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기담 -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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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관음증일까?
책을 읽으면서 실소를 머금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사실적인 증거를 들이대는 책들에 매료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환타지를 내세우는 책이나 영화쪽에는 별로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저자 전봉관님의 소개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딜가나 사람냄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사람들속에 살면서도 사람냄새를 그리워하는 것은
우리의 생활이 그만큼 가면을 쓰고 산다는 말도 될터이다.
인문,교양쪽에서도 사람냄새나는 이야기들을 찾아헤맸다고 한다.
그 덕에 나는 또 이렇게 멋진 책을 읽게 되니 더불어 사람냄새를 느끼는게 아니고 무엇이랴.
일상적인 생활속에서도 우리는 공인이라고 일컬어지는 이들의 뒷모습에 대해 궁금해한다.
누구 누구의 사생활이 어쩌고 저쩌고...
누구 누구가 어디서 이러쿵 저러쿵...

이 책에서는 말한다.
너무나 인간적인 그들의 뒷모습만으로 그가 이룩한 것들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라고.
그들이 숨기고자 했던 것들을 이렇게 들춰내는 것은
그들을 질타하고 욕하기보다는 그들에게도 이런 삶이 있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어쩌면 진정한 그들의 모습일수도 있을테니까.
책을 읽는동안 내내 머릿속에 함께 떠돌던 생각하나가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모습은 같다는 거다.
살아가고 있는 배경,시대가 변하고 사회적인 모습만 변했을뿐
그 안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거였다.
신문이나 매스컴에서 열심히 떠들어댄 일이었으나 역사책에는 단 한줄조차 올라가지 못한 일들.
어쩌면 우리들의 역사는 좋은 것만 보고 싶어하고, 또한 좋은 것만 보여주려하는
또하나의 가면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일전에 읽은 엽기 조선왕조실록과 비슷한 류의 책이 아닐까 싶다.
단지 시대적인 차이만 있을뿐. (엽기~의 엽기적인 말만 뺀다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중에서 나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던 이야기는
시대의 파도앞에 무너져내린 신여성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앞서가는 생각과 관념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 시대의 불운이 아닐까 싶은 마음에 안타까웠다.
박인덕이나 최영숙 같은 신여성들의 그 큰 뜻이 시대를 잘만났다면 어땠을까?
힘없는 자의 서러움일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을 펼치고자 노력했던 그녀들에게 나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사람과 그 사람에 얽힌 사건들이 이 책속에 수록되어 있다.
책제목을  奇談이라고 한 이유가 궁금했다.
기담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기이한 이야기들이다.
奇談이 아니라 우리곁에 늘 머물렀으나 우리가 모르고 지나쳐간 이야기들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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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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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철학콘서트에 초대를 받았다.
거기에 가면 무엇을 보고 들을수 있을까 내심 설레였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서던 순간부터 나는 그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펼쳐져 있었던 까닭이다.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너무 쉽지도 않게 진행되어지는 콘서트의 묘미.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창시절 듣고 싶었던 강의를 몰래 도강하는 기분이 들었다.

