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반전 지식의 반전 1
존 로이드 & 존 미친슨 지음, 이한음 옮김 / 해나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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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가장 단단한 물질은? 다이아몬드(×)
2. 문어는 다리가 몇 개일까? 8개(×)
3. 물은 몇 도에서 얼까? 0℃(×)
4.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
5. 아프리카 최남단의 지명은? 희망봉(×)
6. 나일 강은 어느 나라에 속할까? 이집트(×)
7. 비행기로 하늘을 난 최초의 인물은? 라이트 형제(×)
8. 축구는 어디에서 발명되었을까? 영국(×)
9.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준 새는? 핀치(×)
10. 사람의 목숨을 가장 많이 구한 동물은? 개, 말, 비둘기(×) 

책표지 뒷쪽에 한번 풀어볼까요? 라고 말하며 문제를 냈다. 그런데 모두 틀렸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모두 잘못된 지식이라는 이야기일까? 이쯤되면 이 책의 주제가 뭔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지식의 반전을 이끌어내는 건 우리다. 그것은 바로 호기심을 가지므로써 생겨나는 일이라는 말인데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이 뒤바뀌는 걸 못참아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왠지 무리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하게 된다. 그러나 그 호기심이 있었기에 인류의 문명이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축구는 어느나라에서 시작했을까? 혹시나하여 남편에게 물었다. 답은 물론 책에서 말한 것과 똑같다. 영국!  땡!  정답은 중국입니다! 어째서? 영국이 그것을 발명했다고 주장하기 2000년도 전에 중국인은 축구를 하고 놀았음... 축국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은 군사훈련용이었지만 송나라때 전성기를 이루었다고 함... 의심쩍어 하는 남편에게 책을 보여주니 그래도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이렇듯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뒤바뀌는 걸 인정한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런 류의 책은 많다. 아이들에게 유행처럼 번진 Why? 시리즈가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책들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옮긴이의 말처럼 진행형이라는 말도 그다지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단지 이 책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 활동, 연구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기기로 한다.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일까? 정답은 아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왜 이런 생각은 못했던 걸까?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답이었는데도 우리는 왜 거기서 생각을 멈췄을까 싶다. 그 새털같은 구름이 그렇게나 무겁다고? 뭉게구름의 평균 무게가 코끼리 약 100마리정도라고 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동차의 가장 경제적인 주행 속도는 시속 88.5킬로미터가 아니었다. 모든 차가 시속 64킬로미터 이하일 때 효율이 가장 좋았다는 말은 솔깃하다. 아마도 나만 그럴테지만.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서 자동차를 타는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속도를 내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면서도 연비를 따지는 건 모순이다. "매끄럽게 더 천천히 몰수록, 연료를 덜 쓴다." 는 표어와 포스터를 제작하여 차가 있는 모든 곳에 붙여놓고 싶어진다.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는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말은 충격적이다. '어류'라는 단어가 서로 전혀 다른 동물 분류 강들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모든 정의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조금씩 수정되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가 필요할 거라는 건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어류 중 하나가 '정어리'라고 말한다. '진짜 정어리'라고도 불리우고 있지만 그것은 작고 뼈가 부드럽고 기름진 약 20종의 물고기에 두루 쓰이는 일반 명칭이라고 한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정어리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누가 왜 그렇게 이름을 붙인 것일까? 하마보다 더 사납고 공격적인 건 벌꿀오소리라거나, 박쥐의 시력이 상당히 좋다거나, 나비는 고치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사해의 물이 세상에서 가장 짠물이 아니며, 나일강은 대부분이 이집트보다는 수단에 속해있고, 세로줄 무늬보다는 가로줄 무늬가 더 날씬해 보인다는 사실, 첫번째 올림픽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원반던지기나 창던지기를 했던 것은 아니고 스타디온이라는 달리기 경기가 유일한 종목이었다는 것은 기억해두어야 할 것 같다. 몽골인이 거주하는 곳을 '유르트'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에게 큰 모욕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게르'가 맞다. 유르트는 터키어로 '고국'이라는 의미지만 게르는 '가정'이라는 뜻의 몽골어라고 하니 제대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그다지 기대하는 마음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순간이 꽤나 많았던 듯 하다. 그만큼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한채 그것이 옳다고 믿어왔던 것이 의외로 많다는 뜻일게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질문이 생각났다.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를 묻는... 나는 지금까지도 진화론일거라 믿고 있지만 책속을 여행하며 받았던 느낌도 진화론에 가까웠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묻는 질문에 달걀이 먼저다,라고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는 이유가 내게는 정말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주제는 네가지다. 첫째가 과학에 관한 것이고, 둘째가 동물을 통해 들려주고 있는 반전이며, 셋째가 알 듯 말 듯한 우리의 호기심에 대한 답이고, 넷째가 언제부터였는지 왜 만들었는지를 따지는 기원에 대한 반전이다. 읽으면서 빠져들었던 책이다. 흥미로운 주제가 많았던 까닭이다. 진정한 호기심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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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로 떠나는 힐링여행 : 경복궁 인문여행 시리즈 7
이향우 글 그림, 나각순 감수 / 인문산책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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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복받은 사람들이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오죽했으면 서울의 아름다움에 빠져 귀화를 결정하는 사람들까지 있을까? 그런데 정작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무슨 복을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고 하니... 타국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멋진 도시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배경은 산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만해도 복잡한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이 몇개나 되는지 헤아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북한산은 정말 으뜸이다!) 가벼운 복장으로 떠나는 잠시의 일탈은 시끄러운 도심으로부터 상처받았던 마음을 치유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단순히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할지라도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도심속에 자리한 우리 선조들의 흔적은 생각보다 많았다. 궁만해도 벌써 다섯개나 된다. 경복궁을 시작으로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경운궁), 경희궁까지. 궁마다 저마다의 특징을 안고 있어 온전히 하루를 맡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궁을 돌아보며 마음을 치유하자고 손을 내미니 어찌 거부할 수가 있을까 싶었다.

