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반전 지식의 반전 1
존 로이드 & 존 미친슨 지음, 이한음 옮김 / 해나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1. 가장 단단한 물질은? 다이아몬드(×)
2. 문어는 다리가 몇 개일까? 8개(×)
3. 물은 몇 도에서 얼까? 0℃(×)
4.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
5. 아프리카 최남단의 지명은? 희망봉(×)
6. 나일 강은 어느 나라에 속할까? 이집트(×)
7. 비행기로 하늘을 난 최초의 인물은? 라이트 형제(×)
8. 축구는 어디에서 발명되었을까? 영국(×)
9.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준 새는? 핀치(×)
10. 사람의 목숨을 가장 많이 구한 동물은? 개, 말, 비둘기(×) 

책표지 뒷쪽에 한번 풀어볼까요? 라고 말하며 문제를 냈다. 그런데 모두 틀렸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모두 잘못된 지식이라는 이야기일까? 이쯤되면 이 책의 주제가 뭔지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지식의 반전을 이끌어내는 건 우리다. 그것은 바로 호기심을 가지므로써 생겨나는 일이라는 말인데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이 뒤바뀌는 걸 못참아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왠지 무리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하게 된다. 그러나 그 호기심이 있었기에 인류의 문명이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축구는 어느나라에서 시작했을까? 혹시나하여 남편에게 물었다. 답은 물론 책에서 말한 것과 똑같다. 영국!  땡!  정답은 중국입니다! 어째서? 영국이 그것을 발명했다고 주장하기 2000년도 전에 중국인은 축구를 하고 놀았음... 축국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은 군사훈련용이었지만 송나라때 전성기를 이루었다고 함... 의심쩍어 하는 남편에게 책을 보여주니 그래도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이렇듯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뒤바뀌는 걸 인정한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옮긴이의 말처럼 이런 류의 책은 많다. 아이들에게 유행처럼 번진 Why? 시리즈가 있을 정도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런 책들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옮긴이의 말처럼 진행형이라는 말도 그다지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단지 이 책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 활동, 연구 결과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말을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기기로 한다. 동전의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일까? 정답은 아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왜 이런 생각은 못했던 걸까?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답이었는데도 우리는 왜 거기서 생각을 멈췄을까 싶다. 그 새털같은 구름이 그렇게나 무겁다고? 뭉게구름의 평균 무게가 코끼리 약 100마리정도라고 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동차의 가장 경제적인 주행 속도는 시속 88.5킬로미터가 아니었다. 모든 차가 시속 64킬로미터 이하일 때 효율이 가장 좋았다는 말은 솔깃하다. 아마도 나만 그럴테지만. 속도감을 즐기기 위해서 자동차를 타는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속도를 내지 못해 안달이다. 그러면서도 연비를 따지는 건 모순이다. "매끄럽게 더 천천히 몰수록, 연료를 덜 쓴다." 는 표어와 포스터를 제작하여 차가 있는 모든 곳에 붙여놓고 싶어진다.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는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말은 충격적이다. '어류'라는 단어가 서로 전혀 다른 동물 분류 강들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모든 정의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조금씩 수정되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가 필요할 거라는 건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어류 중 하나가 '정어리'라고 말한다. '진짜 정어리'라고도 불리우고 있지만 그것은 작고 뼈가 부드럽고 기름진 약 20종의 물고기에 두루 쓰이는 일반 명칭이라고 한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정어리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누가 왜 그렇게 이름을 붙인 것일까? 하마보다 더 사납고 공격적인 건 벌꿀오소리라거나, 박쥐의 시력이 상당히 좋다거나, 나비는 고치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사해의 물이 세상에서 가장 짠물이 아니며, 나일강은 대부분이 이집트보다는 수단에 속해있고, 세로줄 무늬보다는 가로줄 무늬가 더 날씬해 보인다는 사실, 첫번째 올림픽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원반던지기나 창던지기를 했던 것은 아니고 스타디온이라는 달리기 경기가 유일한 종목이었다는 것은 기억해두어야 할 것 같다. 몽골인이 거주하는 곳을 '유르트'라고 부르는 것은 그들에게 큰 모욕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게르'가 맞다. 유르트는 터키어로 '고국'이라는 의미지만 게르는 '가정'이라는 뜻의 몽골어라고 하니 제대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그다지 기대하는 마음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순간이 꽤나 많았던 듯 하다. 그만큼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한채 그것이 옳다고 믿어왔던 것이 의외로 많다는 뜻일게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질문이 생각났다.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를 묻는... 나는 지금까지도 진화론일거라 믿고 있지만 책속을 여행하며 받았던 느낌도 진화론에 가까웠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묻는 질문에 달걀이 먼저다,라고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는 이유가 내게는 정말 설득력있게 다가왔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주제는 네가지다. 첫째가 과학에 관한 것이고, 둘째가 동물을 통해 들려주고 있는 반전이며, 셋째가 알 듯 말 듯한 우리의 호기심에 대한 답이고, 넷째가 언제부터였는지 왜 만들었는지를 따지는 기원에 대한 반전이다. 읽으면서 빠져들었던 책이다. 흥미로운 주제가 많았던 까닭이다. 진정한 호기심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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