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절 - 당신도 가끔 내 생각하시나요?
신철 글.그림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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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가끔 내 생각하시나요? 묻고 싶은 사람, 나에게도 있다. 가슴속에 품은 그리움 하나쯤은 누구나 있다. 아니 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오래될수록 점점 메말라가는 가슴속에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그렇게 적셔줄 그리움 하나쯤 가슴속에 품는다고 누가 뭐랄까? 그리고 말할 것이다. 그때만큼은 나는 순수했다고. 그때만큼은 절절했다고. 그 순수함이, 그 절절함이 오랜 시간동안 숙성되어 하나의 그리움으로 가슴속에 또아리를 틀 때까지 아프기도 많이 아팠을 것이다. 그래서 그 시절이 가끔은 생각나고, 한번쯤은 다시 오지 않을까 어리석은 기다림마져 생겨나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랑. 누구나 사랑 하나쯤 가슴속에 품고 산다. 영화같은 사랑이든 농익은 사랑이든. 그러나 풋풋했던 첫사랑만큼의 떨림을 전해주는 사랑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이 사랑이 아니라면 곧 죽을 것만 같은. 그래서 그렇게들 사랑을 빙자한 집착이 더 많아지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 아는 것처럼 사랑은 예고없이 찾아온다. 어느 날 문득 사랑이 찾아오고, 그 사랑이 나의 모든 것이 되어버렸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고 영화속의 어떤 남자는 소리치지만 불행하게도 사랑의 영원성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사랑하는데 어떻게 보낼 수 있느냐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사랑하니까 보내줄 수 있는 거라고 또 누군가는 말한다. 그리고 후회하지. 선택과 후회는 행복과 불행처럼 손잡고 다니니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인 까닭에 신은 시간이라는 선물을 우리에게 준 것일테다. 그러니 그리움으로 변하여 늘 곁에 머문다. 그리운 건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라는 말처럼 함께 했던 흔적들만이 오롯이 가슴속에 남겨진다. 겨울날 눈밭위에 찍힌 누군가의 발자국처럼.

 

책속에 펼쳐지는 그림이 이채로웠다. 그림속에 담겨진 순수라는 느낌이 참 좋았다. 아무것도 덧입히지 않은 처음 그대로의 마음 상태처럼 내게 전해졌다. 온갖것이 포장하지 않고는 나서지 못하는 세상속에서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인다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삶의 형태마져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극으로 진행되어 가는 삭막한 세상속에서 우리가 순수한 것과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나 될까? 사랑의 가장 순수했던 시절을 그리고 싶었다는 말이 새삼스럽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잡으려 들면 잡히지 않는 게 사랑일거라고. 그저 천천히 젖어드는 것, 그것이 어쩌면 사랑일거라고. 아침에 눈을 뜨면 처음 생각나는 사람이 너였으면 했고, 너였다가, 너였는데.... 너로 인해 모든 감정이 내게로 내게로 향하던 그 순간을 우리는 사랑이라 말한다. 그 사랑이 가장 순수했던 시절, 그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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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아한 거짓말의 세계 - 광고의 눈으로 세상 읽기
한화철 지음 / 문이당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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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와 '쟁이'의 차이점을 들려주며 자신은 진정 광고장이보다 광고쟁이가 되고 싶다던 글쓴이의 말을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왠만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거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職'으로 삼느냐 '業'으로 삼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을 보면서 문득 해 본 생각이다. 내가 보건데 이 책의 글쓴이는 스스로가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어쩌다 광고인이 되었다고는 하나 책을 읽는 동안 스멀스멀 기어나오던 행복의 기운을 무시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나처럼 광고를 통해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덥석 손을 내밀었던 사람보다는, 혹여라도 광고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나 흥미로웠을 주제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해서 무익했던 건 아니다. 광고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그 법칙을 경우에 따라 내 삶의 방편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던 순간이 많았다.

