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프랭크 밀러 글.그림, 린 발리 채색, 김지선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책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 선명하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채 몇장을 넘겨보았던 책의 첫느낌이 또한 선명하다.
300 ...
처음에 나는 이 300 이란 의미가 무엇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저 잔혹스럽게 그려진 그림앞에서 막막하기만 했다.
이야기의 맥을 짚어낼수가 없어 책의 배경을 찾아 검색을 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서야 책의 흐름을 잡아낼 수 있었다.


레오니다스..스파르타의 왕(재위 BC 487~BC 480).
페르시아군이 침입하였을 때 스파르타군과 테스피스인으로 테르모필레를 사수하다 전원이
전사하였다. 전사자는 뒤에 그리스의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크세르크세스..페르시아제국 제4대 왕(재위 BC 486∼BC 465).
이집트 ·바빌로니아의 반란을 진압하였고 운하와 선교를 만드는 등
그리스원정을 준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테르모필레전투..
BC 480년 7월 제3차 페르시아전쟁 때 테살리아 지방의 테르모필레에서 일어난 전투.
테르모필레는 산과 바다 사이에 있는 좁은 길이다. 이곳에서 스파르타왕 레오니다스는
1,000명의 스파르타 정예군을 이끌고 페르시아군의 남하를 저지하였다.
그러나, 이 고장 출신의 내통자가 페르시아군에게 산을 넘는 샛길을 가르쳐 주어
그는 동맹군의 태반을 귀국시키고, 스파르타군 300과 테스피스인 700으로 이곳을 사수하다
레오니다스를 비롯한 전원이 전사하였다. 스파르타군의 용감성은 먼 훗날까지 회자되고
전사자들은 그리스의 민족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스파르타왕 레오니다스와 페르시아왕 크세르크세스의 전쟁이야기.
이 이야기의 배경은 그 두나라의 왕이 싸움을 벌였던 테르모필레전투가 아닐까 싶다.
300명의 호위병..
레오니다스를 위해, 오직 그의 명령만을 따르는 병사 300명.
역시 배경이 배경인만큼 신화적 요소가 들어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헤라클레스의 후예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할듯한 스파르타군의 용맹성앞에서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길이 전해지는 이름으로 남았다던 레오니다스와 300명의 병사들.
이 책을 받아보면서 만화책에 대한 나의 고집스런 편견을 버려야 했다.
시험에 대한 강박감을 조금이라도 식혀볼까 하여 선택했었던 책이었건만
또하나의 공부시간이 되고 말았다.
신화적인 요소나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 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흥미롭다.
세세한 배경설명보다는 간단하게 터치되어진 역사의 한 장르.
그 속에서 내가 만나야 할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본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무모한 전쟁의 희생양으로 내몰았던 것일까?
헤라클레스의 진정한 후손이길 바랬던 그들이기에 오늘날 우리에게 회자되어지는
<스파르타식>이란 말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한다.
오로지 살기 위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생존법칙이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장황스럽게 설명되어진 문체가 아니어서 더 실감이 났던것 같다.
명쾌하게 짧은 언어들이 있어 그림에 대한 이해가 더 쉬웠던지도 모를일이다.
이미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후일을 위해 승리의 이야기를 지어냈던 레오니다스.
자기 자신을 희생하여 무언가의 초석으로 남는다는 건 역시 영웅다운 발상이다.
추운 겨울 굶주린 늑대와의 싸움에서 이겨냈다던 그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새삼스럽다.
차후 개봉할 영화의 소재라고 하니 꽤나 흥미로울것 같다.
그 시대적 배경에 관한 책을 한번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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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할 마음이 필요한가요.연애하는 데?"
"필요하죠!"
"부부사이에도?"
"사람에 따라서는 필요할 겁니다. 연극으로 서로에게 맞춰줄 필요도 있겠죠"


영원히,대충대충,계속 살아질까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순간도 올 것이다.