 

도심속에 자리한 다섯개의 궁중에서 단연코 으뜸을 차지하는 게 경복궁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사람이 북적댄다. 그러니 언제나 시끄럽다.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 땅을 밟는 순간만큼은 찾는 사람들 모두의 마음가짐이 바뀌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을 느끼는 순간이 너무나도 많았었다. 그런데 그런 궁을 바라보며 " 우리, 경복궁 산책할래요? " 라고 말하면 얼만큼의 공감대가 형성될까 오히려 묻고 싶었다는 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힐링이라는 건 그 말 자체의 뜻처럼 치유하기에 목적을 둔다. 그렇다면 복잡하거나 한적하거나 그것은 아무런 이유가 되지 못한다.  물론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면 지친 마음과 몸을 쉬기에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해도 자신의 느낌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 하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하니 그 복잡한 경복궁을 거닐며 힐링여행을 말하는 저자에게서 강한 내공의 힘을 보게 된다. 그만큼 경복궁을 사랑한다는 뜻도 될테니... 그만큼 경복궁을 알며 느낄 수 있다는 말도 될테니... 

 

올망졸망 연푸른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어디로든지 꽃구경을 가자 한다. 초록이 우거지는 여름이 오면 그 여름을 만끽하고 싶어 어딘가에 또 마음을 빼앗기고, 빨갛고 노랗게 잎이 물들고 떨어지는 계절이 오면 단풍구경에 낙엽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술렁거린다. 겨울은 또 어떤가, 눈내린 하얀세상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고 먼 데로 시선을 돌리기 일쑤다. 그럴때마다 내가 추천했던 곳은 서울 한복판의 궁궐이었고, 전철만 타면 편히 데려다주는 왕릉이었다. 반신반의하는 사람과 동행하여 봄꽃여행과 눈꽃여행을 함께 다녀온 적이 몇번 있었는데 그럴때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 정말 그런 줄 몰랐었어! " 한다. 지리산 밑자락에 사는 사람이 지리산 좋다는 말 공감하기 어렵듯이 도심속에서 늘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는 모순을 안고 산다. 아니 어쩌면 너무 가까이 있어 눈과 마음이 찾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번 가보면 안다. 우리 곁에, 이토록이나 가까운 거리에 그렇게 아름다운 계절들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걸 금새 알게 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요즘같다면 경복궁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저자의 마음이야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자는 취지도 있겠지만 굳이 힐링여행이라는 말을 제목으로 달았기에 하는 말이다. 사실적으로 따지고 든다면 우리 역사의 흔적이 살아 숨쉬는 곳은 경복궁보다 창덕궁과 창경궁, 그리고 덕수궁인 까닭이다. 하지만 경복궁이 안고 있는 우리 역사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경복궁을 제대로 배워보는 게 우선이라는 건 말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책을 들고 경복궁의 구석구석을 다시한번 찾아본다면 꽤나 멋진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림 그리는 사람은 참 좋겠다. 그 자리에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으니.. 멋진 자연과 하나되는 자신의 뒷모습조차 또하나의 풍경으로 자리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글쓰는 사람도 부럽기는 매한가지다. 책 속에서 사진과 함께 등장하는 그림 하나 하나가 정말 소중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부록으로 보여주는 경복궁 연표는 모두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알찬 여행이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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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 속 역사 여행 - 개정증보판
