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탄생
김민식 지음 / 브.레드(b.read)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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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읽었다. 하나 하나 그림을 떠올리면서. '짓다'의 어근 '짓'이 집의 옛말이라 한다. 처음 알았다. 책 속에는 '집'이라는 말이 품고 있는 따스함이 공존한다. 옛말에 거적때기 같은 집이라도 내 집이 최고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집은 우리에게 엄청난 의미를 부여한다. 작금의 시대가 품고 있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아파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고층 아파트야 더 말 할 필요가 없다. 가끔 생각했었다. 아파트를 5층 이상은 지을 수 없도록 규제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냐하면 나무보다 높지 않은 건축물이 아름다워 보이는 까닭이다. 어느 정도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면 탄소 중립이니 친환경이니 하는 주제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한옥이라 정의하는 한국의 전통집에 대해 따끔하게 한마디 하는 저자의 말은 울림이 크다. 저자의 말처럼 서울 가회동 민가나 북촌의 살림집이 우리의 전통 건축은 아닐 것이다. 사실 그 동네는 일본인들에게 이 나라 땅을 빼앗기기 싫어했던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부여되는 곳이다. 사유의 공간이었다던 하이데거의 오두막을 그린 그림이 시선을 끈다. 오두막 뒤에 전나무, 가문비나무가 시커멓게 서 있다는 곳. 한번은 보고 싶어진다. ​

저자는 나무로 집을 짓는 사람이다. 나무의 특성을 파악하고 분류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하다. 습기에 강하고 잘 썩지 않는 밤나무는 강도가 뛰어나 건축재로 사용하기에 더없이 훌륭하다고 한다. 19세기 노르웨이의 통나무집은 작지만 정겨운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염가 주택의 대량 보급이 필요했던 미국에서는 경량 주택이 일반 주택의 시작이었단다. 나무만 있다면 누구나 지을 수 있었던 집. 그런 경량 주택이 우리 나라로 유입되어 지금 너나 할 것 없이 여기저기에 세워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값싸고 편리한 쪽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기우는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나무가 천연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의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공감한다. 도연명이 <귀거래사>에서 읊었던 초가집이나 황희 정승이 살았다던 비 새는 집, 세 칸 도산서당, 법정 스님의 산중 토굴을 소개하면서 작고 초라하지만 빛나는 집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집이 재산으로 취급되는 지금의 우리에게는 그저 남다른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다. 거적때기 같은 내 집이 아니라 남의 기준에 맞춘 집이라야 하는 작금의 우리 사회는 저자의 말처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물론 아파트가 아닌 형태의 집도 많다. 요즘에 와서 많은 사람이 꿈꾸는 전원주택처럼. 이 책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집의 형태는 다양하다. 세기의 건축가가 지은 집, 외딴 숲속 철학가의 오두막, 휘황찬란한 왕비의 궁전, 마주 앉으면 무릎이 맞닿는 시인의 집, 골목길에 즐비하던 아무개의 양철집, 그리고 아파트. 그저 이름과 평수로만 이야기되는 아파트는 사람의 온정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지방에 갈 때마다 많아지고 있는 아파트를 품은 풍경이다. 뜬금없는 곳에 덜렁 떨어진 듯이 한 두 동 지어진 아파트의 풍경은 정말 생뚱맞다. 거두절미하고 이 책을 통해 여러 건축물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름값을 하는 건축물도 있고, 그 주인의 이름때문에 유명해진 집도 있다. 숲 속에 지어진 작은 집도 있고 멋보다는 기능과 목적에 맞게 지어진 집도 있다. 여러 형태의 집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의 발길이 얼마나 바빴을까 싶기도 하고. 사진보다는 그림으로 보여주니 조금은 이채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집을 짓는 사람이다. 8평 집으로 이사할 꿈을 가진 사람. 언젠가 나무로 작은 집을 지어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는데 저자 역시 나무로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한다. 나무집, 이라는 말은 그 속에 알 수 없는 따스함을 품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한자부터 일반 상식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공부를 했다. 세상에서 이름값하는 건축물의 이미지를 볼 수 있었고 그에 따르는 설명은 재미었었다. 시대에 따라 혹은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변해가는 집의 형태도 소개한다. 말로는 친환경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값싸고 편리한 쪽을 선택하는 인간의 모순은 영 껄끄럽게 다가온다. 책을 읽으면서 유랑자의 삶을 그렸던 영화 <Nomadland>가 떠올랐다. 우리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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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세계 - 뇌과학자가 전하는 가장 단순한 운동의 경이로움
셰인 오마라 지음, 구희성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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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저벅저벅, 타박타박, 터벅터벅, 어슬렁어슬렁, 살금살금, 가만가만.... 모두가 사람이 걷는 모양새를 표현한 말들이다. 이처럼 사람마다 걷는 모양새는 각각이다. 보폭이 넓은 사람과 좁은 사람, 속도가 빠른 사람과 느린 사람처럼.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한다면 걷기 예찬론이다. 목록을 살펴보면서 이크, 이건 아닌데 싶었다. 걷기가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 쯤은 누구나 다 안다. 걸으면 왜 건강해지는가에 대한 것 역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유산소 운동이 새로운 뇌세포를 증가시킨다는 것도 귀가 따갑게 들었던 말이다. 그러나 '왜' 보다 '어떻게' 가 궁금했다. 어떻게 걷는 것이 좀 더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가 뭐, 이런 것들 말이다. 하긴 이것저것 따질 필요없이 무조건 걸으라는 말도 있긴 하다. 걷는다는 것은 일단 몸을 움직인다는 말이니 그것도 일리는 있다.