- 다나베 세이코 <아주 사적인 시간> 중에서

연극? 필요하다. 절대적으로.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해도 될말과 해도 소용없는 말들이 나누어진다.
그게 결혼생활이고 그게 현실이다.
그 현실속에서는 나만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 까닭에
너와 나의 삶자체를 모두 인정해야 하지만
생활은 어느 한쪽만을 요구하는게 다반사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되면 오로지 나자신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전쟁중에 말없음표 전쟁이 가장 무섭다.
적어도 내가 겪은 것중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 말없음표 뒤에 감춰진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이 두렵다.
정말로,
영원히,대충대충,계속 살아질까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순간도 올 것이다.
하지만 이겨내야만 한다.
처음부터 약속했던 함께 가고 싶다던 삶을 위해서.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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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해도 되는 이야기
말해도 소용없는 이야기

한남자와 한여자가 사랑을 해서 영원을 기약하며 결혼이란 끈으로 묶인다.
그 사랑이 영원할거라 믿으며, 혹은 영원하기를 바라며.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렇게 그들을 편하게 놓아줄까?
처음엔 모든 걸 보여준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각자의 마음속에 성을 짓고는
그 성안에서 고집스럽게 나오려들지 않는다.
그리고는 하나씩 하나씩 내가 아닌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맞춰지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토록 재잘거리던 처음의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침묵의 바위뒤로 숨게 되고
차라리 내가 맞추지,하는 심정으로 콩속에서 돌을 골라내는듯한 삶속으로 자신을 내던진다.
중요한건 남자든 여자든 모두가 내가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어느누구도 그렇게 선을 그으며 살아가라고 말하지 않았음에도.
 
남아 있는 건,
언젠가 이와 똑같은 일이 있었다고 막연히 느끼는 슬픔뿐.

그렇게 시간을 보내버리고 문득 지나간 날속에 머물던 자기 자신과 마주치던 어느날.
남자도 여자도 똑같이 말을 한다. 그래, 그때는 그랬었는데....
그리곤 그때의 시간을 찾아내 지친 마음을 부비고 싶어한다.
때로는 그것이 상대방에게 또다른 힘겨움을 전해줄수도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치 못한채로.
하지만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은 모습으로 되돌아오게 되고
그 순간부터 자기 자신의 성벽이 무너져감을 느끼게 된다.
지나쳐간 시간이 과거라는 이름으로 변하여 추억이란 화려한 옷을 입고 찾아와
그 남자를, 혹은 그여자를 유혹한다. 힘겨운 싸움이 시작된다.
지친 마음으로 말한다. 이미 지나간 것일뿐인데...라고.
하지만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간거지?

"그래요? 기억속에 남겨두면, 언제나 만나는 것과 같은 거 아닐까요?"

가끔씩은 지나쳐간 옛사랑이 그립기도 하고 한번쯤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러면 안되는거지? 스스로에게 묻지만 그 물음조차도 쓸쓸하다.
그랬구나, 예전에 나한테도 그런 사랑이 있었구나.

"연극할 마음이 필요한가요.연애하는 데?"
"필요하죠!"
"부부사이에도?"
"사람에 따라서는 필요할 겁니다. 연극으로 서로에게 맞춰줄 필요도 있겠죠"

연애를 하든 사랑을 하든 연극할 마음은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그저 나한테로만 향하던 시선과 관심은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내가 아닌 너와 내가 되고 우리가 되고 더 나아가 집안이라는 하나의 울타리가 생긴다.
그때부터 '나'라는 의미는 사라지기 시작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집착 또한 버리게 되니 그 또한 서글픔.

아주 짧은 순간에 갑자기 변해버리는 남자와 여자 사이의 깨지기 쉬움과 두려움.