신병주.노대환 지음 / 돌베개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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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흥부전, 홍길동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옹고집전, 배비장전... 어린시절에 한번쯤은 다 읽어보았거나 전래동화로 들었던 책들.. 하지만 책장을 덮으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은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는가? 하는 물음이었다. 누군가의 입을 통해, 혹은 그림이 곁들여진 동화를 통해 내게 다가왔지만 역시 제대로 책을 읽어본 것은 드물었다.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 깊은 속까지 들여다보지 못했던 愚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래서 또다시 욕심을 부리게 된다. 하지만 저 많은 책을 언제 다 읽을까 싶어 겁부터 난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 알고 있는 고전 소설속에 그렇게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지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소설은 허구라지만 그 속에서 살아 숨쉬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은 고스란히 역사가 되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과연 소설처럼 살았을까?'라는 호기심 어린 궁금증을 토대로 고전 소설 속에서 역사의 한 단면을 조심스레 끄집어 내 살아 있는 역사 이야기로 재구성하였다는 소개글이 그래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금오신화 - 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결합된 최초의 한문 소설
설공찬전 - 금서가 된 조선시대판 귀신 이야기
전우치전 - 소설로 다시 태어난 민중의 희망 전우치
임진록 - 전쟁 영웅들의 무용담
홍길동전 - 영웅 소설에 담긴 서얼들의 한풀이
계축일기 - 광해군은 정말 패륜아인가?
박씨전 - 병자호란의 치욕과 여걸의 탄생
사씨남정기 - 가정 소설의 형식을 취한 정치 풍자 소설
장화홍련전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계모 소설
인현왕후전 - 두 여인의 치마폭에 가려진 정치사
한중록 - 사도 세자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말
춘향전 - 춘향전 속의 역사, 역사 속의 춘향전
옹고집전 - 불교 배척론자 옹고집의 개과천선기
허생전 - 허생의 삶에 투영된 박지원의 꿈
은애전 - 국왕 정조, 1급 살인범을 석방하다
홍경래전 - 생생한 민중 항쟁사
배비장전 - 배 비장, 절해고도 제주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다
흥부전 - 해학으로 풀어 간 빈농과 부농의 갈등과 화해
채봉감별곡 - 매관매직의 사회사
심청전 - 조선시대 맹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임진록, 계축일기, 인현왕후전, 한중록, 박씨전 등을 통해서는 정치사를, 설공찬전과 전우치전을 통해서는 사상사를, 허생전에서는 경제사를, 홍길동전, 춘향전, 옹고집전, 배비장전, 은애전을 통해서는 사회와 문화사를, 그리고 흥부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등을 통해서는 조선시대의 생활과 풍속의 역사를 새롭게 알 수 있다... 이 책을 소개한 글을 살펴보면 어떤 식으로 소설들이 정리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각각의 작품을 통해 조선시대의 정치와 사상, 생활과 문화는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풍속은 어떠했는지 세세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작품마다 줄거리를 요약하고 특징을 소개해주니 어떤 작품인지 이해하기가 쉽고, 그 시대배경까지 소개해주니 금상첨화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이 작품속에 녹아든 작가의 의도를 찾아주기도 하고, 그 작품을 쓰게 된 연유를 알게 해주니 읽는 동안 그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괜찮았다. 내가 읽어보지 않은 소설이라해도 이 책을 통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 고마웠다.  그것뿐일까? 작품을 받쳐주는 사료도 풍부하다.  

