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바로 통하는 여행일본어 (플라스틱북)
더 콜링 지음 / 베이직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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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갔을 때 가장 많이 썼던 말이 뭘까? ここで写真を撮ってもいいですか, 写真を撮ってもらえますか, チェックアウト後, 荷物を預けてもいいですか 가 그 중 가장 많이 쓴 말인 것 같다. 예약이야 인터넷으로 다 하니 굳이 말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공항에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눈치껏 움직이면 되니 그다지 많은 말을 하게되지는 않는다. 공항에서 숙소를 찾아가는 것도 관광안내소에 들리면 한국어 안내원이 맞이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이 아니다. 요즘은 일본 표지판에 한글병용이 엄청나게 많다. 그러나 일단 숙소에 도착하면 그때부터는 말이 필요하다. 예약한 ㅇㅇ입니다, 라고 말하고나면 여권을 보여줘야 하고 이것저것 알려주는 말에 응대를 해야 한다. 뭐, 말은 못해도 세계의 공통어 손짓발짓과 웃음으로 통할 때도 많지만. 요즘 일본여행을 하는 사람 대부분은 어느정도의 회화실력은 다 갖고 있는 듯 하다. ( 구글이에게 물어보면 웬만한 건 다 알려주긴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기본표현으로 공항이나 기내, 교통, 호텔, 쇼핑, 식당, 관광과 같이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표현들이다. 버스정류장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세요, 이걸로 하겠습니다, 물수건 갖다 주세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 와 같이 자주 쓰는 표현은 외워두면 좋을 것이다. 일본에 가서 고래(これ)만 잡다가 왔다는 우스개소리도 하지만 가지고 갈거냐, 여기서 먹을 거냐고 묻는 말 정도는 알아들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상황에 맞춰 꼭 필요한 기본표현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외국어 울렁증이 있어도 외우기 쉽게 잘 정리가 되어 있으니 일부러 외우려하지 않아도 몇 번 읽다보면 낯선 느낌이 어느 정도는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외국인과 대화를 하다보면 어려운 말이 아니라 알고 있던 쉬운 말들로 이루어진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서 이렇게 실용적인 교재를 만들게 되었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말 그대로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의 결과물인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은 플라스틱 북이라는 것일 게다. 게다가 보기에 편한 스프링철이다. 플라스틱으로 무슨 책을 만드느냐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분명 책이다. 전작으로 나왔던 SOS 서바이벌 여행영어회화 역시 플라스틱 포켓북이었다. 포켓북이라는 말에서 짐작했듯이 사이즈가 작아서 휴대하기에 편했는데 이 책은 그 포켓북 두배정도의 크기다. 마치 문고본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여행시 꼭 필요한 회화를 야무지게 실었다. 찾기 편하게 각 장마다 색인까지 붙여놓아서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찾아볼 수가 있다. 물에 젖지도 않고 크기도 적당해서 가방에 쏙 들어가니 간단한 회화 정도는 이걸로 해결? 하지만 외국어의 특성상 어느정도는 알아들어야 질문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최소한의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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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에는 반드시 그 사람의 심리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 잠재력에서 성격, 섹스취향까지 외모로 알 수 있는 모든 것
시부야 쇼조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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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그럴까? 아무래도 '반드시'라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렇게 딴지를 걸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외모를 통해 심리를 읽는 능력이나 외모로 심리를 나타내는 능력이 서로 연관된다는 말에는 공감한다. 물론 일상적인 사람의 말투나 행동에서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도 있다. 그만큼 외적으로 나타나는 것들이 판단의 잣대가 된다는 말일 터다. 그러니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갖는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시뷰야 쇼조는 심리학자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심리와 성격을 분석한다.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문제에 대해 명쾌한 심리학적 조언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작품으로 <심리학 용어 도감>, <한 줄 심리학>, <상대의 심리를 읽는 기술>등 40여 종 이상의 저서가 있다.

 

책의 제목처럼 외모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우선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이렇다. 슈트와 넥타이에 속지말라,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센서, 아무 정보없이 사람의 마음을 읽는 비결, 비서는 어떻게 헛기침 소리만으로 사장의 마음을 읽을까?, '척'하면 '척'인 관계는 즐겁다, 겉모습이 닮은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 OK를 끌어내는 몸짓과 거리, 격식을 버리면 보이는 것 등 심리학적인 이야기들이다. 힐링과 공감의 소통법, 설득의 기술, 자신감이 묻어나는 말하기 방법, 이미지를 180도 바꿔주는 코디법, 능력을 돋보이게 하는 비즈니스 소품들 등 소제목만으로도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시말해 외모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하고 싶다면 이렇게 하면 된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남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으니 자기계발서쯤?

