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한 남자의 희망 수첩

영화<해바라기>의 메인카피다.
온 몸에 시커멓게 문신을 하고도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다는 걸
내 모든것을 다 걸어도 얻을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너무도 아프게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에는 튀는 패션도, 럭셔리한 그 무엇도 나오지 않는다.
작은 수첩에 하나씩 지워져 가던 엄마와의 약속과 해야할 것들을
굵은 엑스표로 꾹꾹 눌러 지워나가던 남자.
싸우지 않기...
술 마시지 않기...
담배피우지 않기...
선물하기...
소풍가기...
여자와 숨막히도록 깊은 키스해보기....
온몸에 문신을 한채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남자.
희망은 그토록 우리에게서 멀리 있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는 것이 아닐까?
너무 깊은곳에 숨어서 찾아낼 수 없는 것은 아닐까?
10년을 참았는데 왜 모든 것을 가져가야하느냐고 울부짖던 태식의 절망.
그리고 그는 다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싸움을 하고...

누군가의 가슴속에 사랑을, 희망을 심어준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움과 기다림이란 꽃말을 갖고 있는 해바라기...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전해주는 의미가 너무나 서글프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뭐야?
뭐지?
하~ 이럴수도 있는거구나!
내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한 말이다.
속았다! 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또 있었다.
읽는 내내 앞뒤가 서로 얽혀지지 않는 고리때문에 머리 좀 굴렸었건만
끝내 풀리지 않던 실의 끝자락을 이렇게 마지막 부분에 와서야 찾게 된다.
읽는 이들에게 단 한번의 실마리조차 보여주지 않기로 작정한 듯한 문체를 보면서
다 읽고난 후에야 작가의 치밀성앞에 혀를 내두른다.
서정성을 잔뜩 안아든 제목만으로 선택되어졌던 책이었다.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나는 진한 사랑이야기 하나를 만나고 싶었었다.
그러나 이건 정말 심한 배신이다.
이 책은 사랑이야기지만 결코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추리소설이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하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고 보니
옮긴이 역시도 추리소설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지하철이 들어오고 한 여자가 뛰어내린다.
그리고 문득 여자를 보게 된 남자가 그 여자를 구한다.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던 여자와 그 죽음을 지나치지 못했던 남자.
그 여자와 그 남자의 이야기는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
그 여자의 삶속에 그 남자가 끼어들었는지 아니면 그 남자의 삶속에 그 여자가 끼어들었는지
보여주지 않기로 작정한 작가는 마지막까지 줄달음질을 치게 만든다.
미노타우로스가 있는 미로에 빠져버린듯한 느낌.
어디선가 황소머리를 한 괴물이 먼저 나를 찾아내 다가올 것 같아 마음을 서두르게 만든다.
이야기속에서 작가는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일본의 문제일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직시해야하는 문제일수도 있다.
문제를 앞에두고서도 아직은 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작가는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실현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직접 해봐야 아는거야.
머리로만 생각해 결론을 내버리는 녀석은 결국 그 정도의 인간밖에 될 수 없어.
나는 살아 있는 한 계속 도전하겠어...<502쪽>
가슴 뜨끔한 말이다.
가끔은 내가 주절거리듯이 내뱉던 말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도 그렇게 머리로만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픈 반성이다.
언제나 그렇듯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서 그런거라고 자기위안을 삼으면서 말이다.
이 책의 결말부분을 미리 알고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을 잠시 해 본다.
그랬다면 아마도 이 책이 주고자 하는 느낌들을 많이 찾아내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선입견이나 편견의 힘은 무서운거다.
너무 뜻밖의 반전때문이었을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그냥 호기심만으로 책장을 넘겼다고 하는게 더 솔직한 내 심정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보여준 멋진 반전은 선물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인생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우리의 나이테 한겹을 본 것 같다. /아이비생각
 

"최근에 벚나무를 본 적이 있어?" 내가 불쑥 물었다.
"아뇨" 그녀의 목소리가 내 몸에 진동으로 전해져,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그런거야.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기껏해야 나뭇잎이 파란 5월까지야.
 하지만 그 뒤에도 벚나무는 살아있어.
 지금도 짙은 녹색의 나뭇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
 그리고 이제 얼마 후엔 단풍이 들지."
"단풍이요?"
"그래, 다들 벚나무도 단풍이 든다는 걸 모르고 있어"-<50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8요일
마렉 플라스코 지음, 박지영 옮김 / 세시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비요일, 우요일,13월,32일, 그리고 제8요일...
우리의 생각속에만 존재하는 날들.
그리고 우리에게 야릇한 의미로 다가오는 날들.
그런 날들속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비요일과 우요일의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13월과 32일의 아쉬움을 이야기하고...
그러다 다시돌아와보면 그자리.

