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패턴으로 여행하는 랜드마크 일본어회화 50패턴으로 여행하는 랜드마크 회화
정문주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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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 아침시장, 닛코 東照宮, 후지산, 도쿄  DisneySEA,  센소지, 아키하바라, 신주쿠 교엔, 도다이지, 金閣寺,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이쓰쿠시마 신사, 유후인.... 많이 들어본 지명들이다. 그만큼 여행사에서 밀고 있다는 말도 되겠지만 한번쯤은 가볼 만한 곳이라는 말도 될 것이다. 일본만해도 저렇게나 많은 곳이 우리를 유혹하는데 하물며 전세계로 눈을 돌리면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 많은 곳을 다 가볼수는 없는 일이고 그저 매체를 통해 대리만족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터다. 하지만 몇 군데 정도쯤이야~~ 그래서 여행을 떠나보기로 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그 나라의 언어다. 낯선 곳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다?  정말 대책없다!  하지만 모르면 또 어떠랴, 우리에겐 스마트폰이 있는데! 그래서 작정하고 떠나보면 안다. 기계라고 다 완벽하지는 않다는 걸. 가보고 싶은 여정이야 내 맘대로 짜면 되겠지만 그 여정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말을 해야 하고... 아무리 손짓발짓 섞어가며 이야기를 한다해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 아마도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런 책이 나오는 것일게다. 그런데 이 책, 대충 만든 것 같지는 않다. 제목만 보더라도 그렇다. 랜드마크 일본어 회화. 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모두 훑은 듯 하다. 일본, 하면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그런 곳들로 가득하니. 나는 어디를 갔었더라? 반가운 지명도 보이고 셀렘을 안겨주는 지명도 보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곳곳에 따라 특징이 다르다는 거다. 그래서 이 책은 그 특징에 맞게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면,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USJ)에서는 ~해서 근사하다, ~하고 멋지다 라는 말. 이세신궁에서는 ~를 모시다, 제사 지내다 라는 말. 지고쿠다니 야생 원숭이 공원에서는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해야 한다 라는 말. 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마을에서는 ~를 삼가 주십시오 라는 말. 아키하바라에서는 ~는 어떻습니까? 라는 말을 따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일본어 문법형식도 다양하다. 하면~할수록, ~에 가려면, ~한 적이 있다/없다, 얼마인가요?, 추천은?, ~해 주시겠어요?, ~하게(~방식으로) 해 주세요, 얼마나 걸립니까?, ~를 부탁합니다  등 정말 많은 표현이 등장한다. 와, 정말 이 책만 열심히 공부하고 가면 대박이겠다!

 

사실 실제로 해외여행을 가면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욕심내서 말을 하자고 들면 많이 하겠지만. 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할 때 묻고 답하기, 짐을 맡기거나 방에 짐을 풀고 나올 때, 어딘가를 찾아가기 위해 길을 물을 때, 무언가를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을 때, 쇼핑 할 때, 찾아간 곳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고 싶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다지 많지가 않았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뭔가를 질문했을 때 돌아오는 답이다. 열심히 말은 했는데 대답을 들을 수 없다면? 우와, 생각만해도 머리 아픈 일이다. 말하기 듣기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니 한가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회화는 어렵다. 떠나기 전에 충분히 진짜로 추웅부운히이~ 준비를 해갔다고 해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생길수도 있다. 그럴 때 이런 책 한권쯤 미리 공부하고 간다면 어떨까? 아무것도 모르고 가는 것보다는 백배,천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이 책은 지역마다 특색있는 곳을 다루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열심히 공부해봐야지~~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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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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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타고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를 찾아간 동아일보 기자에게 써 주었다는 시라고 한다. 제목이 '동방의 등불'이라는데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타고르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게 없었던 까닭에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의 이름만큼이나 이 책의 제목은 듣고 또 들었다. 그래서 궁금하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책인지.  나 이곳을 떠날 때, 이것이 나의 작별의 말이 되게 하소서. 내가 본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웠다고.... 어디선가 듣고 너무 좋아서 적어놓았던 글이 바로 타고르의 문장이었다는 것도 이제사 알게 된다. 기탄잘리... 이 책에 의하면 기탄잘리는 '노래의 바침'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기트git'는 노래이고, '안잘리anjali'는 ' 두 손에 담아 바친다'는 뜻... 그가 노래를 바치는 존재는 신일수도 있고, 연인일수도 있다는 말도 보인다. 흠, 쉽지 않겠군.