 

읽다보면 외모와는 상관없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도 꽤나 많다. 이를테면 사람과 사람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인데 연인이나 부부와 같은 밀접한 거리는 0~45cm, 친구와 같은 개인적 거리는 45~120cm, 업무에 필요한 사회적 거리는 120~360cm, 강연등을 할 때와 같은 공적 거리는 360cm 이상이라는 것이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 곁에 바짝 붙어 앉으면 자신도 모르게 살짝 거리를 두게 되었던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과 거리감이 없다는 말은 그사람과 친하다는 말도 되는걸 보면 그만큼 심리적 거리는 중요한 듯 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간단한 예의만 지킬 줄 알아도 호감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 밖에도 yes/but 화법이라거나, IQ보다는 EQ가 높은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훨씬 유리하다는 말,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많이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같이 지금까지 자주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도 많이 보인다. 외모를 통해 자신의 뜻을 말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라는 제목이 훨씬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공연한 노파심이겠지만 진심마저도 정형화된 형태로 표현해야 하는 세상이 오는 건 아닐까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이미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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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 마니아를 사로잡은 스니커 100
고영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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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라는 말이 있다.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열정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한동안 오타쿠라고해서 그다지 좋은 의미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었다. 나에게 있어서 의식주를 바라보는 첫번째 관점은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활하기 위한 동선이 편해야 하고, 신었을 때 발이 편해야 하고, 입었을 때 움직임이 편해야 한다. 그 다음이 모양이다. 깔끔하고 단정한 모양새라면 오케이다. 화려하거나 수수하거나 튀는 스타일의 좋고 싫음은 완벽한 개인의 취향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책에서 스니커를 소개하고 있는 이들은 분명 '덕후'다. 우리는 그들이 하는 행위를 '덕질'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덕질'에는 만족감과 성취감이 있으며 거기에 즐거움과 기쁨까지 들어 있다. 그래서 조금은 놀라웠다. 하지만 그 스니커를 신었을 때의 느낌이나, 발의 편안함 정도는 알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스니커를 위한, 스니커에 의한, 스니커의 이야기였다. 신발은 신는 것임에도 왠지 소장품으로서의 역할만 강조한 것 같아 아쉬움도 남았다. 모든 것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 책을 읽고나면 운동화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진짜 그 열정에 감동했다. 나이키 에어 맥스의 디자인이 비가 자주 내리는 나이키 본사의 지역적인 특성을 담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아니면 어디서 알겠는가 말이다. 흙길에서 러닝을 해도 쉽게 더러워지지 않도록 회색 계열의 색상을 사용하고 빗물에 번져가는 그라데이션 형상으로 디자인했다는 말을 들으면 아마도 한번쯤은 그 스니커가 궁금해지지 않을까?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리복, 뉴발란스, 언더아머, 반스, 발렌시아가 등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스니커는 아무래도 나이키 조던과 에어포스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들은 말한다. 만화 <슬램덩크>를 보았다고. 그 역동적인 모습에 매료되었다고. 그렇게 누군가에게 강한 이미지로 다가선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주제가 달라진다는 게 참 흥미로운 일이다. 그들은 운동화라고 말하지 않고 끝까지 스니커라고 말한다. 그러니 스니커 마니아들에게 있어 스니커란 단순히 신는 것 이상의 의미가 분명 존재할 것이다. 이 책에는 10명의 스니커 마니아가 각각 10개의 스니커를 소개하고 있다. 100켤레의 운동화! 대단한 열정이 느껴진다.  스니커 마니아라 자부한다면, 스니커가 가진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한번쯤은 읽어봐도 좋을 흥미로운 주제임에는 분명해보인다.