작가 박범신이 작품속에서 최고의 순수성으로 추천해주었던 아그네시카를 만났다.
아그네시카가 머무는 곳에는 폐허와 술과 슬픔과 좌절과 절망이 있었다.
어쩌면 그들에게 희망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녀를 순수하다고 봐줬던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꾸미지 않는 그녀의 내면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욕망과 처해진 상황을 하나의 꾸밈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며
또한 그대로 느끼며 인정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우울한 감정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왜 이러는거지?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지은이 마렉 플라스코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출생하여
스물여섯 살에 작가로 성공을 거두었으나 조국을 잃고 망명길을 떠나야 하는
비참한 운명을 맞이했다는 말에,
모순투성이인 폴란드의 암울한 현실을 폭로하고 인간 본질의 문제를 심도있게 파헤친,
이라는 말에 그렇구나,하면서 배경을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인간이 이토록까지 처절한 우울감속에 빠질수도 있는것인가를 되묻고 있었다.
시대적 배경이 아무래도 가슴에 와닿지가 않았다.
이념과 사상의 기로에 서있으면서 자신에 대한 분노를 어쩌지 못하는  오빠를 바라보던
아그네시카의 시선에는 어떤 감정이 담겨져 있었을까?

아주 평범한, 지독히도 평범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일들.
그들에게 찾아갈 희망은 아직도 흙탕물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무겁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과 멈출것 같지 않은 비를 바라보며 절규하는 아버지.
어디고 꺼져버리든지,뒈져버리든지 하라니까!
이대로 가다간 내가 미쳐버리겠어! 어떤 결판을 내든지 해야지.
병이 들어 죽음을 바라보는 아내,  사랑과 이념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해 술로 사는 아들,
그리고 딸이 얽켜있는 비좁은 일상속에서 잠시만이라도 탈출하고 싶었던 아버지의
일요일은 빗줄기에 가려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고독을 외쳐대는가?
가슴속에는 그토록 많은 사랑과 열정을 담고 있으면서도
어느 누구에게도 전해줄 수 없는 공허함만을 한가득 품고 살아가는 까닭에
우리는 모두 외로운 것일까?
우리의 현실은 참으로 전쟁같다. 때로는 처참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제8요일을 그린다.
하지만 우리는 설령 오지 못한다해도 희망을 기다린다.
내일은 괜찮아질거라고 주문을 외고, 오늘까지만이야 하면서 최면을 건다.
그렇게 털어내고 털어내고 또 털어내면서 산다.
아마도 그렇게 믿고 싶은게 들키고 싶지 않은 속내일것이다.
그래서 기다리고 갈망하고 꿈을 꾸는 것일게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어쩌면 이미 지나쳐갔을 제8요일을.
어쩌면 저 앞에서 나를 기다려줄 희망의 제 8요일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기 위한 벽이 있는 그 작은 방을 아그네시카는 찾지 못했다.
사방이 벽으로 가린 방을, 아니면삼면만이라도 괜찮다고 말하던 아그네시카는
결국 그 방에서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었다.
자유롭게 사랑을 나눌 그 작은 방, 제8요일이 머금은 희망이란 존재가 그녀를 찾아와 주었을까?  
/아이비생각

아침이었지만 여전히 하늘은 흐려 있었고, 어제 하루 종일 쏟아부었던 비는이제 멎어 있었다.
"하늘은 뭐가 불만인지 그토록 쏟아부은 비만으로는 부족해서 아침부터 또 저렇게잔뜩 구름에 가려 있구나.
 이러다간 이번 주 한 주일 내내 온통 장마로 잡쳐버리는 게 아니냐?"
하늘을 잔뜩 노려보면서 아버지가 불만스럽게 옆에 서 있는 아그네시카를 보고 말했다.
"아아,오늘이 어제의 일요일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의 긴 한탄이었다. <208쪽 마지막 문장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택의 심리학 - 선택하면 반드시 후회하는 이들의 심리탐구
배리 슈워츠 지음, 형선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침에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신발을 고르고, 문을 나선다.
그리고는 또 선택이다. 버스를 탈 것인가, 지하철을 탈 것인가, 택시를 탈 것인가....
수많은 선택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게 현대인의 필수사항이 아닐까 싶다.
그 어느것 하나라도 누가 대신 결정해 줄 수 없는 나만의 선택말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듯 보여지는 것들로 인해 우리는 머리를 싸매고 힘겨워한다.
뭐든지 다 그렇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그저 간단할 뿐인데 그게 잘 안되는 거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속이 엉킨 실타래 같았다.
도대체가 정리되어지지 않는 어수선함때문에 참으로 오랜시간을 끌었다.
주변에서 혹은 나 자신으로부터 발견되어질 수 있는 것들을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이지 책읽기가 너무 힘겨웠다.
그러면서도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이 책을 끝까지 봐야하나? 그만 봐야하나?

신발장이나 옷장에 사용하지 않는,그리고 결코 사용하지 않을 옷이나 구두 같은 것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77쪽>

이렇게 묻고는 있지만 이미 작자도 그 대답은 알고 있다.
그럼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리라.
그 선택을 함에 있어서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중간 중간마다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해놓고는 또한 거기에 따른 답을 보여주고 있다.
아주 복잡미묘하게 꼬인 꽈베기같은 말로.
 