 

아시아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타이틀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런 까닭으로 생전에 일본에서 크게 인기를 누렸다는데 그의 시를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하여 몇번이나 읽어보았다. 얼핏보면 자연주의적인 면도 보이는 듯 하여 노장사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인도의 시인, 작가.. 마하트마 간디와도 각별한 사이였다던 사람.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의 '마하트마'라는 별칭을 타고르가 지어주었다는 말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게 그런 뜻이었군, 했다. 타고르는 인도의 부유층 집안에서 열네 번째 자녀인 막내로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의 사랑은 많이 받지 못했던 모양이다. 형과 형수가 부모노릇을 대신 해 주었다는 걸 보면. 집안이 좋았던 덕분에 최고의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적응을 하지 못해 성적이 항상 바닥이었다는데 문학에는 소질이 있었나 보다. 어렸을 때부터 시를 썼다는 걸 보면. 매년 스웨덴 문학 아카데미에서, 문학영역에서 인류를 위해 최대의 공헌을 한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상을 준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노벨문학상이다. 올 해는 밥딜런이란 가수가 받아 세상을 시끄럽게 하기도 했었다. 어떤 기준인지 나같은 문외한이야 알 길이 없다.

 

반복적인 표현이 많이 보인다. 왠지 항상 그자리를 맴도는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누군가를 향해 자신의 온마음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는 한다. 그런데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 이 알 수 없는 불안감은 뭘까?  이 글속에는 어떤 철학적인 이미지가 담긴 것일까?  어찌보면 아주 쉬운것도 같은데 어찌보면 애매하기도 하고... 내게는 상당히 난해하게 다가오던 문장들이었다. 왠지모르게 무거운 화두가 내게 던져진 그런 느낌이랄까? 각설하고, 나는 이 책을 아마도 여러번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타고르에 대해 찾아보았는데 타고르가 1916년, 처음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일본이 다른 민족에 입힌 상처로 일본 스스로가 고통을 당하게 될지도 모르며, 일본이 주변에 뿌린 적의의 씨앗은 일본에 대한 경계의 장벽으로 자라날 것이다."  그의 말이 예언이 되었을까?  알 수 없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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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잠수함
이재량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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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뭘까? 허, 무슨 유행가 가사도 아니고. 그럼 우리는 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누군가는 말했지,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살아지는 거라고. 왜 사냐고 묻거든 그냥 웃지요, 라던 어떤 시인의 글귀가 떠오른다. 너는 무엇때문에 살고 있니? 너를 이 세상에서 버텨내게 하는 게 무엇이니? 묻고 있었다. 이 책은. 그렇구나. 그렇다면 이 힘겨운 세상속에서 나를 버티게 하는 게 무엇일까?  마지막 장을 덮었으면서도 책은 쉽게 내 손을 떠나지 못했다. 도대체 뭐지? 책을 읽으면서 이런 느낌, 정말 오래도록 느낄 수 없었는데... '아웃사이더'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웃사이더'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싶어 검색을 해 보면 노래쟁이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온다. 내가 알고 싶은 건 그게 아닌데. 세상이 그렇다. 누구 하나, 무엇 하나 내 생각처럼 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니 살아내는 게 아니고 살아진다는 표현을 쓰지.  정해놓은 사회의 규범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 어쩌면 그 사회의 규범이 싫어 철저하게 외톨이로 살아가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 좋든 싫든, 자의든 타의든 이 세상에 아웃사이더는 많다. 세상에 동화되지 못하고 그저 나는 나일뿐이라고 주장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도 어쩌면 아웃사이더는 아닐까? 세상이 만들어 놓은 그 뻔하디 뻔한 규칙들이 싫어서 그저 내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규칙에서 어쩔 수 없이 밀려나버린 사람들, 우리가 외면해 버린 그 아픔을 그려내고 있다.