 

광고의 유형도 참 여러가지다. 빠른 시간내에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담아야 하기에 광고 하나 만들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이대듯이 직구를 날려대는 광고는 왠지 짜증난다. 다분히 나 혼자만의 개인적인 성향이겠지만... 현혹하는 광고와 설득하는 광고중에서 어떤 것이 좀더 강하게 와닿는가를 묻는다면 내게는 설득하는 광고가 훨씬 빠르게 다가온다. 또한 감성적이며 의미가 담긴 광고를 더 좋아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빠른 것은 항상 느린 것을 이긴다' 는 한줄의 글귀가 영 거슬린다. 그것조차도 광고인을 위한 광고처럼 들리는 까닭이다. 아주 오래된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광고가 있다. 단언컨데 그 장면 하나로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어렴풋한 설레임을 안겨주었으리라. 배우 이미연의 풋풋한 미소를 잊지 못하게 하는 가나쵸코렛광고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나부끼던 머릿결과 그 미소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광고는 아주 적거나 작은 일부를 전체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거라는 사실은 일찌감찌 간파했다. 광고를 믿는다기보다는 그런 상품이 있다는 것에 대한 정보를 얻는것에 대해 나는 더 만족감을 느낀다. 지금의 광고시장은 더더욱이나 믿음이 가질 않는다. 똑같다! 이름만 다를뿐 너도나도 똑같은 말을 뱉어낼 뿐이다. 물론 그 중에는 제대로 된 광고상품도 있겠지만 일단은 현혹하는 광고 일색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일터다. 문득 광고가 종교와 상당부분 닮았다는 책 속의 말이 떠오른다. 대중의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자극한다는 말에 어느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오죽했으면 '지름신'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세상이 그만큼 우리를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는 것인지, 우리가 세상을 그만큼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한번쯤은 되돌아볼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듣고 잊는다, 나는 보고 기억한다, 나는 행하고 이해한다." 고대 중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오래된 격언으로, 이론의 한계와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231쪽)

이 말은 참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듣는 것보다 보는 게 더 기억에 남고 보는 것보다 내 스스로 움직이며 받아들였던 것은 정말이지 오래도록 내게 남겨진다. 이미 세상을 정복해버린 '멀티'라는 말이나 '디지털'이라는 말때문에 이제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아나로그'의 느낌을 생각한다. 빠른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보고 듣는 것, 보여지고 들려오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세상에는 내게로 와서 만져보고 느껴보라고 말하는 것들이 더 많다. 모든 것이 전자화되는 세상속에서 나는 아나로그를 그리워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던 그런 세상을 그리워한다. 부자연스러움이 자연스러움을 이기는 지금의 세상이 마치 눈길 닿는곳마다 현란한 색과 동작으로 유혹하는 광고와 닮았다. "이래도 안살래?", "이래도 사지 않는다면 너는 분명 바보일거야!" 협박하는 것처럼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광고의 물결이 나는 솔직히 두렵다. 이익을 추구하는 세상속에서 살면서 광고를 피해갈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공격적인 광고보다는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광고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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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대한민국 기차여행의 모든 것 (2015 최신판) - 내일로티켓/자유여행패스 완벽 가이드!, 특별부록 포켓 스탬프북 포함(한정판)
임병국.박준규.정진성 지음 / 지식너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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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버스가 되었든 기차가 되었든 저마다 편한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하고, 저마다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한다. 일상적인 방편으로 말해보자면 아무래도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을 가장 으뜸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왜? 일단은 편하니까. 해마다 여름이면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는다고 하면서도 어김없이 그 행렬에 끼어들고야 마는 심리는 대체 무엇일까? 막히는 길조차도 여행의 한순간이니 짜증내면 안되는거라고 말해주는 남편덕에 지금까지 참 편하게 여행을 다녔지만 그렇다해도 기차여행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욕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기차를 타 본 게 언제쯤인지... 시간 아깝다고 밤기차를 타는 것 말고 제대로 된 풍경을 느끼며 기차를 탔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지방자치제 덕인지는 몰라도 지금은 기차나 버스가 연계되는 교통수단이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다. 전철만 타도 하루여행쯤은 이제 거뜬하니 말이다.

 

한장의 사진이 보여주는 풍경만으로도 셀렘과 평안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 곳이라면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다고 다짐을 하게 되는 한장의 사진을 이 책속에서 만나던 순간이 정말 좋았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의 목록에 올라 있는 곳에 대한 소개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덕분에 이번 여름에 찾아갈 곳을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기차여행의 고수라는 세사람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여행의 맛은 어떨까? 그들이 추천하는 Best 코스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당일코스가 되었든 1박2일이 되었든 아니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여행이든 그들이 전해주는 여행이야기는 멋졌다. 그 중에서도 테마가 있는 기차여행은 귀가 솔깃했다. 명승고적과 역사를 찾아 떠나고 맛집과 전망좋은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도 좋겠지만, 오지의 간이역을 찾아 떠난다거나 느림을 맛보기 위한 소박한 여행은 생각만으로도 정말 좋았다.

