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우산의 꿈

 

 

아직도 설운 추위 다 가시지 않은

3月의 초 봄날

꽃샘추위보다 더 꽃 센 바람에

샛노란 우산 하나 두둥실

사무실 창가 맞은편 나무 위에

자리를 틀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나뭇가지 위 우산 내려앉지 않고

샛노란 빛깔이 잿빛 되어 녹빛 되어

어느 5月의 푸르른 날 아무 빛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푸른 나무가 되는 꿈

이루어 두둥실 하늘로 올라간 걸까요?

아니면 그대로 나뭇가지가 되어

나무와 함께 대지에 뿌리내린 걸까요?

그러나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냥 어느 무심한 바람결에 떨어져

쓰레기통에 처박혀버렸을

구깃하고 꾀죄죄한 노란 우산의 꿈을.

하지만 시는 모든 이룰 수 없는

꿈의 노랫말이며

쓰레기통속에서도 푸르게 피어나야할

한 줄기 나뭇가지에 대한

덧없는 희망의 미련이거나 음률이기에

아직도 저는 눈감고

당신의 노란 꿈을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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