 

구두를 신기보다는 운동화를 즐겨 신고 있어서 여러 운동화의 장,단점을 알고 싶었다. 시장표 운동화도 신어보았고 나름 비싸다는 브랜드 운동화도 신어보았지만 발이 영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 책은 그야말로 운동화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운동화가 안고 있는 과거와 현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에게는 운동화라는 말 자체부터가 심드렁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스니커라는 말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 한번 찾아보았다. '살금살금 걷는 사람'이라는 뜻의 Sneaker에서 비롯되어 붙여진 이름, 발등 부분을 하얀 캔버스로 끈을 매서 신는 옥스퍼드형과 끈을 매지않고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슬립온형이 있다... 열심히 운동화를 신으면서도 이런 뜻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요즘 사고 싶은 운동화가 하나 있다. 이 책에서도 잠깐 소개되었기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반스다.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데 어제야 그 이름을 알게 되었다. 저쪽에서 지름신이 달려오고 있다. 하지만 나는 스니커 마니아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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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을 그리다 - 궐문에서 전각까지! 드로잉으로 느끼는 조선 궁궐 산책
김두경 지음 / 이비락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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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宮 경복궁, 婟宮 창덕궁, 呱宮 창경궁, 孤宮 덕수궁, 故宮 경희궁... 격이 높은, 연모하는, 울고있는, 외로운, 사연이 있는... 우리의 5대궁을 단순히 古宮이라 표현하지 않았다는 것이 책의 목차를 읽으며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궁을 보면서 이런 느낌을 갖는다는 건 그만큼 그 속을 들여다봤다는 말일 것이다. 지은이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기 보다는 지은이가 무엇을 보았을까,가 더 궁금했다. 사실 우리의 고궁이나 유적지는 그 내용을 알고가야 제대로 보인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삶의 그 어떤 것인들 안그럴까? 하다못해 들에 핀 풀꽃도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저마다의 이름과 사연 하나쯤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하물며 옛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문화재는 오죽하겠는가! 궁의 이름을 알고, 전각의 이름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속에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지 알고나면 다르게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상당히 깊이있게 느껴진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듯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가오는 문체도 나쁘지 않았다.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니 심심할 겨를도 없다. 자주 가보았고 자주 들었던 古宮의 사연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림으로 보여주는 古宮... 지은이는 그 많은 전각과 문과 볼거리중에서 과연 무엇을 그렸을까? 또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았을까? 궁금했었던 것들이 하나둘 껍질을 벗으며 내게 보여질 때마다 살포시 웃음이 났다. 지은이의 시선이 참 따뜻하게 다가와서. 어쩜 저리도 즐겁게 古宮속을 거닐 수 있을까? 長樂門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 지은이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또 웃게 된다. 관덕정을 바라보고, 석어당을 바라보고, 뻘쭘한 경희궁의 흥화문을 바라보던 지은이의 시선을 고스란히 따라가면서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아쉬움과 안타까움. 지은이의 말처럼 우리 古宮의 옛모습을 하루빨리 제대로 찾아주어야 한다던 지은이의 말에, 덕수궁이 아니라 경운궁이라는 이름으로 제대로 불러줘야 한다는 지은이의 말에, 진하게 한표를 보태주게 된다.

 

나는 가끔 지인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우리의 궁궐은 최소한 네번은 가봐야 한다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갈 때마다 다른 해설사의 말을 들어보라고 한다. 왜? 재미있으니까! 이왕에 간 거 시간을 핑게로 해설사의 해설을 놓치는 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균형있게' 관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은이의 말에 백번 공감한다. '어로'와 '어도'의 차이점을 논하는 부분에서 '기로'에 서고 말았지만 '진전'과 '선원전'의 쓰임새는 분명하게 달랐다는 것과, '드므'와 '부간주'는 확실하게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각각 28년과 25년동안 왕세자로 지냈던 문종과 인종이 만나 차를 마시며 신세한탄을 한다면 지나가던 영국의 찰스왕세자가 찻값을 내지 않을까, 라는 말에서 빵터졌다. 과연 그렇군! 늘 봐오던 것들임에도 새삼스러웠다. 이 책이 그만큼 신선함을 준다는 말일터다. 식상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다. 비올 때 희우루나 한번 보러가야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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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자인 1 지식을 만화로 만나다 1
김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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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라는 말이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는 말도 있다. 이왕이면 더 좋은 것을 택한다는 뜻이다. 어떤 물건을 사기 위해 마트를 가거나 백화점엘 가보면 아무래도 더 멋지게 혹은 더 예쁘게 포장을 하거나 전시를 해 둔 쪽이 시선을 끌게 마련이다. (가끔은 빈깡통이 요란할 때도 있긴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 생활에서 디자인은 필수요소로 보인다. 지나가는 자동차의 이름이나 제조회사를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것도 자동차의 디자인때문일 것이다. 회사의 얼굴로 등장하는 엠블럼 역시 디자인의 하나인 까닭이다. 그런데 그 많은 제품, 그 많은 디자인 중에서도 스테디셀러로 분류되는 책들처럼 오래도록 하나의 문화인양 자리매김을 한 것들도 많다. 이 책이 바로 그런 디자인의 탄생배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일단 흥미로웠다. 디자인에 대해 문외한인 내게도 재미있게 읽혔던 것은 어쩌면 만화로 다가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으나 그 안에 담겨있는 지식들은 가벼워보이지 않는다. 지은이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책날개에 이런 말이 보인다. 텍스트를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만화로 재가공하는 데 탁월하기로 정평이 난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겸 저술가다... 그의 책도 여러권 보이는데 역시 모두가 만화로 되어있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종류의 지식을 이렇게 만화로 먼저 접하게 되면 아무래도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우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만화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좋아하는 만화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자가 가진 의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니 감사한 일이다.