 

총 다섯PART로 나누어 기차여행에 관한 것들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기차표를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나 여행일정 짜기, 여행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렇게 하라거나, 숙소를 선택하는 요령등은 참고하면 괜찮을 듯 하다. 기차여행자들을 위한 특별한 팁도 팁이지만 열차가 그렇게나 많았었는지 정말 몰랐다! 주로 버스를 이용했던 내게는 새롭게 다가왔던 정보가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이 찾을 것 같은 팔도장터관광열차, 언젠가 한번쯤은 나도 타야지 생각했던 평화생명벨트열차(DMZ트레인), 부산과 울산을 아우르며 돌아볼 수 있다는 부울경관광테마열차, 멋진 풍경과 함께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남도해양관광열차, 중부내륙순환열차,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처럼 이름만 들어도 어떤 여행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열차가 있다. 와인시네마트레인, 바다열차, 협곡열차, 꼬마열차처럼 왠지 낭만적일 것 같은 열차도 있다. 부록으로 끼워넣어준 숙소정보와 기차역과 연계되어 있는 시티투어 코스에 관한 정보도 정말 좋았다. 기차여행, 조만간 한번 떠나봐야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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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전쟁 생중계 - 고려의 역사를 뒤흔든 10번의 전투 전쟁 생중계
정명섭 외 지음, 김원철 그림 / 북하우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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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일까? 고구려, 백제, 신라를 말하는 삼한시대는 답사를 다니면서 수없이 마주치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먼 이야기처럼 다가온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나마도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고려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 수많은 전쟁을 치뤄내면서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고려의 힘은 무엇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국호 KOREA가 고려로부터 시작되었음만 보아도 고려는 우리에게 멀어져서는 안될 나라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고려... 책속에 담긴 열번의 전쟁만으로도 지칠대로 지쳤을 고려가 조선이라는 이름에게 국호를 넘겨줘야 했던 건 어쩌면 당연지사일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토록이나 힘겹게 지켜낸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어째서 나라보다 개인을 먼저 생각해야만 했던 것일까?

 

