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9대의 차가 달리고 있다.

시속 100마일로 달리는 차..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기관(기업이나 사업체)들이 타고 있다.
시속 90마일로 달리는 차..
    2등 조직은 마치 서커스 광대들처럼 여럿이 한차에 올라탄다.
    그들은 바로 집단적으로 견해를 형성하는 시민단체들이다.
시속 60마일로 달리는 차..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가족이 타고 있다.
시속 30마일로 달리는 차..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는 노동조합이 타고 있다.
시속 25마일로 달리는 차에는
    소리만 요란한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 기관들이 타고 있다.
시속 10마일로 달리는 차는
    타이어는 펑크가 나서 흔들거리고, 라디에이터에선느 연기가 뿜어져나온다.
    이 차량은 뒤따라오는 차까지 속도를 낼 수 없게 만든다. 학교가 타고 있다.
시속 5마일로 달리는 차..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역기능적인 조직들 즉 세계적인 관리기구들이 타고 있다.
시속 3마일로 달리는 차에는 누가 타고 있을까? 바로 정치조직이다.
시속 1마일로 달리는 차에는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법이 타고 있다.
<69-70쪽 참조>

위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혼돈을 느껴야 했다.
어째서 가장 빠르게 변화를 요하는 것들이 가장 늦은 순위로 변화를 해야 하는 것인지..
어째서 앞서가야 할 사람들의 변화가 가장 나중으로 미뤄져야 했는지..
이 책에서는 시간과 공간에 따르는 미래의 모습을 여러형태로 예시해주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또한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깊은 눈길로 짚어내려 간다.
제 6부의 프로슈밍을 읽으면서 나는 참으로 놀라웠다.
제3의 직업과 자가 서비스 활동을 통해 무보수로 일을 수행한다는
프로슈머에 대한 이야기<295-297쪽 참조>는 읽을수록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들었다.
모든 일들이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질 수 있다는 것은
나 자신의 변화에 커다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메세지로 들렸다.
그렇다면 나는 나 자신의 변화에 얼마나 관대한가?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 안달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작자는 제 7부의 데카당스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
폭발하기 직전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처해있는 위기를 속속들이 들춰내며 그 위기를 헤쳐나갈 길을 빨리 찾아야한다는 듯이.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상스런 행위의 대부분은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쇠퇴와 혁명적인 부활간의 투쟁을 반영한다고.

부의 혁명은 컴퓨터와 하드웨어 이상의 것이며 단순한 경제적 문제 이상의 것이다.
부의 혁명은 사회적,제도적,교육적, 문화적,정치적 혁명이다.<430쪽>

어느책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세계의 눈길이 아시아로 몰려들고 있다던 말을.
이 책에서도 중국,일본,한국을 아시아의 대표주자로 설명하고 있다.
중국으로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세계경제의 흐름을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아주 가까운 우리의 모든 생활속에서 maid in china를 만나고 있다.
아직까지도 일제라면 괜찮은 인상을 갖고 있는 것또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글속에서조차 한국이 가장 위태로운듯이 보여진다.
그 위태로움속에서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직업과 주식 투자,제품,권리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아이들이 입게 될 옷이나
그들이 사용할 컴퓨터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제 우리 모두의 일부분이 되었다.
때때로 일본은 대나무와 같은 말을 많이 한다.대나무는 녹색줄기의 수직으로 뻗은 부분에
회갈색의 반지처럼 생긴 좁은 마디가 있다.높이 성장하는 대나무의 수직으로 뻗은 줄기는
변화에 대한 일본의 끈질긴 저항을 상징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반지 모양의 굵은 마디는
급격하고 혁명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일본이 한 단계 위의 대나무 마디에 도달하느냐에 따라
세계 모든 지역의 부의 미래가 상당 부분 결정될 것이다.
한국이 속도 지상주의의 문화와 경제 그리고 신중하고 더딘 외교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한국은 물론 북한의 미래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471,489,499쪽 참조>

현존하는 체제에서는 기계적이고, 교과서 중심인 수업과 표준화된 평가로 인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최후의 창조성까지 말살당한다.<523쪽>

그러나 우리에게는 도착지가 중요하고,또 그래야만 한다.
미래는 도착지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의 것이기 때문이다.<552쪽>