궁극적으로는 시간이 가장 희소한 자원이며,
현대의 수많은 '시간 절약' 기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시간이 부족한 것 같다.
수많은 선택을 하는 데 시간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114쪽>

그래서 어쩌라고? 그 시간을 많이 줄여보자는 말을 하고 싶은건가?
그러면서도 작자는 그럴 수 없을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여지니 그것또한 아이러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카피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라는 말도 될 것이고
그러니까 우리가 내미는 것을 얼른 받아먹으라는 말도 될 것이다.
잘 생각해보든 내미는 것을 낼름 받아먹든 그 선택의 결과는 내 몫이다.
문제는 그 선택을 함에 있어서 자신의 의지보다는 알게 모르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까닭에
그 선택이 더 힘겹고 어려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나 하나만 생각한다면 뭐 그리 어려울 건 없다.
그것을 선택했을 때 타인들의 시선앞에 던져질 선택의 결과를  더 의식하기 때문에 힘겹다.

현대의 '성공'은 달콤 씁쓸한 것이며, 그와 같은 씁쓸함의 주요 요인은
선택의 과부하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도 많은 선택은 심리적인 고통을 야기하고,
특히 후회, 지위에 대한 관심, 적응, 사회적 비교,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것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극대화와 결합할 때 더욱 그러하다.<226쪽>

1. 정말로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면, 당신이 늘 사는 것을 고수하라.
2. '새롭고 개선된 것'에 유혹당하지 마라.
3. '가렵지' 않으면 '긁지' 마라.
4. 그렇게 할 때,
    세상이 제공하는 그 모든 새로운 것을 놓치게 된다고 걱정하지 마라.
<232쪽>

선택에 의한 우리의 힘겨운 문제와 그에 따른 해답이 아닐까 싶은 구절이다.
최고의 만족보다는 적당하게, 늘 새로운 것보다는 적정선에서...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마음을 다스리면 된다는 말같다.
너무 큰 욕심을 부리다보면 마음에 힘겨움이 온다는 말같다.
사람이 외로운 것은 누군가 곁에 없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과의 친밀도가 적기 때문이라는 말.
그 말을 보면서 나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다.
나에게 맞는 생활을 한다면 선택에 의한 커다란 힘겨움은 느끼지 않을거라고.
황새를 따라 걷다가 사고를 당하는 미련함은 갖지 말라고./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선비 살해사건 1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 보아온 조선사이야기의 아류쯤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책을 받아들고 한번 훓어보고 난 뒤에 나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었다.
그리 쉬운 책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정말이지 참 대단하다.
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좀 과하고 그렇다고 역사서라고 보기에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추리소설도 아니다. 왜냐하면 책 속에 부록처럼 엉켜져 있는 수많은 사료들때문이다.
작자가 사학을 전공했다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책은 그야말로 멋진 책이다.
여기, 라고 딱히 지적해주지 않은 채 서서히 훓어내려가는 조선이라는 시대적인 배경이
방대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세세하게 집어주는 맛 또한 일품이다.
문어체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어체의 맛을 내니 읽기가 참으로 수월하다.

너무 좋은 것만 그러나 너무 추한것만 가려내는 것도 아닌 옛일들이
하나하나씩 드러날때마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곤 했다.
조선사에 빠져 그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나에게 또한 놀라움을 선사해주기도 했다.
"길 옆에 집을 지으려면 참견하는 사람이 많아 3년이 되어도 짓지 못하는 것입니다.
 작은 일도 그러한데 하물며 큰일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계유정난을 일으키기 전 명분이 없다하여 주변사람들이 하나둘 수양대군에게 등을 돌릴 때
그의 책사 한명회가 한 말이다.
한 시대를 마감하고 한 시대를 다시 여는 것이 평화로웠던 적이 얼마나 되는가를
보여준 대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연산군대에 이르러 생겨났다는 흥청망청의 유래를 읽으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야사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는 것과
후대에 성군이라 일컬어지던 왕들이 귀족과 양반들에게는 좋은 왕이었지만 오히려 백성에게는
좋은 왕이 되지 못했다는 것과 그 반대로 성군이라 일컬음을 받지는 못했으나 오히려 백성에게는
좋은 왕의 모습으로 보여진다는 이야기는 나에게 색다른 느낌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 책은 어찌보면 꽤나 딱딱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주 천천히 읽어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묘미가 숨어 있다.
자연스럽게 시대를 풍미하던 선비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또한 그 선비들이 어찌하여 죽음의 늪속으로 빠져야 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까닭이다.
자의든 타의든 죽임을 면치 못했던 선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생각해 본다.
그 선비들의 모습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백성일까? 아니면 권력가들의 속성일까?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그들이 단지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목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태정태세문단세예성연중인명선....
학창시절에 저 문구를 외워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시대적으로 그들에게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가는 잘 알지 못했어도 역사시간이 되면
줄줄이 외워대던 왕들의 계보.
책속에서 만나지던 왕들의 휘장 저편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앉아 있었을 선비들의 모습.
어려웠던 한편의 역사서 해설편을 읽은 듯한 느낌이다.
우리의 학생들에게 혹은 우리의 역사에 한발 다가가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또다른 조선사 이야기를 찾아 헤매게 될 것 같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