초대되어진 명사는 모두 열분.
모두가 내노라하는 분들만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맨처음으로 나와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사람들은 스승과 제자였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고,자신의 뜻을 위한 삶을 살라고 말씀하시며
오직 자신이 추구해 온 길만을 가기위해 죽음도 불사했던 스승 소크라테스와
그 스승을 바라보았던 제자 플라톤.
그러나 그 고매한 스승의 이념을 배웠던 플라톤은 그의 저서 <국가>에서
인간을 통치자집단과 비통치자집단으로 선을 그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고 말을 하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플라톤만큼 남녀평등 사상을 일관되게 주장한 이도 드물다고 한다.
두번째로는 고난의 역사속에서 세상을 구하고자 내려오신 분들
색증시공을 외쳤던 부처와 뜻대로 하옵소서를 외쳤던 예수가 있다.
이 콘서트를 주관한 지은이는 말한다. 불교는 종교가 아닌 철학이라고.
예수는 신의 아들이 아니라 사람의 아들이 아니었겠느냐고.
부처와 예수의 흔적을 따라가며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주고 있다.
그러고보니 소크라테스나 예수는 정치적인 희생양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번째로 등장하신 분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를 논하신
공자님과 우리의 학자 퇴계 이황선생님이시다.
그야말로 나 잘났소 하면서 천하를 주유한 사람이 공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부러질까 숙이지 못한 그 융통성없는 성품에 누군들 맞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어느 한곳에 머물지 못한채 자신을 받아주지 못하는 현실만을 탓하며 세월을 다 보냈다.
그러나 성리학의 대가이신 우리의 이황선생님께서는 어떠신가.
비록 나이는 어리나 학문이 깊은 고봉 기대승과의 논쟁은 참으로 멋진 광경이었다.
내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기보다는 다른이의 뜻도 받아들여 함께 논하고자 했던 깊으신 아량.
역시 대한민국 만만세이다.
네번째로는 경제계를 대표해서 나오신 세분.
세상에는 없으나 우리가 꿈꾸는 세상 유토피아를 외쳤던 토마스 모어와
모든 일들은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보다는
자신을 위한 이기심에서 비롯되어졌다고 외쳤던 애덤 스미스와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팔며 그 대가로 화폐의 형태로 임금을 받는 관계속에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수탈관계가 은폐되어진다고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분석과 강한 비판을 외쳤던 카를 마르크스이다.
이쯤에서 지은이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동물농장>의 예언자 메이저 영감은 마르크스이며, 농장의 주인 존스 씨는 자본가이며,
<동물농장>의 새로운 지도자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참 놀라웠던 사실은 모어가 꿈꾸었던 주민자치제와 남녀 평등이 지금 현실화되었다는 사실이다.
하루 6시간 노동을 주장했던 그의 말이 스웨덴과 네덜란드에서는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는 마지막으로 나와 이 콘서트를 정리해 주실분은 누구일까 궁금했다.
놀랍게도 동양의 철학자 노자였다.
이 콘서트의 주관자이자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노자가 말하는 세상 '21C 유토피아,동막골'로 우리 함께 가보자고.
모든 인위적인 것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살자고 말했던 노자의 사상속에 빠져보자고.
노자는 "마음을 비우고 뜻을 줄이라"고 했다고 한다.
인생 뭐있냐? 그저 잘먹고 잘입고 따뜻한 방에서 맘편하게 살면 되는 것이지....
그래서 지은이는 아직도 휴대폰이 없느냐는 소리를 들으면서 산단다.

콘서트는 끝났다. 그러나 나는 그 콘서트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철학콘서트가 아니라 철학심포지엄이었으면 더 좋았을걸 그랬다.
이 어려운 이야기들을 술이나 한잔 하면서 가볍게 들을 수 있게 말이다.
근데 철학이 뭐지?
여태 철학속에 있었으면서도 이제와서 또 묻는다. 철학이 뭐지?
그렇다면 나한테도 나만의 철학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의 철학은 또 뭐지?
철학, 뭐 별거 있냐?
내가 사는게 다 철학이지!
맞나?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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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기류 미사오 지음, 김성기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이 참 매끄럽고 좋았다.
책속에서 어떤 것들이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검은장미 한송이.
애달픈 사랑속에서 찾아지는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느닷없이 섬뜩한 죽음으로 안내하는
그리고는 그 죽음의 미학으로 나를 몰아세우는 ....

1부에서 보여주는 죽음과 에로스에서는 죽음마져도 사랑으로 승화되어질 수 있는
잔인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황제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소년 노예의 이야기나
너무나 사랑했으나 신분의 격차로 인하여 인정 받을 수 없었던 황태자의 사랑앞에서
죽은 뒤에야 왕비의 자리에 올랐던 한 여자의 기구한 사랑이야기,
단순한 소와의 싸움으로만 알고 있었던 스페인의 투우이야기 속에 내재되어진 서글픔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일들속에 숨겨져 알수 없었던 어떤 의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목이 잘려진 남자의 머리를 끌어안은채 눈물을 흘렸다던
살로메의 일화는 사랑이었을까 집착이었을까?

2부에서는 인간의 욕망으로 표현되어지는 죽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자행되어져 온 식인풍습들,
너무나도 혹독하고 그야말로 무서우리만치 섬뜩하게 잔인한 고문의 풀코스 이야기는
말할 수 없을만치 놀랍고도 경악스러웠다.
죽은뒤의 세상을 생각하며 저질러졌던 어이없는 일들에 대해 많은 일화로 들려주던 부분에서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래보기도 했다.
흑사병이라는 재앙이 몰아닥쳤을 때 그것으로 인한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더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쾌락을 탐하며 방탕에 몸을 내던졌다고 한다.
순간의 쾌락으로 불안과 공포를 잊으려 했지만 결국 죽음의 그림자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인간의 욕망과 에로스를 극한에 이르게 하였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음이다.