 

코카콜라의 광고를 보면서 돈 안드는 모델을 쓰는데 탁월하다고 한 말에 나도 모르게 오호! 하게 된다. (코카콜라를 마시고 있던 불곰이 생각나 베시시 웃는다) 'I♥뉴욕'과 같은 디자인을 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걸까?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Chupa Chups 라는 막대사탕을 싸고 있는 그림이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이었다는 걸 전혀 몰랐다. (그래서 찾아보았던 그의 작품세계는 역시 어려워!) 대체적으로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무는 작품이 많았지만 강하게 단 한번만의 등장만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채 사라져버린 작품도 꽤 있는 듯 하다. 책을 읽다가 가만히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만큼 오래도록, 혹은 강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디자인이 있었나? 어쩌면 강한 느낌을 남긴 작품도 있었겠지만 오래가지 않아서 기억을 못할 수도 있고 관심을 갖지 않아서 잘 모르는 것일거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세기를 넘은 노포조차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만큼이라는데 삼대이상을 이어 온 진정한 노포를 찾는다는 게 우리나라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먹고 살기에도 힘겨웠다는 말로 위안을 삼을 수 있으려나? 잘 모르겠다. 모더니즘이니 다다이스트니 아방가르드니 하는 말들이 뭘 말하는지는 잘 모른다. 물론 사전을 찾아보면 그 뜻이야 알겠지만 그 말이 품고 있는 여러가지의 의미를 이해하는 건 아닌 까닭이다. 책의 말미에 보이는 디자인의 변천사가 시선을 끈다. 자본주의사회라는 건 기업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생활용품을 만들어낸다. 그러자면 생산품이 팔려야 하고 그것을 팔기 위해 마케팅을 한다. 그 과정속에서 디자인도 한몫한다. 그러니 디자인의 역사는 시대에 따라, 혹은 수입에 따라 무구한 변천사를 거쳤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이름을 남기려 애쓰기보다 누구나 부담없이 누릴 수 있는 디자인을 하나라도 더 하려고 노력하는 디자이너. 일확천금을 꿈꾸기보다 합당한 대가에 감사와 보람을 느끼며 주어진 일이 좋은 성과를 거둘 때마다 기뻐할 줄 아는 디자이너, 남들과 차별되는 멋을 위해 아낌없이 거금을 투척하는 특별한 소수의 취향을 위해 재주를 헌납하기보다 작은 희망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절대 다수의 대중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디자이너. 그런 디자이너들이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과 함께 직업의 터전을 꾸리면서 자칫 불순한 의도를 지닌 자의 아방가르드 전략이 생활디자인의 공간을 혼탁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대중과 함께 보편적인 감성으로 상식의 방패를 마련해주기를. (- 274쪽) 물론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겠지만 저자의 바램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유행에 민감하지 못한 탓인지 브랜드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보다는 다수의 사람을 위한 것이 좋다. 그저 내가 쓰기에 편하고, 내가 입어서 예쁘고, 내가 먹어서 맛있으면 그만이다. 그런 까닭으로 이 책은 상당히 이채로웠다. /아이비생각

'Less is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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