이 책에서 작자가 다루는 분야는 너무나도 광범위하다.
의학이나 과학,경제학,사회학등 박학다식한 저자의 식견에 존경을 표하게 된다.
솔직히 어떤 커다란 존재의 흐름을 읽어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것이다.
하물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복잡한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는 건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
이 책을 읽는 며칠동안 나는 놀라움과 답답함을 동시에 느껴야 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현재 펼쳐지고 있고
또 그에 따르는 작용들이 앞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하는 작자의 말들이
느껴지는 것과 느낄 수 없는 것들로 양분화되어 나를 짓눌렀다.
너무나도 짧고 모자라는 나의 식견으로는 받아들이기 힘겨운 이야기들도 참 많았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하고 와닿는 느낌들이 있었던 부분부분들을 발췌해 보았다.
나중에 다시 이 책을 한부씩 잘라내가면서 다시 접해볼 요량이지만
<부의 미래>을 읽기 위한 나의 대장정은 일단 여기서 1막을 내리기로 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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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
윌리엄 케네디 지음, 장영희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장 발장은 한 조각의 빵을 훔친 죄로 19년간의 감옥살이를 마치고 출옥한다.
자신을 재워주었던 신부의 집에서 은촛대를 훔쳤다가 다시 체포되어 끌려가게 되었을 때,
신부는 말했었다. 그 은촛대는 자기가 장에게 준 것이라고 .
그래서 장 발장은 비로소 사랑에 눈을 뜨게 되었다던 이야기가 있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의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생활속에도 장발장은 만나진다.
바로 얼마전에 아이들에게 찌게를 먹이고 싶어서 자전거를 훔쳤다던 또하나의 장발장.
그는 폐휴지를 모아 하루벌이가  3천원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자전거들이 거의 못쓰게 된 것들이었다고 한다.
배고픔을 이겨내지 못해 빵한조각을 훔친 소설속의 장발장과
아이들에게 찌게를 끓여주고 싶어 자전거를 훔쳤다던 장발장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소설은 소설일뿐이다.
소설이기에 가혹한 것도, 처참한 것도,냉정한 것도 모두가 예외적인 것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작은 것들도 용서되지 못한다.
우선은 나에게 다가오는 피해들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도 주지 말며, 나한테 다가오는 피해도 싫은 마음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속성이 아닐까 싶다.
사지 멀쩡한 사람이 왜?
그것도 자식이 딸린 사람이 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는데?
찾아보지도 않고 고작 폐휴지줍는 일을?
어찌되었든 남의 물건에 손을 댔다는 건 좋지 않아...
매정한 표현들이, 혹은 정말 가혹한 처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현실 그 자체인 까닭이다.

ironweed....식물, 국화과의 식물, 혹은 엉겅퀴꽃이라고 검색되어진다.
<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라는 제목보다는 원제가 가슴에 와닿는 것은
아마도 잡초같이 살고 싶었던 주인공 프랜시스 팰런이란  남자의  생이
그 원제와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까닭인듯 싶기도 한데..
알 수 없다.
누가 그들을 거리의 부랑자로 살아가게 했는가를.
이겨낼 수 없는 건 자기자신일뿐.
아무도 그 어느 누구도 그렇게 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의 주인공 프랜시스 아저씨는 그야말로 양다리 걸치기 식의 삶을 산다.
자기 마음 하나만 바꾸면 이쪽이든 저쪽이든 결정을 내릴 수도 있는 처지다.
한편으로는 따뜻한 잠자리와 사랑을 제공해 주는 가족이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차마 버릴 수 없는 마음속의 허무감이 있다.
은하수가 어딘지 아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은 억지다.
마음속에 담고 있는 정,혹은 따스함만으로 살아지는 세상이 아닌 까닭이다.
그래서 우리는 늘 꿈꾼다.
정이 필요하다고, 이 각박한 세상속에서 느껴질 따스함을 만나고 싶다고.
그들의 춥고 서러운 하루를 녹여줄 작은 방한칸.
하지만 그 방한칸은 저절로 그들에게 굴러들어오지 않는다.
재개발 구역이 있었다.
언덕진 길에 이어져 산등성이까지 야금야금 생겨나던 천막촌의 모습.
하나둘씩 허물어져 가던 그들의 무너진 희망사이에 뚫려 있었던 길 하나로
출퇴근을 해야  했던 나의 지나간 시간들이 있었다.
하나둘씩 부서지던 담벼락을 보면서 나는 되묻곤 했다. 이제 저들이 갈곳은 어디인가?
그나마 삶의 터전이라고 일구어놓았던 산동네를 떠나서 그들이 갈 곳은 또 어디인가?
지금은 천막촌이었다는 흔적조차도 찾아볼 길 없이 높은 아파트촌이 버티고 있는 그곳.
그곳을 일구어냈던 사람들의 마음과 허접한 꿈을 토대로 세워진 건물들.
그들은 쫓겨나고 떠나갔지만 차마 데려갈 수 없었던 그 마음과 꿈은
아직 거기에, 밑바닥같은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것만 같았다.