걷기는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다.(-77쪽) 가장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이제 걷기는 일부러 하지 않으면 안되는 하나의 운동이 되어 버렸다. 개탄 할 일이다. 인류와 침팬지의 중요한 차이점은 인간이 유인원보다 더 멀리 걸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러니 문명이 탄생되었을 것이다. 목록에서 보면 사회적 걷기라는 부제가 보인다. 걷기는 사회성을 그 중심에 담고 있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살기 좋은 도시들의 가장 큰 장점은 걷기 좋다는 것이다.(-132쪽) 도시 설계자 제프 스펙의 말이라고 한다. 걷기는 그 도시를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도 수많은 길이 존재한다. 올레길, 둘레길, 하늘길, 삼남길, 해변길 등등. 걷기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이지만 그 목적에 의해 생김새도 소재도 완전히 다르다. 걷기에는 안전성도 뒤따라야 한다는데 도시의 길들은 그렇지가 않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 길이 된다는데 그렇게 생겨난 길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래서 도시들이 생각해 낸 것이 녹지공간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공원이다. 그러나 공원이라 불리워지는 그런 곳들조차도 이 책의 앞부분에서 강력하게 주장했던 뇌의 기능을 충족시켜 주기엔 뭔가 아쉬운 점이 많아 보인다. 결국 무질서한 도시 개발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인간을 위해 좋은 일이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가능할까?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는 게 이 시대에 가능하겠느냐고 묻고 싶은 것이다.


