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눈 멀지 않았어도
커다란 어둠 속 촉각
세밀한 그림 만져내는 법
배워
소리 낼 수 있어도
소리 내지 않는 말들
그대 빚어내는 법
단지 그대라는 이유로
눈 멀어 귀 멀어
버둥거리는 몸뚱이
긴 늪에서 헤엄하는 법
절망을 모르는 어설픈 자맥질
낯설어 떠오를 줄 모르고
나락해가는 날들
그대 날 이대로
슬프게 내버려 두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