이어지는 3,4,5부에서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라거나 자살을 둘러싼 이야기들,
그리고 임종을 맞이하는 인간의 모습들을 다양한 예로 보여주고 있다.
희생양이 되어 죽어간 잔다르크의 일화나 많은 문인들의 기이한 사랑형태와 죽음의 순간들,
최근의 죽음으로 영국의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의 의문사까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느닷없이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사랑하는 마음을 갖지 말자 미움의 뿌리가 되기 쉬우니...라는 오래된 유행가가 생각났던 까닭이다.
왜 그런 말이 떠올랐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사실 이 말은 법구경에도 나오는 말이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여정속에도 죽음이라는 건 늘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가 아닐까 하는,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는 내내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하여 세월이 흐르면서 죽음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보게 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이미 페르 라세즈 같은 묘지를 꿈꾸었다는 이야기는 좀 놀라웠다.
책속에 실려진 페르 라세즈 묘지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공원화된 묘지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주 편안한 느낌으로 죽음이란 존재를 맞이하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기류 마사오...
프랑스 문학과 역사를 공부했으며 유럽 역사의 이면에 숨겨진 에피소드를 소개해 왔다고 한다.
작자는 왜 이렇게까지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쓰는 동안 그가 느꼈던 것은 또 무엇일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알고보면 매혹적인 죽음의 역사...
과연 죽음은 어떤 형태를 막론하고 매혹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맨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 검은장미 두 송이를 만나게 된다.
서로 마주보는 검은장미 두송이, 그리고 암흑...
어쩌면 삶과 죽음의 모습일런지도 모르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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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칵테일 -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상큼한 세계사가 온다!
역사의수수께끼연구회 지음, 홍성민 옮김, 이강훈 그림, 박은봉 감수 / 웅진윙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상큼한 세계사가 온다-
재미와 유익,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다-
이 책을 받게 되고 펼치게 되면 가장 먼저 만나는 말이다.
아, 물론 나도 저 말때문에 잔뜩 기대를 했다고해도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좀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었던 것은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재미있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을지도 모를 만화와
거기에 곁들여진 조악한 인터넷용어들은
이 책에서 없어도 될 부분처럼 보여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처음 이 책을 대할때 정말 달콤하고 상큼한 무엇인가를 만나지 않을까했었던 기대감은
책장을 펼쳐들면서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일반적인 상식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느껴졌던 까닭이다.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내용은 그리 없었던 듯 하다.
만화때문인지 아들녀석이 흥미를 보이기에 몇편의 이야기들은 함께 대화를 나눠보기도 했다.
유적지 답사모임을 자주 가는 까닭인지 영국의 스톤헨지라거나 피라미드 이야기,
중세도시가 성벽으로 둘러싸여진 이유라든가,타지마할이 생겨나게 된 배경등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서유기의 진짜 모델은 누구일까? 하는 부분에서는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주기도 했다.
나름대로 엄마가 권해주었던 <서유기>를 읽어보았던 까닭이기도 했지만
단순히 소설로만 알고 있었던 글의 배경이 실제적인 것이라는 데 또한 놀라기도 했다.