이런 주제의 책을 쓴 사람들은 대부분 걷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걸으면서 나 자신과 대화를 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는다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런 책을 읽는 나는 그렇지가 않다. 우울증이 심할 때가 있었는데 걷기를 통해 치유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걷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나 책을 쓴 이들처럼 걸으면서 나 자신과 대화를 하지는 않는다. 걸으면서 그저 하늘을 보고 나무 냄새를 맡으며 피부를 스치는 바람을 느낀다. 가끔씩은 주저앉아 들꽃을 바라보며 이름도 물어보고 대답해주지 않으면 찾아보기도 하면서. 최근에는 적어도 1시간 정도는 습관처럼 걷게 되었다. 비가 오는 날은 집에서 걷는다. 제자리 걸음이지만 머리속에는 이미 내가 걷고 있는 길이 펼쳐져 있다. 지금도 여전히 자연을 느끼며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말을 절감하는 순간이다. 걷기는 그런 것이 아닐까? 어떤 큰 목적이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그런 것. 걷다가 가끔은 의자에 앉아 쉬면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말을 수첩이나 핸드폰에 적기도 한다. 걷기의 올바른 자세부터 시작하여 얼만큼을 걸어야 걷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혹은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걸어야 한다는 등의 말도 참 많다. 그러나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몸에 맞는 만큼 걸으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우리에게 뇌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걷기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싶어 왔다가 어쩔 수 없이 앉아서 뇌 강의를 들은 그런 느낌이 든다. 약간은 진부하고 딱딱하다. 만 보를 채우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남들이 부여하는 거창한 의미가 없어도 나의 걷기는 계속될 것이다. 걷기에 대한 과학적인 고찰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두자.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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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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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만이 꽃을 피우는 건 아니다. 겨울에도 꽃이 피지 않는가. 겨울에 피는 꽃들은 경이로움을 갖는다. 추운 계절인데도 꽃을 피웠다고, 쌓인 눈 속에서 꽃을 피웠다고. 경이로움과 예쁨, 딱 거기까지다. 그런 것들 속에서 무엇을 배운다는 건 어쩌면 언어의 유희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다. 시집을 통해 우리가 마음의 위안을 받는 것은 그 시집 전체가 아니라 시집이 품고 있는 한두 개의 겨울꽃 같은 시들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해서 제 주인인 시인의 이름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 세상 밖으로 나온 후에 말 꽃보다 이름 꽃이 더 빛나는 경우도 있고 말 꽃과 이름 꽃이 똑같이 빛나기도 한다. 그러나 일단 사람들 각자가 만든 언어의 정원으로 옮겨진 말 꽃은 여간해서 시들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지 않을까? 행복한 일이며 감사한 일일 것이다.


아주 짧게 우리의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주었던 '풀꽃'이라는 詩는 자신을 불러준 주인의 이름을 세상 밖을 불러내 빛을 발하게 했다. 그리고 정원이 만들어졌다. 아주 작은 꽃들이 심어진. 말 꽃과 이름 꽃이 함께 빛났던 풀꽃 정원. 시집의 제목을 보면서 어쩌면 시인 자신을 향한 당부였을지도 모르겠다는 건방진 생각을 한다. 나조차도 내게 해주고 싶은 말이 저 시집의 제목이었던 까닭이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요즘 들어 주문처럼 내 주변을 맴돌았던 말. 길 위에는 시인이 걸어왔던 삶의 여정이 있을 텐데 굳이 되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시인이 이번에는 소리를 크게 냈으니 그리 알아 달라고 한다. 조금은 의외구나 싶겠지만 시인의 마음 크기, 조바심과 서글픔과 안타까움이 또한 그러하니 살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를 겪었던 시간이 오롯이 담겨있는 까닭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한 줄 한 줄 썼다던 시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던 시인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가 없었다. 늙은 시인의 하루 하루가 넘기는 페이지마다 살아 숨쉰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자고,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보자고. 미사여구 없이 넘어가는 날들은 담담하다. '채송화' 라는 시를 옮겨 적어봤다. 시인의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던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채송화

난쟁이 꽃

땅바닥에 엎드려 피는 꽃

그래도 해님을 좋아해

해가 뜨면 방글방글 웃는 꽃

바람 불어 키가 큰 꽃들

해바라기 코스모스 넘어져도

미리 넘어져서 더는

넘어질 일 없는 꽃

땅바닥에 넘어졌느냐

땅을 짚고 다시 일어나거라!

사람한테도 조용히

타일러 알려주는 꽃

시인의 시선은 누구라고 말 할 것도 없이 항상 낮은 곳을 향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눈길도 주지 않는 것으로부터 많은 것을 찾아낸다. 몇 번을 봐도 시인의 '발견'이라는 것은 참 놀랍다. 보는 동안 어느새 다가가게 된다. 끝도 없이 들었을 질문에 시인은 시를 통해 이렇게 명쾌하게 대답을 해 준다.

그냥 줍는 것이다

길거리나 사람들 사이에

버려진 채 빛나는

마음의 보석들.