 

저렇게 책에 소개한 작품들을 다 들어낸 이유는 그동안 너무 쉽게만 생각했었던 우리의 고전소설을 다시한번 각인시키고 싶은 까닭이다. 가만히 살펴보니 내가 읽었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는 작품이 몇 안된다. 기회가 되면 읽을 게 아니라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한번쯤은 제대로 된 작품과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을 버릴 수가 없을 것 같다. 다 읽어본다는 게 물론 쉽진 않겠지만... 소설은 허구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과 같이 포장되어진 말로 글을 쓰던 시대는 아니었을 것이다. 책을 내게 된 저자의 의도처럼 그 안에 숨겨진 시대상을 읽는다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일게다. 책을 읽는 시간이 짧지 않았다. 놓치고 싶지않은 부분이 많았던 까닭이다. 쉽게 풀이한 책이라고 만만히 볼 수 없었던 까닭이기도 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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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를 그려라 - 인생의 큰 그림을 보는 힘
전옥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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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그랬다.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만도 힘겨울 따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말을 쓰고 보니 '그랬다' 라는 과거형이 아니라 '그러고 있다' 라는 현재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걸 금새 알아버렸다. 왜 나는 큰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일까? 코 앞에 닥쳐오는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이라고 말하려니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 나도, 이 나이에도,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그래서였을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온 것은. 하지만 목차를 살펴보면서 내 의지는 한풀 꺾였다. 또 그 타령인가 싶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펼치면 큰 고래 이야기가 나온다. 어디선가 들었음직한 이야기였는데도 내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번도 큰 고래를 그리지 못했던 내 지난날이 왠지 부끄러웠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이미 고래를 그리기 시작했으까.

 

같은 철도회사를 다녔지만 23년 후 한사람은 여전히 선로작업을 하고 한사람은 철도회사의 사장이 되었던 것처럼 무슨 일을 시작하면서 나도 늘 그랬던 것 같다.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손에 쥐어질 수 있는 돈벌이만을 생각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기에. 빅 픽처는 자신의 존재 이유와 만나는 거라는 말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빅 픽처라고 해서 무조건 크게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것, 자신의 재능을 찾아내어 그것에 맞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 역시 교과서같은 이야기지만 길게 보라는 말은 이 책을 통해 절절한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던 말이다. 흔히 말하는 멘토 따위는 없어도 괜찮다.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때가 생각났다. 바로 앞을 보지 말고 멀리 봐야 한다던 그 말은 옳았다. 넘어지지 않고 혼자서 달려 나갈 수 있게 되었던 순간은 더 멀리 바라보며 자전거패달을 밟았을 때였기에.

 

종종 이런 말을 한다.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행복할거라고. 하지만 현실은 내가 하고싶은 일을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좌절을 하고 방황을 하고 '꿈'이라는 것을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라고. 불현듯 반항심이 밀려온다. 화도 났지만 잠시 생각해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한 발판으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바꿔 말한다면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금, 당장 꿈을 이룰수는 없는 일이기에 그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이다. '꿈'을 이룬다는 건 반드시 어느정도의 노력과 희생을 요구할 것이다. 단, 내가 그일을 해야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는 말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소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문득 '三人行 必有我師' 라는 말이 떠오른다. 세상은 혼자서 만들어가는 게 아니듯이 내 꿈일지라도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건 틀림없이 중요한 일일게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다녔다는 저자의 이력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상위 5%의 인간들이 지녔을 무언가를 가진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말처럼 내게도 꿈의 육하원칙이라는 게 보여질까? 책에 쓰여진대로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혜안이 생겨날까? 책을 읽으면서도 빅 픽처를 그리기 위해 필요한 다섯가지의 힘(관점, 목표, 관리, 창의, 소통)을 얻어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인생의 목적은 다른 누군가의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과 함께 저자가 보여주고 있는 큰 고래 그림이 내 앞으로 클로즈업 된다. 어떻게 해야 후회없는 인생을 살까 고민해야 할 인생의 나이에 나의 고래는 얼만큼의 크기로 그려져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직 그 그림이 고래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라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는 것은 왜일까? 아직은 늦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보여준 하버드대학 교수의 말을 메모한다. 성공하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것들 : 제대로 참석하기. 할 말 다하기. 팀으로 일하기. 포기하지 않기. 다른 사람을 이끌어주기... 잘 기억해두면 모든 일이 잘 풀릴거라는 그 말을 잊지 말아야겠다. 그러나 제자리를 지킬 것! 남들이 하는 일을 내가 꼭 해야 할 이유는 없으니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잊지 말자. 하쿠나마타타!!! /아이비생각

