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옆 풍경



차창 밖 닿을 수 없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들이

길옆을 메워갑니다.


가슴 내밀어 사진을 찍듯

온몸을 유리창에 부비면

오만가지로 뒤바뀌어가는 자화상


가질 수 없는 것을 동경하는 것은

유약한 것이라고

오직 가야할 길만을 생각하라고

남은 정거장 수를 헤아리다 보면

드문드문 꽂히는 서글픔들


지나쳐가는 모든 유약한 풍경들이

달리는 버스의 길을 내어주고

남아 있는 정거장 너머 아득한

지평선까지 길을 이루는데

언제 당신과 나는 저 길옆에 머물러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 될 수 있을지

지평선 너머 당신이란 그리운 이름이

문득, 노을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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