 

그냥 틈나는대로 조금씩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러나 웬걸!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밥먹는 것도 잊은 채 그냥 직진이다. 놀라웠다. 어떻게 이렇게 빨려들 수가 있는지. 나는 그냥 그대로 노란 잠수함에 올라탄 일행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들이 겪고 있는 일들을 고스란히 내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페퍼랜드... 이 세상에 없다는 유토피아... 그러나 유토피아는 있다. 단지 우리가 찾지 못하고 있을 뿐. 현실이 고통스러우면 바로 옆에 있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그 유토피아는 어쩌면 영원히 그들의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절박하고, 참담하고, 생생했다. 그들의 여정은.  느닷없이 납치범이 되고, 강도가 되고, 성폭행범이 되어버린 우리의 주인공. 그 썪은 승합차가 달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들의 아픔은 소리가 되어 입밖으로 튕겨져 나왔다. 세상에~ 핑게없는 무덤이 없다더니... 누구나 가슴속에 사연 하나쯤 숨기고 살아간다더니...

 

"사람이 사는데는 말이시, 하루먼 충분하다네. 인생에서 젤로 빛나는 하루, 그 하루만 있으믄 사람은 살 수가 있는 것이여." (-236쪽)

인생에서 젤로 빛나는 하루. 나에게는 그 하루가 있을까? 아니면 있었을까? 잘 모르겠다. 없었다면 앞으로 있을 것이고, 있었다면 나는 그 하루를 잃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젤로 빛났던 나의 하루는 기억하지 못해도 젤로 어두웠던 그 하루는 있었다고. 어쩌면 나는 그 어두운 하루를 붙잡고 지금까지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고. 그 어두웠던 하루에서 벗어나고 싶어 발버퉁치며 살았을지도 모르겠다고. 바보같이... 그렇게 바보같이 살았었구나... 싶었다. 사실 이 책속에는 대단하게 느껴질만한 게 하나도 없다. 그저 덤덤하게 일상을 그려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뿐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소시민'이라는 말이 있다. 원뜻은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중간에 위치하는 중간계급을 의미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다가오는 체감으로는 그 중간계급보다 좀 더 아래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지금도 페퍼랜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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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걸 읽다니! - 한자 한 글자로 삶이 바뀌는 기적
나인수 지음 / 유노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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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우리가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기억해야 할 것은 무궁무진하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학습을 따라가려면 자기만의 기억법이 필요할 듯도 하다. 지금이야 학습법이 많이 달라지고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렇다해도 기억을 잘한다는 건 확실히 플러스 요인이다. 책의 소개글을 보다가 책에서 소개하는 한자 암기법이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시인 시모니데스가 발명한 최초의 기억법(기억의 궁전)을 근거로 한다는 말이 보여 한번 찾아보았다. 기억의 궁전이라.... 흠, 결국 연상기억법이로군. 하지만 내가 알기로 그 기억법은 쉽지가 않다. 자신에게 익숙한 특정장소를 하나 정해서 그 동선에 따라 기억하고자 하는 것들을 배치해서 떠올리게 하는 방법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말이다. 특정장소를 외운다는 것도 그렇지만 만약에 기억해야 할 것이 짧은 단어가 아니라면 그것조차도 고난의 연속으로 들어가버리기 때문이다. 공부라는 게 말처럼 그리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중일을 묶어서 한자문화권이라 한다. 그러니 한자는 우리와 뗄레야 땔 수 없다. 나 학창시절만해도 한자수업을 정규적으로 받았었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한자문화권이지만 오히려 영어를 더 필수로 여기는 문화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니 한자가 오죽 어려울까? 하지만 한국문화속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한자를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자와 마주치는 순간이 너무나도 많은 까닭이다. 나 역시 한자를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았던 기억이 있다. 뭐든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한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 시선이 갔을 것이다. 내가 이걸 읽다니! 라는 제목이 어쩌면 우습기도 하고, 내 기억속에 잠재되어져 있는 한자가 쓰고 읽으며 밖으로 나올 때는 정말 놀랍기도 하다.

 

확실히 한자의 음과 부수만을 가지고서는 한자를 쉽게 기억할 수는 없다. 그러니 자기만의 기억법을 찾는게 중요할 것이다. 한자를 조금씩 공부하다보니 참 신기했다. 그 하나의 글자속에 엄청난 의미를 숨겨둔 것도 그렇고, 한자의 모양새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글자도 많다. 안타까운 건 읽는 것과 쓰는 것이 함께 동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읽는만큼 쓰지 못하니 한자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열심히 다가가려고 노력중이다.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는 방법대로 몇 번을 따라해 보았다.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한가지에 의존하기보다는 이것저것 써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자, 내게는 또 하나의 숙제다. 밀린 숙제....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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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 - 노자 <도덕경> 나를 살리는 마음공부
구로사와 이츠키 지음, 박진희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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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를 가지고' 사는 게 아니라 물 흐르듯 '섭리에 따라'... 

