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언제나 전 당신께로 서서히 밀려 들어가
철썩 미끄러져 내리고만 싶습니다.
비록 당신이 한 개 바위처럼 단단하여
그 누구도 꿰뚫을 수 없다 하여도
비록 내가 하얀 거품처럼 연약하여
쉽게 침잠해버릴 수밖에 없다 하여도
언제나 전 당신께로 서서히 밀려들어가
철썩 부서져 내리고만 싶습니다.
비록 변덕스럽고 매정한 바람이
어디로 데려갈 지 알 순 없지만
비록 내가 하늘 위의 새처럼
자유로이 나래를 펼칠 순 없지만
철썩 허물어져 내리고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