일전에 보았던 <영영이별 영이별>과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작가의 문체가 짧으면서도 강하게 와닿는 여운이 좋았었다. 사랑을 통해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어우동도 역시 그랬다. 묘하게 끌려드는 매력이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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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밥상 - 남는 재료 없이 알뜰하게 차리는 일주일치 장 보기 & 레시피
나희주 지음 / 미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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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를 잘하지도 못하고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먹는 거라도 좋아하면 내가 먹기 위해서라도 움직일텐데 딱히 그렇지도 않으니 문제다. 주부 20년차를 넘어서도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때 뭘 먹을까 걱정하고 어찌어찌 점심을 때우고(?) 돌아서면 또 저녁 걱정이다. 나만 그런가? 둘러보면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주부라면 대체적으로 공감할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요리라는 말만 보이면 목을 길게 빼고 들여다보기를 몇 번, 하지만 내 미덥지 못한 요리솜씨를 포장해 줄만한 요리책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요리책, 정말 간단하다. 이렇다하게 특별할 것도 없이 흔히 먹는 반찬들을 초간단 레시피로 소개해주고 있다. 덕분에 책을 본 다음날은 걱정없이 밥상을 차렸다. 그저 따라했을 뿐인데 아주 간단하게 해치운 것 같아 왠지 뿌듯함마저 생긴다. 주부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내가 하는 밥말고 남이 해주는 거면 뭐든 맛있다고. 얻어먹는(?) 사람들이야 그게 뭐 걱정이고 고민이냐고 하겠지만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다. 시장엘 나가봐야 맨날 그게 그거라 선뜻 손내밀어 잡지 못한다. 그렇다고 매일처럼 색다른 반찬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닌데 장바구니 들고 시장엘 간다는 게 어떨때는 곤혹스럽기까지 하다. 결국 식구들 좋아하는 걸 선택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맨날 그 타령인 것이다. 한때는 누군가 식단을 짜주면 그것에 맞춰 먹어야지 했었다. 그런데 그것도 맘처럼 쉽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께서 해주는 밥상만 받아 먹었다는 말에 살풋 웃음이 난다. 다 그런거지 뭐....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계량법이었다. 계량스푼이 어쩌고 계량컵이 어쩌고 하면 솔직히 머리 아프다. 그런데 숫가락으로 대충 맞춰주는 계량법이 정말 맘에 들었다.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양념들도 특별할 게 없다. 그야말로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양념들뿐이다. 국물 맛을 내기 위한 재료들 역시 그렇다. 어떻게 보관하면 좋은지까지 알려주고 있다. 장보는 법이야 늘 주변을 맴도는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 낚이지만 않으면 된다. 곁다리로 붙어오는 것에 눈길 주지 않으면 되고 싸다는 이유로 두세개씩 사지 않으면 된다. 나같은 경우에는 목록을 메모해서 그것만 사면 끝이니 별다른 걱정은 없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샌드위치를 잘 해먹는데 이 책에서 소개한 바나나 샌드위치나 으깬 감자 샐러드 샌드위치는 아들녀석이 좋아할 것 같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분식이나 여유롭게 주말에 해 먹을 수 있는 것, 색다르게 먹는 한 그릇 스페셜과 같은 요리는 종류가 그다지 많지 않아 좀 아쉽다. 크게 사계절로 나누어 밥상을 차려내는 맛이 정말 일품이다. 그럴듯하게 포장만 요란한 요리보다는 이렇게 특별할 것 없어 보여도 밥상을 차려내는 사람의 마음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요리책은 많지 않을듯 하다. 그야말로 집밥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처럼 밥상 차려내는 게 고민인 주부라면 이 책만 따라해도 괜찮을 것 같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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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9-0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