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의 거리
푸른 원피스를 입고서
다소곳이 두 손 모아
옆 자리에 잠들어 있는
그녀와의 거리는 정확하게
달콤한 대기의 기운이
촉각으로 스쳐지나갈 만큼의
미묘한 간격
발뒤축부터 저려오는
긴장의 끈들을
여체의 능선으로 견뎌내다
발작적인 소름이 끼친
눈동자로 잠이 깨면
내 숨결 안으로 미끄러지는
머리 자올 하나 사이
버거운 관음의 시선
숨겨두고서 가만히 가 닿아
어깨에 얹혀 놓고 싶어도
완전한 타인으로 태어난
무거운 머리를
남겨두고서 떠나는
정거장에서의 미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