거리의 부랑자들을 그리고 있는 책속의 세상은 너무 을씨년스럽다.
그리고 그 부랑자들을 다시 쫓아내기 위해 애를 쓰는 세상 또한 을씨년스럽다.
날마다 자살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
하지만 날마다 희망과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이 그려내고 있는 모순된 삶의 여정이 서럽다.
누구나에게 자기만의 세상은 있다.
그리고 그 세상은 오직 자기자신만이 만들어가며 꾸밀수 있다.
어느 한쪽으로 연결되어져 있던 끈이 끊어진 프랜시스 아저씨가 돌아와 멈춘 곳.
그 방은 아주 아늑하고 작은 방이었다.
아늑하고 작은 그 방에서 프랜시스 아저씨의 마음은 따스했을까?
뭐 필요한 것 없느냐고 묻던 아내에게 프랜시스 아저씨가 말했었다.
구두끈 하나가 필요하다고. 이틀동안 노끈으로 매고 돌아다녔다고.
그리고 또 이렇게 말했었다.
살다 보면 절대로 할 수 없다고 느껴지는 일들이 있다고.
손을 잡아 이끌어주지 않으면 길이나 제대로 건널 수 있을지 모를 여자,
내가 형편 무인지경이고 몸이 아파 죽는 줄 알았을 때 간호해 주었던 여자,
그 여자 헬렌에게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헬렌에게로 돌아가야 할 끈이 끊어지자 아내인 애니에게 돌아온 프랜시스 아저씨.
나는 왠지 프랜시스 아저씨의 마음과 꿈이 아직도 헬렌의 그림자를 쫓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부호를 찍어본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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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제국 - 개정판
이인화 지음 / 세계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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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아하!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책이 영화로 나올수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베스트셀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는 때문이다.
꽤 오래전에 이 책이 서점가의 앞줄에 서 있던 것을 기억한다.
그때만 해도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라는 것에 과히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물론 지금이라고해서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말해준다는 유적지나 유물에 관해 관심이 조금 있었던 탓에
한동안 유적지 답사 동호회를 따라다니며 짧은 역사의식속에 잠시 생각을 멈추었던
그런 관심밖에는 없을 따름이다.

개정판이 나왔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다.책보다는 영화를 먼저 대한 까닭이다.
나의 경우 책으로 읽었던 것이 영화로 나오면 그 영화는 어지간해서 보지 않는다.
책에서 느꼈던 많은 감동들이 짧은 영화한편으로 인해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 까닭이다.
그런 원칙에 의하면 나는 지금 예외적인 책읽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택했다는 것에 한점 후회가 없다.
 