-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 중에서

이번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아니라 시인의 마음 보석을 주우신 듯한 느낌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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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컬러링북 - 색연필로 누구나 쉽게 색칠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
MUZE(한은경) 지음 / 도서출판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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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에게 민화를 알리고, 누구나 쉽게 민화를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어서 이 책을 냈다는 저자의 말이 참 좋았다. 게다가 단순한 색연필로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도구를 챙긴다는 게 만만찮은 일로 느껴졌었는데 연필화나 펜화처럼 간단한 도구만 있어도 되는 것이라 도전해보기로 했다. 우리 민화이면서 색의 최고점을 달리는 꽃을 주제로 했다는 말이 시선을 끌었다. 컬러링이란 말은 핸드폰에서도 쓰이지만 일단 색을 입힌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색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까닭인지 뇌 건강에 좋다고 하여 치매 예방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듯 하다.


민화는 일반적으로 민속에 얽힌 그림으로 생활화의 형태를 지닌다. 조선시대에 서민층에서 유행했지만 생활 공간의 장식을 위해 그리거나 전통적으로 이어온 생활의 관습에 따라 제작된 대중적인 실용화라고 보면 된다. 너무 희화화된 표현때문에 좋고 싫음이 갈리기도 하지만 어차피 정통적인 회화를 배우지 못한 서민들이 모방하여 그린 그림이니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민화를 좋아한다. 정형화된 것에 대한 도전쯤?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을 위하여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서 구입되는 그림'을 민화라는 용어로 처음 정의한 사람이 일본인이라는 게 좀 껄끄럽긴 해도 민화는 도화서의 화원을 비롯하여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그림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모두가 그렸다고 보면 된다. 종류도 다양하다. 화조도, 풍속도, 문자도, 책가도, 초충도, 십장생도 등 종교적인 의미를 담은 것도 있고 벽사의 의미 혹은 성공이나 장수와 같이 기원하는 마음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놀고 있는 색연필이 있어서 한번 쯤은 해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던 컬러링북에 손을 댔다. 일단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모란도부터 색칠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진도가 빨리 나가길 못했다. 공간을 채운다고만 생각하면 색의 질감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색칠을 할 때 그 꽃의 모습을 생각하며 방향을 정했다. 손에 어느 정도의 힘이 가해지느냐에 따라 색의 강도가 달라졌다. 몇 번을 덧칠하느냐에 따라 색의 질감이 죽고 살았다. 오래전에 배웠던 연필화의 기본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예시로 보여주는 그림과 많이 달라서 당황했지만 아무래도 물감으로 그린 것과 색연필로 그린 것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하나를 완성해보니 왠지 뿌듯하다. 다음엔 어떤 것을 칠해볼까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조금 어려워 보이긴 해도 고양이가 있는 영모화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비생각