의도를 갖지 않은 채 섭리에 따라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먹고 자는 것까지도 무언가에 귀속되어져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배고파서 먹는게 아니라 '때'가 되었으니 먹고, 더 자고 싶으나 따라야 할 세상의 규칙이 정해져 있으니 맘놓고 잘 수도 없다. 오죽했으면 '살아진다'라고 표현을 할까?  '살아냈다'라는 말과 '살아진다'라는 말을 보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고 여유가 없는지를 보여주고 있음이다. 얼마전 어느 기사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 가장 좋았던 여행지는 어디였느냐는 물음에 많은 사람이 자연과 삶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곳을 꼽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삶에서의 선택은 자연과는 너무도 먼 아파트였다는 모순을 지적했었는데, 그게 바로 '의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昨今의 우리 모습이 아닐까 싶다.

 

도는 그저 '있는 그대로' 자연의 섭리를 따를 뿐이다.

그저 세상에 묶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갈 뿐이다.

사랑도 그렇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사랑하고, '보이는 그대로'를 인정해 준다면 그게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책을 아무리 가까이해도, 아무리 많이 읽어도 마음은 그렇게 하지 못하니 그것으로부터 비롯되어지는 삐걱거림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어떻게 보면 '도'라는 게 그리 특별할 것도 없어보이는데, 우리의 일상속에도 흔하게 존재하는 것인데 마치 특별한 것인양 그렇게 정의내린 우리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다. 문득 이런 궁금증이 인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  세상의 잣대에 무관하게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친 적이 있었다. 세상의 잣대라는 게 나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 같은 서걱거림이 너무 싫어서.  생각보다 세상은 나에게 관심이 없는데 굳이 내가 그것을 의식하며 살 필요가 있을까? 그저 있는 그대로 살아가면 그 뿐인 것을.

 

나만의 해석과 판단으로 가득찬 마음을 비워야만 거기에 새로운 것을 유연하게 받아 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 우리의 본래 기능이 살아날 수 있다.

사람은 갓 태어났을 때는 유연하고 보드랍지만 죽음을 맞이할 때는 딱딱하게 경직되어 있다. 초목이나 다른 것들도 막 생겨났을 때는 나긋나긋하고 무른 상태지만, 죽음이 가까워지면 말라서 퍼석퍼석해진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살아가는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 필요하다. 童心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아름다워질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이 주는 話頭는 명백해 보인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또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일찌기 공자가 주나라로 가서 노자에게 禮를 물으려 하였는데, 노자가 '그대는 교기(驕氣), 다욕(多欲), 태색(態色)과 음지(淫志)를 버리라'고 꾸짖었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驕氣라 함은 남을 업신여기고 잘난 체하며 뽐내는 태도이고, 多欲이라 함은 욕심이 많음을 말하고, 態色은 잘나 보이려는 얼굴빛을 말하며, 淫志라 함은 세상을 내 뜻대로 해보려는 의도를 말함이니 너무나도 많은 뜻을 담은 한마디의 대답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주저함없이 선택한 책이었다.  노자는 고대 중국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동양철학의 큰 인물이다.  그가 실존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안 것도 사실은 얼마되지 않았기에 누가, 왜 이런 책을 썼을까 꽤나 궁금했었다. 이 책에 의하면 사마천이 쓴 역사서 <史記>에 정체불명의 인물로 서술되어 있었다는 말이 보인다. '노자'라는 두 글자도 '위대한 선생'을 뜻하는 존칭일 뿐이라고 하지만, 세간에 노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세 명이나 존재하고 있었다고 하니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무언가로 구속하고자 하는 욕망이 많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에 이름을 내세우지 않은 큰 인물은 많을 것이다. 그들이 말하고 싶어하는 점 또한 모두가 다르겠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아마도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이 책의 내용들은 한층 더 마음에 와 닿는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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