아주 사소한 것들로 인해 다툼이 시작되고 작은 다툼이 커다란 전쟁으로 번진다.
언제나 내가 패잔병이 되고나서야 그 전쟁은 끝이 난다.
툭 하고 던지듯이 뱉어나는 말한마디 한마디가 칼끝처럼 나를 후벼댄다.
싫다. 이렇게 패잔병처럼 살아가는 내가 싫다.
밉다. 나를 패잔병처럼 살아가게 만드는 상대방이 미워진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몸살을 앓는다.
앓고 난 뒤에야 나는 모든 것을 버린다. 아니 버리기로 작정을 한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나의 사적 생활은 모두 고에게 흡수되고 말았다.
나 자신의 존재조차 없어지고,고의 사적 생활의 일부분으로서
나는 겨우 살아 남았을 뿐이다, 라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보는 게 더 속편하다. 그렇게 하면 내가 편하니까.
그렇게 살아주는 게 차라리 서로에게 더 좋다.
하지만 뭔가 허전하다. 자꾸만 말을 잃어가고 있다.
달라진 건 없는데... 보여지는 모든 것들은 그대로인데...
뭔가 남자와 여자사이에 끼어들기 시작하고 대화를 잃어가고 있다.
한참이 지난후에야 묻게 된다. 왜 그러는거지?
도대체 내가 당신을 위해서 살아온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간거지?
당신이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다고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거지?
말해봐. 도대체 뭐가 문제야?

영원히,대충대충,계속 살아질까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순간도 올 것이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나, 이제 아기 낳아야 해? 하고 묻던 노리코의 마음이 어땠을까?
노리코가 독자 여러분의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던 작가의 말이 참 쓸쓸했다.
나는 이미 노리코의 친구가 되어버렸는데...
드디어 연기자의 사적 생활로 돌아온 거네요 하면서 노리코의 아픈 일들을
이미 알아채고 웃어주었던 나카스기씨가 노리코 옆에 계속 남아있어주면 좋겠다.
살면서 왜 좋은 일만 있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살면서 왜 너보다는 내가 먼저이기를 바랐을까?
살면서 서로에게 동화되어지는 여정을 왜 함께 가지 못했을까?
살면서 너의 아픔이 다시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형식과 조건앞에서 너무나 현실적으로 숨김없는 표현을 하며 살았던 노리코.
그녀의 입에서 진심을 담은 말들이 튀어나오던 순간부터
그 아슬아슬한 연극은 막 내릴 준비를 한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편안함을 잊지 못해서 다시 만난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
역시 편안하다. 나를 책속의 세상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이고 있다.
오늘, 이런 얘기를 해도 될까요? 하고 묻는다.
아니요. 하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너무나 평범한 작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내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도 내게 머무는 동안은 아주 커다란 의미를 갖게 된다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귀에 속삭여 준다.그래서 나는 눈물이 날뻔 했다.
작가의 글이 내 아픔만큼 상대방의 아픔도 살펴봐야한다고 질책하고 있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모두가 똑같은거라고 말해주고 있다.
앞으로의 여정은 알 수가 없다.
내가 내 자신과 어떻게 타협을 하며 살아가느냐가 문제일뿐.
텅 빈 객석을 바라보며 혼신을 다해 연극을 이끌어준 노리코의 아픔은 어디로 숨었을까?
정말 힘겹게 연극무대에서 내려온 노리코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진다.
다시 찾은 노리코의 사적인 시간을 위해 화이팅!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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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아요.
가서 당신의 진심을 담은 키스를 하세요.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죽음의 키스가 되어버리고 말거예요.
그러고는 해피앤딩이다.

백설공주,빨간망토,헨젤과 그레텔,라푼젤,잠자는 숲 속의 공주,개구리 왕자...
그리고 또 뭐가 나왔었지?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냐?
고 묻던 백설공주의 왕비마녀는 그 거울속에 갇혀버린채
라푼젤의 성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미이라의 모습으로.
할머니에게 가던 빨간 두건은 뭔지 모를 두려운 존재때문에
쫓기듯 뒷걸음치다가 숲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길을 잃을까봐 뜯어내던 빵조각들을 새가 먹는지도 모르던
헨젤과 그레텔 역시 숲속의 힘에 이끌려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 사라진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병사들이 숲으로 들어가고
마법의 숲에 갇혀버린 그들이 길을 묻기 위해서는 개구리의 등을 핥아야 한다.
그렇게 등을 핥아대도 개구리는 왕자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는 돌무덤속에 갇힌 채
잠들어 있는 미녀에게 진심을 담아 키스를 해야한다.