부쩍 조선사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야사의 흥미로움에 빠져 있던 탓이었을까?
이 책은 처음부터 나에게 긴장감을 요구했다.
책의 마지막부분에서 모든 것이 허구였다는 것을 알고 소리나게 책을 놓아버렸다는
어떤이의 서평이 한편으로는 가슴을 싸아하게 만들었다.
완전한 허구였을까? 그렇지는 않을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다루는 책을 쓰면서 완전한 허구에 의존하여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어느책을 보더라도 한결같은 나의 생각이다.
어쩌면 그 허구속에 묻혀진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영원한 제국>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우리가 학교에서는 배워질 수 없는 것들을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이런 류의 책을 읽다보면 가슴 한구석이 싸아해져오는 느낌을 주는 장면들이 있다.
성공한 자들, 혹은 높은 자리에 있는 자들, 흔히 말하는 공인들의 사적인 마음을 담아내는 장면들.
사람은 누구나 똑같다. 단지 앉아있는 자리가 다를 뿐.
그 자리의 무게로 인하여 처신함이 서로 각기 달라질 뿐이라는 것.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크게 각인되어지던 두가지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왕이라는 자리를 책상물림쯤으로 그려지던 그 흔한 예가 아니라 강직한 왕을 그렸다는 것.
文뿐만 아니라 武에서조차 추종을 불허하는 깊은 신념을 가진 왕으로 그렸다는 것이 그 하나이고
이인몽과 연암 박지원이 만나 대화를 주고 받던 대목이다.
문체반정(文體反正)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된 순간 설레였다.
그랬구나, 그런일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며 읽었던 대목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이 발표되고 문인들간의 공방이 있었다고 한다.
개인적인 사심에 의한 공방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을 말함에 부족하지 않은 공방이었다고 한다.
<영원한 제국>개정판의 묘미를 나는 소설이 끝난 후 뒷부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저자 후기글, 그리고 많은 문인들의 서평, 그리고 편집자 정리로 이어지는 논쟁과 평론들.
책을 읽은 독자들의 서평 또한 재미있게 보았다.
나는 사실 제대로 된 서평을 써 본적은 없다.
늘 읽고 난 뒤에 느껴지는 것들을 정리해 보는 짧은 감상문에 불과할 뿐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읽고 싶은 책의 목록에 다시 추가되어지는 몇권의 책을 보게 된다.
첫장부터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 책을 만난다는 게 참 드문일인데...
다시한번 영화를 감상해 볼까 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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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사자 한 마리가 동굴 안에서 아파 누워 있었다.
여우를 제외한 모든 동물들이 동물의 왕인 사자에 대한
예우를 표시하기 위해 동굴을 찾았다.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한 늑대는 사자 앞에서 여우의 험담을 늘어놓았다.
"여우는 폐하나 폐하의 통치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폐하를 뵈러 오지 않은 겁니다"
늑대가 말을 하는 동안 여우는 동굴에 도착해
늑대의 말을 모두 엿들을 수 있었다.
여우가 나타나자 사자는 분노로 고함을 쳤지만,
여우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여기 모인 모든 동물들 가운데 저만큼 폐하를 위해 애쓴자는 없을 겁니다.
 저는 폐하의 병을 고치기 위한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해 머나먼 곳까지 갔고,
 결국 치료법을 알아냈습니다"
사자는 즉시 치료법을 알려달라고 했고,
여우는 이렇게 말했다.
"산 채로 늑대의 가죽을 벗긴 다음, 그것을 두르고 있으면 됩니다"
늑대는 밖으로 끌려 나갔고, 그 즉시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게 되었다.
늑대가 밖으로 끌려 나가는 순간,
여우는 늑대를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폐하께 나에 대한 험담이 아니라, 칭찬을 했어야지"
 
《이솝우화》-- 전쟁의 기술 중에서


내가 童話를 사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은 너무 편하다.
아무런 계산을 하지 않아도 진리가 내 앞으로 걸어나온다.
그리고 두번째는 너무 이쁘다.
나쁜 이야기를 하든 좋은 이야기를 하든 꾸밈새가 너무 이쁘다.
마지막으로 작은 이야기속에 품은 큰 의미가 너무 좋다.
하찮은 것들도 童話속에서는 아름답게 변신을 한다.
이러니 내가 어찌 童話를 싫어하랴...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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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한 남자의 희망 수첩

영화<해바라기>의 메인카피다.
온 몸에 시커멓게 문신을 하고도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다는 걸
내 모든것을 다 걸어도 얻을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너무도 아프게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 영화에는 튀는 패션도, 럭셔리한 그 무엇도 나오지 않는다.
작은 수첩에 하나씩 지워져 가던 엄마와의 약속과 해야할 것들을
굵은 엑스표로 꾹꾹 눌러 지워나가던 남자.
싸우지 않기...
술 마시지 않기...
담배피우지 않기...
선물하기...
소풍가기...
여자와 숨막히도록 깊은 키스해보기....
온몸에 문신을 한채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남자.
희망은 그토록 우리에게서 멀리 있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는 것이 아닐까?
너무 깊은곳에 숨어서 찾아낼 수 없는 것은 아닐까?
10년을 참았는데 왜 모든 것을 가져가야하느냐고 울부짖던 태식의 절망.
그리고 그는 다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고, 싸움을 하고...

누군가의 가슴속에 사랑을, 희망을 심어준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리움과 기다림이란 꽃말을 갖고 있는 해바라기...
그래서 이 영화의 제목이 전해주는 의미가 너무나 서글프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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