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변신 그리고 절규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창백한 소녀들이 떼 지어

뭉크의 화실로 들어서면

교교한 달빛에 여울지며

시뻘겋게 달떠 올라

얼굴 없는 사내들과

춤추기 시작하였다

밤새 다리와 다리 사이가

오가고 저가고

다음날이면 반드시

소녀는 어데 하나 보이지 않고

농염한 나신을 드러낸 여체 하나가

얼굴 없는 사내의

도려낸 심장을 가지고선

화실 안을 붉게 색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매장된 소녀의 옷자락을

기억하던 어느 사내는

온 세상이 헝클어지도록 길길이

비명이 되지 못하는 소리를

삼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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