그림형제의 동화속 캐릭터들이 영화속에서 그대로 재연되었다.
황당하기도 하고 어찌보면 우습기도 한
<그림형제,마르바덴의 숲>영화이야기다.
이런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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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
데이비드 리스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뱀이 말했다.
여자야 저걸 봐, 맛있게 보이지 않니?
저게 뭔데?
저걸 먹으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거야.
그래서 여자는 선악과를 따 먹었다. 왜 그랬을까?
단순히 그 선악과가 맛있어보여서 먹었을까? 아니면 뱀의 말에 호기심을 느껴서일까?
그리고 여자는 남자에게 그것을 권했다.
그것을 받아먹은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여자가 권했기 때문에라고.
단순히 여자가 권했기에 받아먹었을까? 아니면 여자의 말에 호기심을 느껴서일까?
나는 이 책을 덮으면서 선악과를 따먹었던 아담과 하와를 생각했다.
먹으라고 권했던 뱀에게도, 그것을 따먹었던 여자에게도,
그리고 또한 그것을 여자에게서 받아먹었던 남자에게도 잘잘못을 말할수는 없지 않을까?
인간속에 이미 내재되어져 있던 욕망을 충실하게 표현했을 뿐이라고만 말하고 싶다.
미후엘 리엔조.
이 책속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 남자를 보면서 나는 선악과를 따먹었던 하와를 떠올렸다.
생각했던만큼의 부를 얻지는 못했지만 빚과 힘겨움속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던 선악과 커피.
그 선악과를 따먹음으로해서 인간은 노동과 임신의 고통을 겪게 되었다고 하지만
미후엘 리엔조에게 돌아온 것은 너무도 소중한 것을 잃었다는 거였다.
진정한 마음을 나누어주었던 친구 둘을 잃었으니.

이 책을 선택하면서 나는 중세의 경제상을 읽을 수 있으려니 했다.
또한 내가 꿈꾸는 나라의 여러곳을 미리 가볼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졌었다.
하지만 나의 기대는 무참하게 짓밟혀버리고 말았다.
단순한 매개체로 선택되어진 커피는 그야말로 조연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머리좋은 두사람사이의 암투속에서 꼭두각시처럼 움직여야 했던 미후엘 리엔조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은근히 화가 나기도 했다.
상인으로서 최대한의 도리를 져버리지 않는 미후엘 리엔조의 신념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情을 내세우면서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버거운 존재였나 보다.
대칭저울의 중간쯤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미후엘 리엔조의 모습과
모든 것을 알고 난 뒤에야 느끼게 되는 진정한 친구의 의미는 참으로 안타까웠다.
조금은 지루하다 싶었던 초반부를 지나면서 왠지 추리소설속의 범인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어쩌지 못한채 숨가쁘게 읽어내려갔던 책.
사실 서로에게 어떤 악의를 가졌던 건 아니었으나 작은 감정들이 모여 하나의 강물처럼 되어버리고
그때문에 서로에게 으르렁대던 표현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똑같지 않나 싶다.
거기에 돈과 권력이 끼어든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중세의 경제적인 모습이나 네덜란드의 풍경을 보고 싶었던 책속에서 내가 발견해낸것은
진실은 항상 거짓과 위선속에 숨어있다는 거였다.
마음이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옷이라는 말에 벌거벗은 채 백성들 앞에 나섰던 왕처럼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읽는 내내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졌던 책이었다.
책제목밑에 쓰여진 것을 다시한번 읽어본다.
속임수와 거짓, 욕망으로 점철된 17세기 경제계의 도덕적 부패를 담은 매혹적인 팩션!
다 읽고난 뒤에야 내 눈에 띄였던 저 문장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히, 정말로 매혹적인 속임수와 거짓이었다고.

"장사의 세계에는 늘 여러 가지 계획과 책략이 있게 마련입니다.
 치고 빠지기를 잘해야 하지요. 약간의 연금술만 발휘하면
 납덩이를 황금으로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장사의 매력입니다"<206쪽>

과연 장사의 세계만이 그럴까?  알 수 없다.../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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