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煙



그러니까 스무 살, 아마 그때쯤이었을 거야.

무수히 박힌 사람들 가운데 카인의 표식을 드리운 네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어.

섬뜩한 충동으로 도리질하며,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내 폐부를 노려보고 있었어.

번쩍번쩍 빛나는 생선비늘처럼 파닥거리기보다는

검게 그을려 질펀하고 끈적끈적하게 버텨내는 것이 생이라고 소곤거리며

너는 독한 입맞춤을 하였고

더욱 깊게, 깊게 내려앉아 모든 신경을 마비시키고 정신을 갉아먹으며

미쳐지지 않는 관능 속으로 나를 옥죄어 들어왔어.


결.코.벗.어.날.수.없.었.어.


그런데 어느 날 이런 내게도 그녀가 생겼어.

너는 여전히 무심했지만

그녀는 나를 지독히도 사랑하였고,

또 내게 드리운 지독한 너의 향기를 싫어하였어.

아니, 너의 모든 것을 끔찍해했어.

그녀는 내게 선택을 강요하였어.


'나야? 아니면 그야?'

'오랜 친구와 의절할 순 없어.'


그녀의 떠나가는 등 뒤에서

나는 너와 오래도록 휘감겨 깊은 키스를 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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