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세상에 인질은 나 하나
머리통에 총을 꽂고선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관자놀이 관통하지 못할
러시안 룰렛게임, 그리고
뇌수를 터뜨리는 총성의
짜릿한 쾌감, 극대화된
공포는 삶을 가장하기 위한
비극적 희극, 이제 우리
총 끝에 얹힌 연기 사이로
사라진 넋들을 추모해 보자!
아주 오래된 기억들, 몽상들, 불면들
망각하면 모든 건 소용없는 법
예리한 기억의 촉수들로 들쑤셔
한 방 한 방 터뜨리고
마법의 나무 치솟아 오르듯
환각의 새싹을 싹둑 잘라내면
남는 것은 오직 난무하는 문자뿐,
진실을 위해 그리고 완벽한 거짓을 위해
샤롯데의 눈물을 위해
총성을 울려라! 젊은 베르테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