민화는 일반적으로 민속에 얽힌 그림으로 생활화의 형태를 지닌다. 조선시대에 서민층에서 유행했지만 생활 공간의 장식을 위해 그리거나 전통적으로 이어온 생활의 관습에 따라 제작된 대중적인 실용화라고 보면 된다. 너무 희화화된 표현때문에 좋고 싫음이 갈리기도 하지만 어차피 정통적인 회화를 배우지 못한 서민들이 모방하여 그린 그림이니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민화를 좋아한다. 정형화된 것에 대한 도전쯤?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을 위하여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서 구입되는 그림'을 민화라는 용어로 처음 정의한 사람이 일본인이라는 게 좀 껄끄럽긴 해도 민화는 도화서의 화원을 비롯하여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그림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모두가 그렸다고 보면 된다. 종류도 다양하다. 화조도, 풍속도, 문자도, 책가도, 초충도, 십장생도등 종교적인 의미를 담은 것도 있고 벽사의 의미 혹은 성공이나 장수와 같이 기원하는 마음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놀고 있는 색연필이 있어서 한번쯤은 해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던 컬러링북에 손을 댔다. 일단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모란도부터 색칠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만큼 진도가 빨리 나가길 못했다. 공간을 채운다고만 생각하면 색의 질감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색칠을 할 때 그 꽃의 모습을 생각하며 방향을 정했다. 손에 어느정도의 힘이 가해지느냐에 따라 색의 강도가 달라졌다. 몇 번을 덧칠하느냐에 따라 색의 질감이 죽고 살았다. 오래전에 배웠던 연필화의 기본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예시로 보여주는 그림과 많이 달라서 당황했지만 아무래도 물감으로 그린 것과 색연필로 그린 것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하나를 완성해보니 왠지 뿌듯하다. 다음엔 어떤 것을 칠해볼까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는데 조금 어려워보이긴 해도 고양이가 있는 영모화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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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과 치유, 물이 최고의 약 - 치매 걱정 없이 사는 슬기로운 치매 처방전
김영진 지음 / 성안당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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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사람들의 걱정을 가장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치매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밀가루, 청량음료, 과당, 튀긴 음식, 음주, 흡연, 고기등이 치매를 유발하는 식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아마도 우리 일상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이다. 간혹 우유나 커피처럼 사람에 따라 좋다, 나쁘다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도 꽤 많을 것이다. 약의 종류가 너무 많고 건강 보조 식품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는 세상이다. 그렇다 보니 기업은 그것들을 팔아야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다. 혹시 나도? 하는 불안감을 자극하며 끝도 없이 광고를 내보낸다.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병명이 생겨나고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건강이 갑자기 나빠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세뇌? 가스라이팅이란 말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게 되니 우리는 불신의 늪에 빠져버리는 악순환의 연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사실들에게 멋지게 한방 날려주는 듯한 느낌이다. 이익에 반하는 것들은 외면 당하는 세상에서 물과 소금만으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역설적이냐 말이다. 게다가 요즘 세상의 화두인 치매를 들고 나왔으니 당연히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인 세대가 가장 염려하는 것,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치매라고 하니 하는 말이다. 너무 궁금해서 책을 뒤에서 부터 읽기 시작했다. 일단 결과부터 알고 시작하자는 심산이었다.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라는 것이 가장 궁금했다. 평소 건강을 위해 마셔야 할 물의 양은 하루에 1.5리터에서 2리터는 마셔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식사 전후에 마시는 3잔의 물을 가장 좋단다. 일어나자마자 1잔, 식전 1잔, 식후 1잔이다. 개인적으로는 소변의 색으로 그때 그때의 몸상태를 체크하는 습관이 있는데 몸에 물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 의외로 많았다. 편두통이나 불면증, 이명과 같은 현상들도 뇌에 물이 부족해서 발생한다고 한다. 물론 모든 병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물부족이 우리 몸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는 어느 정도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의식적으로 하루에 9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게 쉬울까? 습관이 되어있지 않다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뭐야, 늘 듣던 말이잖아? 하겠지만 지은이가 예로 들어준 실천 사항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남을 미워하지 않기, 칭찬하는 사람 되기, 친구들과 자주 만나기, 책을 소리내어 읽거나 글을 써보기, 하루에 9잔 이상의 생수 마시기, 카페인과 청량음료는 마시지 말고 날 것을 즐겨 먹기, 발효식품 애용하기,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기, 가공식품이나 밀가루 음식 멀리하기, 매일 걷기, 20분 이내의 낮잠 자기, 휴대전화는 스피커폰이나 이어폰으로 말하기 등 34가지나 된다. 지금 실행하고 있는 것들도 몇가지 보이긴 한다. 다소 교과서적이긴 하나 이런 저런 조건들만 알맞게 조절하면 될 듯 하다. 예를 들면 끓인 물은 죽은 물이니 미네랄이 살아있는 생수를 마셔야 한다든가, 소금도 천연소금이나 죽염을 먹어야 한다든가 하는 것처럼. 저 정도라면 지금 실천하고 있는 사람도 꽤 많을 듯 싶고 늘 들어왔던 말이긴 해도 몸에 좋다는 것들을 한가득 늘어놓으며 이런 것 정도는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훨씬 설득력이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도 괜찮은 방법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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