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의 마음
진창에서만 피어나는
천한 태생의 꽃이라고
깊고 어두운 수렁 안에서만
절 찾지 마세요.
당신 곁에 가까이 피어나
가닿을 순 없어도
화사한 꽃밭에 어여삐 피어나
고이 드리울 순 없어도
여기저기 모르게 피어나
당신 발치에 부딪치는
옅은 파문처럼
고요히 물결치고 싶어요.
바람에 흔들려 흩날리는 벚꽃처럼
발그레 부끄러운 당신 머리 위로
황홀히 화환을 씌울 순 없지만
당신 머리맡을 밝히는
은은한 촛불처럼
고요히 흔들리고 싶어요.
당신 가슴 안에 먼저
놓여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