고려를 생각하면 나는 강동6주와 동북9성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흥화, 용주, 통주, 철주, 구주, 곽주를 일러 강동6주라 하지만 지도를 보면 그곳의 위치가 지금의 압록강 유역임을 알 수 있다. 후에 요나라가 되는 거란족이 영토를 넓히는 데 걸림돌이 될 것 같아 고려를 침입하게 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마도 서희라는 인물때문에 더 강한 이미지로 남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동북9성은 윤관이 별무반을 이끌고 후에 금나라가 되는 여진족을 물리친후에 쌓은 성이었다. 처음에는 금나라의 영토였다가 뒤에 원나라가 다스리기도 했다. 동북9성의 위치는 지금의 두만강 유역이다. 세력을 강화한 여진족이 금을 건국한 뒤에 조공을 받쳤던 고려에게 신하의 나라가 될 것을 종용할 때, 정권을 유지하고 싶어했던 이자겸과 핵심 문벌 귀족들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평화를 유지하게 되지만, 승려 묘청이 부패한 개경 귀족들을 향해 난을 일으키며 금나라를 정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조선 세종때에 여진족을 물리치고 개척한 지역이기도 하니, 4군은 압록강 상류 지역으로 최윤덕이 확보한 지역이고, 6진은 두만강 유역으로 김종서가 개척한 지역이다. 그 일로 인해 지금과 같은 우리나라의 국경선이 확보된 것을 보면 여러모로 요지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고려에 전투가 이렇게 많았었나 싶었다. 삼수채 전투, 귀주 대첩, 귀문관 전투, 길주성 전투, 동선역, 안북성 전투, 충주산성 전투, 일본 원정, 홍건적의 침입, 마지막으로 진포, 황산대첩... 실패를 했든 성공을 했든, 문벌귀족이든 평민이든 많은 전쟁을 치루면서 이름 석자를 남긴이도 많다. 아마도 우리는 성공한 이들의 이름에 더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역사는 이긴자들만의 외침이 더 크게 들리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고려를 지켜낸 것은 이름없는 병사와 백성들이었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고려라는 이름을 존속시킬 수 있었을까? 아니 멀리가지 않고 조선만 보더라도 그렇다. 실패한 역사에 대한 고증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하리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스멀거린다. 뜬금없게도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그 때에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어야 했다고. 그 때에 우리가 대마도를 복속시켜야 했다고. 읽기에 껄끄러웠던 책이다. 무슨 스포츠중계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읽는 내내 영 거슬렸던 것도 사실이다. 왠지 산만한 느낌이 들어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러니 읽는 속도가 느릴 수 밖에... 나와는 맞지않는 방식인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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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다시 걷고 싶은 길
사단법인 한국여행작가협의 엮음 / 예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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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마실길, 솔샘길, 올레길, 물래길, 갯골길, 나들길, 하늘길, 솔바람길, 물안개길, 느린꼬부랑길, 소나무숲길, 소리길, 동백길, 어라연길, 탐방길, 숲길, 산길, 해변길, 강길, 옛길, 숲속나들이길... 하이고야, 길이 많기도 하다. 소나무숲길이야 소나무숲으로 난 길을 걸어가니 소나무숲길일테고, 솔바람길이야 소나무숲길에서 솔바람을 만나니 솔바람길일 것이다. 동백길이나 어라연길, 물안개길이나 갯골길과 같은 이름안에는 이미 그 길에 대한 특징이 담겨 있으니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그렇게 따지자면 정말이지 우리나라 곳곳에는 같은 이름의 길들이 빼곡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린꼬부랑길이란 이름은 왠지 개성있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인생의 속도를 다시 조율해서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다는 그 길을 나도 한번 걸어보고 싶다는 욕심을 품게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을 보면서 알았다.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걷기 열풍이 불더니 이렇게 걷기를 여행으로 만든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안타까운 건 자연스러웠던 옛길을 조금은 작위적인 길로 다시 만들어놓았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데크길이라 말하는 걷기 좋은 길들은 솔직하게 말해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자전거 열풍으로 자전거길도 엄청 많이 늘어났다. 해마다 여름이 지나고나면 애써 만들어놓았던 길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TV의 화면을 장식하곤 하는데 굳이 저렇게 돈을 들여가면서 자연을 파괴해야만 할까 하는 심정으로 바라보곤 했었다. 모든 것을 인간의 기준에 맞추다보니 그런 상황이 연출되곤 하는 것이다. 인간의 기준보다는 자연의 기준에 먼저 다가가면 어떨까? 그렇게만 된다면 애써 돈을 들이지 않고도 우리는 정말 멋진 길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하는 말이다.

 

책제목 때문에 손길이 갔다. 다시 걷고 싶은 길... 다시 걷고 싶다는 말은 그만큼 좋았다는 말도 될테니 다녀온 길을 음미하며 글을 썼을 여행작가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미루어 짐작해보니 나까지도 왠지 흐뭇해진다. 좋은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걸었어도 좋았을테고, 오롯이 혼자서 바람을 느끼며 숲향기를 느끼며 걸었어도 좋았을 게다. 오래전에 문경새재 옛길을 걸었을 때가 생각났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서 힘든지 모르고 걸었었는데 그 때의 느낌은 지금까지도 내게 남아있다. 개인적으로는 왕릉길을 많이 추천하곤 하는데 왕릉이야말로 걷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어서다. 김유정의 문학을 따라가는 실레이야기길도 좋았었고, 소래포구를 거치며 갯내음에 흠뻑 취할 수 있었던 갯골길도 좋았었다. 사찰을 끼고 걸었던 마곡사 솔바람길이나 사랑나무와 만날 수 있는 가림성 솔바람길도 온전히 다 걷진 못했지만 행복한 기억중의 하나다. 꽃을 따라 걷든 나무를 따라 걷든, 강이나 바다를 곁에 두고 걷든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 어디서든지 행복할 것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걷는 그 시간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을까?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하늘도 보면서, 가끔은 함께 가는 이와 눈맞춤도 하면서.... 여기 소개된 많은 길을 다 걸어볼 수 있을까? 쉽진 않겠지만 도전은 해보고 싶다. 몇 시간쯤, 행복한 걷기 여행이란 말이 참 좋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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