이 책의 서두, 감수의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애들이 가끔 역사에 대해 묻는데, 대답을 해 줄수가 없어서" 라거나
 학창시절엔 몰랐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역사가 재밌어진다고 하는 경우엔
이 책 한권만으로도 세계사에 대한 목마름이 어느정도 해갈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연도를 따져가며 골치 아프게 외우기보다는 그 시대에 맞는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내어
하고자 하는 부분과 접목시켜가며 공부한다면 역사나 세계사를 지루해하는 아이들에게도
한번쯤은 권해볼만 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속에는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꽤 많았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이라를 만든 이유, 아마조네스의 실제적인 존재성,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나게 된 동기, 바벨탑의 높이, 예수의 혈액형 등등등...
그저 수박겉핥기 식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들의 속내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그 또한 하나의 재미라면 재미라고도 할 수 있었다.
원시 고대여행으로 시작하여 그리스.로마 여행, 그리고 고대 아시아나 중세로 떠난 여행,
근세와 근대.현대여행에 이르기까지 만날 수 있는 주인공들과 거기에 얽힌 많은 이야기들은
나름대로 색다른 맛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는 사실 역사적인 사실들이 소설형식을 빌어 나에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은 전문적인 내용과 핵심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듯 하다.
특히 마지막에 부록으로 엮어놓은 인물 인덱스와 세계사.한국사 통합 비교 연표등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현대를 살아가는 교양인으로서 적어도 그 핵심 정도는 파악해두어야
시대를 읽어내는 배경 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회팀의 말처럼
꼭 필요한 상식들이 아닐까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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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앤 아버스 - 금지된 세계에 매혹된 사진가
퍼트리샤 보스워스 지음, 김현경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금지된 세계에 매혹된 사진가, 다이앤 아버스..
금지된 세계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궁금했던 것은 그것이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던 다이앤.
그녀곁에는 늘 내면보다는 어떤 형식이 자리했었던 것 같다.
남들에게 보여져야만 하는 그런 것들말이다.
그랬던 그녀가 결국 남들에게 보여주는 사진을 택하는 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다이앤은 어린시절 '비정상적인' 것이라면 무엇이든 보지 못하게 금지당했다.
보는 것을 금지당해서 더 쏘아보게 되었고,
어떠한 인간의 괴상함에도 강렬한 공감을 느끼게 되었다
...는 말처럼
그녀의 사진이 아주 독특한 이미지들로 채워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를일이다.
(그녀의 작품사진을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사실 나는 사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물론 사진이란 관념에 대해 궁금해 한 적도 없었다.
책을 읽는 내내 펼쳐지는 모든 배경들이 너무 생소하게 다가왔다.
그녀의 삶과, 그녀에게 다가오는 삶의 여정들 모두가 낯설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지루하기까지 했다.
한장 한장 넘어가는 책장의 무게가 그렇게 무거울수가 없었다.
작자가 왜 이렇게까지 그녀의 삶을 쫓아다녀야 했을까 의문점이 생겨났다.
정말 너무나 소소한 일상적인 면까지 들춰내야 할 정도로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그 많은 기록들을 찾아내어 말하고 싶은
작자를 끌어당긴 마력같은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싶었다.
한때는 그녀의 모델로 활동했다는 작자의 이력을 보았지만
어떤 면이 그토록까지 강한 의미로 다가왔을까 하는 것에는 아무런 답도 얻질 못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없이 밝아보이지만
이미 속으로는 커다란 문제덩어리를 키워나가고 있었던 그녀의 삶.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아무런 것도 갖을 수 없었던 마음의 빈곤..
그랬기에 그녀는 그녀에게 금기시 되었던 것들만 찾아다녔고
또한 그런 것들을 몸으로 부딪혀 감각으로 느끼길 원했던게 아니었을까?
다이앤 아버스...
그녀가 차라리 아내였고, 주부였고, 엄마였던 길을 갔다면 어떠했을까?
어떤 길이 되었든 그녀의 내면을 채워주지 못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어린 시절부터 억압되어져 온 그녀의 모든 감성들은 상처위에 덧발라진 딱지처럼
그렇게 굳어버렸는지도 모를 일이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적 외상을 입을까 봐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기형인들은 애초에 외상을 지닌 채 태어났다.
 그들은 인생의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그들은 귀족이다."
 -다이앤 아버스-
그녀의 말처럼 그녀 또한 또하나의 기형인이 아니었을까?
차마 표현해내지 못했던, 아니 표현할 수 없었던 그녀의 모든 것들이
이미 그녀 안에서 곪고 또 곪아 정신적 우울증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카메라의 렌즈를 빌어 어쩌면 자기자신을 찾고 싶었던건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녀안의 삶은 환상이었을거란 생각을 해본다.
현실에서 저만큼 멀어져버린 환상.
어느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이해를 바라지 않는 그 어떤 것.
그 환상들을 끌어다 자신의 현실과 타협하기를 바랬던 건 아니었을까?
"자기 피부 밖으로 나와서 다른 사람의 피부 안으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다른 이의 비극은 자신의 비극과 같지 않다."
사진을 찍으면서 그녀는 자신의 내부에서 뛰쳐나오고 싶었던 것일까?
올무같은 그녀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까?
"어머니의 몰입하는 능력에 겁이 날 때가 많았다.
 어떤 대상이나 사람에 온전히 몰두하는 힘, 굴복하는 힘,
 그것이 어머니의 사진을 가능케 했다"
는 딸 둔의 글을 빌어 다시한번 생각해보자면
어쩌면 그녀는 그토록 싫어했던 자신의 틀속에서 머물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아쉽게도 이 책속에는 그녀의 작품사진이 단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
단지 그녀의 일상적인 모습을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사진들만 몇 점 들어있을 뿐이다.
하긴, 나같이 사진을 모르는 문외한이 그런 작품사진을 본다한들
제대로 이해할수나 있을라구???
이 책의 주인공인 다이앤 아버스란 사진작가보다도
이 책을 쓴 작자가 더 경이롭게 느껴졌다. 참 대단하다!!!!!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한사람의 삶을 그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아부어야 했을지
또한 그 한사람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어림잡아 짐작을 한다면 그것은 좀 건방진?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우울했다.
그녀가 벗어날 수 없었던 우울증속으로 나도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결국 그녀가 선택했던 길은 자살이었지만
그렇게 했다고해서 그녀 자신의 내면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중간중간 삽입되어져 있는 사진속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왠지 저릿한 슬픔 한조각을 입에 문듯한 착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버리고 싶은 자신과 버릴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안고 살아간다고,
그래서 이중적인 삶을 살수밖에 없는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여지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뿐이라고.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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