 

 

빅 픽처는 말 그대로 '큰 그림'을 의미한다.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고 인생을 좀 더 멀리 조망할 수 있는 힘이고, 더 많은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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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세계사 -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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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강제 수용소'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모르긴 몰라도 많은 사람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그 '강제 수용소'라는 말과 '집단 학살 수용소' 라는 말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썼던 그 말은 주로 감금을 목적으로 사용했던 곳이고, 대량 살상을 목적으로 만든 곳이 바로 '집단 학살 수용소'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당연한듯이 강제 수용소라는 말을 썼을까? 더군다나 아우슈비츠보다 더 비인간적이었던 곳이 훨씬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왜 유독 아우슈비츠만 배워야 했던 것일까? 한가지 예로 들어 이야기 한 것이지만 우리가 배워왔던 것에 대한 오류는 상당히 많다. 그 오류를 바로 잡겠다고, 혹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외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도 그다지 오래된 일은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뀌지 않는 우리 사회의 모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인지 때로 난감해지기도 한다.

 

이 책 역시 그런 오류를 바로 잡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세상에 나온 듯 하다. 하지만 이미 이런 류의 책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제에 눈길이 가는 것은 내가 믿고 있었던 것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일 것이다. 사람들의 심리가 그렇다고 하지 않는가? 한번 믿었던 것을 부정하고 버려야 한다는 걸 두려워 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 하는 말이기도 하다. 오래전 프랑스의 사형 집행 방법이었던 길로틴이 사람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일테지만 그 사형도구를 만든 이가 길로틴 박사가 아니라 독일의 악기 제작자이자 엔지니어였던 토비아스 슈미트였다는 것과 처음에는 루이송으로 불렸었다는 것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오죽했으면 길로틴家에서 단두대의 명칭으로 길로틴이라는 이름을 쓰지 말아달라고 청원했겠는가 말이다. 결국 그 집안은 아예 가문의 성을 바꾸었다고 하니 한번 결정되어져 많은 사람의 일상속에 자리잡게 된 것을 바꾼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미국과 호주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보내졌던 죄수들로 만들어진 나라라는 것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었다. 그런데 그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의 형벌제도가 바로 죄수 유배였다고 하니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이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몹쓸 상황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식민지 유배가 영국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지만 그들을 버렸던 건 어니었다. 비록 범법자들이었지만 그들을 여러 방면으로 배려했다. 그들이 타고 갈 배의 점검은 물론이고 병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질병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도 했다. 항해 도중 죄수들의 생활도 그랬다. 종교생활도 허용되었고 일정량의 레몬주스를 지급해 괴혈병 예방에도 힘썼다고 한다. 더구나 그들은 강제 수용소에서 죽도록 노동에 시달렸던 것도 아니라 한다. 물론 규율이 매우 엄격했다고는 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기능에 따라 작업을 할당 받았다는 사실은 꽤나 놀랍다.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허구에 진실이 묻힌다는 거였다. 여러가지 목적으로 변질된 오류도 물론 있겠지만, 영화나 소설과 같은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소재들이 마치 정말로 그랬었던 일인양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왠지 껄끄럽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것처럼 검투사는 죽을 때까지 싸웠을까? 말을 타고 황야를 달리던 카우보이와 인디언의 싸움처럼 서부 개척시대는 정말로 무법천지였을까? 놀랍게도 정답은 그렇지않다! 였다. 영화를 통해 그렇게 믿고 싶어했고, 또 그렇게 믿었을 뿐이다. 추수감사절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와 같은 의문점들이 이 책속에 많이 담겨있다. 사실과 허구는 종이한장 차이란 생각이 든다. 보고싶은 것만 보려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하고, 한번 믿은 것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우리 생각의 오류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질기고 더 깊을지도 모를 일이다. 책을 덮으며 어쩌면 우리의 이기심과 오만이 더 많은 오류를 만들어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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