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직유법

 

 

지금부터 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직유법을 말해보려 합니다.

첫사랑을 흔히 눈과 같다합니다.

아직 유년의 나뭇가지에

헐겁게 매달린 잎사귀들이

다 떨궈져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기도 전

흩날리며 내려와 지면에 닿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리거나

너무 아득한 창공에서 녹아져

바라볼 수도 없을 테니까요.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눈발들이 쌓여

우리는 아.름.답.다.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발길에 밟혀진 눈발의

구정물 같은 눈물과 빗물에 뒤섞여 내린

진눈개비 같은 사랑이

우리들 대부분의 첫사랑과 닮은꼴이겠지요.

누군가는 그래도 어느 먼 산

누구에게도 밟히지 않고 소복이 쌓여있을

눈밭의 설원을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그 설원의 눈밭에

첫 발자국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 긴 겨울을 이겨낸

봄의 꽃들로 사랑에 관한 노래를 합니다.

연두 빛 분홍 빛 샛노란 빛깔들로 빚어진

총 천연의 사랑에 관한 빛깔을 노래합니다.

그렇지만 채 한 달이 되기도 전

떨어지는 꽃잎을 보며

우리는 사랑하는 이의 발길에 흩뿌려지는

꽃노래를 부릅니다.

가시는 걸음마다 사뿐히 지르밟으시라고

짓물러진 꽃잎의 노래를 부릅니다.

혹은 무겁게 떨어지는 한 잎의 꽃잎이거나

나중에 떨어지는 꽃잎의 생경한 풍경을

노래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도 보지 못한 누구도 보지 못할

꽃잎에 관한 사랑의 노래를 말이지요.

그러나 어쩌면 사랑은 짓물러진 꽃잎

그 자체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음을 알기에

죽도록 매달리지 아니하고 나락하여

밟히고 문드러진 어느 여인의

깊은 음부 같은

그리고 그 곁에 누구도 모르게

부러져 꽂혀있는 꽃줄기 같은

어느 당신의 성기일기도

그런 것이 사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라.고.요? 전.혀. 아.름.답.지. 않.다.고.요?

그럼 당신의 사랑에 관한 직유법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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